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의 엄마, 치매에 걸리다 : 기억을 잃으면 그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닌 걸까?

뇌과학자의 엄마, 치매에 걸리다 : 기억을 잃으면 그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닌 걸까?

$16.00
Description
치매에 대한 시선을 바꾸는 획기적인 책!
기억을 잃어도 ‘엄마’는 없어지지 않는다. 치매 엄마와 살아가는 뇌과학자는 어떻게 ‘엄마다움’을 찾아냈을까? 『뇌과학자의 엄마, 치매에 걸리다』는 자의식과 감정을 전문으로 오랫동안 뇌를 연구해온 저자가 딸이자 뇌과학자로서 점점 모든 것을 잃어가는 엄마를 2년 반에 걸쳐 기록한 책이다. 치매란 어떤 뇌질환이고, 망상, 배회, 공격성 등 주변 증상이라 불리는 정신행동증상은 왜 나타나는지 뇌과학과 심리학 등 다양한 연구논문을 근거로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한편 저자는 엄마에게 실제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뇌과학적으로 접근하면서 ‘기억을 잃으면 그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게 될까? ‘그 사람다움’이란 무엇일까?’라는 철학적 질문을 붙들고 치열하게 궁리한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려도 끝까지 잃지 않는 뇌의 기능을 추적한 끝에 감정의 힘을 발견한다. 그것은 치매 엄마와 함께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저자

온조아야코

1979년가나가와현출생.뇌과학자이며자의식과감정을전문으로연구했다.도쿄공업대학대학원종합이공학연구과지능시스템과학전공과정을수료했으며학술박사자격을취득했다.현재긴조가쿠인대학,와세다대학,니혼조시대학에서강의하고있다.저서로는『화장하는뇌』(공저)가있으며,번역서로『얼굴의과학-자기와타자를잇는것』,『IKIGAI-인생을오랫동안행복하게사는일본인만의비결』이있다.

목차

글을시작하며?의사가아닌뇌과학자로서엄마를바라보다005

1예순다섯엄마가알츠하이머성치매에걸렸다015
엄마가치매에걸릴리없어
병원에갈결심을하다
진단결과는알츠하이머성치매
확률제로란‘절대로일어나지않는다’라는의미가아니다

2알츠하이머성치매는어떤병일까033
치매의종류
알츠하이머성치매의메커니즘
왜치유하지못하는가
알츠하이머성치매의진행
해마와기억
알츠하이머성치매의곤란한증상
현재의치료법
그사람이‘그사람’이아니게된다는건어떤것일까

3‘치료’가아닌‘할수있는’일은무엇일까?뇌과학적처방전053
해마의위축이초래한것
디폴트모드네트워크를활성화하려면
기억을메워주면엄마가할수있는일이늘어날까
엄마의일상을관찰하다
뇌과학적접근
기억은되살리지못할뿐모두남아있을까
후두정피질의활동성이떨어지면어떤일이일어날까

4‘그사람답다’라는것은무엇인가?자기와타자를구분하는것107
의존관계의고충
뇌는자기와타자를어떻게구분할까
지갑을도둑맞았다는망상은왜생길까
타인의감정을추론하는구조?거울신경세포
초밥집에서오이김초밥만먹는엄마
샐리와앤테스트
뇌의공감작용
내생일을잊어버린엄마
뇌는철저하게효율화를꾀한다
엄마라는역할,딸이라는역할
가족을알아보지못하고자신이누구인지를모른다는것
인지능력을잃어도남아있는것
치매환자는자신의상태를어떻게느낄까
알츠하이머성치매환자의사회적감수성
치매였던칸트

5감정이야말로지성이다151
치매진단2년반이지나고
뇌과학에서본감정의역할
감정기억은남는다
감정을관할하는편도체가손상되면의사결정이불가능하다
감정이이성을만들어낸다
<소피의선택>을가능하게하는것
인지부조화
감정이내린판단을신뢰할수있을까
의식하지않아도보고있는무의식
알츠하이머성치매환자는스스로위루를판단할수있을까
벌의정답률80퍼센트가의미하는것
감정도지성이다
감정은대처능력이다
한가지일에여러가지감정을느껴도좋다
풍부한감정이대뇌피질을자극한다
감정이만드는‘그사람다움’

글을맺으며?엄마와여름의꼭짓점에서축제에가다203

참고문헌211
옮기고나서217
찾아보기221

출판사 서평

기억을잃으면그사람의자아도사라지는걸까?

