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미식가

공간미식가

$20.00
Description
“무심코 지나친 공간들의 의미를 읽어내다.”

당신의 일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줄
다섯 가지 코드로 담아낸 공간 인사이트
평범하고 소박한 공간과 사물들에는 그들이 품고 있는 콘텐츠와 더불어 나름의 형식이 부여돼 있다. 사람마다 차원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가 예술적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거기엔 켜켜한 역사와 문화가 스며 있고, 크건 작건 하나의 서사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징이라는, 세상을 이해하는 열쇠 역시 담겨 있다. 이런 들뜨지 않고 정돈된 결과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보람차게 될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이 책은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방법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공간과 사물이 품고 있는 메시지는 일상을 떠나 여행할 때에 더욱 효과적으로 느껴진다. 일과에서 해방된 시간과 낯선 공간이 주는 긴장과 집중이 인사이트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조언한다. 여행하면서 맞닥뜨리는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 등 숨겨진 코드를 전적으로 믿으라고. 그리고 유명 관광지를 건성건성 훑어보지 말라 한다. 아울러 여행 뒤안길에 숨어 있는 그 지역만의 상징성 짙은 공간과 사물에 보석 같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현지인의 대화에 귀 기울이는 것은 여행의 미덕이다. 저자 역시 오롯이 그 여행법을 실천해 왔다. 바람 좋은 잉글랜드 남동부, 맛깔난 음식 천국 프로방스, 왁자한 시칠리아 포구에서 만난 현지인들의 삶에 밀착한다. 그 공간을 담을 수 있는 시적인 미사여구는 마을 주민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일 터. 사소한 듯, 쉽고 명료하게 공간과 사물에 관한 진실은 저자의 기록 속에 온전히 담겼다.

수십 년간의 다채롭고 탄탄한 디자인 실무 경험으로 다져진 그는 사소한 것 어느 하나 허투루 넘겨보지 않는다. 허름하고 정겨운 것들에 대한 유별난 관심도 흥미롭다. 무심코 지나친 도심의 계단과 신호등, 시간의 틈새에 자리한 구두 닦는 모습까지.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공간을 마주할 때 느껴지는 지적 충만함을 문학, 사상,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때론 감성적으로, 때론 이지적인 사유로 다채롭게 써 내려갔다. 그러면서도 그 시선은 한결같이 내밀하고 따스하다.

“성인은 기차를 놓치지 않는다”라는 헤밍웨이의 말처럼, 공간과 사물에 대한 감상의 본질은 안목과 축적된 연륜이 있어야만 비로소 느껴진다. 탄탄하고 깊이 있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 기록들은 공간과 사물들을 바라보는 독자들의 안목을 높여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Wit(재치), Reversal(반전), Connection(연결), Experience(경험), Communication(소통) 등 다섯 가지 코드로 분류한 흥미진진한 구성도 읽는 이들을 공간 미식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저자

박진배

1963년서울에서태어나연세대학교와뉴욕의프랫인스티튜트(PrattInstitute)에서공부했다.여러인연을거쳐현재뉴욕FIT대학교교수,마이애미대학교의명예석좌교수로재직중이다.본업은디자이너에가깝지만,다채로운삶의이야기가가득한곳들을즐겨찾는다.주로사람들이잘가지않는한적한시골마을을선호한다.정기적으로이탈리아의움브리아주,프랑스의소담하고정겨운마을들,스코틀랜드의양조장과바람이좋은잉글랜드의해안을방문한다.
인테리어디자이너로서울의‘르클럽드뱅(LeClubdeVin)’,‘민가다헌(閔家茶軒)’,‘베라짜노(Verrazzano)’뉴욕의‘사일로카페(SiloCafe)’등을디자인했다.레스토랑과외식컨설턴트로다수의프로젝트를자문했고,뉴욕의‘프레임(FRAMEgourmeteatery)’과한식당‘곳간’을창업해운영했다.아르헨티나멘도자(Mendoza)소재포도밭에서매년와인을만든다.
『디자인파워플레이』『영화디자인으로보기』『호텔경영과디자인팔레트』『뉴욕아이디어』『천번의아침식사』등여덟권의책을썼고,『미래디자인선언』『사랑을찾아서』를번역했다.십수년전부터일간지에디자인과문화에관한칼럼을연재하고있다.

