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두 도시 이야기 (여행자 K의 러시아 탐방기)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두 도시 이야기 (여행자 K의 러시아 탐방기)

$15.02
Description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두 도시에서 만나는 진짜 러시아
살다 보면 강렬한 어떤 것을 만날 때가 있다. 그것은 사람일 수도 있고 사물일 수도 있고 장소일 수도 있다. 말하자면 러시아가 그런 곳이다. 러시아에는 독특하면서도 서로 다른 멋을 지닌 두 도시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다. 이 책을 쓴 여행자 K에게도 러시아의 두 도시는 강렬한 무엇으로 남아 있다. 네 길이 얽히고설킨 환각과 환영의 도시이자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있는 도시로 말이다.
한때는 “북극곰이 보드카에 취해 길거리에서 자고 있다는 풍문”도 들렸고, “KGB가 스파이를 증기기관차 화실에서 태워 흔적도 없이 처리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둘 모두 사실이 아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소문과 풍문이 가득한 ‘비밀의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숱한 여행의 끝에 여행자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자, 볼셰비키와 혁명의 나라, 도스토옙스키와 문학의 나라, 차이콥스키와 음악의 나라, 어쩌면 가눌 곳 없는 마음의 유형지일지도 모를 러시아. 우리에게는 홍범도, 나혜석, 이태준, 오장환, 주세죽, 빅토르 최와 이어진 카레이스키의 땅을 소개한다.
여행자 K의 풍부한 감성이 이끄는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국의 땅 곳곳에 숨은 위대한 역사와 문학과 예술, 그리고 우리 민족의 편린들이 마치 긴 여행을 한 듯, 머리를 지나 가슴에 시나브로 스며들 것이다. 이 책은 러시아를 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문사철을 고루 담은 여행 지도가 될 것이고, 러시아를 가본 사람들에게는 미처 보지 못한 러시아를 발견하게 해줄 것이다.
저자

여행자K

대학시절텐트를메고전국을누비고다녔고,사회에나와서도일하는틈틈이세계배낭여행을다녔다.젊은시절부터브루스채트윈,세계3대여행작가인세스노터봄,폴서루,빌브라이슨의여행기와세바스찬융거,존크라카우어의논픽션에푹빠져살았다.여행현장의취재를통한생생한이야기가멍석처럼깔려있고,그위에역사와문학,정보,재미가하나의스토리가되어함께춤추는소설같은여행기,살아있는여행기를쓴다.

목차

머리말_고춧가루의비밀을찾아떠난여행

1러시아로가는길
꿈같은여정의시작

2‘그여자’상트페테르부르크
여긴러시아가아니라유럽이잖아!

황제의길
역사의현장궁전광장/세계3대박물관예르미타시/혁명의현장2층작은식당/권력과사랑을요리한예카테리나2세/
황금공작시계의사연/렘브란트의〈돌아온탕자〉/베르사유보다멋진여름궁전/일꾼황제표트르의오두막/
토끼섬의페트로파블롭스크요새

문화의길
지상의천국,성이사크성당/앙글르테르호텔과시인예세닌/‘기도발’의최고존엄카잔성당과쿠투조프장군/
미하일롭스키예술광장/옥춘사탕피의사원/센나야광장,도스토옙스키를찾아서/마린스키극장과안나파블로바/
예술가의무덤,알렉산드르넵스키수도원/푸시킨과문학카페/넵스키대로,고골과의시간여행/돌과의대화,유람선투어

혁명의길
혁명의시작,데카브리스트광장/궁전광장,‘피의일요일’사건과이사도라덩컨/핀란드역,레닌과혁명의판도라/
혁명,오는자와떠나는자/혁명성지스몰니학원/혁명의발포,순양함오로라/
‘반동의도시’상트페테르부르크,‘혁명의도시’모스크바

조선독립의길
비운의외교관이범진

로스트랄등대,왁자지껄러시아결혼뒤풀이

3‘그남자’모스크바

모스크바역은상트페테르부르크에있다
안나카레니나,모스크바행열차에오르다/간이역클린,차이콥스키박물관/안나,운명의브론스키를만나다

다시찾은모스크바
모스크바는눈물을믿지않는다/모스크바의흉물,스탈린의7자매/우주박물관과오스탄키노타워/
옛KGB건물과마야콥스키박물관/볼쇼이발레,조선사절단이본여성학대?/국립도서관,레닌이냐도스토옙스키냐

크렘린,차르의윤회의길
동장군을아시나요/나폴레옹이울고간크렘린/차르의대포/크렘린3대성당,차르의윤회의길/
영화<러브오브시베리아>,이반대제종탑/모스크바에블라디미르1세동상을세운이유/레닌과홍범도

붉은광장은억울하다
러시아비목/붉은광장,‘빨갱이광장’이아니라‘아름다운광장’/죽어서도잠들지못하는레닌/
붉은광장의역사바로세우기/카잔차키스·지드·나혜석vs이태준·이기영·오장환/장하도다!스텐카라진의최후/
마법의성,성바실리성당/키타이고로드,나폴레옹과초토화전략/모스크바에도독립유적지가?

