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사 (양장본 Hardcover)
Description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140년 여정을 그린 대서사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가 집대성한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사』는 752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한 세기를 넘는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역사를 정리한 책이다. 단순한 산업 연대기를 넘어 국가의 의지와 기술 축적, 좌절과 재도전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조망한 본격 통사다. 주제는 항공우주산업이지만 최근 각광받는 K-방산의 생성과 발전 과정을 깊이 있게 엿볼 수도 있다. 이 책에 따르면 한국은 떡잎부터 달랐다. 세계최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사가 53년 전인 1973년 “개발도상국 중에서 한국만 방위산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라고 전망했다는 사실이 이 책을 통해 처음 밝혀졌다.

제조업의 관점에서 서술된 점도 특징이다.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역사를 다룬 책이 없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먼저 발달한 운항산업를 중심으로 기술된 반면 새롭게 나온 이 책은 처음으로 항공우주제조업의 역사를 자세하게 다뤘다. 방대한 저술을 펴낸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는 항공우주산업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자리잡아 국민경제 성장에 이바지하겠다는 염원을 이 책에 담았다.

일반적인 산업사와 달리 이 책은 마치 드라마나 소설을 읽는 듯한 서술 구조를 갖고 있다. 그만큼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이 걸어온 길이 파란만장하다. 특히 30여개 주제로 구성된 ‘제2부 항공사의 뒤안길 풍경’은 일제 강점기 최상위층 반강제 노역 동원에서 최신 무기 도입의 뒷이야기, K-항공방산의 미래까지 다루며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사』는 과거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항공우주산업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다음 단계 도약을 가능케 할 전략산업임을 논증한다. 자동차, 반도체, 조선에 이어, 혹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산업으로 항공우주를 제시하며, 기술 자립, 핵심부품 국산화, 발사체 독자 개발, 항공엔진 확보 등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한 세기 동안 이어진 도전의 역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단절을 반복할 것인가, 아니면 축적과 도약의 길을 이어갈 것인가. 이 책은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이 걸어온 길을 비추는 거울이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저자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

항공우주산업의 진흥을 위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함은 물론 항공우주산업에 관한 정책의 입안 및 수행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항공우주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회원사의 공동이익 증진 및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92년에 설립된 항공우주 산업계 대표 단체이다.

목차

축사
발간사

제1부 비거飛車에서 ‘다누리호’까지

제1장 항공산업의 여명과 한국적 특성

1. 들어가기-항공우주산업의 한국적 특성과 당위성
2. 한국 항공우주산업사의 세 가지 특징
3. 항공을 처음 대하는 조선의 인식

제2장 일제가 개막한 항공 시대를 맞이한 조선인의 대응

1. 일장기 걸린 경복궁 상공의 일본 비행기
2. 지식인들의 민족 정체성 찾기와 비거飛車 소환
3. 비행기를 독립의 최적 수단으로 여겼던 선구자들
4. 독립군 소탕을 위한 일제의 항공전력 한반도 전개
5. 안창남과 젊은 비행사들의 꿈
6. 계획에 그친 부산 항공기 제작사와 글라이더 붐
7. 1942년 조선제 글라이더 등장
8. 1944년 10월 미쓰이 평양제작소, 한반도 첫 항공기 생산
9. 신용욱, 1945년 2월 부산서 조선인 최초 항공기 생산
10. 조선 기업 중 최대, 재벌 박흥식의 안양 비행기공장
11. 부품회사도 있었다... 송도, 금강, 팔곡항공기회사
12. 소년, 소녀공까지 투입해 증산 다그친 진해 해군항공창

제3장 해방의 부푼 꿈과 좌절, 새로운 도전(1945~1960)

1. 해방 직후의 경제, 사회 혼란과 항공계
2. 신생 한국의 항공산업 도약을 확신했던 사람들
3. 물거품처럼 사라진 항공 입국의 꿈, 「항공금지령」
4. 단일 항공협회 출범, 전문잡지 「항공조선」도 창간
5. 조선학생항공연맹의 눈부신 활동
6. 마카오 양복과 바꾼 생산 설비와 전략 물자
7. 여전히 미완인 해방 직후 항공인들의 꿈과 이상
8. 소망을 하나로 모은 용광로, ‘공군 창설’ 의지
9. “한국인은 모두 항공인이 되자”

