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칸타빌레: ‘가다’ 없는 청년의 ‘간지’ 폭발 노가다 판 이야기

노가다 칸타빌레: ‘가다’ 없는 청년의 ‘간지’ 폭발 노가다 판 이야기

$15.00
Description
“노가다가 뭐 어때서!”
어느덧 청년 목수의 유쾌 상쾌 노가다 판 뒤집기
‘근로자’가 아니라 차라리 ‘노가다꾼’이라고 불러달라는 한 청년이 있습니다. 그는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한답시고 노가다 판에 호기롭게 뛰어들었습니다. 어느 새벽, 조심스레 인력사무소의 문을 두드린 그는 앞으로 맞닥뜨릴 새로운 세계를 직감했을까요? ‘인생의 막장’이라고만 여겼을 뿐, 자신의 업이라고는 생각지 못한 세계에서 그는 뜻밖의 경험을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괴롭히던 고통을 조금씩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피부를 타고 흐르는 땀은 무엇보다 정직하니까요.
여기 그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공사장 잡부로 일하다가 어엿한 목수가 되기까지, 한 청년이 현장에서 겪은 일들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에 담았습니다. 중력을 이겨내고 압력과 싸우는 나날을 ‘청년’ 특유의 발칙함과 ‘목수’ 특유의 꼼꼼함으로 엮었습니다. 삶이 조금이라도 지루하다거나, 무언가 막힌 듯 가슴이 답답하다면, 현장을 생생하고 발랄하게 기록한 청년 목수의 이 책이 ‘바라시’(해체)해줄 겁니다.

“노가다 판에서도 가끔 그런 비슷한 경험을 한다. 땀 뻘뻘 흘리며 종일 몸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무념무상에 든다. 그럴 때면 겉치레 다 걷어내고 오직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 그런 날,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씻고 침대에 누우면 뭐랄까. 침대에서 5센티미터쯤 둥둥 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가볍고 산뜻하고 유쾌해지는 기분이랄까.” _〈땀은 정직하다〉 가운데
저자

송주홍

글쓰는노가다꾼.낮에는집을짓고,밤에는글을짓는다.대전과서울에서기자로일했다.그뒤로도글을써서먹고살았다.서른둘,모든걸정리하고노가다판에왔다.머리나식힐요량이었던노가다판에서일하면서삶을배우는중이다.지은책으로《노가다칸타빌레》,《우리가아는시간의풍경》(공저)이있다.

목차

프롤로그_직업에귀천은없다면서

1부노가다입문:나는노가다꾼이다

노가다꾼이된이유_서른둘,이혼이란걸했다
노가다와근로자의뜻_허드렛일이나하는사람?
인력사무소①_인생의막장,혹은벼랑끝
인력사무소②_칭기즈칸의후예와뜬금없는동포애
인력사무소③_현대판장돌뱅이
기술배우라는말_야!쓸데없는짓하지말고,기술배워
노가다입문①_저~가서,투바이못좀죽여라
노가다입문②_노가다초짜를위한패션가이드
노가다입문③_10분안에건축전문가로만들어드립니다
직영_개.잡.부.
타설_공구리터진날
노가다판에서만난갑질_지랄도일관적이어야지멋있는거야
내장목수와용접공_나무는양陽이요,철은음陰이니
노가다판의간섭_서로의삶에짐으로사는삶
수학강사의용접공논란_7등급맞아도상관없다고응원해주는어른
철근공vs형틀목수①_이거완전또라이네?일을재미로하냐?
철근공vs형틀목수②_불쌍한손목,주인잘못만나이게뭔고생이니
철근공vs형틀목수③_일이즐겁지않고어떻게인생이행복할수있는지
자재를사수하라①_뺏어야만살아남을수있는전쟁
자재를사수하라②_아무리노가다판이라지만,최소한의예의는지켜야지
데마맞은날풍경_비오는날,재즈로아침을연다
노가다꾼의모든것_땀은정직하다

