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사람이다 (그 집이 품고 있는 소박하고 아담한 삶)

집이 사람이다 (그 집이 품고 있는 소박하고 아담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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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좋은 집이란 어떤 집일까? 『집이 사람이다』에 소개된 집들을 통해 좋은 집의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다. 첫째, ‘소박한 집’이다. 필요한 것은 있고 불필요한 것은 없는 집에 들어섰을 때 ‘정말 좋은 집’이라는 감탄이 흘러나온다. 둘째, ‘시간이 쌓인 집’이다. 오래된 집에는 풍성한 이야기가 있다. 오래된 집에서 영감을 얻은 이들은 집을 매개로 과거와 대화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연속성을 찾아나간다. 셋째, ‘예술이 태어나는 집’이다. 예술가가 사는 집, 그들이 작업하는 공간은 늘 흥미롭다. 넷째, ‘공동체를 향해 열린 집’이다. 자신의 사적 공간을 개방함으로써 이웃, 사회와 더불어 지식과 경험, 무엇보다 즐거움을 나누려는 이들의 집에는 환대라는 소중한 가치가 들어 있다.
저자

한윤정

저자한윤정은서울에남은일제시대적산가옥에서어린시절을보냈다.아버지는그집을부수고점포가달린살림집을짓기위해늘백지에설계도를그리셨다.공간에대한흥미는기자생활을하는동안방문했던작가와예술가들의개성가득한집과작업실을보면서더욱커졌다.집이자아의연장이란생각에서집과닮은사람,사람과닮은집을찾아다니는취재를시도했다.1967년서울에서태어났으며연세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한뒤1991년『경향신문』에입사해2016년까지사회부,경제부,문화부기자로일했다.연세대학교대학원비교문학협동과정에서「한국영화의초국성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소설과영화,예술?예술가지원정책,생태적사회를위한예술과미디어의역할에관심을갖고있다.『명작을읽을권리』(2012년문화체육관광부우수교양도서)란책을냈다.

목차

책머리에ㆍ6

제1장소박한집
그남자의앉은뱅이도란도란토담집:환경운동가차준엽의‘토담집’ㆍ18
낭비하지않는절박함,시를닮은그여자네집:시인조은의‘사직동한옥’ㆍ32
아무런사치없이사치스런,창밖살구꽃피는‘목수의집’:건축가김재관의‘살구나무집’ㆍ46
오봉산에는봄꽃편지가피고,마루에는햇빛이졸다갑니다:영문학자이종민의‘시골집’ㆍ60
문학과꼬박지새는밤들을지켜준‘균형의방’:소설가조경란의‘봉천동서재’ㆍ74
추억도물건도그곳에서는다시태어난다:일러스트레이터이담?김근희부부의‘속초작업실’ㆍ86

제2장시간이쌓인집
아들의손끝에서아버지의아흔넘은고택은작품이되었다:설치미술가최인준의‘자이당’ㆍ102
100년세월이켜켜이쌓인집,‘회색의사진가’는빛바랜미에끌렸다:사진가민병헌의‘군산근대가옥’ㆍ116
바닷바람피해움푹숨은집,오래낡아온역사가좋았다:역사학자박옥걸의‘보길도고택’ㆍ132
한국도일본도담긴그집에‘그녀의역사’가깃들었다:저널리스트도다이쿠코의‘인천관동갤러리’ㆍ146
천재건축가의‘이상한설계’,누이는그불편함이좋았다:의상디자이너김순자의‘고석공간’ㆍ160
‘철물점’주인의손닿은달동네,달떴네:철물디자이너최홍규와‘이화동성곽마을’ㆍ174

제3장예술이태어나는집
바람소리머물다가는집,그녀의노래도깊어간다:싱어송라이터장필순의‘제주도소길리집’ㆍ190
아이들이떠난폐교에는‘그림아이들’이산다:화가김차섭?김명희부부의‘폐교작업실’ㆍ204
그가빚은집은밝고단순하고소박하다:조각가최종태의‘연남동작업실’ㆍ218
그집에서배운흙과풀의위안:가든디자이너오경아의‘정원학교’ㆍ232
뜨거운가마앞겸손한기다림,그렇게그의그릇에삶이담긴다:사기장신한균의‘신정희요’ㆍ248
한뼘무대위에단한명의배우,온세상을펼친다:배우심철종의‘한평극장’ㆍ262

