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폭식 사회

디지털 폭식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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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플랫폼 공룡, 카카오의 그림자”
“기술을 향한 맹목적 욕망에 저항하라”
디지털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별점ㆍ평점ㆍ주목 사회의 민낯들”

2022년 10월 15일 경기도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되었다. 거의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과 카카오맵, 카카오T, 카카오페이, 다음 한메일을 사용하지 못해 대혼돈에 빠졌다. 시민들의 일상과 경계 활동에 큰 불편을 초래했고, 특히 카카오의 유·무료 서비스를 이용해 생계를 도모하던 상인들의 피해가 컸다. ‘카카오 먹통’ 사태는 카카오가 우리 사회 어디든 존재하는 범용의 플랫폼이 되었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얼마나 카카오의 각종 플랫폼 앱에 빠르게 길들었는지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 되었다. 무엇보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플랫폼이 시장 잠식은 물론이고, 우리 의식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잠재적 리스크를 체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

이광석

테크놀로지,사회,문화가상호교차하는접점에비판적관심을갖고연구와비평,저술과현장활동을해오고있다.미국텍사스오스틴대학Radio,Television&Film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고,서울과학기술대학교IT정책대학원디지털문화정책학과교수로일한다.현재비판적문화연구저널『문화/과학』공동편집주간으로활동하고,『경향신문』에칼럼을연재하고있다.주요연구분야는기술문화연구,미디어·아트행동주의,플랫폼과커먼즈,인류세와포스트휴먼,비판적제작문화등에걸쳐있다.지은책으로는『데이터사회미학』·『데이터사회비판』·『옥상의미학노트』·『뉴아트행동주의』·『디지털야만』·『사이방가르드』등이있고,기획하고엮은책으로는『사물에수작부리기』·『현대기술·미디어철학의갈래들』·『불순한테크놀로지』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별점,평점,주목사회
피지털효과4피지털,플랫폼의새로운권력장6디지털기술의독성9디지털기술폭식현상의가속화11디지털기술은만능해결사인가?14

제1장메타버스플랫폼질서의탄생

현실을무너뜨리는메타버스와아바타
사이버공간독립선언문25사이버공간과메타버스27메타버스비즈니스의탄생29메타버스의자산증식욕망32게임과오락을넘어34
크립토아트와NFT창작노동의비애
『훈민정음해례본』이NFT로거래된다면37디지털아우라40디지털자유문화의위기42무기력한데이터창작노동44인류의창발력을거세하다46
인공지능에혐오와편향이스며들었다
이루다의오염된말뭉치48이루다는‘어린아이’같은지능체였는가?51이루다를둘러싼혐오논쟁54인공지능윤리가이드라인과법적규제책57인공지능기술의오남용을막기위해59
클럽하우스열풍은무엇을남겼는가?
음성기반형소셜미디어61클럽하우스사용법63인플루언서경제65폐쇄적이고위계적인소셜미디어68클럽하우스의모순과한계71

제2장인공지능자동화와노동의미래

노동의소멸과‘하류노동’의무한증식
질나쁜‘위태로운’노동75플랫폼공장의탄생77플랫폼기술예속형노동자들79노동자의심신을피폐화하는하류노동82플랫폼노동의미래84
알고리즘의무자비성과노동인권의실종
플랫폼앱에매달린노동자87판교노동문화의민낯89인공지능의‘알고리즘경영’92노동자를위협하는알고리즘96
택배상자손잡이구멍과약자의기술정치학
비대면자동화사회98택배상자의착한손잡이100인공지능의편향과왜곡102‘사람중심’인공지능의한계104약자와타자를위한인공지능의인권원칙107
모터에실려올미래와정의로운전환
‘레거시’내연기관자동차109비정규직무노조하도급노동112테슬라와‘위장환경주의’114전기차의‘정의로운전환’을위해116

제3장성장강박과지속가능한기술환경

플랫폼공룡,카카오의그림자
일상이멈추었다121플랫폼에대한정부의모호한태도124플랫폼독점에길들여지다127카카오먹통사태가깨우쳐주는것128
성장중독에급조된‘한국형뉴딜’의유물
‘한국형뉴딜’의탄생131‘그린뉴딜’이라는신기루134‘디지털뉴딜’의딜레마들138‘데이터댐’의부실142‘디지털플랫폼정부’를뜯어고쳐라144
스마트시티와시민의데이터인권침해
도시의기술욕망147중앙통제형도시관리시스템149구글의밴쿠버스마트시티계획151완벽하게통제되는‘유토피아도시’는가능한가?154
도시경관과생태주의적균형찾기
인공으로덧칠한‘불빛정원’157스펙터클한도시경관159기술과잉의도시디자인161기술과생태사이에서163

