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스터리 사건 수첩 : 금은방 강도 사건부터 도깨비집 사건까지, 기이하고 괴상한 현대사

대한민국 미스터리 사건 수첩 : 금은방 강도 사건부터 도깨비집 사건까지, 기이하고 괴상한 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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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적 사실과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곽재식의 역사 논픽션!
“세상에는 실제로 일어났던, 기이하고 괴상한 이야기가 있다”
1959년 4월 20일, 남대문 금은방에 20대 후반의 남자가 들어와 금팔찌를 보여달라고 했다. 금은방 직원이 금팔찌를 건네자 그는 주머니에 그것을 넣고 허리춤에 있던 권총을 꺼내 위협했다. 남자가 꺼낸 권총은 미제 45구경이었다. 강도는 “물건은 꼭 갚겠다. 그러나 따라오면 죽이겠다”고 적혀 있는 쪽지를 건네고 금은방을 유유히 사라졌다. 그는 도망을 가면서 총 한 발을 쏘며 시장 상인들과 행인들을 위협했다. 금은방은 큰길 하나를 건너 옛 한국은행 건물과 가까웠고, 그 바로 옆에 파출소가 있었다. 경찰이 뛰어나온다면 불과 몇십 초 안에 올 수 있는 거리였다. 그 후 강도는 사건 발생 177일 만에 체포되었는데, 도주 경로가 왜 그렇게 이상했는지, 범인은 왜 금을 녹여서 팔지 않고 가게 상표만 대충 지운 금팔찌를 통째로 팔려고 했는지, 왜 대담하게 파출소 근처에 있는 금은방을 표적으로 삼았는지 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1959년 3월 4일, 서울 용두동 인근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유 사장은 자동차 한 대가 달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런데 자동차는 제 길을 달리지 못하고 언덕길을 내려오면서도 속도를 줄이거나 방향을 트는 게 아니었다. 그대로 자동차는 도로를 벗어나 결국 전봇대에 충돌했다. 유 사장이 운전자나 동승자를 확인하기 위해 자동차로 갔을 때, 자동차 안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도대체 운전하는 사람이 없는 자동차가 어떻게 서울 시내 한복판을 달리고 있었던 걸까? 그렇다면, 이 자동차의 운전기사를 찾으면 되는 일이었다. 자동차 주인은 명동에서 호텔을 경영하는 옥 사장이었고, 이 자동차의 운전기사는 임씨였다. 그런데 임 기사는 시신으로 돌아왔다. 그의 시신은 자동차 사고가 벌어진 그날 밤 발견되었다. 그는 오물이 섞인 진흙탕 구덩이에 박혀 있었다. 유령 자동차의 수수께끼는 이제 살인 사건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대한민국에는 신문과 언론에 보도는 되었지만,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꽤 많이 있다. 이 사건들은 대부분 짤막한 기사로 보도되거나, 대중의 관심 밖으로 사라진 사건들이다. 이 사건들은 강도 사건부터 밀수 사건까지, 소매치기부터 사기꾼까지, 도난 사건부터 도깨비집 사건까지 다양하다. 한국 최초의 방송국인 HLKZ는 어떻게 화재가 발생해 전소되었을까? 1962년과 1963년에 걸쳐 경기도 양주군에서 발생한 어린이 납치 사건의 범인은 정말 괴물일까? 워싱턴 메일호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를 여러 의심을 받으면서 아주 중요한 거래를 하는 것마냥 운반했을까? 범인은 왜 자신을 잡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경찰서에 보냈을까?
곽재식의 『대한민국 미스터리 사건 수첩』에는 과거 한국에서 벌어진 사건 중에 그 시대에는 상당히 화제가 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은 이상한 사건이었지만, 지금은 어느새 잊혀 거의 언급되지 않는 15가지 사건이 수록되어 있다. 이 사건들은 정치적인 의미가 있는 몇몇 사건을 제외하고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이하면서도 괴상하고, 그 진실이 무엇인지 미스터리한 것도 많다. 저자는 이 사건들을 개인의 사생활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사건의 배경이 되는 시대와 사회에 두고 있다. 과거의 사건 기록 속에는 그런 범죄가 일어날 수 있었던 그 시대의 배경이 녹아 있고, 동시에 그 사건에 대처하기 위한 당시 사회의 반응도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가령 1950년대 HLKZ 방송국의 화재 사건에 대한 정황을 설명하다 보면 자연히 그 시대 한국의 언론과 방송 문화에 대해 현장 풍경을 살펴보게 되고, 1930년대 소매치기 사건을 이야기하다 보면 당시 한반도 사람들의 상업과 교통에 대한 감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신문 기사에 나타나는 과거 사건 기사들을 당시 시대상에 대한 이야기와 다른 자료들과 함께 재구성했다. 이는 이 사건들이 더 정직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한국 사회의 과거를 볼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고, 그런 과거의 사건들이 한국 사회의 변화 과정에 대해서도 더 깊은 이해를 얻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곽재식