제4장 공군 창설과 한국전쟁, 국산 항공기 개발 노력

1. 역경을 이겨낸 치밀한 준비, 공군 창설의 특징
2. 감격의 정부 수립 기념 서울 상공 시범 비행
3. 어렵고 가난해도 인력 확보에 최우선
4. 1949년의 항공기 제작 의지와 불발된 목제항공기 제조
5. 국민 성금으로 구매한 훈련기 겸 공격기, ‘건국호’
6. 한국전쟁 발발과 공군의 성장
7. 기체 아끼기와 ‘죽은 항공기’ 살려내기
8. 항공산업 발전의 기반 제공한 항공창, 보급창, 공군기술 학교 설립
9. 항공산업 생태계의 뿌리, 진해 주둔 제 81항공창
10. 공군의 발전을 앞당긴 기술장교 모집
11. 최초의 국산 항공기 부활호 개발
12. 해군의 서해호, 제해호와 자체 개발, 제작 항공기들
13. 풍요와 빈곤 사이에서... 항공기 제작을 위한 몸부림

제5장 정중동靜中動 시대(한국전쟁 후반~1970)

1. 전쟁의 폐허와 되돌이표를 반복한 항공산업
2. 흔적마저 사라진 대한소년항공단과 자체 제작 글라이더
3. 국립항공대 인가 지연, 민간 ‘유사항공대’ 난립
4. 공군의 성장과 항공 정비의 발전
5. 공군력 증강의 숨은 힘, 독특한 기술교육
6. 한국 최초의 에어쇼, 1951년 사천기지에서 개최
7. 항공산업 발전의 밑거름, 공군 항공창
8. 청소년들과 국방부, 인하공대, 공군사관학교의 로켓 시험 발사
9. 누구도 몰랐던 항공대학의 XL-70 프로젝트와 최초의 무인기

제6장 도약과 시행착오(1970~1980년대 초중반)

1. 엄중한 안보 환경, 자주국방 의지와 항공산업 기지개
2. 항공기 자체 생산 신호탄, 1972년 PL-2 ‘새매호’ 제작
3. ‘새매호’ 이후 3가지 변화: 대기업과 해외 메이저의 관심 시작
4. 항공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공군의 3가지 사전 사업
5. 한국을 찾기 시작한 해외 방산기업
⁎1974년, ‘록히드사의 선견지명... 방산으로 성공할 나라 는 한국 뿐’
6. 항공산업 본격 진입, 경량 다목적 헬기 500MD 생산
7. 초음속 전투기 ‘제공호’(F-FE/F) 68대 면허생산
8. 미완으로 끝난 KAIST의 민수용기 7종 제작, 그리고 단절

제7장 ‘기적의 해’ 1978년과 ‘백곰’ 미사일

⁎ 특별했던 1978년 국군의 날 기념식
1. 리더 의지+예산 뒷받침+연구원 노력의 결실
2. 박 대통령의 비밀 지시... 위장 명 ‘항공산업 육성 계획’
3. 한여름 안가 합숙, 땀띠와 전쟁 속에 탄생한 항공공업 추진 계획서
4. 산 넘어 산, 추진제 제조 장비 확보난-첫번째 행운으로 극복
5. 위장 명 ‘대전 기계창’... 국제 수준의 연구소 건립
6. 유도탄 개발에 대한 미국의 노골적 반대
7. 4전5기의 백곰 미사일 시험발사
8. 미국의 감시에도 NHK-2 유도탄 개발 착수
9. 영국 관성유도 기술 획득과 미국의 불만
10. 미국의 압박과 전두환 신군부 등장, 유도탄 개발 중단
11.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3공과 중단한 5공
12. 사라지지 않는 백곰... K-미사일로 진화하는 ‘백곰’의 유전자

제8장 개별 약진과 무한경쟁 시대(1980년대 초중반~1999)

1. 대기업의 항공산업 참여 러시
⁎1982년 한국의 ‘부품’ 공부 시작, 중국은 중형여객기 생산
2. 대한항공 대규모 헬기 수출 계약... ‘항공이 미래 먹거리’ 인식 확산
3. 절충교역 시작, 한국과 협력 강화를 추진한 해외 메이저
4. 5년간 3개 사업에 3개 업체 선정... 정부가 야기한 과열 경쟁
5. 뒤바뀐 KFP 주계약자 평가 방식, 예상 밖 결과와 특혜 논란
6. 과열 경고에도 아랑곳없이 너도나도 항공에 투자
7. 과당경쟁 자제 위해 ‘한국항공우주협회’ 발족에 합의했으나...
⁎국내 항공산업 난기류 직면
8. 7대 군용기사업 한꺼번에 추진, 경쟁 부추겨
9. 임기 초반 YS의 인기몰이와 항공산업 ‘교통정리’ 지시
10. 오히려 줄어든 군용기사업, 더욱 치열해진 경쟁
⁎극한경쟁에 외압설까지 F-5 성능 개량사업
11. 거산巨山같이 왔다 신기루처럼 사라진 중형항공기 개발
12. 정부 부처마다 항공우주산업 정책 발표, 혼선 가중
13. 일장춘몽으로 끝난 중형여객기 개발 꿈
14. 악재 속에서 형성된 선순환 고리