제4장코로나19팬데믹과생태위기

코로나19로드러난자본주의의민낯들
자본주의적생태파괴와균열의대가169멈추니드러나고보이는것들172‘코로나19난민’의탄생175자본주의의광란을멈춰라178
코로나19난민과사회적백신
‘위드코로나’라는상시방역체계181방역조급증과사회안전망의부재183비대면기술의진화방식186인간의‘기술에대한욕망’189
포스트코로나19시대공통감각의재구축
안전사회,방역사회,비대면사회192기술논리가낳은사회병리194‘공통감각’에대하여196‘생태감각’을배양하는법198‘연대감각’과‘기술감각’200

제5장기술폭식사회와기술민주주의

기술을향한맹목적욕망에저항하라
기술폭식욕망에압도된사회205KT의인터넷통신망마비207인공지능식별추적시스템209표류하는데이터인권211‘기술리얼리즘’의단초들212
‘조회수알고리즘’사회와공론장의위기
온라인공론장의퇴락215물리적사회관계에서소셜미디어관계로217조회수와주목경제219정치적부족주의221가짜뉴스와알고리즘정치223
시민자율과자치에기댄기술민주주의
‘초기술사회’를향해227시민주도정책사업의성과229데이터민주주의와시빅해킹232개인리터러시와기술역량을넘어235
성장의욕망에서공생의기술로
첨단기술에녹아있는욕망237소셜미디어플랫폼의알고리즘논리239IT기술의반환경‘독성’효과241‘디지털탄소다이어트’캠페인243공생과호혜의생태주의적기술245

에필로그:성찰없는기술주의
숭배와탐욕247신생청정기술의독성249생태기술과공생기술251생태패러다임으로전환하기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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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디지털은어떻게권력이되었는가?
“별점?평점?주목사회의민낯들”

2022년10월15일경기도판교SKC&C데이터센터에화재가발생해카카오의주요서비스가먹통이되었다.거의전국민이사용하는카카오톡과카카오맵,카카오T,카카오페이,다음한메일을사용하지못해대혼돈에빠졌다.시민들의일상과경계활동에큰불편을초래했고,특히카카오의유·무료서비스를이용해생계를도모하던상인들의피해가컸다.‘카카오먹통’사태는카카오가우리사회어디든존재하는범용의플랫폼이되었다는것을재확인하는계기가되었다.우리가얼마나카카오의각종플랫폼앱에빠르게길들었는지도뼈저리게느끼는순간이되었다.무엇보다카카오와네이버등플랫폼이시장잠식은물론이고,우리의식과사회전반에미치는잠재적리스크를체감하는계기가되었다.
플랫폼의장점은흩어져있는자원공급자를묶어실수요자가현명한시장선택을하도록이끄는데있다.플랫폼은효율적인유무형자원중개에대한수수료로막대한수익을취하고,서비스영역에서신생의불완전노동시장을만들어내며,유연근무와고용창출효과를내기도한다.그런데문제는플랫폼이권력이되는순간이다.인간의시장활동,자원정보의실시간파악과수요·공급매칭,데이터알고리즘예측을통해그능력을극대화하려고할때플랫폼은자기모순에빠진다.또한플랫폼은소비자·노동자·시민데이터의수집과감시없이는그것의제기능이작동불가한‘기생자본주의’의전형을보인다.
『디지털폭식사회』는우리삶을파고드는기술만능주의와그기술효과가미치는독성과폭력을비판한다.또한우리사회의경제성장과삶의편리를위해디지털기술이만능해결사가된상황을비판한다.한국사회는디지털기술폭식의특징들을가장극단의스펙터클한방식으로보여준다.빅테크의첨단기술은우리에게청정의해가없는디지털신기술로주목받고무형의산물로만포장되어왔다.디지털플랫폼은우리현실속에디지털‘독성’의그림자를짙게드리우고있다.별점이영세업자의생존을좌우하고,공유택시의배차알고리즘이기사의노동방식을길들이고,플랫폼알고리즘이사회의편견을확대재생산하면서혐오와적대의정치문화를배양하고,소비자손끝의평점과댓글이플랫폼노동수행성의척도로쓰인다.우리는디지털의달콤한유혹에빠져그것의폭주와폭식을제대로인식하지못했다.
『디지털폭식사회』는디지털신기술을성찰없이폭식하는우리사회의과잉경향을특징적인사례들을통해분석한다.이사례들을통해우리사회에디지털기술의폭식과정에서불거진반(反)생태적인모습을밝히고,공생과호혜에기반을둔기술대안을도모한다.제1장은우리사회를달구었던몇가지기술문화현상,즉메타버스와아바타,NFT,인공지능챗봇이루다,클럽하우스에대해비판한다.제2장은인공지능자동화,알고리즘의무자비성,노동인권을다룬다.제3장은‘카카오먹통’사태와우리사회기술강박에서출발한‘한국형뉴딜’과‘스마트시티’등중장기기술정책에대해비판한다.제4장은코로나19로드러난자본주의의민낯과코로나19난민을다룬다.제5장은우리사회의디지털기술폭식과정치공론장위기의일그러진단면을드러내면서시민들이협력해자율적으로구성할수있는기술민주주의의지향점을제시한다.

