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구리 반지 (손석춘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파란 구리 반지 (손석춘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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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4·3항쟁 70주년을 맞이할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이태준문학상 수상 작가의 문제작
《코레예바의 눈물》로 2017년 이태준문학상을 수상한 손석춘 작가가 여섯 번째 장편소설 『파란 구리 반지』. 한국 문학은 90년대 이후 하나같이 개인의 욕망에 천착해왔다. 그러나 분단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작가’의 책무다. 손석춘 작가는 첫 장편소설 《아름다운 집》 이후 줄곧 이데올로기와 분단을 다뤄왔다. 2018년 제주 4·3항쟁 70주년을 앞두고 펴낸 이번 작품에서도, 우리 역사의 아픔을, 그 진실을 정면으로 들춰냈다.

일제강점기, 해방, 4·3항쟁, 여순항쟁, 한국전쟁과 분단. 그리고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어낸 제주도 여인 고은하. 작가는 그의 삶을 담담히 그리며 역사의 진실이 매도당하는 우리 현실을 고발한다. 해방을 맞았지만 친일파 청산은 없었고 한국전쟁은 끝났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데올로기에 지배당한다. ‘윤똑똑이’ 지식인들을 향해 어쭙잖은 화해나 양비론을 들먹이지 말고 역사의 진실을 올바로 직시할 것을 작가는 일갈한다. 아물지 않고 덧나기만 하는 우리 근현대사의 상처를 ‘파란 구리 반지’라는 상징과 역사적 진실의 힘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저자

손석춘

저자손석춘은1980년문학평론[겨레의진실과표현의과제]로연세문학상에입선했다.2001년장편소설《아름다운집》에이어《유령의사랑》,《마흔아홉통의편지》를발표했다.2009년《아름다운집》이일본어로번역되어《美しい家》로출간됐다.2015년《아름다운집》의속편이자세월호를소재로한《뉴리버티호의항해》를출간했다.2016년발표한《코레예바의눈물》로2017년이태준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불란지불
2부돌하르방의꿈
3부쉬맹이
끌레기치송

본문에나오는낱말뜻풀이

출판사 서평

개인의삶이곧역사였던시대를살아낸여인,
은하혹은아키코의기록
주인공고은하는제주도에서심방(무당)의딸로태어나보통학교를마치고교사의꿈을키운다.어렵사리입학한대구사범에서어릴때잠깐만났던강인혁과재회한다.인혁은지리산에서이현상과함께활동하며조선해방과사회주의세상을꿈꾼다.자연스레인혁의길을같이걷게된은하는,일제에부역하는친일경찰박병도에게갖은고초를당한다.그러나곧해방이되자지리산에서내려온은하와인혁은제주도에서가정을꾸린다.둘은아이들을가르치며행복한나날을보낸다.해방정국의뒤숭숭한풍경속에서‘뭍’에서들려오는소식은갈수록흉흉했지만,제주도에서는그래도삶에대한기대와희망이있었다.그런데그들앞에일제에부역했던경찰박병도가다시나타나는데...
이작품은회한이나절망을넘어우리민족의맺힌‘한’을풀려는‘신명’의기록이다.작가는미려한우리말문장으로,주인공고은하의기록을통해,제주도씻김굿의형식을빌려우리근현대사의아픔을풀어낸다.영개울림,즉죽은이의영혼이되어그들의가슴에맺힌한을책속에고스란히옮긴다.물론이책한권으로우리역사의아픔이아물지는않으리라.그러나무수한실존인물이등장하는,허구인지사실인지헷갈리는이작품을통해,작가는오늘날우리가처한현실을‘다시금’직시하게한다.

[책속으로추가]
나는구리반지가파랗게물들어이윽고깊은바다색이될때까지애오라지돌하르방만사랑하겠다고약속했다.돌하르방이짓궂게약속의징표를보여달라고했을때,스스럼없이돌하르방의벗은몸위로올라갔다.다시살아나는돌하르방의그곳을내속살로감쌌다. _160쪽

제주도당은이듬해삼일절을맞아사회단체들과기념행사를기획했다.“친일파민족반역자뿌리뽑기”와“최고지도자박헌영선생체포령철회”,“민주주의임시정부수립만세!”,“민중경제를파괴하는모리배소탕”과같은구호를내걸었다.당원은아니지만돌하르방과나는백분공감했고,그날대회에참여했다.
1947년3월1일,아침일찍집을떠나삼일절기념대회가열리는제주북국민학교에도착했을때만해도피비린내나는‘운명의날’이열리리라고는종작도할수없었다.기념식을마쳤을때돌하르방과내마음은넉넉해졌다. _181쪽

1948년8월15일,대한민국정부가세워지는그날새벽에나는참극을뒤로한채돌하르방과오사카로밀항했다.일본으로쫓겨가는배위에서아기를잃은슬픔에나는넋이나갔다. _223쪽

민중들의봉기가대한민국정부수립이후에도이어지자,이승만은여수의14연대병력을제주에투입해진압키로했다.하지만병사들은파병을거부하고봉기했다.1948년10월‘제주토벌출동거부병사위원회’이름으로발표한‘애국민중에게호소함’제하의성명서는“우리는조선인민의아들들이다.우리는노동자와농민의아들들이다.모든애국동포들이여!조선인민의아들인우리는우리형제를죽이는짓을거부하고제주도파병을거부한다.우리는조선인민의이익과행복을위해싸우는진정한인민의군대가되려고봉기했다”라고밝히고‘동족상잔결사반대’를외쳤다. _231쪽

괘꽝스러운망구처럼군말이너무길었다.무릇심방은삼단계를거친다.단계마다굿을열흘해야다음단계로올라간다.이기록을삼부로나누어열장씩구성한이유다.그러니까지금까지적어온한문장,한문장은나의울음이자서툰굿이다. _32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