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위한 인문학 (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집을 위한 인문학 (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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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노은주, 임형남의 『집을 위한 인문학』은 저자가 그동안 만났던, 좋아하는, 함께 지었던 집에 대한 이야기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1장은 가족을 품은 집, 제2장은 사람을 품은 집, 제3장은 자연을 품은 집, 제4장은 이야기를 품은 집으로 구성되었다.
저자

노은주

건축은땅이꾸는꿈이고,사람들의삶에서길어올리는이야기다.노은주·임형남부부는땅과사람의목소리에귀기울이고,둘사이를중재해건축으로빚어내는것이건축가의역할이라생각한다.이들은홍익대학교건축학과동문으로,1999년부터함께가온건축을운영하고있다.‘가온’이란순우리말로가운데·중심이라는뜻과‘집의평온함(家穩)’이라는의미를함께갖고있다.가장편안하고,인간답고,자연과어우러진집을궁리하기위해이들은틈만나면옛집을찾아가고,골목을거닐고,도시를산책한다.그여정에서집이지어지고,글과그림이모여책으로엮인다.
홍익대학교와중앙대학교등에서강의를했고,2011년‘금산주택’으로한국공간디자인대상을,2012년한국건축가협회아천상을수상했다.저서로『골목인문학』,『내가살고싶은작은집』,『생각을담은집한옥』,『그들은그집에서무슨꿈을꾸었을까』,『집,도시를만들고사람을이어주다』,『사람을살리는집』,『작은집큰생각』,『나무처럼자라는집』,『이야기로집을짓다』,『서울풍경화첩』,『집주인과건축가의행복한만남』등이있다.현재EBS〈건축탐구-집〉에출연해집의존재이유와중요성을전하고있다.

목차

책머리에6

제1장가족을품은집

행복의향기가있다17
산을즐기고물을즐기다
아이들이마당에서뛰어놀다
즐거운작당을꾸미다

손때와추억이묻어있다31
살아보고싶은집에서사는것
집도나이가든다
아내의뜰과남편의마당

가족의삶을담아내다44
완전하지않은가족이야기
가깝지도멀지도않은거리
변화하는가족과집의풍경

삶의여백을즐기다58
우리는왜불안해하는가
권위를벗어놓고여백을즐기다
생활이비대해지고욕망에휩쓸리고

평온한아름다움을간직하다72
집은일상복처럼편안해야한다
가장오래된살림집
엄숙함과평온함이공존하다

제2장사람을품은집

부대끼며살아온흔적이있다87
즐거움은먼곳에있지않다
교감하며온기를나누다
집의온도,마음의온도

자기앞의생,자기앞의집99
라이프스타일은변한다
모던라이프가가져온가상의세계
나를그려내고,나를담다

시인의집은시다112
시로집을짓다
편하고아프고아름다운공간
바위를열듯비스듬히길이열리다

주인의성품을닮는다125
집은얼마나커야충분한가
기억과기록의땅
화해와조화를꿈꾸다

고정관념을깨다138
한옥은‘지금여기의집’인가
아주특별한2층한옥
시대와호응하며진화하다

제3장자연을품은집

이상적인지혜에이르다155
불확정성의원리
우주의무작위성을깨닫는지혜
인간의불완전성을완전하게만드는길

수직과수평이조화를이루다168
선을긋는다는것
‘동양의선’과‘서양의선’
빈땅에서선을찾아내집을세우다

경계와경계를넘나들다180
도를닦기위한첫관문
100년의시간을복원하다
시간의문이자이야기로들어가는문

자연을즐기다192
오뚝한산과유장한물을품다
경계를알수없는정원
책을읽고세상을보다

자연의질서,인간의질서204
한국의문화는동적이면서입체적이다
해학과생략의미학
회화나무가만드는풍경

제4장이야기를품은집

집은어떻게완성되는가219
이야기속에서살다
삶을바라보는관점과자세
집은한개인의우주다

집은사람이살면서채워진다231
기계가대신할수없는것
일상성이주는안도감과공감
사람만이만들어낼수있는이야기를담다

집은희망으로짓는다244
사람은희망으로산다
건축의재료는희망이다
희망의이야기를담다

우리의정서와정신을담아내다256
‘고희동가옥’에서가졌던의문
한옥은이시대의삶을담을수있을까
우리시대,한옥의가치

비움과채움의삶의풍경268
비워져있지만,채워져있는공간
공간을풍성하게만들다
각자의이야기를품다

출판사 서평

우리가집에대해말할때하고싶은이야기
“집은특정한기억이나정서를뛰어넘는한개인의우주다”

