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할 권리 (우리는 어디쯤에 있는가)

저항할 권리 (우리는 어디쯤에 있는가)

$14.55
Description
『얼굴 없는 인간』의 뒷이야기
뉴노멀에 대한 냉철한 크리틱

아감벤, 레밍처럼 돼 버린 인류를 향해 경고하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가장 논쟁적인 사상가로 꼽히는 조르조 아감벤.
전작 『얼굴 없는 인간』이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과 그로 인한 대혼란 속에서 드러난 문제점, 침묵해야 했던 인간성에 대한 고민을 다뤘다면 이번 책 『저항할 권리』는 ‘경고’의 메시지가 선명하다. 아감벤의 통찰은 백신 접종과 그린 패스 의무화 등 팬데믹 사태가 이어지면서 공고화된 ‘뉴노멀’을 꿰뚫는다.
이번 책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감벤과 그의 제자들이 주축이 된 쿠오드리베트 웹사이트에 올라온 글들을 엮어 만들었다. 이탈리아에서도 출간되지 않은 글들로, 세계 최초 출간이다.

첫 번째 글 「밤은 무슨 색인가」는 『얼굴 없는 인간』의 마지막 글인 리히텐베르크의 예언과 연결된다. 코로나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지역을 색깔로 구분 짓는 이탈리아 정부의 행정 명령을 비판한다. 다음 글 「전쟁과 평화」에서는 우리가 평화라고 착각하고 있는 현상을 탐구하며 불편한 진실을 들춰낸다. 이어지는 글은 시민에게 백신 접종을 강요하고 사회·경제 활동 범위를 제한하는 정부의 조치를 파시스트와 나치스트의 사례와 비교한다.
「얼굴과 죽음」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의 얼굴의 중요성을 고대 로마의 역사적 사실을 인용해 설명한다. 가장 충격적인 글이면서, 아감벤의 냉철한 현시대 분석을 엿볼 수 있는 글은 「인류와 레밍」이다. 절벽에서 집단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레밍이라는 종에 인류의 현재 모습을 은유한다.

올해로 여든이 넘었지만, 아감벤의 행동은 거침없다. 행동하는 지식인의 참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탈리아 상원 헌법위원회와 카 포스카리 베네치아 대학 학생들 앞에 나선 그는 어떤 사안이든 인간은 ‘얼굴’을 들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저항권이 부재한 사회가 지닌 필연적인 문제점들을 「예외상태와 내전」에서 다룬다. 현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우리를 역사 속의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지, 천사가 된다는 착각으로 결국 악마가 될지 모른다는, 섬뜩한 메시지를 마지막 글 「천사와 악마」를 통해 전한다.
아감벤은 이 모든 경고가 결국 철학의 언어이고 시어라고 한다. 약도 백신도 아닌 철학의 언어, 시어가 인간 존재를 밝히는 마지막 성냥이라 외친다.
저자

조르조아감벤

GiorgioAgamben

이시대를대표하는이탈리아의철학자이자사상가.문체가대단히신학적이고철학적이다.
사회를바라보는시각이참신해언제나뜨거운논쟁을낳는다.푸코의생명정치라는개념을
확장하여근대국가에서재현되는‘예외상태’그리고‘호모사케르’의개념으로근대민주주의의속성을고찰하여근대적,현대적관념의주권,정치,생명을이론화하였다.1942년로마에서태어나미국버클리대학교방문교수,프랑스파리국제철학학교교수,베네치아건축대학교수를역임했다.

목차

들어가며5
편집자주18

Ⅰ밤은무슨색일까?27
Ⅱ우연과필연31
Ⅲ전쟁과평화35
Ⅳ무겁고불투명하며숨막히는분위기…41
Ⅴ이탈리아는이탈리아자체를경계하라45
Ⅵ벌거벗은생명과백신49
Ⅶ얼굴과죽음55
Ⅷ2급시민63
Ⅸ그린패스67
Ⅹ인류와레밍71
ⅩⅠ두개의이름75
ⅩⅡ사회공동체79
ⅩⅢ2021년10월7일상원헌법위원회에서한연설83
ⅩⅣ그린패스에반대하는베네치아학생들에게Ⅰ89
ⅩⅤ그린패스에반대하는베네치아학생들에게Ⅱ95
ⅩⅥ그린패스에반대하는베네치아학생들에게Ⅲ103
ⅩⅦ옴이있는곳을긁게만들어라109
ⅩⅧ예외상태와내전113
ⅩⅨ저항권에관하여119
ⅩⅩ천사와악마127

부록131
옮긴이의말140

출판사 서평

자신의언어로사유하고시어로철학하라!
비판이결여된집단의식을향한경고

”내전가능성이없는사회,다시말해극단적인형태의이견이배제된사회는전체주의에빠져들수밖에없다.나는극단적인반대를마주할가능성을고려하지않는,그러니까동의가능성만인정하는사고체계를전체주의적사유라고본다.그리고민주주의가전체주의로뒷걸음질친것이민주주의보다정치행위의유일한기준으로볼수있는헌법적합의를통해이뤄졌다는점은결코우연은아니다.역사가우리에게일러주는것처럼.”-「예외상태와내전」중에서

아감벤은불편한진실혹은진실인지거짓인지확인하기두려운거북한무언가로우리를끊임없이몰아세운다.우리는아감벤의언어를통해인간이진보와번영이라는가치만지향하며모른척해온무언가를마주한다.
그래서아감벤의글은구체적이기보다추상적이다.아감벤은백신에대한설명,현상황에맞는성공적인방역수칙혹은사회적대안은언급하지않는다.인류에게따스한위로의말도건네지않는다.혹자는이를들어비판한다.그러나그의메시지는‘무조건’이전제되는사회와정치의위험성을강조하고획일화된인류를향해경종을울리는데있다.

사실이제는누구도팬데믹종식을입밖으로섣불리내뱉지않는다.바이러스사태로인한‘인재(人災)’는현재진행형이지만,책임소재는불분명하다.개인에게선택이강요됐지만,명확한주체는없다.모호한대응방침과바뀌는기준,선동적인언론보도,책임회피를일삼는집단의식만남았다.무기력한한개인으로,인류모두가레밍이되어절벽을향하고있지만,NO를외치는건아직도힘겹다.
코로나는끝나지않았다.백신접종이라는희미한빛을따라이어졌던끝없는터널은이젠한줄기빛조차보이지않는다.적어도이사태의본질은바이러스가아닐성싶다.

우리는아감벤의호소를곱씹을필요가있다.디지털제어장치를기반으로한,전례없는강력한통제력을지닌정치패러다임이인류가수백년간쌓아올린가치들을집어삼킬수있다는경고를.그‘거대한전환’이팬데믹대응과정에서이미시작됐을지모른다는메시지를.
그래도여전히아감벤을자신의이론틀에현실을욱여넣어설명하는노학자라비판만할텐가.팬데믹대응과정에서나타난문제들은이시대를사는누구나고민해봄직하다.아감벤의진지한접근은여러분에게인류문명의현주소에관한사유의길을열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