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귀 (양장본 Hardcover)

100개의 귀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옷장 속에서 사는 아이들
엄마가 비밀이라면서, 아래층 미자 씨는 귀가 100개나 달려 있으니까 조용히 놀아야 한다고 말했어요. 쌍둥이는 엄마가 농담하는 줄 알고 깔깔 웃었어요. 이제 와 생각하니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쌍둥이가 움직일 때마다 미자 씨가 뛰어 올라와 야단을 쳤거든요. 엄마는 허리를 굽히며 사과하곤 했어요. 하지만 미자 씨는 매일 점점 더 크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어요.
미자 씨는 정말 귀가 100개나 있는 걸까요? 쌍둥이는 미자 씨가 너무 무서워 옷장 속에 숨었어요. 요즘은 옷장 속에서 살고 있어요.
미자 씨는 오른쪽 뺨이 갑자기 간질간질했어요. 뺨에는 여드름만 한 작은 귀가 하나 돋아나 있었어요. 깜짝 놀란 미자 씨가 그 귀를 살짝 건드리자 겨울바람 소리가 들렸어요. 손목시계를 가까이 대자 천둥소리가 들렸지요. 그 조그만 귀도 소리를 듣고 있었어요.
그날부터 미자 씨의 몸에는 작고 흉한 귀들이 마구 돋아나기 시작했어요. 이제 미자 씨는 이불을 돌돌 말고 한껏 몸을 웅크려도 위층의 소리를 모조리 다 들을 수 있었어요. 위층에서 머리카락 한 가닥이 떨어지면 그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지요. 위층에서 들려오는 온갖 소리는 망치처럼 미자 씨의 온몸을 아프게 때렸어요. 미자 씨는 자기가 진짜 괴물로 변했다고 슬퍼했어요.
위층 쌍둥이와 아래층 미자 씨는 매일 밤 무서운 꿈을 꾸었어요.
저자

서로

저자:서로
구름위를날아다니는일을하고있습니다.30,000피트상공의아름다운풍경을보며가끔엉뚱한상상을하곤합니다.서로의첫번째이야기《100개의귀》에여러분을초대합니다.

그림:이형진
어릴적부터그림그리기를좋아했고,많은어린이책에그림을그렸습니다.
지금은그림그리기와더불어글도쓰고기획도하고있습니다.따듯하면서도서늘한그림책,세상에처음나오는그림책을만들고자합니다.《안녕?》시리즈《코앞의과학》시리즈들을만들었고,《우다다다고양이택배》《꼭한가지소원》등많은어린이책에그림을그렸습니다.그림을그리고글도쓴책으로《뻐꾸기엄마》《끝지》《비단치마》《산위의아이》《명애와다래》《태극기는참쉽다》들이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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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옷장속에서사는아이들

엄마가비밀이라면서,아래층미자씨는귀가100개나달려있으니까조용히놀아야한다고말했어요.쌍둥이는엄마가농담하는줄알고깔깔웃었어요.이제와생각하니그게맞는것같아요.쌍둥이가움직일때마다미자씨가뛰어올라와야단을쳤거든요.엄마는허리를굽히며사과하곤했어요.하지만미자씨는매일점점더크게소리를지르며화를냈어요.
미자씨는정말귀가100개나있는걸까요?쌍둥이는미자씨가너무무서워옷장속에숨었어요.요즘은옷장속에서살고있어요.
미자씨는오른쪽뺨이갑자기간질간질했어요.뺨에는여드름만한작은귀가하나돋아나있었어요.깜짝놀란미자씨가그귀를살짝건드리자겨울바람소리가들렸어요.손목시계를가까이대자천둥소리가들렸지요.그조그만귀도소리를듣고있었어요.
그날부터미자씨의몸에는작고흉한귀들이마구돋아나기시작했어요.이제미자씨는이불을돌돌말고한껏몸을웅크려도위층의소리를모조리다들을수있었어요.위층에서머리카락한가닥이떨어지면그소리까지들을수있었지요.위층에서들려오는온갖소리는망치처럼미자씨의온몸을아프게때렸어요.미자씨는자기가진짜괴물로변했다고슬퍼했어요.
위층쌍둥이와아래층미자씨는매일밤무서운꿈을꾸었어요.