공학박사이자작가로,숭실사이버대학교환경안전공학과교수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2006년단편소설「토끼의아리아」가MBC<베스트극장>에서영상화된이후작가로활동하기시작했다.과학적상상력과방대한과학지식을바탕으로『곽재식과힘의용사들』,『곽재식의유령잡는화학자』,『그래서우리는달에간다』,『지구는괜찮아,우리가문제지』,『곽재식의아파트생물학』,『곽재식의세균박람회』등...

목차

머리말5

001불타는한국최초의방송국
텔레비전의마력에빠지다15|한국최초의텔레비전방송을시작하다19|방송국이불에타다22|KBS-1채널번호는9번27

002소매치기전성시대
검은손의세계33|헌병으로변장한소매치기37|서커스단,만주국,좀도둑거리40|서울과부산에서소매치기를하다45|백식구파와김형사48

003어린이를죽인괴물
두아이가실종되었다53|호랑이가어린이들을습격했다57|호랑이를구경한적도없다61|솥에있던고기의정체66

004남대문금은방권총강도와영어학원
서울의티파니71|권총으로위협하다74|무허가여관,퇴폐업소,탈영병을수사하다78|영어학원에등록하기위해범행을저질렀다82

005경찰서에서사기를치다
50만환사취사건87|남대문경찰서의김형사90|형사가아니라사기꾼94|“서울지방경찰청입니다”97

006도둑맞은금관을찾아라
국보제138호금관의비밀101|현풍지역의도굴꾼들106|금관을어디에숨겼을까109|금관이처음으로세상에공개되다112

007쓰레기를실은워싱턴메일호
나일론백사건117|‘수출보국’이나라에대한충성의길121|사건의배후에권력층이있다125|중앙정보부와육군방첩대의갈등130

008보호받지못한피해자
소나무밭에서발견된여성의시신134|범인이편지를보내다137|진술을번복하다142|사형이확정되다147|한국재판사상희대의오판150

009명동의보물을찾아라
4개국의공동선언을수락하다153|일본인들이숨겨둔금괴157|1961년가을의보물찾기160|보물지도를손에쥐다165|보물상자는없었다170

010을지로의폴터가이스트
도깨비혹은도깨비집사건174|집안에돌멩이가날아들다177|누가돌팔매질을했을까181|“이부락은불바다로변해버릴것이다”183|돌은집안에서던졌다187

011우라늄과이중간첩
의문의남자가호텔에서자살하다193|남한에침투한북한의첩보원196|유서에남겨진우라늄에대한정보200|서울대학교라듐도난사건204|한국최초의원자로,트리가마크-2208

012일지매와해당화단
매화꽃나무가지를남기다212|일지매보다유명한해당화216|부산제일은행강도사건219|해당화강도단223|서울대한여행사강도사건227

013풍마동을훔치다
황금보다도더귀한금속230|마곡사5층석탑의비밀232|풍마동도난사건236|동제은입사향로가발견되다240

014유령이탄자동차
자동차안에는사람이없었다244|시신으로돌아온‘ㅤㅉㅣㅍ차’의운전기사247|일본메이지대학을나온‘인테리’이자공학도255|강요된자백258

015충무로에울려퍼진총소리
범인은왜강사장을쏘았을까265|청부살인268|태흥영화사의이태원과군납업자친목회271|스트롱과‘돈나무’277|배후는공공기관과정부고위층282

출판사 서평

일본인들은명동에보물을숨겨놓았을까?

1945년8월15일,일본의미치노미야히로히토가“미국,영국,중국,소련4개국의공동선언을수락한다”며제2차세계대전에서일본의무조건항복을선언했다.당시한반도에거주하던일본인들은부랴부랴짐과재산을싸들고일본으로떠났다.그러나미군의법령에따라대부분재산을한반도에두고떠나는수밖에없었다.그로부터16년만인1961년가을,일제강점기에번화가로성장한‘명동’에보물이숨겨져있다는이야기가퍼졌고,이씨,김씨,강씨세사람은보물찾기사업에뛰어들었다.
누구나한번쯤지나쳤던,너무나친숙한명동어딘가에보물이숨겨져있다는이야기에사람들의관심이집중되었다.9월26일,20여명의작업자가땅을파기시작했고,만약의혼란을대비해서경찰관10여명도배치되었고,무슨이유인지중앙정보부직원이와서지켜보고있었다.그러나일본청주병만발견되었을뿐보물상자는발견되지않았다.세사람은보물이묻혀있다는사실을얼마나굳게믿고있었을까?아니면정말로아주약간의차이로빗나간위치에보물이여전히묻혀있고,수십만명의시민이오가는명동거리아래에아직도그대로남아있을까?

