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 (역사가 지운 한인 최초 여성 사회주의자의 일대기)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 (역사가 지운 한인 최초 여성 사회주의자의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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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인 최초의 여성 사회주의자를 아십니까
1885년 러시아 연해주의 중국 접경 마을 시넬리코보에서 태어난 한인 2세가 있습니다.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 그녀는 자라서 동청철도 건설 현장과 우랄 산맥의 벌목장 등지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현실을 목격합니다. 억압과 착취를 당하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알렉산드라는 노동자의 권리와 인간의 존엄성에 눈을 떴습니다. 조선인과 중국인 등 러시아로 건너온 소수민족 노동자들을 대변해 우랄노동자동맹을 이끌었습니다. 그녀의 활동을 눈여겨본 러시아공산당은 마침내 알렉산드라를 1918년, 러시아공산당 극동 지역 인민위원회의 외교인민위원으로 임명했습니다. 같은 해에 이동휘, 김립 등 독립운동가들이 하바롭스크에서 한인사회당을 결성할 때 알렉산드라 역시 적극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러시아 극동 지역은 볼셰비키에 적대적인 수많은 나라의 군대가 주둔한 화약고였습니다. 모스크바 등지에서는 볼셰비키의 힘이 강했으나 시베리아 넘어 연해주 일대에는 백위군의 위세에 적위군이 밀리는 형국이었습니다. 알렉산드라는 활동의 근거지인 하바롭스크를 탈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기선 바론 코르프 호에 몸을 싣고 아무르강 상류로 향하던 중 러시아 반혁명 세력인 백위군에 체포되었습니다. 모진 고문이 계속되는 등 비인도적 대우를 받던 끝에 알렉산드라는 아무르강 우초스 절벽 인근 공원에서 총살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녀의 나이, 서른셋이었습니다.

“내가 죽을 자리를 내가 잡을 것이다” 하고 자기를 사형리들이 세웠던 자리에서 13보를 엄숙하고 정직하며 진중한 태도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서 헤이룽강 물이 휩싸고 도는 파도에 하얀 물결이 넘치는 검고 푸른 바윗돌 위에 마치 기념 동상처럼 우뚝하게 올라섰다. 수많은 관중들은 모두 숨도 크게 쉬지 아니하고 그를 향해 침묵에 잠기었다.”
-알렉산드라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이인섭 비망록’ 가운데
저자

정철훈

1959년광주출생.러시아외무성외교아카데미에서공부하고〈10월혁명시기극동러시아에서의한민족해방운동-알렉산드라페트로브나김스탄케비치를중심으로〉로역사학박사학위를받았다.《국민일보》와《뉴시스》에서문화부장으로일했다.주요저서로시집《살고싶은아침》《뻬쩨르부르그로가는마지막열차》《빛나는단도》《만주만리》,장편소설《인간의악보》《카인의정원》《모든복은소년에게》,산문집《뒤집어져야문학이다》《감각의연금술》《문학아,밖에나가서다시얼어오렴아》,전기《내가만난손창섭》《오빠이상누이옥희》《백석을찾아서》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김알렉산드라의주요활동지역

1부/철길위에서

1.도강
2.불길
3.피신
4.결혼과파경
5.내이름은수라
6.동청철도와의화단사건
7.행길총각
8.블라디보스토크나고르나야14번지
9.다시찾아온사랑
10.깃발소리
11.새생명
12.우랄을향해
13.페름의강철여성
14.스베르들로프와의만남
15.우랄노동자동맹
16.하바롭스크포폽스카야귀때기집
17.붉은시월
18.한인정치망명자대회
19.한인사회당창당
20.위기
21.적위군야영지에서
22.쓰다만일기
23.최후의퇴각
24.비운의기선‘바론코르프’호
25.아무르깊은강은말이없고

2부/증언들

마리야의증언
편지들-어느사랑이야기
이인섭의증언
러시아동지들의회상

에필로그
작가의말
알렉산드라가계
알렉산드라연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옳고그름,진실과거짓이뒤엉킨시대에바치는서사
오랫동안‘알렉산드라’에천착해온시인이자소설가인정철훈작가가,그녀를다룬소설과평전을다시정리하고이후의자료와연구를집대성하여《알렉산드라페트로브나김》을펴냈다.저자는러시아외무성외교아카데미에서관련주제로쓴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은터라,역사적식견에문인으로서의섬세함을더해알렉산드라의일대기를탁월하게그려냈다.
알렉산드라를최근노동계의시각에서는‘노동자의어머니’로평가하며,국제주의적시각에서는‘민족의식의경계를극복한인물’로재평가한다.그럼에도그이름은아직일반에생소하기만하다.독립투쟁시기부터따지자면한세기가넘도록우리사회를지배해온이데올로기의대립이,인간이라면마땅히누려야할권리를위해투쟁해온혁명가의삶을역사에서송두리째지운까닭이다.
저자는이를극복시키기위해역사적사실을소설의형식을빌려드러냈다.문학적글쓰기란“한인간의내적상태”를가장잘드러내는방식이자“꿈과상상력의총화”이기때문이다.숨통을조여오는차르헌병대의감시망을피해블라디보스토크나고르나야14번지에살던알렉산드라의흔적을좇아,그녀가황급히기차에올랐을오케안스크역을서성이면서느꼈을그감정을,그리고역사의장면을,저자는우리에게생생하게펼쳐놓는다.책을펼치면,러시아극동에서부터우랄의산악지역에이르기까지,노동자의권리와인간의존엄성을위해내딛은그녀의절실한발걸음을‘느낄’수있다.무엇이진실인지너무도혼탁한이시대에이정표처럼도드라지는발자국을.

닥터지바고의‘라라’혹은혁명가‘로자룩셈부르크’
알렉산드라의일대기를음미하다보면,두캐릭터의이미지를떠올릴수있다.바로《닥터지바고》의주인공‘라라’와폴란드출신의사회주의이론가이자혁명가인로자룩셈부르크이다.격변기혁명의시대를살아가면서뜨겁게사랑하고치열하게투쟁한인물들이기때문이다.
“한시대를우랄이라는한공간에서겪어낸알렉산드라와라라의환영은오래전부터나를사로잡았다.닥터지바고는아름답고정열적인간호사라라를만나사랑하게되지만러시아혁명과전쟁이두사람을갈라놓는다.어느날지바고는전차차창밖의라라를발견하고쫓아가지만심장마비로쓰러진다.라라의잔영은사랑에실패하고혁명에뛰어든알렉산드라의이미지에다름아니다.
독일공산당전신인스파르타쿠스단을설립한로자룩셈부르크는‘마르크스이래최고의두뇌’로평가받는인물이다.그의《자본축적론》은마르크스주의에소중한기여를했다.그는선진공업국과후진농업국의상호관계를다루면서,제국주의는오랜기간에걸쳐자본주의를안정시키는동시에인간성을그폐허속에파묻는위협이된다는중요한사상을제시했다.룩셈부르크는독일우파민병대에의해총살됐고시신은베를린운하로내던져졌다.이비극적인장면은알렉산드라의최후와거의일치한다.”(〈작가의말〉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