“과학과인간사이에서흔들린다.‘인간’임을받아들이고고찰한다.유례가드문책.”
_모기겐이치로(일본의뇌과학자,『아침의재발견』,『생각하는인간은기억하지않는다』등의저자)

청소도요리도그토록완벽했던엄마가아무것도하지않고소파에웅크리고있다.엄마가멈추자집도멈췄다.엄마가이상하다고느꼈지만,‘설마엄마가….’라는믿고싶지않은생각을억누른채열달이지나서야병원문을두드렸다.엄마는알츠하이머성치매(알츠하이머병)를진단받았다.겨우예순다섯이었다.십수년간뇌를연구해온저자는치매는누구나걸릴수있다는걸알고있었지만자신의가족과는연결시키지못했다.뇌과학자이면서도엄마가치매에걸리는걸막을수없었고치료할수없다는상황을처음으로받아들여야했을때세상이끝나는듯한충격을받고무력감에빠졌다.
‘나를잊는날이오면,엄마가잘했던것을전혀할수없게되면,엄마가아니게되는걸까?’
‘기억력등인지능력이저하되면좋아하거나싫어하거나무엇이소중한가하는엄마의인격,감정까지바뀌어버릴까?’
‘건강한모습까지만엄마일까,‘엄마다움’이란무엇일까?’
이제엄마는엄마가아니게될지도모른다는생각에불안하고비참하기만했던저자는2년반에걸쳐매일의사건,기분,감정전부를토해내듯빼곡하게기록해나갔다.그것은엄마가지금까지당연히해왔던많은일들을하지못하게되었다는현실에맞닥뜨리는순간순간이면서도‘엄마에게남은건무엇인가’를발견하는과정이기도했다.저자를가장큰두려움에몰아넣었던의문‘기억을잃으면그사람은‘그사람’이아닌걸까?’는일기를쓰면서딸이자뇌과학자로서치매로인한그사람다움을어떻게설명할수있는지를엄마곁에서찾겠다는단단한다짐으로바뀌었고,그결과물로나온것이이책이다.


알츠하이머성치매에관한뇌과학적처방전

현대의학으로아직까지치료제가없는병.어떻게대처해야할지아무도모르는병.그런병에걸린엄마를위해저자는더더욱엄마에게도움이될일을직접찾아나서기로결심하면서엄마가할수없게된여러가지것들보다‘엄마에게남아있는것’에주목하는것이중요함을깨닫는다.뇌과학관점에서치매에관하여저자가발견한것은무엇일까?저자는자신의발견과고찰이치매환자와그가족,주변사람에게실제로도움이되기를진심으로바란다.

첫째,기억메워주기
알츠하이머병으로가장먼저손상되는뇌부위는해마이다.해마는지금이곳에서일어나는새로운사건을대뇌피질에저장할수있는형태로변환할때(인코딩)도,대뇌피질에서기억을꺼낼때(리트리브)도사용되는기억의중추다.즉,해마의손상으로발생하는알츠하이머성기억장애는아주간단한것조차도새로운것을기억하기힘들고대뇌피질에보존된과거기억에제대로접근할수없게되어예전의기억이떠오르지않기도한다.그렇다고알츠하이머병에걸린다고해서한꺼번에모든기억이사라지는것은아니다.인간의기억에는단기기억(전두엽에서담당),서술기억,절차기억(대뇌기저핵과소뇌가담당)등이있는데,저자는특히해마의작용이반드시필요한서술기억(에피소드기억)에주목한다.예를들어저자의엄마가된장국을만들기위해무썰기를시작한다.우선오랜세월몸으로반복하여익힌칼질은절차기억이고,몇초동안만기억을유지하면되는무썰기는단기기억으로해마의작용과무관하기때문에결국‘무썰기’는엄마혼자서도해낼수있다.하지만‘그때된장국을만들려고했다’는몇초이상기억해야만하는에피소드기억으로해마가심하게위축된엄마는최종목표를잊어버리고요리를멈춘다.그렇게엄마는주방에들어가지않게된다.
저자는자신이엄마의에피소드기억을보완해드리면엄마가좋아하고잘했던요리를계속해나갈수있다고생각했다.실제로엄마와함께주방에들어가서엄마가채소썰기를하다가멈칫하면‘된장국에넣을거야.’라고반복해서알려드렸다.이런식으로엄마는딸과함께된장국을완성했다.엄마는자신감과함께주방을되찾았다.