마곡사5층석탑의비밀

충남공주마곡사5층석탑은한국식5층석탑위에다시티베트식금속탑을올린기묘한구조다.그런데석탑꼭대기의동탑은풍마동으로되어있었다.풍마동은바람에연마되는구리같은금속이라는뜻으로,“황금보다도더귀한금속”이었다.그가치는수백억원정도의가치를가진보물이었다.그런데1956년5월,풍마동으로제작된탑이도난당했다.동탑의크기는1~2미터정도고,무게는상당했다.풍마동은도난당한지2개월이지난후에마곡사인근의풀밭에서발견되었다.도둑이운반과정에서동탑을버린채도망쳤을것으로추측된다.
그러고나서약1년이지난1957년9월,동탑이또사라졌다.다행히두번째사건은사건발생후100일정도가지난1958년1월절도단3인조중2명이강원도에서체포되면서이사건은마무리되었다.두번이나도둑맞은풍마동은그렇게제자리로돌아왔다.1972년에는마곡사5층석탑이해체복원될때,동제은입사향로가발견되기도했다.그러나풍마동동탑이어디서만들어져언제부터왜석탑위에놓였는지,또첫번째도난사건의진상이무엇이었는지는밝혀지지않았다.

나일론백사건

1967년12월30일,인천에서굉장히이상한배한척이발견되었다.이배는‘워싱턴메일호’로,동남아시아방면으로정기운항하는화물선이었다.그런데이화물선에있는233개상자속에‘나일론백’이들어있다고서류에기재되었지만,사실은쓰레기148톤이정성스럽게포장되어있었다.다시말해서류상화물과실제로배안에실려있던화물이전혀달랐다는것이다.이것은자주보는보통의밀수나밀매범죄와는거리가멀다.밀매범죄는별가치가없어보이는물건속에원래목표인물건을숨겨두기때문이다.
이‘나일론백사건’은중앙정보부와관련이있을지도모른다.이사건을처음조사해발견한주체가경찰이나세관이아니라육군방첩대(현재국군방첩사령부)였다.육군방첩대는적의스파이행위를막기위한활동을지휘하던부대였고,다양한정보수집과기밀활동을담당했으며,군대조직내에서중앙정보부와비슷한업무를수행할때도있었다.도대체어떻게해서육군방첩대가‘쓰레기수출작전’을알아낼수있었을까?이무렵육군방첩대와중앙정보부가어느정도갈등관계나경쟁관계에있었는지도모른다.이런상황에서육군방첩대가중앙정보부를공격하기위해사건을터뜨린것이라면어떻게될까?

의문의남자가호텔에서자살하다

1953년9월23일,서울중구의한호텔에서남자의시신이발견되었다.독약을먹고사망한남자는6통의유서를남겼다.그유서중하나에는우라늄의행방에관한정보가적혀있었다.이는남자가핵무기개발의중요열쇠인물질을구할수있었다거나적어도원자력연구나방사능실험에큰가치를지닌정보를알고있다는뜻이다.그런데그는한국어본명과가명을쓰고있었고,미국의정보기관에서근무하던첩보원이었다.즉,미국첩보당국의요원으로서냉전의절정기에냉전의최전선인한반도에서일하는인물이었다.
사건이발생한지1개월정도가지난10월,수사결과이모든것이거짓말이라고밝혀졌다.남자는1952년7월미군수사기관에서파면되었으며이후밀항선으로한국으로돌아왔고,다시일본에갔다가생활고와빚에시달렸으며,다음해8월초순일본에서강제송환당해귀국했다.이때과거내연의관계였던여성을부산에서만났는데,그여성은생활고를못이겨화류계에서일하고있었다.남자는부산을떠나서울로왔으며그후에도생계를이을별다른방법을찾지못했다.어쩌면,빚에시달리던중돈을갚을귀중품이있다는것을증명하기위해우라늄이야기를만들어낸것일지도모른다.그런데과연그의삶이전부거짓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