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올바름

정치적 올바름

$14.04
Description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PC)’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언어 사용이나 활동에 저항해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운동이나 철학을 가리킨다. 이 사회적 약자에는 여성, 장애인, 빈곤층, 흑인 등이 포함되며, 이들에 대한 언어적 차별과 모욕에 대한 저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는 자신이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무대로 만들어 “누가 더 도덕과 정의에 충실한 사람인가?”를 겨루는 전쟁터가 되었다. 이들은 자신을 도덕과 정의의 화신인 양 여길 수 있게끔 그런 담론을 끊임없이 구사한다. 이는 ‘정치적 양극화’의 동력이 된다. 정치적 쟁점이 도덕과 정의의 문제가 될수록 사람들이 그 쟁점에서 타협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도덕과 정의는 얼른 듣기에는 아름답지만, 그것이 현실과 동떨어질 정도로 과장되면 끝없는 분란의 씨앗이 되고 만다.
저자

강준만

전북대학교신문방송학과명예교수로재직하고있는강준만은탁월한인물비평과정교한한국학연구로우리사회에의미있는반향을일으켜온대한민국대표지식인이다.전공인커뮤니케이션학을토대로정치,사회,언론,역사,문화등분야와경계를뛰어넘는전방위적인저술활동을해왔으며,사회를꿰뚫어보는안목과통찰을바탕으로숱한의제를공론화해왔다.
2005년에제4회송건호언론상을수상하고,2011년에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한국의저자300인’,2014년에『경향신문』‘올해의저자’에선정되었다.저널룩『인물과사상』(전33권)이2007년『한국일보』‘우리시대의명저50권’에선정되었고,『미국사산책』(전17권)이2012년한국출판인회의‘백책백강(百冊百講)’도서에선정되었다.
2013년에‘증오상업주의’와‘갑과을의나라’,2014년에‘싸가지없는진보’,2015년에‘청년정치론’,2016년에‘정치를종교로만든진보주의자’와‘권력중독’,2017년에‘손석희저널리즘’와‘약탈정치’,2018년에‘평온의기술’과‘오빠가허락한페미니즘’,2019년에‘바벨탑공화국’과‘강남좌파’,2020년에‘싸가지없는정치’와‘부동산약탈국가’,2021년에‘부족주의’등대한민국의민낯을비판하면서한국사회의이슈를예리한시각으로분석했다.
그동안쓴책으로는『엄마도페미야?』,『정치전쟁』,『좀비정치』,『발칙한이준석』,『단독자김종인의명암』,『부족국가대한민국』,『싸가지없는정치』,『권력은사람의뇌를바꾼다』,『부동산약탈국가』,『한류의역사』,『쇼핑은투표보다중요하다』,『강남좌파2』,『바벨탑공화국』,『오빠가허락한페미니즘』,『평온의기술』,『약탈정치』(공저),『손석희현상』,『박근혜의권력중독』,『힐러리클린턴』,『도널드트럼프』,『전쟁이만든나라,미국』,『정치를종교로만든사람들』,『지방식민지독립선언』,『개천에서용나면안된다』,『싸가지없는진보』,『감정독재』,『미국은세계를어떻게훔쳤는가』,『갑과을의나라』,『증오상업주의』,『강남좌파』,『한국현대사산책』(전23권),『한국근대사산책』(전10권),『미국사산책』(전17권)외다수가있다.

목차

머리말왜자기과시를위한도덕은위험한가?ㆍ4

제1장‘정치적올바름’의소통을위하여
‘정치적올바름’이촉발한‘문화전쟁’ㆍ17|PC는‘나치돌격대의사상통제운동’인가?ㆍ21|PC의연구주제와언론보도주제의다양성ㆍ25|‘자유,위선,계급’이라는PC의3대쟁점ㆍ28|자유:‘소극적자유’와‘적극적자유’의갈등ㆍ32|“자유는건전한절제를전제로한다”ㆍ37|위선:‘말과행동의괴리’로인한갈등ㆍ40|고소득·고학력좌파가주도하는PCㆍ45|계급:‘정체성정치’와‘계급정치’의갈등ㆍ48|PC를통제하는브레이크는여론이다ㆍ52|‘인간에대한예의’를지키는PCㆍ56

제2장왜싸이의‘흠뻑쇼’논쟁이뜨거웠는가?
‘외눈박이’,‘성적수치심’,‘~린이’표현을쓰지마라ㆍ63|배우이엘과작가이선옥의논쟁ㆍ67|『경향신문』과『중앙일보』의시각차이ㆍ70|‘도덕적우월감’없는문제제기는가능한가?ㆍ72|“슬랙티비즘은사회참여첫걸음이다”ㆍ75|좌파지식인들의PC비판ㆍ78|PC언어가잔혹한현실을은폐한다면?ㆍ80