‘카카오먹통사태’가깨우쳐주는것

‘카카오먹통사태’는디지털플랫폼공룡인카카오의문어발식시장확장욕망에비교해턱없이낮았던한국형플랫폼의기술설계에대한안전의식의부재로인한사고였다.거의전국민의데이터를다루는거대디지털플랫폼기업이안전비용을절감하기위해데이터서버관리시스템을안이하게운영했다는것도드러났다.골목상권까지비집고들어가130여개가넘는계열사로덩치를키워온,인터넷업계매출1위를구가하는기업의위상에걸맞지않는행태다.플랫폼의문제는시장의무차별폭식과자본축적을넘어그것이인간의식과일상에파고들며중독과의존을유발하는데있다.카카오와네이버등거대플랫폼기업이지니는약탈적가격정책,수직적통합,시장지배력등시장독과점문제를점검하는일이시급하다.이를통해우리사회의특정플랫폼의존리스크를분산하고낮추는효과를거둘수있다.
윤석열정부는플랫폼시장개입을과잉규제라는이유로꺼렸다.카카오와네이버등을부가통신사업자로분류하고,재난대비관리의무를‘이중규제’라며면제해주는등최근까지데이터시장부양에만골몰했다.2022년8월에는공정거래위원회가플랫폼의우월적지위를남용하면법적제재를취하는‘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까지폐기했다.윤석열대통령은카카오를‘국가기간통신망’이나‘국가기반인프라’로추켜세우는데,이는정부가카카오플랫폼에대한강력한시장반독점규제정책을구사하기어렵게만든다.오히려플랫폼공룡기업카카오를국가가나서서키운꼴이되었다.이제시장교란과우월적지위남용등플랫폼시장의독과점을판단할새로운잣대가필요하다.

인공지능챗봇‘이루다’논란과클럽하우스열풍

국내에서논란이되었던인공지능챗봇‘이루다’사태는기술의본모습에대해각성할시간을우리에게주었다.‘챗봇’은이용자의입력된말에특정단어나구문을검출하고분석해이에최적화된응답을출력하도록제작된프로그램이다.그런데문제는이루다가일상대화중보여주었던성희롱,약자차별,장애와인종혐오정서였다.한온라인사이트의남성이용자들이이루다에게2차성적가해를시도하며일종의‘성노예’로길들이면서인권침해논란을빚기도했다.이는우리사회에잠재하는혐오와차별의정서뿐만아니라개발자문화의성인지나인권감수성수준을극명하게보여주었다.이것을막기위해인공지능윤리가이드라인과법적규제책을마련해야한다.기업의무분별한시민‘데이터활용론’이대세처럼굳어진현실에서인공지능기술과플랫폼알고리즘등민감한기술에대한시민들의데이터권리를보호할방안을마련해야한다.
클럽하우스는‘음성’만으로이용자들이낯선이들과새로운관계를맺고대화를나눌수있는음성기반형소셜미디어플랫폼앱이다.클럽하우스는전성기에전세계가입자수1,000만명을웃돌았고,한창때우리도가입자가100만명에이르러클럽하우스‘열풍’이라고할만했다.클럽하우스는자율적소통과상호예의를갖춘발언문화의기초문법을세우는듯했고,우리에게생생한‘말’과대화의각축장을선보이면서새로운민주적소통관계를만들어낼수도있다는얕은희망을주었다.그러나클럽하우스는공통의정치·사회적의제확산보다는특정취향과세부주제에따라대화방들로나뉘어밀도있게정주행하는대화형모델에적합했다.다시말해폐쇄적이고위계적인면모를보여주었다.클럽하우스가추앙받다가이제우리의기억에서잊힌이유를비판적으로탐색해야한다.어제온라인정치혁명의소셜미디어로여겨졌던것이오늘가짜뉴스의온상이되지않았던가?