층간소음때문에적이된이웃

아파트층간소음문제는이웃간심각한갈등을불러온다.경고와사과가거듭오가지만근본원인을해소할수없으므로급기야사회면을장식하는강력범죄로이어지기까지한다.애초층간소음문제를경시한아파트시공이가장큰원인이지만결코쉽사리해결할수없는난제이다.
《100개의귀》에는한창뛰어놀나이의쌍둥이가가해자로등장한다.피해자는혼자조용히살고있는아래층미자씨이다.아마층간소음이그들을막다른골목으로몰아가지않았다면,그들은마주칠때마다반갑게인사하는사이였을것이다.평화롭게공존할수있는소중한이웃이었을것이다.
그러나현재위층쌍둥이는아래층미자씨에게참을수없는소음을전달하는가해자이다.미자씨는쌍
둥이엄마에게여러차례부탁도하고경고도날렸다.하지만아무런소용이없었다.미자씨의분노는점
점더거칠게폭발한다.쌍둥이는분노하는미자씨가너무무섭다.결국피해자나가해자모두일상의자
유를잃고평화를빼앗긴비참한상황에빠져든다.
집은가족과함께가장편히쉴수있는공간이다.그러나《100개의귀》에나오는집은매우불안하고위험한장소이다.글작가서로의첫번째작품《100개의귀》는위층과아래층사람들이서로어떻게신경전을펼치면서갈등을켜켜이쌓아올리는지를보여준다.
양쪽상황을주시하는독자는쌍둥이나미자씨모두피해자라고여길것이다.양쪽의입장모두충분히
이해할수있기때문이다.그들은적이되어대립하지만누구도원하는것을얻지못한다.시간이지날수록그들은점점더극심한고통의늪에빠져들고있다.

마음의귀로듣는다면

옷장속에서숨어살던쌍둥이가갑자기사라진다.여태껏일방적으로사과만하던엄마가처음으로미자씨에게달려가어깨를잡아흔든다.머리카락소리까지듣는사람이니까애들이어디있는지소리를들어보라면서악을쓰는것이다.
그러자그동안화만내던미자씨가진심으로쌍둥이를걱정하면서그들의목소리를듣기위해열심히귀를기울인다.곧미자씨의가슴에커다란귀가돋아나고,저멀리서쌍둥이의목소리가들려온다.
작가가전달하려는메시지는분명하다.타인의감정과입장을존중하는태도를갖는다면,귀가아니라마음의귀로듣는다면이막막한갈등국면도완화할수있다는주장이다.
작가의촌철살인이보석처럼빛나는마지막장면!
미자씨는자신이초능력자라면서마구발을구르며신나한다.미자씨가만들어낸소음은노부부의조용한밤을깨뜨린다.미자씨가순식간에가해자로전환되는순간이다.그런데본인은전혀의식하지못한다.그럼노부부역시미자씨처럼위층으로달려올라갔을까?아니다.그들은그러지않았다.그들은이어폰을찾아귀에꽂고옛노래를듣기시작한다.이렇게아름다운노래를매일들을수있어서행복하다는할머니.할머니의귀는소음을듣지않고마음의소리를듣고있다.

아파트단면을그리다

그림작가이형진은자칫무겁게느껴질만한주제를사랑스러운핑크의유머가득한만화체그림에
담았다.유아가흥미롭게집중할수있도록연출한것이다.

《100개의귀》는좌우가아니라아래에서위로넘겨보는책이다.위층과아래층의상황을동시에묘사하기위해책의접지면을아파트바닥으로설정했다.책의좌우를가르는한줄가로띠로표현된아파트바닥은층간소음을직관적으로전달하는동시에위아래층의신경전을시각적으로보여주는탁월한선택이었다.얇은바닥을뚫고내리꽂히는소음이어지러울정도로감각적으로표현됐다.

아파트는같은평수,같은모양의집으로조밀하게분할된공동주택이다.아파트의단면을보여주는독특한컨셉트의표지는작은네모안에서치열하게살아가며위아래층에영향을주는가족의모습을한눈에보여준다.각각분리된네모안에살고있지만,멀리서보면그들은모두하나의거대한집에서살고있음을깨달을수있다.그렇다.아파트에사는우리는서로배려하고이해하지않을이유가없는하나의거대한가족이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