제4장공동체를향해열린집
세상에마모되지않을시,사람,여백을찾다:독문학자전영애의‘여백서원’ㆍ278
‘책장수’는고향동네대나무숲을사무실로옮겨왔다:나남출판회장조상호의‘사무실’ㆍ292
인왕산아래술빚는집,멍석깔고나누는잔에는흥이넘친다:전통주명인박록담의‘내외주가’ㆍ306
공들여요리한음식,손님은그맛에길들여진다:셰프최미경의‘8스텝스’ㆍ320
음악이아날로그의온기로마음을채운다:한의사최윤욱의‘까망까레’ㆍ334
남산아래골목마다‘문화’가피었습니다:핸즈BTL대표박동훈의‘필동스트리트뮤지엄’ㆍ346

출판사 서평

차준엽ㆍ조은ㆍ김재관ㆍ이종민ㆍ조경란ㆍ이담·김근희ㆍ최인준ㆍ민병헌ㆍ박옥걸ㆍ
도다이쿠코ㆍ김순자ㆍ최홍규ㆍ장필순ㆍ김차섭?김명희ㆍ최종태ㆍ오경아ㆍ신한균ㆍ
심철종ㆍ전영애ㆍ조상호ㆍ박록담ㆍ최미경ㆍ최윤욱ㆍ박동훈,이들이사는그집이야기

집은자신의삶을담는그릇이다
“집은각자마음속에있다”

집은개인과가족의삶이담긴내밀한휴식공간이자,개인의사고와이력을대변한다.그래서그사람을알려면집을보면된다.거기에는그들의일,취미,취향,관계,가치관등삶의모습이고스란히들어있다.살아온시간과경험,거기서건져올린추억이축적된장소이기도하다.각자의얼굴,지문만큼이나독특하고유일한개성을지닌공간이집이다.
사람이공간을만들지만,공간은사람을지배한다.여기자신만의개성적공간을소중하게가꿔온이들이있다.이들에게집은자아의연장이다.이책에소개된이들의공통점을찾자면많은시간동안집에대해생각했고오랜시간에걸쳐자신의소우주를창조했다는것이다.흔히말하는좋은조건의집대신자신이끌리는집을택했고,원하는모습의집으로만들기위해깊이고민하고공들여고쳤으며정성껏가꿔왔다.집이자신의삶을담는그릇이되기를받아들여집과더불어대화하고집에서작업하고즐기는직주(職住)일체형생활을한다.이들은자아의확장인집에많은관심을기울임으로써늘자기자신을돌아본다.
자신의집에고유한개성을부여한이들은정주자(定住者)처럼보이는여행자다.진부한통념을거부하며삶에대한호기심,변화의희망을집이라는그릇에담는다.집의용도와형태를구상함으로써삶의내용을디자인하는과정이기도하다.그래서좋은집은그자체로다른사람에게자극과영감을준다.좋은집은개인에게삶을성찰하고경신(更新)하는기회를준다는의미를넘어사회적으로점점주목받고있다.개발연대에대규모로똑같이지어진집들은이제낡고흉물스럽다.그러나경제저성장이지속되면서재개발수익을기대하기어려워졌을뿐아니라무조건부수고새로짓는불도저식건설에대한반감이생겼다.동시에시간이쌓인장소를보존?개조함으로써개성적미감을확보하려는도시재생이화두가되었다,
좋은집이란어떤집일까?이책에소개된집들을통해좋은집의모습을가늠해볼수있다.첫째,‘소박한집’이다.필요한것은있고불필요한것은없는집에들어섰을때‘정말좋은집’이라는감탄이흘러나온다.둘째,‘시간이쌓인집’이다.오래된집에는풍성한이야기가있다.오래된집에서영감을얻은이들은집을매개로과거와대화하면서자신의정체성과연속성을찾아나간다.셋째,‘예술이태어나는집’이다.예술가가사는집,그들이작업하는공간은늘흥미롭다.넷째,‘공동체를향해열린집’이다.자신의사적공간을개방함으로써이웃,사회와더불어지식과경험,무엇보다즐거움을나누려는이들의집에는환대라는소중한가치가들어있다.
좋은집을구성하는요소들은사실구분하기어렵게서로연결되어있다.집의내력과주인의삶이만나면서소박하지만아름답게가꿔진공간,즐거움과영감을제공하고타인을향해열려있는공간.좋은집은이렇게정의된다.그러나좋은집을갖는데는투자와수익이라는측면에눈을감아야하고,공간을만들거나유지하는데따른노력과노동도만만치않다.외부인의시선에포착된낭만적가치만으로포장되지않는고통이숨어있다.그런포기와노고를마다하지않았다는점에서이책에소개된집들은더아름답다!