제9장 웅비부터 KF-21까지... 도전과 성공의 4반세기

1. ‘웅비(KT-1)’의 웅비
2. KFP 사업을 둘러싼 국내외 경쟁
⁎삼성정밀의 주계약자 선정 비결... 이병철 회장의 인재 ‘포석’
3. 최초의 국내개발 초음속기 T-50 골든 이글
⁎비용 절감을 위한 몸부림 교수목(Hanging Tree) 해프닝
4.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출범과 쾌속 성장의 시작(1999~2024)
5. 수없이 많은 고비를 넘은 수리온 헬기 개발
6. 작지만 강한 소형 무장헬기, LAH ‘미르온’
7. 세계 4번째 스텔스 형상 전투기, KF-21 ‘보라매’
8. 한국산 군용기의 미래 발전 방향
9. 민수용 항공기 개발 노력과 전망
10. ‘90년 만의 꿈’ 이룰 첨단 항공엔진 개발

제10장 뒤늦은 출발, 압축성장과 도전의 우주개발

1. 늦었다는 항공산업보다도 뒤늦게 출발한 우주산업
2. 신성장 동력이자 국가 전략 자산인 우주기술
⁎한국인에 내재된 로켓 개발 유전인자
3. 1989년 가을, 항공우주연구소 설립, 시작은 미미했으나...
⁎압축성장 밑바탕... 우주공학연구실의 선행연구
4. 로켓 개발 유전인자 깨운 과학로켓(KSR) 시리즈
⁎로켓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 계기, 북한 대포동 1호
5. 두 개의 축, 독자 발사체 개발과 우주발사기지 확보
6. 소형위성 발사체 나로호(KSLV-I, Korea Space Launch Vehicle-I) 개발
7. 발사체 기술의 완전 독립,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 II)
8. 발사체 서브 시스템 개발
9. 삼수 끝에 거둔 완벽한 성공... 누리호 비행시험
10. 우리별 1호가 쏘아 올린 위성개발 신호탄
11.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시리즈
⁎우주인 배출하며 세계 10번째 우주과학실험 국가 등극
12. 최초의 국산 발사체와 국산 인공위성 조합, 과학기술위성
13. 기상, 해양, 환경 관측 및 감시용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 시리즈
14. 정부에서 민간 주도로 변화... 차세대 고성능 중형위성
15. 2035년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KPS) 구축
16. 한국도 스스로 힘으로 달나라에 간다... 다누리호

제11장 항공우주산업의 미래와 과제

1. 생활 속으로 파고든 항공... 미래첨단 모빌리티 산업
2.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와 차세대 발사체 개발
3. 첨단 항공, 뉴 스페이스 시대 개막과 한국의 과제
4. 정체와 도약의 분기점에 서 있는 한국의 항공우주산업