목차

독자들에게:안목의순간들―6
여는글:매력적인도시를만드는‘매직텐’―10

코드#1
Wit:
재기발랄함이살린공간의숨은매력
길의권리―20
알곤퀸호텔―24
도심의계단―28
신호등의감각―36
엘리베이터의의자―40
그림간판―44
고스트버스터즈소방서―48
거리의예술가들―52
구두닦이와슈샤인―56
사라지는의자―60
실루엣―64
낭만을자극하는가로등―68
모양의힘―72
노란색의메시지―78
나파밸리의돈키호테―84

코드#2
Reversal:
반전이남긴강렬한이미지
떠난자의마을―90
황량한사막의프라다―96
빨래의풍경―100
우산속공간―104
숨은레스토랑―108
바에서는목소리를낮춰라―112
랜디스도넛―116
경계가허물어진미술관―120
스타벅스,무채색옷을입다―126
도심에흐르는선상농장―130
빌딩숲에나타난꿀벌―134
도시가숨쉬는법―138
부스극장의사연―146
메이드인뉴욕―150
다른방식으로보기―154

코드#3
Connection:
오늘의공간을아름답게하는기억
원형극장이주는영감―160
커버드브리지―164
언덕위의마을들―168
물랑루즈―176
옥스퍼드스타일―180
만화로꾸민도시―184
돈키호테에열광하는이유―188
생태의보고,랜치―194
빠르고짧게,그리고재미있게―198
생텍쥐페리의아이러니―204
메이저리그명예의전당―208
<귀여운여인>32주년―212
유쾌함이상상을넘어설때―216
고속도로의나이팅게일―222
도시에광택을입히다―228
아날로그의메시지―232
영원히기억될그들―236
셰이커의디자인철학―240

코드#4
Experience:
오감의메시지를전달하는공간
턱시도의비밀―246
서커스에예술이더해진다면―250
골목에문학이스미다―256
장미의도시―260
‘불멍’의시간―266
작지만아주큰공원―270
랜드마크의존재이유―276
손끝으로하늘을만지다―280
수련의공간―284
익숙한것과의결별―288
바닥이특별하게다가올때―292
로보스레일―302
파스텔을지켜라―306
작은마을이중요한이유―310
쇼윈도의실험정신―314
오프라인이살아남는법―318
레스토랑에서좋은자리란―322
의자의의미―326
시간의틈새를노리다―330
도시의오아시스―334
카페를품은명품들―342
향기가남긴여운―348
메타버스에들어온예술혼―352
민가다헌20년―356

코드#5
Communication:
사람과사람을이어주는순간의아름다움
농암종택―362
발코니의존재이유―366
광장만의언어―370
머무는다리―378
벤치의마법―382
새벽포구의살롱―386
유니버셜디자인―390
편지함이다르게생긴이유―394
도시속낭만주의―398
컬러팩토리의여운―402
허쉬초콜릿월드―408
문명인의표시―412
아웃도어의포근한공간―416
정이흐르는뉴욕의이색거리―420
거리에아름다움이스며들때―424

추천의글
내밀하고따뜻한기록들―428
무대연출가와닮은시선―431

출판사 서평

질주의시대를벗어나꿈꾸는보헤미안의삶

“세상에서가장무거운것이무엇인가?”라는질문에“책!”이라고답하는사람이많다면그곳이보헤미안도시다.메타포짙은고급스런표현이다.‘보헤미안도시’란원래19세기의전통적인관습에서벗어나자유로운라이프스타일을꿈꾸며살고자했던문인과음악가,화가,배우들이모여살던도시를뜻했다.현대에와서는문화예술적수준이높은‘지적도시’를일컫는다.

지난수십년간,우리의도시들도보헤미안도시를꿈꾸며많은노력을기울여왔다.그러나생각만큼여의치않은듯하다.유명도시를여행해도천편일률적으로비슷비슷한모양의관광포인트가나열돼있고,위압적이고화려한쇼핑몰만우리앞에나타났다.하루종일다리품을팔아잠시쉬고싶을때찾는공원이나휴게시설은여전히허전해피로감만쌓인다.

저자박진배는디자이너이자실내건축가로,뉴욕을주무대로가르치며설계하고동시에레스토랑을경영하기도한,다채로운이력의소유자다.언뜻삶의궤적만본다면럭셔리하고모던한구조물이나공간에치중할것같지만,실상은사뭇다르다.이책은시종일관인문의결에예술적감성으로써내려간공간탐구에세이다.정겹고수더분한문체가무겁지않게,슬그머니주변을새롭게보게하는마력이있다.보헤미안의삶을꿈꾸는그의인생철학과시선이온전히글과사진에담겼다.

닫혔던하늘길이서서히열리고있다.포스트코로나는자유로운삶속에진정한여행의의미를새삼일깨워준다.우리는궁금증이생기면그즉시검색해쏟아지는지식과정보에허우적대는디지털시대에살고있다.클릭한번이면지구반대편의화려하고멋들어진공간과거리,건축물이여과없이포착되는비대면의세상에살고있다.그렇다한들우리의삶이윤택해졌는가?누구도고개를끄덕이지않을것이다.

