집밖으로나가새로운삶을향해나아가다
암탉이울면집안이망하고축첩은당연하다고여겼다.불과100여년전,이땅의여성이처한신세였다.뿌리깊은가부장제사회는여성에게사람대접을해주지않았다.인간다움에목마른여성들은변화를외쳤지만,참혹한결과만초래했다.
설상가상으로나라가무너지고전통적인경제기반과신분질서가흔들렸다.전통과근대,제국과식민지,동양과서양이부딪치고뒤섞이던시기였다.자신의목소리를내는여성을향한멸시와조롱,비난이주변을에워쌌다.그럼에도꿋꿋이자신들의길을걸어간선구자가있다.
그들의첫걸음은어디서부터시작됐을까.근대건축에조예가깊은저자는이들인생의전환점이된장소에주목했다.학교와교회그리고직장.어느방향으로가야할지어떻게가야할지모든것이암울했던시대.저마다사연은다르지만,그들은이공간을통해주체적삶의첫발을내디뎠다.
파란만장,당당하게제갈길을간여성들
저자는소설형식의문체로파란만장한시대를막힘없이글을풀어냈다.한편의서사시같은글귀속에는당시여성들이겪었던아픔,그리고주체적삶을깨달아가는과정이고스란히담겼다.독자들은자연스레그시대와인물에빠져든다.
거짓말과도둑질을일삼던꽃님이,가난한집안의딸박에스더와여메례,어린나이에후처가된하란사,여종출신이그레이스,소박데기김마르타,청상과부이경숙,차미리사,조신성,정종명,강주룡,가출소녀임형선,구박데기강경애,신여성최은희,허정숙,송계월.
이들은번데기가나비가되듯의사,전도부인,여성운동가,간호사,미용사,교육자,노동운동가,기자,작가,항일무장투쟁운동가로변신했다.
저자는중국의작가이자사회운동가인루쉰의명언을통해이책의가치를설명했다.루쉰은자신의저서인단편소설『고향』을이렇게끝맺었다.
“희망은본래있다고도할수없고없다고도할수없다.그것은마치땅위의길과같은것이다.본래땅위에는길이없었다.걸어가는사람이많아지면그것이곧길이되는것이다.”
걸어가는사람이많아져야길이된다.그러려면누군가는계속걸어가야한다.먼저길을만들고자했던그들의숨결,자신만의삶을꿈꿨던여성들의노력은현재를사는우리에게손짓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