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 도쿄 - 깊숙이 일본 1

물의 도시 도쿄 - 깊숙이 일본 1

$22.00
Description
도쿄다움의 정수는
물가와 그 흔적에 담겨 있다!

『도쿄의 공간인류학』 그 후 35년
반세기 가까운 도쿄 탐구의 결정판
도쿄는 역동적이고 3차원적인 물의 도시다. 울퉁불퉁한 대지의 형상이 빚은 변화무쌍한 자연 조건 덕에 풍부한 ‘물 공간’을 지닌다. 수많은 신화와 역사를 품은 스미다강, 모던 도쿄의 주 무대가 펼쳐졌던 니혼바시강은 오늘도 현대 도쿄를 유유히 흐른다. 시타마치(下町)로 통칭되는 저지대, 구릉지와 가파른 땅으로 이뤄진 야마노테(山手)는 근대 도쿄의 상징처럼 알려져 있다. 인위적으로 물길을 바꿔 왕의 거주지 주변을 감싸고 도는 내호(內濠)와 외호(外濠) 등 물의 공간은 인공과 자연이 어우러진 치수 미학의 백미다. 간다강이 흐르는 현재의 오차노미즈 계곡도 그 자취의 하나다.

에도성을 둘러싼 해자와 용수(湧水)로 채워진 연못이 있는 다이묘 저택들, 샘물을 따라 늘어선 신사나 조몬시대 유적지까지. 도심을 벗어나 언덕 너머 펼쳐진 교외의 풍경도 같은 리듬을 탄다. 서쪽으로 펼쳐진 세타가야, 무사시노와 다마의 언덕과 습지 역시 풍부한 물을 품고 있다.

‘물의 도시 도쿄’의 기존 개념은 도심의 저지대와 야마노테 사이를 흐르는 대표적인 큰 강에 한정돼 있었다. 저자는 이 개념에서 벗어나 서쪽의 무사시노 대지로, 다마(多摩)의 용천수 등으로 시선을 확장한다. 전통적인 프레임으로 보아 온 도쿄론에서 한층 외연을 넓힌 것이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와 파리, 런던, 암스테르담 등 유럽 도시를 탐사하고 공부한 바탕에서 1985년 『도쿄의 공간인류학』이란 책을 간행해 도쿄론에 깊이를 더한 건축사학자 진나이 히데노부. 그는 지난 30여 년간 호세이대학 연구팀을 이끌고 탐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 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물의 서사’를 품은 신화적이고 풍속사적인 에도 문화를 끄집어내며 근대 도쿄를 정리한다. 에도시대는 물론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문헌과 그림 그리고 구전되어 오는 옛 기억들을 들춰내면서 지질학적 해석을 더해 물가 문화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다채로운 도쿄의 물 공간은 도시의 변천과 시대에 따라 다른 양태와 문화로 다가온다. 그래서 저자는 지역별로 세분화해 톺아본다. 전반부(1~4장)에서는 ‘물의 도시론’의 주역인 스미다강, 니혼바시강, 고토(江東, 스미다강 동쪽 지역), 베이 에어리어(도쿄만 일대)를 역사의 궤적과 도시 문명 비교 차원에서 해석한다. 도쿄만이 지닌 세속적이며 때론 탐미적인 유흥 문화를 물가에 온전히 드러낸 사례도 대중문화사 차원에서 언급한다. 대표적인 물가 공간에서 대대로 요정을 운영해 온 지인과의 일화 등, 성(聖)과 속(俗)이 함께하는 공간에서 펼쳐지던 흥미로운 뒷이야기도 솔직 담백하게 들려준다. 후반부(5~9장)에서는 ‘왕의 거주지’(5장) ‘야마노테’(6장), 스기나미와 나리무네(7장), 외곽 지역인 무사시노와 다마(8, 9장)를 거닐며 저자 자신의 원풍경과 겹쳐지는 새로운 물의 도시 이미지를 제시한다.

한편 저자는 1980년대 말 이탈리아에서 처음 나온 개념인 ‘테리토리오(’영역‘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를 강조한다. 이는 전원(田園)이 지닌 문화와 그 풍경을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역사와 생태를 잇는 작업이 필요함을 주장한 것이다. 시종일관 ‘자연과 공존하는 삶’이 깃든 에도·도쿄의 물가를 돌아보며 저자는 사라져 가는 물 공간과 특유의 장소성이 지닌 문화를 아쉬워한다.지금 도쿄는 스카이라인이 바뀔 정도로 구도심 여러 곳에서 리노베이션이 한창이다. 오랜만에 도쿄를 찾는 이들은 달라진 모습에 눈을 의심할 정도다. 어제와 달라진 오늘의 도쿄에서 내일의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도쿄의 참모습은 여전히 크고 작은 강과 하천이 언덕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과 그 속에서 공존하는 삶’에 있을 것이다.