제3장‘정치적올바름’의생명은겸손이다
‘정치적올바름’,겸손하면안되나?ㆍ85|좌파이자동성애자인사람이왜PC를반대하나?ㆍ88|“파멸하지않으려면이분법광기를멈춰야한다”ㆍ91|지금까지즐겨온농담을할자유의침해ㆍ93|‘장애우’는‘누군가의가슴에비수를꽂는망언’인가?ㆍ97

제4장SNS가규제하는‘유치원국가’가좋은가?
‘정치적올바름’의변질과정ㆍ105|‘안전’의‘은밀한개념확장’ㆍ108|소셜미디어의포로가된i세대ㆍ110|“어린이에해를끼치고분열을조장하는페이스북”ㆍ112|소셜미디어의‘가해자지목문화’ㆍ116|“학생들의나약함을신성시하는분위기”ㆍ119|“학생들은반드시만족시켜야하는소비자”ㆍ121

제5장‘마이크로어그레션’과‘가해자지목문화’
‘끔찍한고문’의잔치판이된명절ㆍ127|미국에서아시안에대한미묘한차별ㆍ129|동성애자·트랜스젠더차별ㆍ132|미세먼지처럼해롭고만연한‘먼지차별’ㆍ134|‘의도’를완전무시해도괜찮은가?ㆍ137|SNS가부추긴‘가해자지목문화’ㆍ140|표현의자유를억압하는캠퍼스문화ㆍ143|‘피해자의식문화’를넘어서ㆍ145

제6장‘언더도그마’와‘약자코스프레’의악순환
약자는늘선하고고결한가?ㆍ153|왜9·11테러리스트들의‘용기’를거론하나?ㆍ155|‘샤덴프로이데’는인간의보편적특성인가?ㆍ158|이준석이장애인시위에제기한‘언더도그마’ㆍ160|‘약자코스프레’와‘피포위의식’ㆍ164|권력재생산을위한‘피해자서사’ㆍ166|‘약자코스프레’의탐욕인가?ㆍ168|“모두가누군가에게는언더도그다”ㆍ171

주ㆍ174

출판사 서평

‘정치적올바름’은항상올바른가?
왜자기과시를위한도덕은위험한가?

‘정치적올바름(PoliticalCorrectness,PC)’은사회적약자와소수자에대한차별적언어사용이나활동에저항해그것을바로잡으려는운동이나철학을가리킨다.이사회적약자에는여성,장애인,빈곤층,흑인등이포함되며,이들에대한언어적차별과모욕에대한저항이라고할수있다.인터넷과소셜미디어는자신이도덕적이고정의로운사람이라는것을세상에알리는무대로만들어“누가더도덕과정의에충실한사람인가?”를겨루는전쟁터가되었다.이들은자신을도덕과정의의화신인양여길수있게끔그런담론을끊임없이구사한다.이는‘정치적양극화’의동력이된다.정치적쟁점이도덕과정의의문제가될수록사람들이그쟁점에서타협할가능성이줄어들기때문이다.도덕과정의는얼른듣기에는아름답지만,그것이현실과동떨어질정도로과장되면끝없는분란의씨앗이되고만다.
그러니자기과시를위한도덕이위험하듯이자기과시를위한PC도위험할수밖에없다.특히정치인들은자신의이념적순수성을과시하기위해타협을거부하는것을자랑스럽게드러내기도한다.예를들어마음이잘맞는진보주의자들과수다를떠는경우를가정해보자.그들이자신을가난한사람들에게애정이있는사람이라고생각한다면어떤일이벌어질까?누군가도덕적으로시간당최저임금이15달러여야한다고주장하면,다른누군가가그것을20달러로제도화하는것이가난한사람들을더신경을쓰는것아니냐고할것이고,이런식의논의가진행되다보면어떤결과가나올지짐작할수있다.어디그뿐인가?“누가더경쟁집단의견해를공격하고경멸하는데에유능한가?”를겨루는경쟁이일어나기마련이다.
강준만의『정치적올바름』에서는PC를둘러싼찬반논쟁과논란에서어느한쪽의편을들기보다는양쪽의소통가능성을모색하고있다.‘정치적양극화’가극단적상황으로치닫고있는현실에비추어소통과화해는인기가없는주제지만,그렇다고모두양극화선동가들에게놀아날수만은없는일아닌가?저자는PC의3대쟁점을탐구함으로써이논쟁의원활한소통에기여하고자한다.이3대쟁점은자유,위선,계급이라는키워드로요약할수있다.PC운동이애초에‘인간에대한예의’에서출발한것임에도어떤사람들이그예의를지키지않거나소홀히대한다는이유로그들에게너무거친비판을퍼부음으로써‘인간에대한예의’를지키지않는것은자기모순이다.

‘정치적올바름’은‘나치돌격대의사상통제운동’인가?