소박한집
환경운동가차준엽은낡은농가의벽에다물에갠흙을몇겹씩손으로발라토담집으로개조하는과정을통해“환경운동을문화인류학적으로구현해보고싶었다”고말한다.흙위에다밀가루풀을바르고천장에는한지로도배한게내장의전부다.전국어떤황토집,황토찜질방도이처럼접착제를전혀쓰지않는건축은불가능하다.숨쉬는흙벽은여름에는시원하고겨울에는따뜻하다.있을것은다있고없을것은없는토담집에서는처음에는놀라두리번거리게되지만,이내자신의몸처럼익숙하다.“흙냄새는위,나무냄새는간,지푸라기냄새는기와혈,나무타는냄새는뇌파를안정적으로순환시켜준다”는게차준엽의설명이다.이집은자연과더불어사는게무엇인지,최소한의소비로영위하는일상이어떤모습인지보여준다.천연재료를사용해쇠똥구리가온몸으로흙을굴려집을짓듯완성된토담집은자연이개발이나보호의대상이아닌,인간의친구이자안식처라는그의철학을대변한다.
20대중반부터시를써왔던조은은30년이지난지금도벼랑에서살고있다.서울종로구사직동,조은이오랫동안살아온작은한옥은대도시한가운데자리잡은그의벼랑이다.이집은자그만체구의시인에게벼랑위의삶을지탱하는둥지가되어주었다.그의언어와생활처럼허실이하나도없는집이다.조은의시어는단정하고옹골차다.화수분처럼무수한단어가운데꼭필요한,최소한의말만골라쓴다.한때이곳은주인과친한문화예술계친구들의아지트였다.시인,소설가,화가,건축가,기자,편집자…….수많은사람이찾아와새벽까지놀다갔다.왜그런지는이집에들어서는순간단박에알수있다.작은독채는어릴때소꿉장난을하던비밀장소처럼아늑한흥분을준다.비밀없는이웃의사연은소설가들을매혹시켰다.
서울시관악구봉천동은중앙동을거쳐지금은은천로로이름이바뀌었다.봉천동이가난한동네라는선입견을준다고해서중앙동이란무덤덤한이름을얻었고,다시도로명주소가덧씌워졌다.이렇게지명이바뀌는동안에도소설가조경란은여전히자신이태어나자란‘봉천동’을지키고있다.아버지가지은3층짜리다세대주택의옥탑방에서2층으로서재를옮겼을뿐,자신의삶이된많은책장과책상을끌어안고문학과함께살아간다.그의서재는그의삶과생각이농축되어있는방이다.그는옥탑방과현재작업실을꾸려온과정을소설로쓰기도했다.자기방에상을편채쭈그리고앉아쓴소설로등단한직후,원래막냇동생이쓰던옥탑방으로옮겨갔다.그는이‘균형의방’에서조금씩아껴가면서소설을쓰고있다.

시간이쌓인집
광주광역시남구양촌길의최승효고택자이당(自怡堂).‘스스로기쁨을짓는곳’이라는이곳의이름은최승효?최인준부자의삶을대변한다.두사람에게집은단순한거처가아니라예술적영감의원천이자예술자체였다.자이당은아버지의분신이자그가남긴예술애호의결과물이었다.아버지가30여년간거주했던집은다시생활의때가묻어여염집으로변한상태였다.최인준은이집자체를하나의예술품으로꾸미기로마음먹었다.그리고아버지가꿈꾸었던대로문화예술의사랑방으로만들겠다는계획을세웠다.자이당이주는즐거움은두가지에서온다.첫째는자이당자체이고,둘째는자이당을둘러싼정원,즉최승효와최인준부자가가꾼3,000여평의환경예술이다.
한국에서활동하는일본저널리스트도다이쿠코에게인천개항지구의90년된일본식목조주택은오랫동안자신을기다렸던친구처럼느껴졌다.일본에서일본사를전공한뒤한국에서한국근대사를공부하고중국에서독립운동사와조선족의역사를취재했던그는동아시아의역사가중첩된장소에뿌리를내리면서그집의원형을찾아주었다.그에게인천은동아시아의축소판이었다.2015년초문을연인천관동갤러리의첫전시는집수리과정을소개한‘일식주택재생프로젝트’전이었다.인천관동갤러리는출판사토향의사무실,조선족사진자료아카이브,아트숍,게스트하우스이자일본주택의원형을보존하는전시장이다.광복70주년이던그해8월15일무렵에는인천근대박물관과함께‘자료로보는일본침략사’전을열기도했다.
건축가김수근은서울올림픽주경기장,경동교회,국립과학관등을짓던대가였다.그런그가타계하기3년전서울명륜동주택가80평남짓한대지에지하1층,지상2층짜리살림집을설계했다.오롯이누이를위한공간이었다.그집의주인은김수근의바로손위누나인의상디자이너김순자와그의부군인박고석화백이다.처음에는김수근이거절했다고한다.자신이집을지으면반드시비가새고불편하니까아파트나다른집을얻으라고했다.역시나창이많아서춥고설계를따르지못하는시공때문에비가샜다.가파른원형계단을다람쥐처럼오르내려야했다.그집에서김순자는30년넘게살고있다.집을지을당시10년간말려조금의뒤틀림도없는나무는이제구할수도없다.집은고급스럽기보다곡진하다.그곳에사는사람을생각하면서지은건축이갖는진정성이다.