제2부 항공사의 뒤안길 풍경

1. “남은 비행기, 우리는 ‘구루마’...” 조선 지식인들의 한탄

2. 파란 눈의 ‘파락만 씨’가 심은 ‘하늘을 나는 꿈’
경술국치 직전 YMCA 강연회서 항공 특강

3. 이탈리아가 개척한 ‘대비행시대’와 조선의 하늘
1920년 5월 말~6월 초

출판사 서평

우주를 향한 대한민국 140년의 비상,
그 꿈과 좌절 그리고 끊임없는 도약과 도전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가 집대성한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사』가 출간됐다. 752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한 세기를 넘는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역사를 정리한 이 책은, 단순한 산업 연대기를 넘어 국가의 의지와 기술 축적, 좌절과 재도전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조망한 본격 통사다. 주제는 항공우주산업이지만 최근 각광받는 K-방산의 생성과 발전 과정을 깊이 있게 엿볼 수도 있다. 이 책에 따르면 한국은 떡잎부터 달랐다. 세계최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사가 53년 전인 1973년 “개발도상국 중에서 한국만 방위산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라고 전망했다는 사실이 이 책을 통해 처음 밝혀졌다.
제조업의 관점에서 서술된 점도 특징이다.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역사를 다룬 책이 없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먼저 발달한 운항산업를 중심으로 기술된 반면 새롭게 나온 이 책은 처음으로 항공우주제조업의 역사를 자세하게 다뤘다. 방대한 저술을 펴낸 항공우주산업협회는 항공우주산업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자리잡아 국민경제 성장에 이바지하겠다는 염원을 이 책에 담았다.
일반적인 산업사와 달리 이 책은 마치 드라마나 소설을 읽는 듯한 서술 구조를 갖고 있다. 그만큼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이 걸어온 길이 파란만장하다. 특히 30여개 주제로 구성된 ‘제 2부 항공사의 뒤안길 풍경’은 일제 강점기 최상위층 반강제 노역 동원에서 최신 무기 도입의 뒷 얘기, K-항공방산의 미래까지 다루며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 책이 다루는 시간의 폭은 길고 공간의 범위는 넓다. 19세기 말 한성주보 지면에 처음 등장한 ‘비행 문물’ 기사에서 시작해 일제강점기 활공기 보급과 조선 내 항공기 제작 시도, 해방 직후의 항공금지령과 공군 창설,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이뤄진 부활호 개발, 1970년대 자주국방 의지 속에서 태동한 미사일·항공산업 정책, 그리고 KT-1 웅비·T-50·수리온·KF-21 보라매로 이어지는 체계종합 능력 확보, 나아가 누리호 발사 성공과 다누리호의 달 궤도 진입까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특히 이 책은 항공우주산업을 단순히 “하늘을 나는 기계를 만드는 산업”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항공우주산업을 국가 안보의 기반이자 첨단 제조업의 정점, 그리고 미래 전략산업의 플랫폼으로 규정한다. 항공기와 발사체, 위성은 정밀기계·전자·재료·통신·AI 등 거의 모든 첨단 기술이 융합되는 결정체이며, 이 산업의 성패는 한 나라의 기술 자립 수준과 산업 생태계의 깊이를 그대로 드러낸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역사는 순탄하지 않았다. 이 책은 ‘지속되지 못한 출발’이라는 아픈 공통점을 반복적으로 짚는다. 1920년대의 제작 시도, 1940년대의 동력기 생산, 1950년대의 자체 설계 항공기, 1960년대 글라이더와 경항공기 사업, 1970년대의 면허생산과 초기 국산화 노력은 매번 외부 환경과 정책 변화, 전쟁과 정치적 격변 속에서 단절을 겪었다.
그러나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은 ‘단절의 역사’가 아니라 ‘단절을 넘어선 축적의 역사’다. 1978년 백곰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1990년대 KT-1 개발과 초음속 훈련기 T-50의 탄생, 1999년 항공업체 통합 이후의 체계종합 능력 확보, 21세기 들어 KF-21 보라매 개발과 항공무장 국산화, 그리고 발사체 기술의 완전 독립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은 짧은 시간 안에 후발국의 단계를 압축적으로 통과해왔다.
이 과정에서 공군의 역할,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의 참여, 연구소와 대학의 인력 양성, 절충교역을 통한 기술 확보,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의 구조조정과 통합이 어떻게 산업 생태계를 재편했는지를 이 책은 촘촘히 추적한다.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정책 실패와 과당경쟁, 기술 단절, 무인기 개발 중단, 중형항공기 프로젝트 무산 등 불편한 역사까지도 숨기지 않는다. 실패를 직시하고, 왜 그런 선택이 내려졌는지 분석하며, 무엇이 달라졌기에 이후의 도약이 가능했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이 책은 여객·화물 운송 중심의 항공사가 아니라, 설계·개발·생산·체계통합 능력의 축적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항공우주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산업의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냉정하게 짚기 위한 선택이다.
우주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1990년대 초 외국 기술 협력에 의존해 첫 인공위성을 제작하던 단계에서 출발해, 나로호의 시행착오, 누리호의 삼수 끝 성공, 위성 다변화와 차세대 발사체 계획, 달 탐사선 다누리호의 궤도 진입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압축성장과 기술 자립’의 서사로 풀어낸다. 이는 단순한 과학기술 성취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의 문턱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된다.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사』가 지닌 가장 큰 의의는 여기에 있다. 이 책은 과거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항공우주산업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다음 단계 도약을 가능케 할 전략산업임을 논증한다. 자동차·반도체·조선에 이어, 혹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산업으로 항공우주를 제시하며, 기술 자립·핵심부품 국산화·발사체 독자 개발·항공엔진 확보 등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한 세기 동안 이어진 도전의 역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단절을 반복할 것인가, 아니면 축적과 도약의 길을 이어갈 것인가. 이 책은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이 걸어온 길을 비추는 거울이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제1부 비거飛車에서 ‘다누리호’까지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형성과 축적, 단절과 재도전, 그리고 압축 성장의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치밀하게 추적한다. 단순한 연대기적 정리가 아니라, “왜 우리는 늦게 출발했고, 어떻게 따라잡았으며, 어디에서 다시 끊겼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집요한 탐구다.