비운의여인,주세죽을아십니까
발추크섬,사랑의다리/모스크바강의표트르대제동상/로켓모양의유리가가린동상/
박헌영부인주세죽,모스크바에잠들다/여행과환율

승리공원에서지하철타고아르바트거리로
승리공원,나폴레옹,《전쟁과평화》/혁명은지하철에살아있다/아르바트거리와푸시킨/
러시아가사랑한고려인가수,빅토르최/투란도트공주가수수께끼를내면/톨스토이의집박물관

노보데비치수도원과참새의언덕
노보데비치수도원과백조의호수/노보데비치묘지에잠든김규면/
모스크바대학,건물은사회주의,강의는자본주의/참새언덕,《거장과마르가리타》/
러시아대문호를만나러가는쿠르스키기차역

출판사 서평

황제의길에서조선독립의길까지,상트페테르부르크를걷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팜므파탈이었다.뱃사공이죽음을예감하면서도세이렌의노래에어쩔수없이빨려가듯나는그녀의치명적유혹에질질끌려갔다.나는상트페테르부르크를구경한것이아니라그녀가부르는곳으로쫄랑쫄랑따라갔을뿐이다.그러나그길은고통과죽음의길이아니었다.환희와마법의길이었다.”

여행자K는러시아에서의첫도시상트페테르부르크를“러시아도시에대한편견을한방에날려버리는매혹적인도시”로소개한다.“도시전체가문화유산으로가득찬박물관”이기때문이다.그는이도시에서여러길을만난다.황제의길,문화의길,혁명의길,조선독립의길이다.
러시아의지난천여년의역사는차르와민중의싸움의역사였다.차르는‘카이사르’에서온말로,영어로는우리에게익숙한‘시저’다.곧러시아황제를일컫는다.여행자K는첫여정을바로차르의길,곧황제의길로잡았다.궁전광장을거쳐예르미타시박물관을지나예카테리나2세를만난다.그러고는렘브란트를보고여름궁전에들러궁전의아름다움에빠지더니,어느새표트르황제의오두막을거쳐자야치섬에서첫번째길을마친다.
문화의길에서그는지상의천국으로불리는이사크성당을둘러보고앙글르테르호텔에서러시아의랭보,시인예세닌과이사도라덩컨의비극을가까이에서느낀다.포근한어머니같은카잔성당을지나미하일롭스키예술광장과피의사원을차례로찾아가는동안,그는도스토옙스키,푸시킨,고골과조우한다.이름만으로도이미벅찬이들의숨결을느끼며거장들의흔적을더듬는다.
‘12월에혁명을일으킨사람들’이라는뜻의테카브리스트광장에서여행자K는다음여정인혁명의길을걷기시작한다.피의일요일사건과2월혁명의현장인궁전광장을둘러본그는,“낡은것은사라졌으나새로운것이아직나타나지않은상황”에서핀란드역에도착한혁명가레닌을만난다.그러나역사의변곡점에는‘오는자’와‘가는자’가있기마련이다.혁명의쓸쓸함은여기에서비롯한다.혁명의성지로여겨지는스몰니학원을둘러본여행자K는볼셰비키혁명이후‘반동의도시’로전락했다는상트페테르부르크를추억한다.상트페테르부르크,페트로그라드,레닌그라드,다시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로가기전그의여정은조선독립의길을걷는것으로일단락된다.조선의외교관이범진의묘가상트페테르부르크에있는까닭이다.일본의조선침탈을막으려고몸부림치다아관파천을주도한인물.그는조선에서멀리떨어진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독립운동의길에뛰어들었으나결국대한제국과함께역사속으로사라졌다.