1980년대에미국각지의대학을중심으로전개된PC는‘소수자의인권보호프로그램’으로성차별적·인종차별적표현을시정하는데에큰성과를거두었다.PC운동은나이에대한차별,동성연애자들에대한차별,외모에대한차별,신체의능력에대한차별등모든종류의차별에반대했다.그러나1980년대후반부터PC운동은전통이나관습에대해적대적이었기때문에보수주의자들이싫어하는것은당연한일이었다.보수지식인들은주로출판활동등을통해PC운동이표현의자유를억압한다는점을중심으로맹공을퍼부었다.급기야PC반대자들은이운동에반대하거나공감하지않는사람들에대해인종차별주의자나성차별주의자라는딱지를남용하는경향이있다며,‘새로운매카시즘’이라고비난했다.또이운동을‘나치돌격대의사상통제운동’,‘AIDS만큼치명적인이데올로기바이러스’등과같은비난과함께PC운동가들을‘언어경찰’이나‘사상경찰’로비난했다.
PC의3대쟁점은자유,위선,계급이라고할수있다.첫째,‘소극적자유’와‘적극적자유’의갈등의문제다.PC논쟁은소극적자유도적극적자유도아닌제3의자유인‘비지배상태’를강조하는‘공화주의적자유’를인정할수있느냐하는논쟁을선행할때에생산적인국면으로이동할수있다.둘째,‘말과행동의괴리’로인한갈등이다.엘리트계급의언행불일치로인해냉소주의가확산된가운데PC는단지말뿐인위선의제도화에지나지않는다는비판은상당한설득력을갖고있으나,문제는사회적약자와소수자차별에대한문제제기가문제를제기하는사람의위선에의해부정될수있는것은아니라는데에있다.셋째,‘정체성정치’와‘계급정치’의갈등의문제다.PC운동이기반하고있는‘정체성정치’는사회전체의중요한문제를해결하는데에상당한장애가될수있지만,문제는정체성정치가날이갈수록심화되어온빈부격차문제에전혀대처하지못한계급정치의실패와그런실패에도이론적수준에서여전히계급이외의이슈제기를적대시한계급정치의독선과오만으로인해나오게되었다는사실이다.

왜싸이의‘흠뻑쇼’논쟁이뜨거웠는가?

PC논쟁은‘도덕적우월감’의문제로비화되기도한다.이는“진보가보여주는꼴불견중에하나가도덕적우월의식이다”는상식과상통한다.도덕적우월감이없는,상대편이그런의심조차할수없게끔도덕적우월감이완전히배제된문제제기는가능한가?타인에대한훈계는아닐망정계몽의재미조차박탈된PC언어가가능할것인지그것이쟁점이될수도있다.싸이의‘흠뻑쇼’논쟁은이른바‘슬랙티비즘’을어떻게볼것인지의문제이기도했다.‘게으른사람’과‘행동주의’의합성어인슬랙티비즘은시민참여나집단행동을촉진하기위한수단으로인터넷과소셜미디어를활용하는사람들이증가하면서등장한말로,지식인들사이에열띤쟁점이되고있다.
슬랙티비즘은온라인공간에서치열한토론을벌이면서도막상실질적인정치·사회운동에참여하지않는네티즌을비꼬는말로도쓰이지만,중립적으로보자면사람들이사회의여러문제에대해분명한의사를가지고있지만행동으로옮기는것은주저하면서최소한의관여만으로최소한의영향을끼치는참여,즉소심하고게으른저항을가리키는개념이다.어쩌면싸이의‘흠뻑쇼’논쟁은PC가우리의일상적삶에깊숙이들어와있음을말해준다.모든PC논쟁이다그런것은아니지만,상당부분은계급의문제이기도하다.이‘흠뻑쇼’논쟁에도그런요소가있다.PC의본고장인미국에서는대체적으로진보는‘친(親)PC’,보수는‘반(反)PC’성향을보여왔지만,최근에는진보쪽에서도‘계급’의중요성을강조하는이들은‘반PC’로돌아서고있다.

‘정치적올바름’의생명은겸손이다

PC의생명은겸손에있다.흔히하는말로‘지적질’을받고기분이상하지않을사람은없다.PC에관한의견을표명할때에는낮은자세로겸손하게상대방의기분을최대한배려하는것이절대적으로필요하다.그런데그렇게하지않는사람이너무많다.특정인을겨냥해속된말로잘난척하면서싸가지없게말하는사람이너무많다는것이다.사실이것이바로PC의부작용을증폭시킨결정적이유다.어쩌면PC가우리시대의테러라는생각이들기도한다.또PC가정치판으로들어가면상대편을때려눕히려는몽둥이가되고만다.
이문제는역지사지의문제로귀결된다.우리는상대방의더나은태도를원하면서,마찬가지로자신이문제를지적할때에는왜자신의태도는잊을까?PC를남을비난하고모멸하기위한도구로써먹는이런작태는‘정치적올바름’의좋은뜻마저죽이고야말것이다.PC를남들에게으스대는완장의용도로쓰지말자.그것은PC를죽이는일이다.독선적이고오만한PC는PC를죽이고야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