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인간 (팬데믹에 대한 인문적 사유 | 양장본 Hardcover)

얼굴 없는 인간 (팬데믹에 대한 인문적 사유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울려퍼진 절박한 호소

삶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인류가 목숨을 바쳐 쌓아 올린
생명의 권리가 폐지될 수 있다고 경고!
‘호모사케르’를 통해 근대 민주주의의 속성을 고찰하여 근대적, 현대적 관념의 주권, 정치, 생명을 이론화한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 참신한 문체와 독특한 시선으로 언제나 사회의 폐부를 찔러오던 그는 2020년 온 세상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아감벤은 디지털 기술로 통제하는 전체주의의 조짐을 읽어 내고 괴물 리바이어던이 된 국가가 만드는 ‘예외상태’의 위험을 지적했지만, 그의 주장은 왜곡된 채 세상으로 퍼져나갔다.

과연 아감벤은 마스크 벗기 운동을 주장하는 엉뚱한 노학자였을까. 아감벤은 말한다. 방역과 통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생명의 보호가 바로 그 조치로 인해 파괴될 수 있다면 이 모든 비상 대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물리적 생명의 수호가 우리의 사회적 삶을 파괴할 수 있다면 마땅히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이 책에는 와전된 그의 주장 외에도 팬데믹으로 촉발된 ‘거대한 전환’과 인류 문명에 관한 고찰이 담겼다. 이탈리아어판 『A che punto siamo』에 수록된 꼭지 외에도 한국어판에 처음으로 담기는 글들까지, ‘보건 보안’의 명목으로 반론과 이견이 묵살된 세상을 향해 외치는 아감벤의 절박한 호소가 문명에 관한 통찰을 담은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두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통해 아감벤은 우리가 느끼고 있는 두려움의 근원을 하이데거의 존재론을 통해 구체화하고자 하였고, ‘집이 불탈 때’에서는 최근 대두된 인류세(人類世)의 관점에서 팬데믹이 필연적으로 도래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시적인 문장으로 은유하였다. 그리고 ‘가이아와 크토니아’에서는 보다 넓은 시야로 신화적이고 다소 지질학적인 관점에서, 인류가 아닌 생명의 단위에서 문제를 고찰하였다.

이 글들에서 아감벤의 사유는 시대를 아우르고 문예사조를 넘나든다.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는 문장들이 이 시대의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 질서의 변화를 보다 냉철하게 그리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모두가 초조하게 불안을 안고 일상의 회복만을 바랄 때, 우리가 가는 길이 과연 옳은지 누군가는 되물어야 마땅하다. 팬데믹 이후의 세계를 그려 보는 지금이야말로 아감벤의 고찰에 진지하게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저자

조르조아감벤

GiorgioAgamben
이시대를대표하는이탈리아의철학자이자사상가.문체가대단히신학적이고철학적이면서도사회를바라보는시각이참신해언제나뜨거운논쟁을낳는학자이기도하다.푸코의생명정치개념을확장하여근대국가에서재현되는‘예외상태’그리고‘호모사케르’의개념으로근대민주주의의속성을고찰하여근대적,현대적관념의주권,정치,생명을이론화하였다.1942년로마에서태어나미국버클리대학교방문교수,프랑스파리국제철학학교교수,베네치아건축대학교수를역임하였다.

목차

들어가며4

Ⅰ거대한전환25
Ⅱ전염병의발명33
Ⅲ전염39
Ⅳ해명45
Ⅴ전염병에대한고찰51
Ⅵ사회적거리두기57
Ⅶ질문하나63
Ⅷ2단계71
Ⅸ새로운고찰75
Ⅹ진실과거짓에대하여83
ⅩⅠ종교로서의의학89
ⅩⅡ바이오보안과정치99
ⅩⅢ수치스러운두단어105
ⅩⅣ두려움이란무엇인가?113
ⅩⅤ예외상태와긴급상태127
ⅩⅥ집이불탈때133
ⅩⅦ얼굴없는나라147
ⅩⅧ사랑이폐지되었다151
ⅩⅨ도래할시간에관하여155
ⅩⅩ공산주의자의자본주의159
ⅩⅩⅠ가이아와크토니아I163
ⅩⅩⅡ가이아와크토니아Ⅱ173
ⅩⅩⅢ가이아와크토니아Ⅲ179
ⅩⅩⅣ접촉의철학185
ⅩⅩⅤ리히텐베르크의예언191

옮긴이의말192

출판사 서평

코로나팬데믹은우리인류가겪고있는그어떤위기보다더위험한‘절대위기’로인식되고있다.반론이나토론의시도,정당한물음과질문은음모론이나비과학으로간주되고묵살되었다.

인간들사이에가능한순수수단으로서의관계인‘접촉’은어느샌가‘전염가능성’과같은말이되었고,그틈을비집고들어온디지털기계장치는더욱지배적이되었다.상시화된긴급상황은헌법뿐아니라,이전의모든‘예외상태’를넘어스스로의생명을이어가고있다.

우리는언제끝날지모르는예외상태속에서변화해가는세상에대한근원적인불안과고민의틈바구니에놓여있다.백신이개발되어접종을시작했지만,백신과함께변종도발견되고있다.모든것이모호하고예측불허다.다만분명한것은우리의삶은이미코로나사태이전으로,아감벤의말처럼바이러스로인해드러난우리가모른척하였던그‘거대한전환’이전으로돌아갈수없다는점이다.그리고어떤식으로든코로나가인류에게사회·정치·문화적트라우마를매우난해하고불확실한방식으로삶의모든곳에남기고있다는것이다.

아감벤은묻는다.

“우리는어디쯤에있는가.”

아감벤이던진이추상적이고모호한철학적물음이팬데믹상황에서진실을찾는유일한질문일지도모르겠다.“우리는어디에서왔는가?”또는“우리는어디로가는가?”라는질문을철학자들이수세기동안했던것처럼,그리고수많은거짓속에진실을추구하였던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