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은우리의마음속에있습니다
“이시대의양심은서민들의편에서는것입니다.”
“제가할일은한국사회의정의를바로세우는일입니다.”
2019년7월23일은고(故)노회찬의원의1주기다.노회찬의원은평생진보정치의길을걸으며노동자와농민등사회적약자의목소리를대변했다.2005년삼성에서떡값을받은검사7명의실명을공개하고,거대권력에맞서기도했다.그는“제가할일은분명합니다.거대권력에과감하게맞서서한국사회의정의를바로세우는일,즉제도와정책을바로세우고진보정당이온전히자기역할을하게끔만드는일을해야”한다고말했다.호주제폐지법,장애인차별금지법,정리해고제한법발의등서민보호를위해앞장섰으며,사법개혁을위해서는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설치되어야한다고주장했다.
2018년7월23일,신촌세브란스병원에는수많은조문객이찾아왔다.7월의폭염속에서도조문객들은노회찬의원의서거를애도했다.그를지켜주지못했다는자책과미안함,그의빈자리에대한아쉬움과그리움이범벅이되어조문객들은모두눈물을흘렸다.끝을알수없는슬픔의바다였다.남녀노소상관없이,지역에상관없이,해외에서도조문을왔다.누구나평등하고존중하면서,반칙과특권이사라진나라를만들자는노회찬의원의강렬한메시지는많은사람을움직였다.노회찬의원의죽음은사랑과연민을일깨우는큰울림이었고,사회정의를구현하는전선에참여하라는소집명령서였다.
노회찬의원은각시대마다시대의양심이라는게있었다며이렇게말했다.“과연이시대의양심이무엇인지를다시생각하고있습니다.이시대의양심은무엇보다도IMF외환위기이후지속적으로고통받고있는,고도성장속에서희생만강요당한노동자와농민등서민들의편에서는게시대의양심이아닌가생각합니다.”그는서열과차별이없고,교육·취직·결혼·출산에걱정이없는나라,차별이없는나라,모든국민이악기하나쯤연주하는나라를꿈꾸었다.이제성장타령그만하고분배에신경쓰는‘노동존중사회’,‘선진복지국가’,‘평등하고공정한나라’를꿈꾸었다.그것만이노동자와서민을행복하게하는길이라고보았다.
이정미정의당대표는7월27일영결식에서“약자들의삶을바꿀수있는민주주의의가능성하나를상실했다”고애통해했다.문희상국회의장은“노회찬의원님,당신은정의로운사람이었습니다.당신은항상시대를선구했고진보정치의상징이었습니다.못가진자,없는자,슬픈자,억압받는자편에늘서야한다생각했던당신은정의로운사람이었습니다”라고말했다.국회청소노동자들은노회찬의원을추모하며끝까지운구행렬을지켰다.노회찬의원은노동자의영원한친구였다.그는평등한세상을꿈꾸는정치조직을위해쓰려고아껴둔하나밖에없는목숨을버리고,‘가난한사람을위한민주주의’라는임무를완수하지못하고떠났다.
무엇보다대한민국국회는노회찬이라는큰자산을잃어버렸다.모두가기득권의손익계산서를만지작거리고있을때죽비처럼내려치는목소리가사라진것은정치의건강을지키는백신이사라진것과같다.노회찬의원이아니라면앞으로누가국회법제사법위원회에서교도소재소자의인권을부르짖을것이며,누가국회특수활동비를비롯한기득권폐지를외칠것이고,누가기득권자들의교만한논리를분쇄할것인가?누구든할수있는일이지만누구도할수없는일이다.
손석희JTBC앵커는“정치인노회찬은노동운동가노회찬과같은사람이었고,또한정치인노회찬은휴머니스트로서의자연인노회찬과도같은사람”이라고말했다.또“자신의신념과원칙,방향성을한번도잃지않고지켜”온사람이면서동시에“합리적인대화가가능하다고믿어지는정치인”이라고말했다.하종강한울노동문제연구소소장은“삶의진정성으로국민을감동시킬수있는사람”이라고노회찬의원을평가했다.황광우전민주노동당중앙연수원장은“노회찬의원은소외받는노동자의해방을애타게갈구하며살아온사람이다.입으로만사회주의를외치는분들과달리그는정녕사회주의를위하여목숨을걸고실천했”다고말했다.노회찬의원은“기득권을포기하자”고외친정의로운정치인이었다.노회찬의원이생전에마지막으로발의한법안은2018년7월5일‘국회특수활동비폐지’였다.그는마지막법안을발의하면서“국회특수활동비는기밀사항과는상관없는활동비,출장비,의전비,진행경비등으로특수활동비가‘쌈짓돈’처럼사용되었다”고주장했다.