예술이태어나는집
집을옮김으로써생활을바꾸고거기에서부터자신을변화시킨사람으로가수장필순을들수있다.그는외형적인데만집중하고너무빠르게변하는음악시장에회의를느껴제주도로훌쩍떠났다.음악과의단절을택한셈이지만,헌집을고치고텃밭을가꾸고유기견들을키우면서하우스레코딩이라는새로운방식을찾았다.멀리바다가보이는중산간의마당넓은집에서제2의음악인생이시작되었다.집은자연,이웃,친구를만나면서음악적영감을얻는안식처일뿐아니라작업실이기도하다.무엇보다일상과밀착된작업속에서그가추구하는음악의본질은한층또렷해졌다.덜먹고덜입는대신자신의환경에서좋은소리와말로음악을만들어행복을느끼는것,그리고그음악으로다른이를위로하는것.그것이‘소길리의방식’이다.
집이비단물리적실체에그치지않는다는점을들려준이는화가김차섭과김명희였다.뉴욕맨해튼소호의로프트(Loft)와강원도산골의폐교를절반씩오가는삶을꾸리는그들은“마음이약한사람은집을그리워하고마음이강한사람은모든곳이집이라고하고깨달은사람은어느곳도집이아니라고한다.집은각자마음속에있는것이다”라고했다.그의그림은집과마찬가지로현실과맞닿은상상을불러낸다.김명희에게폐교는예술에몰두하게해준고마운장소다.이곳에온뒤‘왜사는가’라는의문에부딪혔던그는그리운얼굴을하나씩칠판으로불러왔다.노마드로살아온그들에게집이갖는의미역시물리적공간을넘어선다.
정원에서제2의삶을시작한가든디자이너오경아에게흙과식물은무엇보다따뜻한위안이었다.어머니와아버지를1년간격으로여의고마음의고통에시달렸으며,대학을졸업하기전부터16년간계속해온방송작가생활은보람과함께극심한마감스트레스를안겼다.오경아는38세이던2005년영국에식스대학으로유학을떠났다.영국왕립식물원인큐가든의인턴정원사로일할기회를얻었고,석사학위를받고박사과정을수료하기까지7년이걸렸다.2015년에세운‘오경아의정원학교’는설악산국립공원입구인강원도속초시중도문길의오래된마을에있다.오경아는지속가능한삶에대해서여전히고민이많다.정원학교가아름다운정원을꿈꾸는사람들에게영감과지혜를주는한편자신과가족에게생활의방편으로존속해야하기때문이다.그의목표는이곳을정원문화종합센터로만드는것이다.

공동체를향해열린집
전영애교수는여백서원의존재이유로좋은책의보관과함께좋은사람들의보존을든다.제자들,책과문학을사랑하는시민들,한국에대해알고싶은외국인들누구에게나여백서원은열려있다.그들이험난한세상에서마모되지않고양심을지키며정직하게살아가기를바란다.여기에오면서제자들과시작한오마토(5월마지막토요일),시마토(10월마지막토요일)모임외에서원을지으면서불특정다수를위한월마토(매월마지막토요일)모임을만들어서원을공개한다.여백서원에는함께모여공부할수있는큰방을중심으로오른쪽에는서재,왼쪽에는휴식공간을마련했다.다락방에는20인분침구를넣어두었다.“제공식직함이‘3인분노비’입니다.옛날에이만한서원을지키려면노비가3명은있어야했다네요.나만위해서는이렇게못하지요.아끼는이들을위한일이니까뭐든했습니다.”그는서원지기로여생을보낼참이다.
박록담한국전통주연구소장은30여년간우리술을연구해온전통주전문가다.인왕산바위가바로올려다보이는골목길안에숨어있는내외주가는박록담소장이아내박차원과함께운영하는주점이다.내외주가는지은지50년이가깝지만여전히튼튼한양옥에다넓은마당이자랑이다.나무와화초가자라고인왕산을올려다볼수있는정원에서날씨가좋으면테이블이나멍석을펴놓고손님을맞는다.그는80여종의문헌에부분적으로수록된술이름과주방문을토대로일일이실험해보면서자신만의전통주레시피를만들었다.기록으로남은전통주가520여종,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