구글은왜‘밴쿠버스마트시티계획’을철회했을까?

구글은전세계적으로살기좋기로손꼽히는캐나다밴쿠버에서진행했던‘스마트시티계획’을2020년5월전면백지화했다.구글과같은빅테크의글로벌기술력과거대민간투자를통해밴쿠버를첨단도시재생사례로만드는일은누가보더라도매력적인구상이었다.하지만구글의기술인프라에각종감시기술을내장하거나,개인데이터의사적활용을용인하거나,제3자에게데이터양도를쉽게하도록하거나,해킹과비인가접속에대한관리감독이나제한이취약한문제등이드러났다.이는시민의데이터를관리하며도시권력을확장하는지능형통제도시를축조하는것처럼보였다.그런데시민들의거의모든활동을기록하고분석하는디지털통제현실을강제하는것은정보인권적측면에서우려스럽다.구글의스마트시티계획은‘완벽하게통제되는유토피아도시’구상과는거리가멀었다.
도시의기술과잉욕망은곳곳에서볼수있다.도시경관을조성한다는명목으로조명장치,미디어파사드,사이니지,안내키오스크,레이저빔프로젝터,옥외광고판등우리의말초감각을자극하는조형물과인공물이도시곳곳에설치되어있다.더구나우리사회의신기술숭배의존도가높아지면서첨단기술의인공물설치가더욱급증하고있다.과연이것이우리가추구하려는도시의모습일까?이제도시경관사업에쓰이는각종기술장치가지역과환경에미치는유해효과를살펴보고,지역문화와정서와상호친화적일수있는지숙고해야한다.다시말해도시경관조성에강요되는기술만능주의에대한비판적제고가필요하다.도시설계의공공성역할이남아있다면,기술과생태사이의균형점을찾아야한다.

디지털기술은만능해결사인가?

우리사회의기술의존도가갈수록커지고있다.코로나19팬데믹으로언택트경제가흥행하고비대면일상이익숙해지면서기술과열조짐까지보인다.기술폭식사회는그어떤때보다사회가기술에매달리고,기술을사회문제의직접적해결책으로보고,그에대한이성적판단이나성찰의여유가적을때발생하는현상이다.기술이경제성장과함께편리와효율을선사해왔던것은사실이지만,기술이만능처럼군림하기시작하면서사회문제가불거지고있다.이는우리사회의혁신이나기술민주주의와무관해보인다.오히려성장주의만을위하거나기술의도구적합리화과정에가까워보이기때문이다.
우리는기술이놓인사회적맥락이나의미를살피기보다는기술의시각적인재현이나장식효과에몰입하는경향이있다.기술의스펙터클한재현이라는대중심리적홍보효과를얻는데목적을두면서,우리의기술폭식과편식은화려한기술의속내를읽는비판적시선을무디게했다.단적으로닷컴기업과빅테크의사유화논리가지배적이고,빅테크기술이우리사회를조직하고구성하는관계의인프라가될정도다.특히디지털기술과같은비물질독성은인간의생체리듬과심리는물론이고사회저변에박혀있어잘드러나지않는내상까지입힌다.우리가그토록믿었던기술의민낯이드러나고있는것이다.
데이터민주주의의구체적인사례인‘시빅해킹’은시민들이주체가되어공공데이터를사회혁신의방향으로이끄는공동체자치와공공협치활동을강조한다.한마디로데이터기술을사회혁신과결합하려는시민사회의실천의제로볼수있으며,디지털기술을매개한시민주도의디지털민주주의의실험이라고할수있다.이제는기술폭식과편식을일방적으로강요하는구태의프레임을깰필요가있다.그리고기술폭식의이면을성찰하고자본주의기술의위상을따져보면서디지털기술이시민들의심신에미치는독성을제거할방법을찾아야한다.우리는인간의과신과오만이묻어있는기술처방이나사회문제의해결책을기술에서찾는발전주의적세계관에서벗어나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