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생애

사랑의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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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승우

1959년전남장흥군관산읍에서출생하였으며,서울신학대를졸업하고연세대학교연합신학대학원을중퇴하였다.1981년[한국문학]신인상에『에리직톤의초상』이당선되어등단하였고,현재조선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로있다.1991년『세상밖으로』로제15회이상문학상우수상을,1993년『생의이면』으로제1회대산문학상을수상했고,2002년『나는아주오래살것이다』로제15회동서문학상을수상하여...

목차

작가의말

1.사랑의생애
2.사랑할자격
3.누군가의귀
4.모르는사람
5.사랑―사건
6.허기에대하여
7.파스타라는기호
8.자기이름부르기
9.사랑으로부터의도피
10.유일하고불변하는사랑에대한논쟁
11.사랑을위한도피
12.실연에대한해석
13.사랑한다는말
14.키스와사랑
15.라이벌
16.알리사의세계
17.말의주술,사랑의주술
18.구걸하는자
19.연인의역할
20.고아의사랑
21.넝쿨식물의넝쿨
22.기적은어떻게일어나는가
23.생존을위한사랑
24.약함―끌림
25.사랑을믿지못하다
26.만진다는것
27.‘보고싶다’는말
28.사랑과우정
29.질투―의심
30.현미경으로보는일
31.결투와질투
32.저승처럼잔혹한
33.두려움과연민
34.우월감
35.사랑이대체뭐예요?
36.앎과함

출판사 서평

이승우5년만의신작장편소설,사랑을이야기하다
소설가이승우의문학적현미경으로들여다본사랑에관한탐사보고서

왜지금,하필너를사랑하게됐을까?
사랑은어떻게시작되고끝날까?
사랑은도대체우리에게무슨짓을하고있는것일까?

대산문학상·현대문학상·황순원문학상·동인문학상등을수상했고,프랑스의세계적문학상인페미나상외국문학부분의파이널리스트에올랐으며,르클레지오가한국작가중에서노벨문학상수상가능성이가장높은작가로격찬하기도한작가,이승우가5년만에신작장편소설『사랑의생애』를예담에서출간했다.사랑에관해우리가말할수있는모든것에대해이야기하는이소설은평범한사람들이사랑을시작하고엇갈리고끝내고다시시작하는,어쩌면더없이평범해보이는과정을통해사랑의근원과속성,그리고그위대한위력을성찰한다.
이승우는‘특별한사람들의별스러운사랑이야기’보다“평범한사람들이누군가를사랑하는경험을할때그사람의내부에서일어나는미묘하고당황스러운현상을탐사하고”싶었다고말한다.이소설은오랫동안사랑에관한순간의단상들을떠오르는대로메모해온작가의기록들에서탄생했는데,그동안이승우가신과인간,구원과초월,원죄와죄의식,삶과욕망과부조리등심오하고무거운주제에천착해왔다면,이번에는인간에게가장내밀하고도원초적인,그러나또그만큼낯설고도모순적인사랑이라는감정에집중했다.작가특유의문학적현미경과철학적통찰력을통해집요하게관찰되는사랑이야기는‘사랑’이라는사건에어떤형태로든관여되어당혹하고혼란스러워본적있는독자들에게사랑에대해객관적인시선으로사유하도록도와준다.


“사랑이두사람사이로들어와자기생애를시작한다.
그생애가연애의기간이다.
어떤생애는짧고어떤생애는길다.
어떤생애는죽음후에부활하고,어떤생애는영원하다.”

평범한세남녀의삼각관계는세사람이얽히고설키는연애사이기도하지만,더정확하게는사랑의한생애라고할수있다.『사랑의생애』는사랑하는사람들이주인공이기도하지만,진짜주인공은그들을사랑하게하는사랑자체이다.
먼저사랑한다고고백해올때는거절했던대학후배선희가이년십개월만에뒤늦게사랑이었다는걸깨닫는형배.형배에게상처받은마음을겨우추스르고감정정리까지끝냈는데이제와서제멋대로사랑한다고고백하는형배가당황스럽기만한선희.공적인관계였을뿐인데우연히형배대역으로선희의등단축하자리에동석해주고선희의주문에따라“사랑해요,나도”라고말했다가정말로선희를사랑하게되어버린영석.이들에게도대체무슨일이일어나그때그순간하필,선희가먼저형배를사랑하기시작하고,형배가뒤늦게선희에대한사랑을자각하지만,선희는이제영석을사랑하게됐을까?
작가는전부사랑이시킨짓이라고이야기한다.사랑은사랑할만한자격을갖춘사람이사랑하겠다는의지를갖고주체적으로시작할수있는것이아니다.어느순간사랑이문득들어와자기생을시작하면서그사람에게사랑하라는자격을부여하면불가피하게사랑하는사람이되어속수무책으로사랑을겪는것이다.그사랑이사랑의숙주가된우리를움직여,연애의황홀한기쁨부터저승처럼잔혹한질투를거쳐이별의괴로운상처에이르기까지사랑하는과정에서필연적으로겪기마련인사랑의신비롭고도역설적인속성들을차례로경험하게만든다.사랑의선택적인,그러나무작위적인개입으로사랑하게된연인의비논리적인감정과심리를치밀한논리로집요하게파고들어우리가왜사랑하기전의자신과그토록달라질수밖에없는지증명한다.그리고사람이도저히사랑을이길수없다는것을일깨운다.


“사랑이,대체뭐예요?”
사랑했거나,사랑하고있거나,사랑할모든연인을위해
가장통속적인삼각관계가보여주는우리사랑의문학적해부학

선희를꼭짓점으로‘카프카’처럼사랑에대한갈망과두려움을동시에지닌형배와‘오셀로’처럼질투하는영석이이루는삼각관계외에,『사랑의생애』에는키스하고싶은자칭자유연애주의자,타칭바람둥이인준호와,결혼을내세워키스를거부하는‘『좁은문』의알리사’같은민영커플도등장한다.사람의매력이다다르므로사랑은유일할수도영원할수도없다고믿는준호는결혼은사랑과무관하게사회를유지하기위해고안된영원불변하는사랑의신화가보호하는제도일뿐이라고주장한다.이에맞서민영은사람의감정이나감각도,거기에의지하는남녀의사랑도불완전하고변덕스러우며믿을수없기때문에이를완전하게보장해주는장치가필요하고,그것이바로결혼이라는의지라고반박한다.키스를두고준호와민영이팽팽하게벌이는논쟁은사랑과결혼,연애와키스와쾌락에대해서로다른시선에서생각해볼기회를마련해준다.
사랑의경험은사람마다다다른듯하지만비슷하고,또비슷한듯하지만다다르다.작가가적절한배율로조절한현미경의렌즈속에서다섯연인들도각자다른약점과열등감을가지고다른모습의사랑을한다.그러나그배율을좀더높이면그들의내부에서자기생애를시작한사랑자체가보이고,사랑의이면때문에불가항력적으로휘둘리고놀라워하고욕망하고불안해하는그들에게결국질문하나가남는다.“사랑이,대체뭐예요?”

“진정으로살지않는자가삶이무엇인지묻는다.참으로사랑하지않는자가사랑이무엇인지알고자한다.중요한것은아는것이아니라‘삶을하고’사랑을하는것이다.정의내리는것이아니라경험하는것이다.그속에들어가는것이다.어떻게해도정의되지않는것이(…)삶이고사랑이기때문이다.”―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