노회찬의원은노동자와서민의정치가이기를원했고,진보정당은대중과함께하기위해한없이낮은곳으로흘러가잘보이지않는투명인간조차보기위해‘하방(下方)연대’를실천해야한다고보았다.정말로자신을낮은곳으로내려놓고투명한눈으로세상을보되,가슴에서우러나오는언어로이야기할수있는그가정작필요한때다.기득권을버리고한없이낮아지려고했던상선약수의노회찬,넘어지고깨지면서도또다시일어나뚜벅뚜벅걸어간칠전팔기의노회찬,온갖말도안되는상황에서도위트와해학으로분위기를반전시킨촌철살인의노회찬.그렇게하고도바보처럼빙그레웃던노회찬이무척그립다.
『당신은정의로운사람입니다』는노회찬의원1주기추모집이다.제1장은월간『인물과사상』에서진행한노회찬의원과의인터뷰모음이다.‘노회찬과삼성X파일’은2013년4월호,‘노회찬과노무현’은2009년7월호,‘노회찬과진보정치’는2005년6월호에실린인터뷰다.제2장은강수돌고려대학교교수,우석훈경제학자,김종대정의당국회의원이노회찬의원을회고하며쓴글을묶었다.제3장은노회찬의원이국회본회의에서비교섭단체대표로연설한글을묶었다.여기에손석희JTBC앵커의글과이대근『경향신문』논설고문의글을덧붙였다.노회찬은떠났지만,우리는아직도노회찬을보내지않았다.어쩌면노회찬의원이꿈꾸는정치와세상은지금대한민국모든사람의몫으로남아있다.
노회찬을만나다:노회찬과의인터뷰
2005년8월18일,민주노동당노회찬의원은삼성X파일녹취록을입수해국회법제사법위원회의개원과동시에삼성에서뇌물을받은검사7명의실명을공개했다.그로부터8년후인2013년2월14일대법원은‘삼성X파일’을폭로한노회찬의원에게유죄판결을내렸다.대법원판결에대해야당뿐만아니라여당까지한목소리로성토했다.17대국회때도삼성X파일문제에대해국회의원들의입장은비슷했다.‘다시있어서는안될거대권력들의대형비리부정사건이다.’당시천정배법무부장관은‘건국이래최대규모의부정사건이다’라고규정했다.당시국회의원90퍼센트이상인280명이상이‘공개되지않은나머지삼성X파일도특별법을설치해서라도모두공개해야한다’는법안을공동발의했을정도다.
이에분개한시민사회단체와유권자들도대대적인사면서명운동을벌였다.그것은‘용서를바란다’는의미의사면요구가아니라‘노회찬은무죄다’라는명제하에이루어진것이었다.대법원에서유죄를확정지었으니대통령이사면권을행사해서라도대법원의잘못된판단을바로잡으라는요구였다.2012년4월총선에서새누리당후보는이사건을홍보물에알려노회찬후보를뽑아서는안된다고홍보했다.그러나유권자들은노회찬을국회의원에당선시켰다.다시말해국민들이무죄라고심판한것이다.노회찬의원은삼성X파일녹취록을공개할때도자기자신에게수십번질문을했다고한다.후회하지않을까?다른방법은없을까?하지만노회찬의원은배운대로행동하는사람이었고,국회의원이라면당연히공개해야한다는결론에도달했다.
2009년5월23일,노무현전대통령이서거했다.한국사회는충격과깊은슬픔에빠졌다.추모행렬은500만명에이르렀고,봉하마을에도100만명이내려갔다.그만큼노무현전대통령의죽음이주는슬픔의정도가컸다는의미다.민주화시대이후최대의비극이라고할수있었다.그리고모든사람이죄책감에시달렸다.2008년의촛불집회가광우병반대로모이기는했지만,이명박정부의등장이나통치방식에대한반감이상당히깔려있었다.마찬가지로노무현전대통령을죽음에이르게한이명박정부에대한문제의식과분노가깔려있었다.사실상의국상(國喪)이었다.촛불집회는이명박정부의정책에대한반발이기폭제가된사건이었다면,추모인파는노무현전대통령의비극적인죽음이계기가되었다.이명박정부가일을잘못추진한것이상당한영향을미쳤다는점에서유사했다.
