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담은 집 : 서현 작은 집의 건축학개론

내 마음을 담은 집 : 서현 작은 집의 건축학개론

$15.50
Description
낯선 들판에 지은 검박한 집이라도
계절을 담았다면
나보다 내 마음이 먼저 도착했다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로 인문적 건축서의 새 지평을 연 지, 어언 23년. 자신을 이곳저곳에 다 걸치는 박쥐 같은 성격으로 자리매김하는 저자. 건축가 겸 교수이자 건축 비평가인 그가 직접 지은 작은 집에 관한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풀어 놓았다. 건축이 담은 켜켜한 역사성과 치밀한 논리로 탄탄하고 긴박하게 담아낸 기존의 건축서와 다르게 이번엔 감성이 곁들여진 좀 색다른 시각으로 집 짓는 과정을 들려준다. 때론 소담하고 정겨운 듯, 때론 우스꽝스럽고 황당한 에피소드가 곁들여져 술술 읽힌다.

작고 사소한 집 짓는 이야기 같지만, 건축 현장에서 벌어지는 작업 원리나 시공 정신은 규모를 떠나 모두 비슷하게 작동한다. 수공업적 결과물에 대한 치열함이 미약한 우리의 관습 때문에, 혹은 무심함에서 비롯된 ‘자연스런’ 개념이 현장에 스며든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의문이 이어진다. 한편으론 예리하게 또 다른 면에서는 인간적인 푸근함이 곁들여진 집 짓는 현장 이야기가 흥미롭다.

조 단위 프로젝트의 총괄 계획가이면서 한편에선 촌구석의 명함 없는 한미한 현장 소장이 된 건축가. 그는 어느 날 조적공 앞에서 자신을 한없이 내려놓는다. 부디 벽돌 좀 잘 쌓아 달라며. 어눌한 충청도 사투리로 속절없이 다가오는 ‘시공 아저씨’의 너스레에 이내 무장 해제되어 소탈한 마음으로 돌아간다. 이뿐만 아니다. 막걸리 맛처럼 텁텁하게 마감된 주차장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고, 시공비가 모자라 원래 계획을 접고 기존 설계를 덜어내는 등 아쉬움 가득한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겼다.

그러면서 책 후반에 가서는 저자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건축을 둘러싼 생각과 이론으로 한층 밀도를 더해간다. 예를 들어 〈건원재〉에 떨어지는 춘·추분의 해 그림자 이야기는 건축주와 건축가 간에 교감하는, 작지만 크고 정겨운 장면이다.

저자

서현

서울대학교건축학과와동대학원,미국컬럼비아대학교건축대학원을졸업한후서울대학교건축학과교수이자건축가로활동중이다.건축을이루는공간조직은사회조직의물리적구현이라생각하며,그사회를알기위한방편으로여행과독서가최선이라믿고있다.
인문학적건축을알린책『건축,음악처럼듣고미술처럼보다』를시작으로『건축을묻다』,『배흘림기둥의고백』등을펴내며건축과대중사이에놓인...

목차

달걀5
박쥐8

문추헌-가장검소한풍요

재건축15
악보20
공구리24
가을27
중국30
구획33
벽지36
파일39
천창42
규격45
착공48
거래52
벽돌55
마라토너58
불만60
풍경64
계절67
보도69
합격80

담류헌-가을빛의향연

계획87
아들92
권력95
문간방99
규모103
메모107
계획110
대안113
블록115
당호119
예산122
휴학127
보정130
향연133
김태희138
블랙142
줄눈145
임기149
향연162
시장168

건원재-동그란하늘의계측

이문175
택지180
무덤184
맥주187
면적191
중정196
바닥199
노출202
화강석207
재시공210
소나무213
현관218
무심221
타협225
오석228
이사230
선물238
지구246
추분249
자전거254

마음258
기록261

출판사 서평

집에대한사회적관심도가어느때보다뜨겁다.TV에서는우후죽순처럼온갖형태의집과관련된프로그램이넘쳐난다.한국식주거를대표하는아파트와다세대주택을나름대로개조해자신만의‘드림하우스’를고집하는사람들.비좁은공간에온갖이국적인요소를마구혼용한집들까지등장한다.디자인의과잉과이미지의홍수가본말을뒤바꿨으니집은곧잘‘피사체’로변질된다.

복잡한도시를벗어나전원생활을꿈꾸지만.현실은녹록지않다.책속세건축주는고심끝에쉽지않은결정을내렸다.이들의집은충주,공주,파주등지방도시에위치한,거기서도한참외진시골에있다.항상마음이향하는,돌아가고싶은집이라면그게어디든어떨까.자신이평소꿈꿔왔던작지만소소한집을건축가와함께풀어낸다.

자신만의공간에마음을담는과정들.도시를떠난이들의마음이담긴집이더욱따뜻하고,담백하게다가온다.이책은온기넘치는서정성이담긴,집짓는이모두가함께할과정을담은풋풋한기록이다.얼핏소소하고사소한듯하지만깊은울림으로여운은꽤오래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