저자

진나이히데노부

건축사가이자공학박사.건축사와도시사를전공했으며,이탈리아를중심으로한지중해세계와에도·도쿄가주된연구영역이다.호세이대학에도·도쿄연구센터특임교수.주오구립(中央區立)향토천문관관장.주요저서로『도쿄의공간인류학』(치쿠마학예문고,산토리학예상수상),『베네치아』,『남이탈리아에!』(고단샤현대신서),『이탈리아해양도시의정신』(고단샤학술문고),『주오선(中央線)이없으면보이는도쿄의오래된층위(古層)』(공저,NTT출판),『물의도시학』전5권(공편저,호세이대학출판국),『건축사에의도전』(공편저,가지마출판회)등이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4
들어가며…9

제1장스미다강-‘물의도시’의상징
기층21
권력과도시구조37
다리와물길43
근대에서현대로53

제2장니혼바시강-모던도쿄의주요무대
근대의선박운송과선착장65
물가에등장한개화의상징71
도쿄에투영된베네치아77
니혼바시강과모던도쿄의건축물들86

제3장고토(江東)-‘강건너’물의도시론
도쿄의‘동과서’95
전통과현대예술의공존109

제4장베이에어리어-개발은문화로부터
물가의문화를이어받은장소123
오다이바가전해주는도쿄만의역사134
기층부터돌아보다140
베이에어리어의가능성153

제5장왕의거주지와해자-역동적인도시공간
3차원적물의도시에도167
내호와외호176
재발견한외호의매력183

제6장야마노테-울퉁불퉁한지형에숨은의미
옛거리를읽다195
도쿄다움의정수206

제7장스기나미·나리무네-원풍경을찾아서
무사시노에남은기억들229
아사가야주변을남북으로걷다235

제8장무사시노-이노카시라연못,간다강,다마강상수시설
에코시티를만드는연못259
강에서만나는고대와중세268
풍요를가져다준상수시설284

제9장다마-히노,고쿠분지,구니타치
농경지풍경이지닌가치297
도쿄의축소판,히노읽기304
고쿠분지의송골매길과용수317
오래된층위,구니타치·야호324

나가며332
도판출처및소장처337
주요참고문헌338
옮긴이의말343
참고사진349

출판사 서평

도쿄를깊이이해하는데꼭필요한‘도쿄론’
에도·도쿄부터미래의도쿄까지
‘물의도시’가품은새로운가치를발견하다

도쿄를찾는여행객이라면누구나도심을한바퀴도는순환선,야마노테선을탄다.이순환선을타다보면언덕과평지가교차하는서쪽지역과금융,상업지구가발달한동쪽의매축지역을두루경험할수있다.서쪽의구릉이뻗어있는야마노테와동쪽의강들이종횡으로가로지르는시타마치저지대를쉽게구분할것이다.이또한에도시대의도시구획과전통을이어받아근대문명의개화로연결한결과다.강이름이들어간간다,니혼바시,시나가와등의역이름이예사롭게보이지않을것이다.‘물의도시도쿄’는지하철을타면서부터서막이열린다.

일본최고의건축사학자라불리는저자의반평생탐구를바탕으로한이책은물의도시라는관점에서에도·도쿄를조명한다.저자는물길을바꾸고,바다를메워드넓은대지를조성하고,환경의대변혁을통해근현대도쿄로탈바꿈해간역사(役事)의자취를파노라마처럼펼쳐보여준다.

저자의시선은과거를돌아보면서도늘미래지향적이다.옛문화를되짚고흔적을좇는데그치지않는다.자연과인간,신화와지역문화를아우르는물가의장소성을체계적이고포괄적으로톺아본다.그리고메트로폴리스가필연적으로품고있는물공간의현대적쓰임에대한신중한접근을제안한다.집필의도를느낄수있는대목이다.

많은사람이각자의사연으로도쿄를찾고맛보며,느끼고알고싶어한다.이책은자연과인공이어우러진신비한공간인도쿄를새로운시각에서바라보게한다.그리고자연과의공존이깃든도쿄다움의정수(精髓)를일러준다.아울러도쿄탐구를통해주변의‘물공간’을떠올리게한다.우리도시의‘물공간’에관한포괄적인탐구와대중적관심이필요함을역설하는듯하다.

<깊숙이일본>시리즈를내면서

같은한자문화권이면서공통점보다차이점이유독두드러진한국과일본.코로나팬데믹으로한동안주춤하긴했지만여전히많은사람이두나라를오가는가하면,거대담론에서소소한일상의단면에이르기까지다양한이야깃거리가거의실시간으로공유되고있습니다.역사적으로명확히밝혀지지않은많은사안이숙제로남아있고,해묵은현안들은여전히뜨거운감자로세인들의관심과논란을불러일으킵니다.
〈깊숙이일본〉은지금껏알려져있거나잘모르는일본의이모저모에한발더가까이다가가며관심과이해의폭을넓히고심화할수있기를바라며기획한인문·예술시리즈입니다.번역서와국내필자의저작물을망라하며,균형잡힌시각과접근을토대로가교(架橋)역할을하고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