하늘을 향한 최초의 상상과 근대적 각성
항공우주산업의 출발점을 20세기 초로 한정하지 않는다. 조선후기 문헌에 등장하는 비거에 대한 기록, 19세기 말 신문에 실린 서구 비행선 기사, 대한제국기 언론의 공중비행 보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비거 논쟁은 단순한 민족주의적 상징이 아니라, “우리는 과연 과학기술에서 항상 뒤처진 민족이었는가”라는 자문에서 비롯된 지적 투쟁이었다. 일제강점기 지식인들이 비거를 재해석하고, 비행기를 근대 과학기술의 정점으로 받아들이며 민족적 자존을 회복하려 했던 맥락은 항공이 단순한 교통 수단이 아니라 ‘근대성의 상징’이었음을 보여준다.

식민지의 하늘, 억압과 가능성의 교차
일제강점기 항공은 식민 통치의 도구였다. 경복궁 상공을 비행한 일본 항공기, 활공기 보급 정책, 평양과 부산에서의 항공기 제작은 모두 전쟁 수행과 동원 체제의 일부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시기야말로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동력 항공기가 제작되고, 조선인 기술자와 기업가가 항공기 생산에 참여한 시기이기도 하다. 1944년 평양에서 생산된 연습기, 1945년 부산에서 조선인이 주도해 생산한 항공기 사례는 “한반도 최초의 동력기 생산”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 책은 ‘친일 협력’의 프레임에 갇혀 있지 않는다. 오히려 식민지 체제라는 왜곡된 구조 속에서도 축적된 기술 경험과 생산 노하우가 해방 이후 어떤 형태로든 산업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분석한다. 기술은 단절되었지만, 경험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군 창설과 ‘맨주먹’의 산업 기반
해방 이후 항공금지령, 미군정의 통제, 한국전쟁이라는 격변 속에서 항공산업은 사실상 불모지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공군 창설과 함께 항공 정비 능력, 부품 재생, 기술 장교 양성이 이어졌다.
부활호 개발을 단순한 감동 서사가 아니라, “산업적 DNA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1950년대의 자체 설계 시도와 해군의 항공기 제작 경험은 비록 기술 계승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자력 설계 의지의 상징이었다.
이 책은 공군을 단순한 수요 기관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받침돌’로 평가한다. 운용, 정비, 교육을 통해 인력을 양성하고, 미사일 개조 생산과 정비 창 운영을 통해 제조 역량을 축적한 공군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이는 항공우주산업이 안보와 분리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자주국방의 의지와 도약의 분수령
1970년대는 한국 항공우주산업이 본격적으로 정책 영역에 편입된 시기다. 자주국방 기조 속에서 미사일 개발과 면허 생산이 시작되고, 대기업이 항공산업에 진입한다.
1978년 백곰 미사일 시험발사는 단순한 무기 개발을 넘어, 발사체 기술의 원년으로 상징된다. 이후 500MD 생산, 제공호 면허 생산, 그리고 점진적 부품 국산화는 산업 기반을 넓혀갔다.
하지만 이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과당경쟁, 정책 혼선, 중형항공기 개발 무산, 무인기 ‘솔개’ 개발 중단 등 수많은 시행착오가 반복됐다. 제1부는 이 실패들을 숨기지 않고 분석한다. 왜 단절이 반복되었는지, 전문화, 계열화가 항공 부문에서는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냉정하게 짚는다.
그리고 1999년 항공업체 통합 이후의 체계종합 능력 확보가 어떻게 산업 구조를 바꿨는지를 전환점으로 제시한다.

웅비에서 보라매, 그리고 우주로
KT-1 ‘웅비’의 초도 비행은 항공산업이 지속 성장 궤도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어 T-50 골든이글 개발과 수출, 수리온 헬기, 소형 무장헬기, 그리고 KF-21 보라매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단기간에 설계, 개발, 양산 역량을 갖춘 국가로 도약했다.
특히 KF-21은 단순한 전투기 개발이 아니라, 항공무장, 체계통합, 스텔스 설계 개념, 국산 미사일 체계로 이어지는 산업 확장의 출발점으로 제시된다. 우주 분야에서도 나로호의 실패와 재도전, 누리호 발사 성공, 다누리호의 달 궤도 진입까지의 과정은 “늦은 출발, 그러나 압축 성장”의 전형을 보여준다.
제1부는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수렴한다.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은 단절을 겪었지만, 매번 더 높은 단계로 재진입해 왔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