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에서 이탈리아를 맛보다 (펜 대신 칼을 잡은 남자의 요리 이야기)

파스타에서 이탈리아를 맛보다 (펜 대신 칼을 잡은 남자의 요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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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파스타 한 그릇에서 시작된 요리 인생이
이탈리아라는 신세계로 나를 이끌었다
『파스타에서 이탈리아를 맛보다』는 기자 생활 20년, 그 절반인 10년 동안 사회부 기자로 일하면서 봉지 커피와 컵라면을 달고 살았던 저자가 어느새 무궁무진한 파스타의 세계에 눈을 뜨고, 끝내 정년이 보장된 직장을 때려치운 후 2019년 이탈리아로 훌쩍 떠난 기록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외국인을 위한 이탈리아요리학교(ICIF)’의 정규 과정과 레스토랑 인턴 생활, 시칠리아 여행을 거치며 이탈리아의 요리와 그곳의 문화를 몸으로 익힌 기록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저자의 유학은 그야말로 예측을 불허하는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나이 쉰에 20대도 힘들다는 15시간의 중노동을 매일 견디다 보니 유학 기간에 체중이 쏙 빠지고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개업하겠다는 야심 찬 꿈은 접고 말았지만, 이탈리아에서 얻은 소득이 보잘것없는 것은 아니었다. 국내에서만 공부했다면 알지 못했을,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깊고 다채로운 이탈리아 요리의 세계를 체험하면서 앞으로 이탈리아의 음식 문화를 조금 더 파헤치고 싶다는 열망이 샘솟았기 때문이다.
저자

권은중

어릴때부터호기심이많았다.초등학생시절부터막연하지만장래희망을과학자나기자라고적었다.그덕분이었는지대학졸업뒤기자가되어20년간국회,행정부,기업등을취재했다.그러다2006년처음파스타를만들어먹으면서요리에빠져‘기자말고요리를하면서살고싶다’는일탈을꿈꾸기시작했다.
셰프를꿈꾼지10여년만에큰사고만치지않으면정년이보장되는일간지기자를그만두고,쉰이라는적지않은나이에이탈리아피에몬테주에있는‘외국인을위한이탈리아요리학교(ICIF)’에요리유학을다녀왔다.많은나라가운데이탈리아를고른것은‘요린이’시절,파스타로요리의문리를깨우친기억탓이었다.귀국후에는바다가보이는전남여수나경남통영쯤에서자신의이름을걸고레스토랑을열어볼생각이었다.
‘꿈은이루어진다’를되뇌며떠난이탈리아에서20~30대청년들과경쟁하며체력과실력의한계를뼈저리게느끼고절망했다.그렇지만이탈리아에서치즈,와인,오일,빵등다양한식자재를접하고새로운세계에눈을뜨게되었다.졸업후이탈리아의이곳저곳을돌며음식기행을했다.코로나19상황이끝난뒤에도이탈리아를계속오가며음식을탐닉하고그즐거운경험을글로옮겨볼계획이다.
저서로는『독학파스타』,『10대와통하는요리인류사』,『음식경제사』,『볼로냐,붉은길에서인문학을만나다』가있다.

목차

프롤로그-20년을함께한펜대신칼을잡다
1장-피에몬테에서요리를공부하다

떠나기만해도성공이다
수업첫날만난무궁무진한빵의세계
안식처이자또하나의교실,구내식당
【첫번째맛】스파게티가전부라고생각하면오산이지●파스타
‘간단하면서도복잡한’이탈리아요리법
【두번째맛】작지만훌륭한맛의성과●젤라토
음식처럼다양한이탈리아산천의색감

2장-레스토랑에서인턴으로일하다

‘자작나무’와의인연이시작되다
이제부터나는노예다
【세번째맛】놀라운평등성의상징●커피
알고보니나만힘든게아니었어
나이가많다고나쁜건아니야
물냉면과파스타사이에서향수병에시달리다
【네번째맛】단순하지만범상치않은식재료●토마토
‘신포도’이탈리아와인의재발견
작다고해서맛까지못한것은아니다
【다섯번째맛】일단한번마셔보시라니까요●와인

3장-시칠리아에서이탈리아를맛보다

한식없이는못살아
또다른땅,시칠리아로떠나다
세계를사로잡은맛의비밀
【여섯번째맛】슬로푸드의상징●치즈
이탈리아사람들을미워할수없는이유
【일곱번째맛】이탈리아요리의첫단추●올리브오일
피자나파스타가다는아닙니다만
【여덟번째맛】이탈리아의숨은자존심●살루미
그유명한미슐랭레스토랑은뭐가다를까
【아홉번째맛】놓칠수없는이탈리아의별미●오렌지,레몬,피스타치오,호박꽃