둘째.산책하기
저자의엄마는해마의위축과함께후두정피질의활동이약화되어있었는데,이는알츠하이머병환자의전형적인뇌이상이었다.원래해마와후두정피질은밀접하게연결되어‘디폴트모드네트워크’라는회로를구성한다.따라서해마에문제가생기면후두정피질의활동저하가뒤따르고,디폴트모드네트워크에도문제가생긴다.
디폴트모드네트워크란쉬거나멍하니있을때활성화되는신경회로로기억을정리정돈한다.기억을정리정돈한다는것은집중할때새롭게들어온정보를뇌가쉬는동안분류하고기존의정보와연결시켜유의미하게경험을확장한다는것이다.결국디폴트모드네트워크가제대로작동하지않는엄마는현실의자극이마구잡이로뇌에들어올뿐기억을정리정돈할수없어실제로의미있는것을파악하기힘든상태가되었다.그렇게되면무언가를하려고했다가도헛돌기만하게되며,헛돌기가이어지면자신감을잃고무언가를하려는의지자체를포기하게될수있다.그렇게엄마는창백한얼굴로소파에앉아만있는시간이늘어났다.
디폴트모드네트워크를활성화시키기위해서는어떻게하면좋을까?저자는영국의과학자이자탐험가였던프랜시스골턴의정신작용실험연구논문에서힌트를얻어‘산책하기’를대안으로제시한다.
머릿속을비우고집에서나와걷는다.꽃,나무,엄마,아이,자전거등등바깥세상에서시시각각날아드는새로운자극에몸을맡기면긴장이풀어지고무의식이적당한자극을받아자신의삶에서있었던여러가지추억이되살아난다.이런과정을통해산책하다보면자신도모르는사이에릴렉스할수있고디폴트모드네트워크가활성화되어기억의정리정돈이가능해진다.
걷기는운동요법이될수도있다.생쥐를대상으로한실험에서운동하면현재알츠하이머병의원인물질중한가지로추정되는‘아밀로이드베타’단백질이분해되어신경세포와신경세포사이에고인아밀로이드베타덩이(노인성반점)가줄어드는결과가나타났다.즉,산책을통한운동은알츠하이머병의진행을완화하는효과를기대할수있다.
또한산책할때항상똑같은길로만다니는것보다가능하다면때로는자연풍경을더많이볼수있는숲길을가보거나향수를불러일으킬수있는추억이서린장소를가보기를저자는권한다.뇌에새로운자극을주기위함인데,인간은평소와다른색다른환경에놓이면감정이가장먼저활발하게활동한다.새로운상황을만나면말로는표현할수없는수많은감정을느낀후,대뇌피질이대처법과함께자신이경험한것을설명하고자필사적으로활동한다.이때중요한것은심리적안전감을확보해야,즉환자가믿고의지할만한사람과함께해야자신의에너지를내적안정을찾는데쓰지않고새로운바깥세상으로향하게할수있다는점이다.해마에서부터대뇌피질까지세포사(celldeath)가진행되는알츠하이머병환자에게대뇌피질을발달시킬수있는풍부한감정을갖게하는방법은저자가발견한희망이다.
이러한뇌과학적근거를가지고저자는부모님께산책을권유했고,부모님은곧바로거의매일산책을나가셨다.

2년반동안아버지와의산책그리고저자와의요리는궁극적으로엄마의병을낫게하진못했지만얼굴에미소를되찾게했다.실제로저자의엄마는소파에만앉아있던상태에서조금씩벗어나‘할수있는일’이늘었다.저자가감기에걸렸을때홀로죽을끓여간호해주시는등딸을챙기는엄마로다시돌아온것처럼보일때도있었다.‘치매환자가이런일은할수없을것이다’라고미리단정하지말고그에게남은건무엇인지세심히살펴그걸계속할수있게도우면심리적인안정감과자신감을회복하면서주변에흥미를갖게되어그사람도자신의능력을발휘할기회가있을것이라고저자는말한다.


마지막까지남아있는감정의힘

인류의뇌는진화론적으로보면,가장깊숙한곳에서본능과생명유지기능을담당하는뇌간에서시작되어감정을담당하는대뇌변연계가축적되고마지막진화단계인고차원적인지기능과이성을담당하는대뇌피질로둘러싸여완성되었다.생명체로서원시적인부위일수록뇌위축에반항하며마지막까지남는경향이있다.하지만알츠하이머병환자들이필사적으로문제에대처한다고해도이성을잃고감정과본능뿐이라면인간다움이있다고할수있을까?
저자는감정과기억에관한뇌과학,심리학등다양한연구결과를다각도로분석하고종합한끝에,이성이만드는그사람다움외에감정이만드는‘그사람다움’이있음을,그러므로기억을잃어도그사람은그사람으로존재한다는결론을내린다.결론의핵심키워드는‘감정’이다.감정은이성보다앞선지성이며생존에필수적인능력이다.감정은타고난개성이며인지능력과마찬가지로경험에의해발달해온개인적인능력이고지금도발전중인능력이다.
알츠하이머병환자는분명새로운것을기억하기는힘들지만새로운것에대한감정적인반응은할수있으며,건강한사람과마찬가지로그감정은한동안지속된다.알츠하이머병환자에게는감정이남아있다.그들에게정보를올바르게전해주면이전과같은감정적반응을한다.그럴때저자는엄마가이곳에있음을,여전히사랑하는사람들에게깊은애정을갖고있음을,치매에걸렸어도엄마는엄마라는사실을깨닫는다고말한다.저자가이책을통해전달하고싶었던것은치매에걸렸어도결국감정이건재한이상그사람다움을유지할수있고여전히행복한삶을살아갈수있다는희망적메시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