어떤집이좋은집일까?우리는교통이편리한집,위치가좋은집,전망이좋은집,비싼집혹은가격이많이오를것같은집,설비가아주잘되어있어서편리한집,새로지은집을좋은집이라고생각한다.집을재테크의수단으로보는의식이강해생활의공간이나사는곳이라는개념을잊고살기때문이다.집은우리의일상과정신이담긴곳이자,우리의삶을담는아주소중한곳인데말이다.다시말해집은개인이나집단이담고공유한특정한기억이나정서를뛰어넘는한개인의우주다.
집이란언제든지돌아갈수있는곳이어야한다.낮에아무리힘든일이있고사람들하고부대끼고피곤했어도편안하게쉴수있는곳이어야한다.집이란거친세상에서가족을보호해주는안온한덮개다.집은무릎나온트레이닝복처럼헐렁하고편안해야한다.그렇기때문에추억이들어있는집,기억이묻어있는집,언제든돌아갈수있는집,가족의생활이담기는집,일상복처럼편안한집이정말좋은집이아닐까?집은사는사람이자신의몸에맞게손보고고치며다듬어가는공간이다.집은사람이사는물리적인공간만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어떤민족이나문화적인공동체가살아온역사의한부분이다.그래서집은사람이들어감으로써이야기가완성된다.
집은콘크리트로짓고나무로짓고철과유리로도짓는다.사람들은대부분집에대해어떤재료로내부와외부를덮을까,가구를어떻게놓을까,방의크기는어느정도로만들까하는부분에만신경을쓴다.그러나집은그런물리적인요소로만이루어지는것이아니다.그것보다더욱중요한것은그집구석구석에배어든사는사람의생각과온기다.집은물리적인재료와기술로만만들어지는것이아닌정신으로세우고쌓는정신의집적체라고할수있다.물론어떤공간이절대적으로좋은게아니고,그안에서어떤프로그램이있었는지,어떤행동을했고,어떤느낌이있었고,어떤생활을했는지,그곳에서만들었던추억과분위기가집에대한생각을만들어준다.인간이담기는,인간이살아가는과정자체가하나의이야기이고흔적이고,그것이인문학이다.그흔적은명확하게궤적을보여주는것이아니라,늘이럴까저럴까망설이고길을잃고시행착오를거듭하면서만들어진다.
집은생각으로짓고시간이완성하는살아있는생명체같은것이다.집에는가족이나누던온기와생활의흔적과집에서펼쳐질앞으로의미래에대한생각이담긴다.사람들이집을떠나거나그집이여러가지이유로사라지게되더라도,그집에쌓인시간과그집에살았던사람들이남긴생각은그대로남게된다.그렇게집은생명력을얻고영원히기억된다.
『집을위한인문학』은노은주?임형남부부가그동안만났던,좋아하는,함께지었던집에대한이야기이자,우리가살아가는지금의이야기다.제1장은가족을품은집,제2장은사람을품은집,제3장은자연을품은집,제4장은이야기를품은집으로구성되었다.집은가족과사람과자연을품으면서이야기가완성된다.프랑스건축가폴앙드뢰는“나를품어주었던집,내가자라났던집은그후내속에있고나와더불어세월의지평선으로사라진다”고말했다.추억과온기가있는집은영원히우리와함께기억되고,우리의인생과함께살아간다.