에필로그이탈리아요리유학에서얻은것과잃은것

출판사 서평

‘이탈리아음식’하면
피자와파스타밖에모르는당신에게

“그런데나는왜많은나라가운데이탈리아를선택했을까?‘스시천국’일본과무궁무진한요리의나라중국,서양요리의대명사인프랑스,인종만큼이나‘요리의용광로’라하는미국에도요리학교가있는데말이다.내가많은나라가운데고민하지않고이탈리아행을결정한것은‘스토리아(storia)’때문이다.스토리아는이탈리아어여성명사로‘역사’라는뜻이다.”-프롤로그중에서

‘이탈리아요리’하면머릿속에무엇이떠오르는가?아마대부분이피자나파스타를떠올릴것이다.이탈리아요리는세계각국의사람들이가장맛있다고생각하는나라의음식1위로꾸준히꼽힐정도로사랑받고있다.하지만정작이탈리아사람들이가장즐겨먹는음식은피자나파스타가아니다.그것이전부라고하기엔이탈리아요리의세계가너무나넓고깊기때문이다.저자의남다른기록을읽다보면‘이탈리아음식’하면피자와파스타밖에모르는우리의눈이번쩍뜨이는순간을만날것이다.
“모든길은로마로통한다”는속담이있는데,요리만큼이말이들어맞는분야도없다.서양의주식인빵은이집트에서시작됐지만진흙화덕에서굽던납작한빵에입체감을불어넣은것은고대로마가개발한벽돌오븐이다.와인역시로마를빼놓고서는말할수없다.예수의피로맺은성스러운계약을상징하는와인은로마가기독교를국교화하면서유럽에본격적으로퍼졌다.로마가없었다면서양요리에와인은없었다.그뿐만아니라포크와후추도이탈리아를통해전유럽으로퍼져나갔다.파스타,커피,옥수수등이탈리아와관련된음식이야기를시작하면끝이없다.이처럼서양부엌의거의모든것이이탈리아에서시작되거나이탈리아를거쳐유럽에전파됐다.
저자가이탈리아에관심을갖게된계기는이처럼이탈리아요리가전유럽의요리,더나아가문화전반을이끈나라이기때문이다.단순히요리법에대해서가아니라이탈리아요리가어떻게서양요리의뼈대가되었는지,음식뒤에숨겨진이탈리아의문화와역사에관심이많은저자는이탈리아요리의‘스토리아’를찾고자했다.그리고그스토리아는저자에겐새롭게만들어나갈‘인생의스토리아’이기도했다.

요리의‘요’자도모르던남자가
전쟁터같은주방에뛰어든사연

이책의저자는20년동안기자로일했다.게다가기자경력의절반을이른바3D부서로불리는사회부에서보냈다.그런그가오랜방황끝에쉰살을맞아이탈리아로요리유학을떠났다.여러출입처를전전하느라봉지커피와컵라면을달고살았던그가도대체어떤연유로이탈리아요리유학길에오른것일까?
나이쉰에이탈리아요리유학을떠났다고하면어딘가특별한구석이있을것이라생각하지만,사실저자는캐리어가잠기지않는데도짐꾸러미에서전기밥솥과전기장판만은빠트릴수없었던평범한‘아재’였다.다만바쁘고팍팍한기자생활중에‘어떻게든한끼를해결해볼요량’으로만들기시작한파스타가자신을이탈리아에까지이끌어주리라고는생각지못했을뿐이다.
자신보다한참어린스승에게꾸지람과불호령을들어가며하루에15시간이상(그것도무급으로!)사실상‘노예’와다를바없이중노동을하면서밑바닥부터이탈리아요리를배운저자의유학은그야말로좌충우돌의연속이다.‘요리유학’하면동기들과친분도좀쌓고주변도시도돌아볼수있는‘요리유랑’이아니었을까하고기대할법하지만,저자는서툰이탈리아어로학교에서배운수많은레시피를익히느라이럴여유를부릴새도없었다.
밤늦게까지연회가이어지는이탈리아에서하루에백명가까이손님을받는것은물론,주방에서계속서서일하랴다리에서쥐가나는건일상이었다.심지어지금까지이‘슬픈노동’의트라우마에서헤어나지못하고있을정도다.그런가하면이탈리아음식이너무좋아유학까지떠났지만물냉면이그리워향수병에시달리는등타지에서여러말못할고충을견뎌야했다.유학가기전에‘돌아오기만해도다행’이라고결심했던그만의모토가딱들어맞는상황이었다.
매일기숙사뒷산에오르고스쿼트로하체를단련했음에도결국저자는20~30대에게밀리는체력을감당하지못하고레스토랑을개업하겠다는꿈을접고만다.그런데도전재산인퇴직금을탈탈털어감행한그의일탈이무익하기만했던것은아니다.인턴실습은고됐지만즐거웠고,서양요리의기초인소스와와인에대한이해가넓어지면서이탈리아요리에대한열정의불씨가활활타올랐기때문이다.이정도고생을했으면그만둘법도한데,저자의머릿속이두번째이탈리아여행계획으로가득차있는이유다.

