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푼의 시간

한 스푼의 시간

$14.80
Description
구병모 작가의 스테디셀러 《한 스푼의 시간》이 새 옷을 갈아입었다. 데뷔작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아가미》, 《파과》 등에 이르기까지 구병모 작가는 도발적이고 환상적인 상상력, 신선하면서도 생생한 캐릭터들, 발군의 문장 그리고 위로와 치유의 서사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축을 담당해왔다.《한 스푼의 시간》은 세탁소에 살게 된 ‘소년 은결’이 유한한 인간의 시간 속 숨겨진 삶의 비밀과 신비함을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을 섬세하면서도 차분하게 그려내면서 새로운 구병모의 세계를 선보인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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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구병모

1976년서울에서태어났다.경희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편집자로활동하였다.2009년『위저드베이커리』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제2회창비청소년문학상을수상한『위저드베이커리』는신인답지않은안정된문장력과매끄러운전개,흡인력있는줄거리가높은평가를받았다.

데뷔작『위저드베이커리』는기존청소년소설의틀을뒤흔드는,현실로부터의과감한탈주를선보이는작품이었다.청소년소설=성...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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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푼의시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동네세탁소에,최근어린알바생이한명들어왔다.”
용도불명,A/S불가,모델명ROBO-a1318b
몇년전아내와사별한명정은조금은낡고조금은가난한동네에서혼자세탁소를꾸려가고있다.외국에살고있는외아들도불의의사고로세상을떠난후어느날,발신자가아들인택배상자가명정에게도착한다.조심스레상자를열어본명정의눈앞에나타난것은17세정도되는소년의모습을한‘로봇’이다.
《한스푼의시간》은가족을잃고혼자살아가는노인과소년로봇의만남으로시작된다.명정은마치아들이마지막으로남겨준선물인듯한이로봇에게언젠가둘째아이가생기면부르고싶었던이름‘은결’을붙여주고함께생활한다.
“리모컨이나중앙컴퓨터로원격제어하는로봇이아니라,기초설정이완료된직후부터외부의모든자극을데이터베이스화하며때로는스스로판단하고그계산과선택의결과를새로이자동프로그래밍하여움직이는인간형로봇”이자“가사노동과간단한업무외에창의적으로쓸만한구석”이없는“불완전샘플”인은결은,명정의곁에서세탁소일을돕는한편이웃아이들시호,준교,세주등의일상에자연스럽게스며든다.
은결이도착하고9년의시간이흘러아이들은어느덧성인이되어각자의삶을꾸려나가고명정은자신의생을서서히정리할필요를느낀다.그리고변하지않고늘한결같아보이지만수많은정보처리를통해감정과공감,의지를조금씩배워나가는은결은…….

“괜찮아.형태가있는건더러워지게마련이니까.”
“그래도사람들은지우고또지웁니다.”
물속에떨어져녹아내리던푸른세제한스푼이가르쳐준것들
은결은만들어진대로충실하게자극과정보를받아들이고학습한내용을고도의연산작용을통해메모리에저장하고데이터에따라반응한다.하지만복잡하고정교한계산으로도답을얻기어려운변수들이불쑥불쑥등장하는것이인간의삶이다.
《한스푼의시간》은은결의고요한시선으로사려깊은주인명정뿐만아니라변수가득한삶을살아가는동네아이들―시호,준교,세주―의시간을함께보여준다.넉넉하지않은집안형편이지만생기와자존심을잃지않으려애쓰는시호,성실하고단단한성품으로주위사람들을살피는준교,초기설정과매뉴얼입력으로처음은결을깨워주었던세주들은어쩔수없는가난과고단한생활을견뎌내는과정에서무너지고아파하기도한다.하지만“사람은누구나인생의어느순간에이르면제거도수정도불가능한한점의얼룩을살아내야만한다”는것을,“부주의하게놓아둔바람에팽창과수축을거쳐변형된가죽처럼,복원불가능한자신의모습을받아들여야”한다는것을어느순간받아들이고“삶을응시하는기본적인태도와자존심과신념”을지키려고노력한다.
어느날명정은은결에게137억년이넘는우주의나이,지구의45억년나이에비하면사람의인생은“고작푸른세제한스푼이물에녹는시간에불과”하다고일러준다.그리하여이세상에어떻게스며들것인지를결정하고나면이미녹아없어질짧은시간.처음에는객관적으로입력되는정보로만파악하고분석하던은결은어느덧인공두뇌의가열한연산으로는계산해내고실행할수없을행동과반응을보이기시작한다.그것이설사불완전샘플이기에나타나는전산상오류일망정한점얼룩을마음속에품은아이들과명정에게는어느새더할나위없이큰위로를건네는존재가된다.“시호는그래봤자전원을차단하고나면아무것도아닌한대의로봇이건네는말이터널끝의불빛처럼빛난다고여긴다.”(170쪽)로봇은결의위로는‘한스푼의시간’동안“힘껏분노하거나사랑하는한편절망속에서도열망을잊지않으며끝없이무언가를간구하고기원”하는우리에게도뭉클하면서도따뜻하게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