가족을품다

전남구례에지은집은부부와아이와외할머니,즉3대가사는전통적인가족을위한집이다.약한경사가있는땅의조건을이용한수직으로반층씩물린4층의집으로만들어가장현관에가깝고땅과가까운곳에할머니의공간을만들고반층올라간집의중간에가족의공통공간인거실과식당과주방을만들었다.반층위에부부의방과아이의방이있고,다시반층오르면남편의공간이자취미를위한공간이있다.
강원도원주에지은집은부부의취향이확연하게달라단순하고약간은서양식아름다움을추구한남편채와한식공간을지향하는부인채를따로만들었다.이집은주말부부로살던남편이은퇴하며먼저머물게된집이다.부부가한대지안의다른채에서각자자기일을한다는것,즉가족간의일정한거리와각자의영역확보가이집의가장큰줄거리였다.
경북포항에지은집은아버지가썼던창고를고쳐서만든집이다.60평중1/3인20평을복층으로만들어1층은주방과식당과거실로꾸미고2층은가족실과욕실과침실로구성했다.이창고를고칠당시주위에서그돈이면아파트를살수있는데왜창고를고치냐고했다고한다.집주인은“그게우리한테무슨의미가있느냐”고반문했다고한다.이들은집을의미있는곳으로만들고싶었다며,아버지가썼던창고를다시고쳐서쓰겠다고결심했다.
이들에게는집이‘의미있는공간’이라는게중요했다.이들처럼집의보이지않는가치를한번생각해보고,집을내몸에맞추고,나의현재에맞추면어떨까?바람을막아주고비를막아주고가족이즐겁게살면되는것이집인데,점점집을통해자신을과신하게되니집이비대해질수밖에없다.집이란우리의생활이담기는곳이고그러므로편안해야한다.집은우리가앉거나누워서쉬기도하고,책을읽기도하는곳이어야한다.
집에는생활에대한애정과삶에대한진지한자세와생각이스며들어있어야한다.그런집은거칠고순박하지만마음을흔들어대는감동을준다.그런일상이만들어내는집은위대한건축이고그것이그대로문화이며인문학이기도하다.또일상과정신의힘이고그힘이들어있는집이세상에서가장좋은집이다.그렇게손때와추억이묻어있고,가족의삶을담아내는집에는행복의향기가오롯이담겨있다.

사람을품다

경남하동의십리벚꽃길이내려다보이는‘적이재’는지리산한가운데에산과산이마주대하고있는사이로섬진강으로들어가는물길이유장하게흐르는중간에있다.‘고요히머무르며우러른다’는의미의적이재는어린시절살았던시골농촌마을의마루가있고,텃밭과넓은마당이있는집을떠올리게한다.옛집이품고있는온기는직접적으로보거나만나지는않더라도오랜시간집에서사람들이살며부대끼며닳아온삶의흔적을경험하고그것에교감하면서자연스럽게느끼게된다.
집주인은오랫동안도시의거의같은형식의아파트에서별다르게신경쓰는일없이편하게살아왔는데,집을짓기로마음먹은후어린시절살았던전형적인시골의옛집을그리게되었다.일을마치고집으로돌아갈때멀리서부터우리를맞이하던밥짓는연기처럼,어머니가끓이는된장국냄새처럼,가족들이아랫목에발을맞대고하릴없이떠드는말의온기처럼,삶의온도는만들어지는것은아닐까?집의외관은우리나라민가혹은한옥을모티브로하게되었고,가장일반적인경골목구조형식을택했다.
산을좋아한다는부부가집을짓고싶다고찾아왔다.산을좋아하는사람이야많지만,삶의공간을산과바로붙여놓고살겠다는사람은흔치않다.그들의이야기를들어보니그들의생활은아주단순하고검박한데,그들이집을짓겠다는땅은화려했다.땅은소백산이뻗어내린중간에있었는데,고개를하나넘으면부석사가있는곳이었다.앞과뒤로산들이겹겹이둘러쳐있었고,그안에화려한꽃술처럼솟아있는땅이었다.
집에들어갈내용은잠을자고밥을먹고차를마시는단순한일과였고,나머지의생활은자연으로가득차있었다.드넓은바둑판에두점의바둑돌을앉힌것처럼집을놓았다.집을다짓고그모습을보니시골집처럼편안했고,산이집을꼭안아주어서더욱따뜻한느낌이들었다.단순한삶을살고싶어하는집주인도좋다고했다.높고도깊은산속에욕심을버리고들어가살고싶은주인을닮은집이었다.집도자신에게맞는옷을입듯사람도자신의삶이담긴공간에서살아야한다.거기에서편안함과평온함이오는것이다.

