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달 (양장)

종이달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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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쿠다 미쓰요 장편소설 『종이달』. 소설은 자신이 근무하던 은행에서 1억 엔을 횡령하고 태국으로 도주 중인 41세 주부 우메자와 리카의 회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횡령 사건 직후 일본에서는 리카의 여고시절 동창생 오카자키 유코, 요리교실 친구 주조 아키, 옛날 애인 야마다 가즈키 이렇게 3인의 시점에서 리카에 대한 각자의 기억을 떠올린다.
저자

가쿠다미쓰요

일본에서문학성과대중성으로주목받고사랑받는작가이자번역가.가나가와현출생으로1967년일본에서태어났다.와세다대학제1문학부를졸업하고1년뒤인1990년에『행복한유희』로가이엔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데뷔했다.1996년『조는밤의UFO』로노마문예신인상,2003년『공중정원』으로부인공론문예상,2005년『대안의그녀』로나오키상,2006년『록엄마』로가와바타야스나리문학상,20...

출판사 서평

문단과매스컴이격찬한가쿠다미쓰요혼신의걸작
제25회시바타렌자부로상수상,NHK드라마화,미야자와리에주연영화개봉!
2023년한국ENA드라마방영!

일상을재조명하는농밀한심리묘사의대가가쿠다미쓰요의최신작『종이달』이위즈덤하우스출판사에서출간되었다.일본을대표하는여성작가중하나로손꼽히는가쿠다미쓰요는20년넘게왕성하게활동하면서나오키상,가와바타야스나리상,중앙공론문예상등일본의주요문학상을석권해왔다.제25회시바타렌자부로상을수상한이번작품은범죄와일탈에빠져들어가는평범한주부의어두운내면을집요하게추적한서스펜스로,2014년1월NHK드라마로방영되었고,2015년미야자와리에주연의영화로도개봉되었다.또한최근에는한국ENA에서드라마화되어화제를모으고있다.숨막힐듯팽팽한묘사와전개로일상의균열이어떻게범죄로치닫게하는지대담하게포착함으로써그간가쿠다미쓰요작품중에서걸작이라는평을받고있다.

2004년『대안의그녀』로나오키상을수상한이후,악의와증오를테마로한단편집『죽이러갑니다』,유괴사건을다룬『8일째매미』등에서가쿠다미쓰요는범죄를적극적으로다루기시작했다.범죄라는환부를통해일상의섬뜩한현실을들여다보게만드는그의스타일은이작품『종이달』에서더욱치밀하고날카로워졌다.고객의돈을조금씩착복하다급기야거액의횡령으로이어져해외로도주하게된은행계약직여성의회상.그리고그녀를기억하는주변인물의허무한일상이차곡차곡쌓여가면서만들어지는불안의정서가소설전체를지배하고있다.주인공은왜범죄를저질러야했을까?그것에의문을제기하면서각각의인물들은자신의삶역시불만족스럽다는사실을환기하게된다.그리고마침내현실속에아무렇지않게묻어두었던불안하고위태로운자아를들춰보게된다.

평범했던주부계약직사원은왜은행고객의돈을횡령하고도주했는가?
안온한일상의폐부를찢고섬뜩한현실을들여다보게하는리얼서스펜스

소설은자신이근무하던은행에서1억엔을횡령하고태국으로도주중인41세주부우메자와리카의회상을중심으로이야기가전개된다.횡령사건직후일본에서는리카의여고시절동창생오카자키유코,요리교실친구주조아키,옛날애인야마다가즈키이렇게3인의시점에서리카에대한각자의기억을떠올린다.

순수한정의감을갖고자라온우메자와리카는회사원인남편과무미건조한삶을이어가다친구의권유로은행에서아르바이트를시작하게된다.경제적우월감을은연중드러내는남편에게위화감을느끼던차에일하는즐거움을느끼며점차실적도올라가계약사원이된리카는부유층고객,특히돈은많지만외로운노년을보내는고객들에게인기가높다.그러던어느날,인색하기로유명한노인의손자히라바야시고타를만나면서삶이급변한다.리카는가난한고학생고타를동정한나머지자신이관리하던고객들의돈에손을대기시작한다.순진한마음에시작된저축상품위조는걷잡을수없이계속되고자신이어디에어떻게돈을쓰는지,돈을쓰는게좋은지조차무감각해진순간,리카는더이상자신이있을곳이없다는것을깨닫는다.

범죄에연루된리카와달리평온한일상을보내는듯한3인의삶도알고보면곪을대로곪아있다.돈에휘둘리지않는삶을위해서철저하게절약을실행해온유코는언제부턴가돈에휘둘리며가족을힘들게하고있었다.쇼핑중독에빠져이혼을당한아키는성실히삶을회복시켜보려했지만,자기도모르는사이쇼핑으로외로움을달래고있었다.가즈키역시사치와쇼핑중독에빠진아내와이혼을결심하고있었다.작가는자기스스로를벼랑끝으로몰아가는리카의불안한심리와함께이들3인의일상에드리운자기혐오의감정을교차대비시키면서,시종일관초조하게두근거리는소설의맥박을독자에게고스란히전한다.

“내가나를사랑하지못했던것이모든것의시작이었다!”
여자의복잡하고어두운마음의비명을집요하게담아낸작품

소설제목‘종이달’은무슨뜻을함축하고있을까?사진이나온지얼마되지않았던시절,옛날일본의사진관에서는초승달모양의가짜달을만들고그밑에서사진을찍는것이유행이었다고한다.한껏포즈를잡으며행복한얼굴로가족혹은연인과의추억을사진으로남긴것이다.거기에서비롯되어‘종이달’이라고하면,연인이나가족과보낸가장행복한한때를의미하게되었다고한다.이작품이상징하는‘종이달’은주인공의행복했던한때,그러니까지금에와서는가질수없는덧없는시간이자,허영과위선의도구였던돈을뜻한다.

『종이달』을읽다보면돈이무서워진다.돈에대한감각을잃어버리고소비중독에빠져버리는여자들의상황을너무도리얼하게묘사하고있기때문이다.이소설은80년대말부터일본경기의흐름을따라이동한다.버블경제의막바지,부동산가격이마지막으로치솟을무렵큰규모의현금을손에쥐게된고령자들과자식세대에벌어지는갈등이리카의은행업무를통해비춰진다.그리고점점쇠락해가는경기속에서가난하게살아가는청년들,사소한빈부의격차에도예민하게발동하는여성들의심리적갈등이마치지금우리의현실을보는듯선연하다.

우메자와리카는왜행복하지못했을까?오카자키유코는왜허리띠를졸라매고궁상맞은생활을해야했을까?주조아키는왜계속쇼핑중독에시달려야했을까?소설은정확한근거를말해주지않는다.가쿠다미쓰요는다만그녀들의처절한내면,현실의표층을잘라내현미경처럼독자에게보여줄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