이탈리아에는
20개지역의음식이있을뿐이다

9개월가까이이탈리아에머물며저자는이탈리아북부피에몬테의ICIF요리학교에서요리를배우고난후레스토랑에서인턴생활을이어간다.실습을마친후엔이탈리아요리의출발점이라고알려진남부의시칠리아로떠난다.그야말로남과북을가로지르며이탈리아의요리를몸소겪은셈이다.
지금도이탈리아사람들은“우리에게이탈리아는축구(특히월드컵)할때만존재하는나라고,우리에겐20개지역만있을뿐”이라고말한다.또이탈리아소설가이자기호학자인움베르토에코는“이탈리아음식을만나는것은맛,정신,영감,삶과죽음에대한태도등다른지역과는차별되는그지역만의특징을발견하는것과같다”고말했다.영국이나프랑스와달리,절대왕정이아니라지역주의를택한것은이탈리아의역사적특수성이라고할수있다.
그렇게이탈리아는오랫동안20개도시국가로독립돼있었을뿐아니라국토의길이가남북으로1,300킬로미터에이르고해안선이7,000킬로미터가넘어식재료가다양하고,지역마다조리법이천차만별이다.저자가머무른피에몬테와시칠리아만해도북부인전자엔목초지가많아기름지고맛이진한고기요리와치즈가발달한한편,남부인후자에서는바다가가까워신선하고산뜻한해산물과올리브오일을곁들인채소요리를쉽게맛볼수있다.
다른서양요리에비해이탈리아요리는우리에게친숙한편이지만,심지어이탈리아요리전문가인저자도현지에서매번마주하는새로운면모에놀라움을금치못할정도였다.예를들어이탈리아요리는어지간하게소금간을하지않으면가차없이‘성의없이만든요리’라고평가받고,피가뚝뚝떨어져야제대로된고기요리로취급받는다는점이그랬다.그런가하면맛있기로손꼽히는이탈리아커피는호텔에서든바에서든단1유로면마실수있고와인과치즈,오렌지와피스타치오등다른나라가종주국이라고생각해온많은식재료의본고장이라는점에서미식가들의천국이기도했다.
이탈리아요리엔어느한구석에도이탈리아의유구한역사와문화와연관되지않은것이없다.저자는오랜기간쌓아온관련지식에현지에서의경험을더해이탈리아음식에숨겨진문화적,역사적배경을술술풀어놓는다.이모든것이집약된,각꼭지사이사이에수록된‘9가지이탈리아의맛’이이탈리아요리를한눈에살펴보는데전혀손색이없는이유다.

나는이탈리아에서
요리와인생에대한태도를배웠다

저자는이탈리아요리의고유한지역성을지키는데가장든든한뒷받침이된,전통식문화에대한애정과세심한노력에감탄한다.그들에비해우리는그렇지못하다는점을부끄러워하며부러움과동시에아쉬움을나타내기도한다.이탈리아에서는셰프들이지역사람들과끊임없이소통하며구심점역할을하는명망가들일뿐아니라,이탈리아음식의전통을새롭게만들어가는사람들로서오래전부터지역사회의존경을받아왔다.전통이보존되지못하고유행에따라쉽게사라져버리는우리에게다시한번생각할거리를던져주는대목이다.
슬로푸드운동을주도했을만큼‘안단테안단테의맛’이라고불리는이탈리아음식은알고보면허당인듯하면서도자기네음식문화에대한자부심이대단하고,음식에시간과공을들이기를아까워하지않는이탈리아인들의인내와고집이낳은산물이라고할수있다.저자는젊은수강생들사이에서적지않은나이때문에조바심이났다가도,오랜시간발효와누군가의열정을거쳐야하는이탈리아의빵처럼천천히익어가고싶다고말한다.이렇게마음먹게된계기는느리더라도최고의맛을좇는이탈리아요리가깨우쳐준것일지도모른다.
이탈리아에서유학하며저자가얻은교훈중하나는,요리의세계에서규모와이름값이전부가아니라는사실이다.피에몬테와시칠리아의와이너리가그랬고,여러미슐랭레스토랑이그랬다.저자는와이너리에서중요한것은양조과학이나와인의명성이아니라포도밭의풍광같은주변환경과와이너리사람들과의교감이라고했다.또우리가큰의미를부여하는‘미슐랭’이라는마크보다레스토랑이추구해야하는것은단순히식욕이나과시욕같은욕구를충족하는장소가아니라,사람과사람을이어주는사회적네트워크라고역설한다.요리의세계에서도겉치레보다는내실과사회적가치를갖춰야살아남는다는,무엇과도바꿀수없는가르침을얻은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