모스크바역에서쿠르스키기차역으로,다시만난모스크바

“나는모스크바가내뿜는마술적냄새에홀려무시무시한살인의숲속으로끌려갔다.그런데그곳은마피아소굴이아니라놀랍게도칸딘스키가그린동화의마을이었다.황금색왕궁과알록달록알사탕성당이나를반겼다.셰에라자드가들려주는수많은사연과이야기보따리가모스크바의비밀창고속에수북이쌓여있었다.안나카레니나와《전쟁과평화》의나타샤가그토록찾아헤매던사랑도그속에숨어있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여정을마친여행자K는모스크바행기차에오른다.그철길을달린민영환,이범진,이상설,이준,이태준등을떠올린그는묘한긴장감에휩싸인채모스크바로향한다.차이콥스키가살았다는클린을지나모스크바의레닌그라드역에도착한다.
자본주의에대항해사회주의의우월성을과시하기위해만들었으나,흉물스러운건물의상징이된‘스탈린의7자매’가여전히서있는도시.여행자K는이도시외곽에서부터중심부로여정을잡는다.우주박물관과오스탄키노타워에서본격적으로시작된길은,공포의상징과도같은옛KGB건물과바로맞은편에있는아먀콥스키박물관으로이어진다.퇴색한이념의그림자와도같은풍경들이마치추억인듯여행자K를슬며시스쳐간다.혁명광장의카를마르크스동상,크렘린의입구에있는레닌도서관.그는“나는존재한다.고로사랑한다”라는도스토옙스키의말을떠올리며,크렘린으로들어선다.
높이솟은트로이츠카야타워가나폴레옹마저옹색하게만든크렘린일대에는푸틴의집무실을비롯해차르의대포가수문장처럼지키고있는성모승천성당,성모수태고지성당,대천사성당이있다.크렘린일대를구석구석살피던여행자K는크렘린집무실에서봉오동전투의영웅홍범도장군을떠올릴수밖에없었다.독립에의희망을이곳머나먼이국의땅에서나마키웠기때문이다.장엄했던러시아의근현사를관통하는풍경들속에서발견한핏줄의역사는가슴뭉클하기만하다.
그는크렘린을뒤로하고붉은광장으로발길을옮긴다.우리에게이념의색체탓에왜곡되어인식되는붉은광장은‘빨갱이광장’이라는뜻이아니라‘아름다운광장’이라는뜻이다.이곳에있는피라미드모양의건물에는그유명한레닌이방부처리되어누워있다.죽어서도죽지못한레닌이보여주듯공산주의정권의통치기간동안이곳은이념의휘장에갇혀버렸다.이태준과오장환이열광한도시,그러나나혜석에게는너절한도시.여행자K는이상에가로막혀현실감을잃게하는도시의붉은광장이아프다.하지만형형색색의빛깔로마법처럼웃음을자아내게하는성바실리성당역시이곳에있다.
미묘한감정이뒤섞이게하는붉은광장일대를빠져나온여행자K는,구세주그리스도성당의황금빛돔에반사된빛이번쩍이는거리를따라발추크섬에이른다.섬에는자유의여신상을방불케하는표트르대제의동상이우뚝솟아있다.섬을나와모스크바강을건너도온도시가역사의현장이다.강변의‘10월호텔’,고리키공원을끼고뻗은레닌스키대로,솔제니친이묻힌돈스코수도원에이어가가린광장이연이어나타난다.조금더가면비운의사회주의혁명가주세죽이잠든다닐로프공동묘지가있다.박헌영의부인으로알려진그녀는치열한삶을살다가모스크바에서쓸쓸한죽음을맞았다.
한편,모스크바에서는‘지하궁전’이라불리는지하철을반드시타야한다.바로크양식으로만들어져소련시절의혁명유적이라고할만하다.여러조각과동상,그림등예술작품이가득한지하박물관인셈이다.여행자K는중간중간역에서내리며,파르크포베디공원,일명‘승리공원’의개선문과오벨리스크승전기념탑,대조국전쟁박물관,혁명광장을지나스몰렌스카야역에내린다.아르바트거리가있다.푸시킨등러시아의위대한예술가들이거닐었고,고려인가수빅토르최의추모벽이있는곳이다.
이윽고모스크바에서의마지막날.여행자K는모스크바에서의마지막일정을노보데비치수도원에서시작한다.<백조의호수>의영감이된장소이자연해주의항일투사김규면선생이잠든곳이다.어둠이내릴무렵참새언덕에오른그는모스크바의야경을바라보며,과거와현재,역사와예술,한국과러시아를종횡무진할수밖에없었던두도시여행을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