자연을품다

경기도과천시문원동의‘프라즈나의집’은숲으로둘러싸여있어숲속으로들어가는배처럼보인다.중정에있는오래된감나무는이집의중심이며,몇개로나뉜집의덩어리들을모으는역할을한다.과학으로알수없는우주의무작위성을깨닫는지혜가‘프라즈나’다.프라즈나는지혜를뜻하는산스크리트어이며,이단어를한문으로음역한것이‘반야’라는말이다.그런데프라즈나가의미하는지혜란현명하다는의미가더확장되어,모든것을막힘없이두루두루알면서도경계가없는이를테면가장이상적인지혜를의미한다.건축또한여러가지생활과생각을관통하는길을만드는일이다.그안에는가족이담기고가족의생각이담긴다.생각은방이나마루나마당등의공간으로환원된다.
충남아산시동정리에있는‘선의집(casalinea)’은수평으로길게뻗어나간집과원래부터자리잡고있던수직의소나무가어우러지며대지에처음그렸던선의의지를확인시켜준다.이곳은염치저수지를빙둘러집들이들어서고있다.산이적당한거리로물러서있으며저수지의수량도아주넉넉하다.그리고남쪽은훤하게열려있다.대지와물사이에는4미터정도높이차이가있었는데,가까이가서내려다보니염치저수지와의사이에논이있었다.그논에는물이찰랑거리고있었다.땅의가운데서보면막힘없이물이쭉펼쳐지고,시야에서물이끝나는부분양쪽으로산이보이고하늘이열리고있었다.아주편안한땅이었고,거칠것도없는땅이었다.
집주인은자신의생활을설명했고자신의기호를설명했다.앞에있는염치저수지와최대한거리를두고,땅의끄트머리에가로로긴선을긋고그선에여러가지기능의공간들을앉혔다.집을도로와물과평행하고길게펼치고,부엌과거실과가족의침실,주인이머물며음악을들을별채를차례로연결했다.그리고각공간의사이마다마당을끼워넣었다.땅의흐름을그대로반영해살짝꺾인집을도로에서볼때,자칫장벽같이단조롭게보이지않도록중간중간바람이들락거리고시선이들락거릴수있는구멍을뚫어주었다.집은여러개의마당을품으며,실제보다길어보였다.
강원도속초도문동에있는집은원래있던집의모양과닮고,집을에워싸고있는산들과도비슷한모양으로완성되었다.집터에있던옛집은약100년전설악산울산바위근처암자에있던요사채를옮겨와지은것이라고한다.옛집의내외장을조금손보고변형된곳을원형으로복원하자다시온기가돌기시작했다.그러고나서새집을지었다.집을두채로나누어모두남향으로햇빛이잘드는집이되도록하고,일자로길게방들과부엌을배치한안채와거실겸음악실,다락을겸한사랑채를배치했다.그렇게해서하나의땅에세채의집이산봉우리처럼땅위에불쑥불쑥솟아올랐다.

이야기를품다

건축계의노벨상이라불리는프리츠커상의2016년수상자로선정된칠레건축가알레한드로아라베나는가장필수적인설비를넣은집을절반규모로짓고나머지는주민들이살면서확장할수있도록구상하고설계했다.그는‘반쪽짜리집’프로젝트를진행하면서낡은집을고치고늘리는요령을터득한주민들이열심히일한다면나머지반을채울수있을것이라고기대했다.또그는공공건축프로젝트그룹인‘엘레멘탈’을이끌며2010년대지진과쓰나미피해를당한칠레의도시재건프로젝트에서주도적인역할을하기도했다.
그는칠레이키케의킨타몬로이에30년된낡은슬럼가의100여가구를재개발하면서,약1,520평의부지에가구당7,500달러라는저예산으로건축면적약10평의살만한집을제공해야했다.그는정부가주도했다가실패한다른사업들의전철을밟지않기위해지역주민들과이야기를나누었다.주민들이원하는것은도시외곽으로밀려나지않고거주지를지키면서중산층수준의삶을이루어가고자하는것이었다.그의기대에부응하듯,2004년입주후2년여만에집의가치는2만달러수준으로상승했다고한다.그는“건축은그땅을딛고사는사람들의삶이녹아들어야한다”고말했다.
집을짓는일과집을설계한다는일이어렵기도하고힘들기도하지만,그래도여전히계속하는이유는사람들과희망을나누는일이기때문이다.건축의재료는궁극적으로희망이다.건축가를찾는모든사람은꿈꾸어온집을짓겠다는희망을가득담고온다.건축가는그희망을집이라는구체적인형상으로옮긴다.몇년전대한적십자사에서다문화가정을돕는프로그램을진행했는데,힘을보탤수없느냐고해서잠시도와준적이있다.
전국에있는다문화가정중에서도도움이시급한집들을대상으로했기때문에,한집에배정된예산이그리많지않았다.그예산으로환자를돌보고집도개선하는것은무척어려운일이었다.강원도철원에서만난필리핀인부인은한국에시집온지15년이되었고방2칸과부엌이딸린아주낡은집에서두아들과시아버지,몸이불편한남편과함께살고있었다.
일주일남짓한짧은시간에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