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빚은문장들
베르톨트브레히트는“가장단순한것을배워라!자기의시대가도래한사람들에게는결코너무늦은것이란없다!”고말한다.모름에서앎으로나아가는것,생각과실천에거침이없는경지로나아가는것,그것이배움이다.그래서배움의길에나선자는자기가모르는것을물어야하며,배움에는늦음도없고끝도없다.배움의궁극은인격의완성이다.배움앞에서망설이지말고여러일에앞서배움을시작하라고,지금보다더나은사람이되고싶다면배움에힘쓰라고주문한다.
다비드르브르통은“본질적으로예민하고관능적인걷기는감각적습관의변화이고,길을걸으면서의미와가치의지표들을끝없이깨닫고쇄신한다는확신이다”고말한다.걷기는삶을돌아보고의미를곱씹게한다는점에서철학행위다.걷기는시간과공간을새로운환희로바꾸어놓는가장느리고고즈넉한방식이다.산책자들은거리의역사와기억을채집하고,신기한것,놀라움,황홀한사건들,삶의기쁨과의미들을얻는다.그래서장석주시인은“나는산책자”라고말한다.걷기는세계를온몸으로맞는관능으로초대하는것이고,눈의활동만을부추기지않고온몸으로세계를끌어안도록이끈다.
공자는“아침에도를들으면저녁에죽어도좋다”고말한다.이문장은유교에서지혜와삶의지침을구하는이들에게는여전히지금여기삶속에서작동하는오래된지혜이고규범이다.공자의가르침은우리의삶과의식,도덕관념속에스미어동화된채우리마음의DNA로작동한다.단순하게말하자면도는사람이따라야할궁극의길이다.교양의원동력은‘읽는다’는행위에서산출된다.읽는것은배움의기초적인행위다.인간은‘읽는’행위를통해의미의존재로나아가고,자신을세계에매인자가아니라주체적인사유의존재로자신을발명한다.이것은앎의추구와실천,즉인문학과예술에대한기초소양을배우고그것을바탕으로제삶을빚는행위라고할수있다.
세상의문장들에바치는오마주
미시마유키오는“진짜위험한것은산다는것,바로그거야.……이렇게위험한일은어디에도없어.존재자체에는불안한것이없는데산다는것이그것을만들어내는거지”라고말한다.인간은불안을먹이삼아실존을이어가는존재다.애초에인간실존은불안과고독을내포한다.우리가태어나서살다가죽는다는것은불멸의진리다.우리가지상에와서제생을마치고죽어가는것들을사랑하는가슴을주고,아름다움과추를가려서보는눈과심미적이성을준이생에진심으로감사해야한다.당신은최선을다해살았는가?당신이웃을때누군가는흐느끼고있음을알고있었는가?
지그문트바우만은“이제우리모두는사냥꾼이다.또는사냥꾼이되리라는말을들으며,사냥꾼처럼행동하도록요구받거나강요당한다”고말한다.우리는자유주의적지구화의결과로파시즘,광신주의,인종주의,테러리즘따위로소동을빚는세계를마주한채죽이거나죽거나하는두개의선택지중하나를고르도록강요당한다.한겨울노숙자들은거리에서동사하고,제나라를떠난난민들은바다를떠돌다가배가뒤집혀익사하고,이주노동자들은저임금노동에시달리다가산업재해로장애를얻거나아무도기억하지못하는죽음에이른다.이런피도눈물도없는끔찍하고비정한사회가지옥이아니고무어란말인가?
스티븐핑커는“명예,영광,이데올로기에덜고무되고부르주아적삶의쾌락에더유혹되는세상에서는사람들이덜살해된다”고말한다.인류의역사와폭력의역사는하나로겹쳐진다.우리는지난세기에제1차세계대전과제2차세계대전에서유례없이끔찍한폭력을겪었다.두차례의세계대전을겪으면서수천만명의무구한생명을잃었다.인간의폭력성은타고난것인가,아니면사회적환경의영향탓인가?과연인류의문명화과정은폭력성의순화와평화에대한감수성을키우는데기여했을까?인간은기이하고모순되며괴물스럽고,동시에천진한품성과천재적인두뇌를가진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