오늘의삶을바꾸고자한다면,저자의제안대로익숙한것과의결별을선언해보자.반드시유명한명소,기념비적인건축물이아니어도좋다.우리곁에늘함께해익숙했던공간과사물을다른방식으로바라보자.마음을열고침묵과외로움도삶의의미있는과정인것처럼공간과사물의소리에귀기울이면그안에품고있던,그동안듣지못했던이야기들이새삼다가온다.도시속보헤미안을꿈꾸는이들에게,안목있는삶에목마른이들에게이책은훌륭한동반자가될것이다.


?책속으로

프랑스어‘피에아테르(Pied-a-terre)’는‘땅에한발자국을들여놓는다’는뜻이다.그말처럼어떤공간,사물,요소를만나는첫인상은특별하다.-7페이지

이세상은하나의거대한시(詩)다.그리고공간속에담긴장소와사물들은그시의소재다.이책이독자들의시선을인도하기를바란다.-8페이지

“세상에서가장무거운것이무엇인가?”라는질문에“책!”이라고답하는사람이많다면그곳은보헤미안도시다.평소에책을가까이하는사람은책이얼마나무거운지잘알고있다.-11페이지

많은시민과방문자들이그저노천에앉아서도시와행인의풍경을감상하기위한객석으로쓴다.이런경우,이용자들은계단을오르며느끼는신체적부담을잊고편하게걸터앉아여유를즐길수있다.-32페이지

모든사람이바쁘게걸어가는도심의길에서잠시멈추어가는장면에는여유가존재한다.다양한디자인을가진푸드트럭처럼,이제슈샤인공간도신사의문화를포용하는창의적인형태로변모할필요가있다.-59페이지

묘지를마을처럼꾸미는이유는간단하다.떠난자에게도익숙한환경을제공하기위해서다.자신이살던마을,거닐던광장,나무아래벤치와같은기억을재현한것이다.-95페이지

바람이살랑살랑부는날깨끗하게빤옷을너는기분은상쾌하다.빨랫줄과빨래집게는자유의도구다.좋은햇살아래손으로빨래를거는몇분이야말로나름‘힐링’의순간이다.-102페이지

지적이고양식적인압박에서탈피한자유로운구성과무한의풍요로움이보는것만으로도즐거움을준다.이탈리아는실로아름다운마을의모델을간직하고있다.-169페이지

만화는상상의세계에있지만늘우리를추억에젖어들게한다.만화를좋아했던어린시절은행복했다.브뤼셀은그동심을잃어버리지않게하는장치를도시의군데군데심어놓았다.-187페이지

텍사스사람들의삶은랜치에서시작돼랜치에서마침표를찍는다.랜치에서의일상을빼놓고는그들을상상하기힘들다.랜치는밀과목화,사탕수수,오렌지나무를키우는밭이자,가축을키우는목장이자,야생화와들풀,각종동물과조류들이서식하는생태의보고(寶庫)다.-196페이지

포틀랜드는커피와음식,책의전통이강한도시다.시민들은건강한음식을먹고,책을많이읽으며늘주변의자연을가까이한다.틈틈이에스프레소와수제맥주,피노누아(PinotNoir)를즐긴다.음식은도시인들의일부가되고거리의환경은도시와호흡하며자연스레녹아든다.-263페이지

스콧피츠제럴드(F.ScottFitzgerald)를비롯한많은이가대관람차에관한문구를남겼다.“맛없는감자튀김이없듯이,재미없는대관람차는없다”도그중하나다.-283페이지

한사람의꿈이이루어진결과를지켜보는것은언제나뭉클하다.우아하고특별한경험을한승객들에게감동의여운은길고깊다.이후에도기차여행의꿈은지속될것이다.-305페이지

우리에게는첫월급을받으면부모님께빨간내복을사드리는풍습이있었다.북유럽사람들은첫월급을타면의자를산다.자신을위해서다.-329페이지

사람의몸에뿌리는향수의쓰임새가근래에는실내공간으로영역을넓히고있다.그선두에몇도시의특급호텔들이있다.-348페이지

서양에서는벤치가나오는꿈을꾸면좋은징조라고한다.기다리고바라던일이모두잘해결될것이라고생각한다.-385페이지

모든사람이패션테러리스트들처럼후줄근하게걸치고다니면이거리곳곳의미감은온데간데없을것이다.뉴요커들이레스토랑을선택할때‘피플워칭’,즉물좋은장소를중요하게생각하는이유다.-425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