노회찬의원은국민들이노무현전대통령에게보내는지지는진보를향한열망이라고보았다.진보진영의문제의식에따르면진보진영과노무현은차별화가되어야하는데,그차별화도성공시키지못했다.국민들에게는양쪽이비슷해보이는데한쪽은현실을책임지고있고,한쪽은책임감이나책임질권한도없었다.또노무현전대통령은서민대통령이었는데,서민대통령은좋은것이라는사회적합의가이루어졌다.서민대통령이라면노무현이든누구든좋다는광범위한공감대가형성된것만으로도역사의진전이다.그래서노무현정신이현실의정책으로실현되게하는게남은사람들의몫이되었다.
2004년총선에서노회찬의원은민주노동당비례대표로국회의원이되었다.민주노동당원내진출1년후노회찬의원은한국정치사에서큰족적을남기는의미있는사건이라고말했다.그러면서진보정당특유의진취적인기상과서민정당으로서정책내용을갈고다듬어빠른시일내에국민들에게감동을주는정책정당,뭔가국민들로하여금희망을가질수있는서민정당으로확실하게우뚝설거라고말했다.구체적으로는민주노동당의정체성에걸맞은새로운정책활동이나정치형태를좀더공세적이고적극적으로펼쳐보여야한다는것이다.여전히민주노동당은진보정당이고,노동자와농민을위한서민정당이라는이미지에의해서지지율을유지해가는측면이크기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의의석수는10석이고의석점유율도3.3퍼센트밖에되지않지만,민주노동당이대변하고있는정책들에대한국민들의지지율은30~40퍼센트다.다시말해상당수의국민들이민주노동당을통해서대변되고있는정책들을지지하고있다는것이다.국민들은정책정당으로서정책이념상의정치를하기를요구하고있고,시대도그것을바라고있다.그렇지못하면한국정치의발전을바라는많은국민을크게실망시키는일이다.따라서한국정치는조직형식과정치이념이일치하는방향으로,소프트웨어와하드웨어가조응하는방향으로갈수밖에없다.그것이역사의발전이며,정치의발전이라는것이다.
노회찬은정의로운정치인이다
강수돌은1996년고려대학교노동대학원에서강의할적에노회찬의원과김문수의원을만났던때를기억한다.그수강생중에두사람이있었다.두사람은1970~1980년대거물급노동운동가였지만,김문수는더는옛날의이념이나운동방식은시대착오적이라고보고보수적현실정치와손을잡았다.반면,노회찬은오히려그럴수록서민과사회적약자에애정을갖는진보적현실정치를해야한다고보았다.노회찬은1982년노동운동을위해대학생신분을포기하고노동자신분으로‘존재이전’을한후“사회변혁을위해서는노동자가되어평생노동자로살아야한다”고마음먹었다.노회찬의원은인민노련창립이후약20년동안진보정당운동에매진했다.진보정당운동이녹록지않았지만,노회찬의원은마음이부서져도새롭게열리며또다시일어났다.그는노동자의영원한친구이자,희망이아이콘이되었다.
우석훈은노회찬의원이늘명랑하려고노력했던사람이라고회고한다.노회찬의원은기회가날때마다사람들을웃을수있게해주려고했다.그것이‘삼겹살불판’같은촌철살인의언어가되었다.그러면서노회찬의원은학번과학벌없이살던친구라고말했다.진보진영내에도학벌과위계가있을까?그러면안된다고머릿속으로생각하지만,서로가서로를소개할때제일먼저학교부터소개하고학번소개하는방식으로서로를인지한다.그러나노회찬의원은누구와도친구가되고,누구의손이라도덥석잡아주고힘내라고말했다.노회찬의원은선배와후배를원한것이아니라,더많은친구를원했던것같다.국회의원노회찬,운동선배노회찬,진보정당의창업자노회찬같은딱딱하고위계넘치는표현보다는그냥‘사람들을잘웃겼던친구’로기억되었으면좋겠다고말했다.
김종대의원은노회찬의원을회고하는것이고통스럽다고말했다.아직도너무생생한노회찬의원의죽음을담담하게회고하기에는1년이라는시간이너무짧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