2부노가다현장_사람과풍경

직영반장_너에게쓰는편지(Feat.홍)
곰방꾼_맨몸으로중력과싸우는자
미장공_물로시간을사는사람들
철근공_지붕이없는사람들
비계공_지름5센티미터위,그들이사는세상
지게차①_노가다판에서호구잡히면끝이여
지게차②_싸움에서이기는법
해체·정리꾼_노가다판의장수와선비
형틀목수①_개별의점으로하나의퍼즐조각완성
형틀목수②_압력과싸우는사람들
형틀목수③_마음을선물하는일
아줌마3대장_이땅의위대한여성들에게
외국인노동자에관하여_짱깨와베트콩그리고조센징
노가다판안전사고_우리,살아서봅시다
함바집_함바왕을아시나요?
노가다판정치드라마_숨바꼭질할사람여기여기붙어라!!
건설노조①_퍽퍽퍽몸통깨지는소리가울려퍼진다
건설노조②_시골촌놈의상경투쟁기
건설노조③_국가공휴일에일당받고쉬는노가다꾼

에필로그_현장을기록하는노가다꾼으로,조금더살아보려고요
노가다현장용어사전

출판사 서평

노가다꾼송씨의일일
넥워머를입고각반을찬다.못주머니를두르고카우보이처럼망치를쓱빼본다.안전화를신고선글라스와안전모를쓴다.X자안전벨트를걸치고는작업용장갑을바짝당겨손가락을한번움직인다.어지럽게널브러진자재위로소음과먼지와욕설이뒤엉킬눈앞에풍경이펼쳐진다.현장이열린다.

‘노가다꾼’의아침풍경입니다.‘데마’(일거리가없어쉬는날)맞은날이아니면,새벽5시에일어나눈꼽만떼고현장으로향합니다.6시에출근해아침밥을먹습니다.7시에일을시작해몸에열기가돌면9시참시간이됩니다.참먹고일하다보면어느새11시반,대충작업복을털면서함바집으로향합니다.점심먹을때가되었으니까요.밥을빠르게‘흡입’하고1시까지휴식합니다.그렇게오후일과가시작됩니다.그런데3시가되면또참시간이됩니다.참먹고일하다보면4시반,하던일을정리하고5시에퇴근합니다.
어떤가요?매력적인가요?땀으로범벅된몸을깨끗하게씻어낼때의느낌은덤으로얻을수있는행복입니다.지은이는,주방삼촌이셰프로불리고딴따라가뮤지션으로거듭나는동안에도,여지껏조롱과멸시의대상인‘노가다꾼’이되었습니다.그리고당신에게제안합니다.노가다꾼으로살아가는당신의모습을상상해보라고.

“푸하하.이자식이거드디어‘작업풍’걸렸구만.너목수가하루에망치질몇번할거같냐?…원래,목수일처음시작하면손목이미친듯이아파.그걸작업풍이라고해.누구나한번은거쳐야하는과정이니까너무걱정하지마.좀아프다괜찮아질거여.정아프면진통제먹고며칠쉬든가.그래봤자또아플테지만.푸하하.어쨌든너도이제목수가됐다는증거니까기쁘게받아들이거라.” _<불쌍한손목,주인잘못만나이게뭔고생이니>가운데


생기발랄한현장이야기:잡부에서기공까지
건설현장에는참으로많은사람이일하고있습니다.건축공정에따라제각기맡은일을충실히해냅니다.처음인력사무소에발을들인지은이는현장잡부로일하면서여러공정을두루겪었습니다.목수밑에서일할때는“투바이못좀죽여라”(각목튀어나온못을정리해라)에라는말이무슨뜻인지몰라어리바리했지요.곰방일을할때는‘신체건장한청년’이라는말이무색하게주저앉아야했습니다.흙손으로곱게갠시멘트를벽에바르는미장공조수로일할때는그저감탄할수밖에없었습니다.그저쉬워보이는작업을하는철근공이왜위험하고복잡한작업을하는목수보다임금을많이받는지어렴풋이생각도했습니다.지름5센티미터쇠파이프위에서서구조물을설치하는비계공의작업은그야말로아찔했습니다.그뿐인가요?‘전설로만전해지는못아줌마’를비롯해,자재를수거하는‘핀아줌마’,현장에먹선으로도면을옮기는‘먹아줌마’등겉으로드러나지않는위대한여성들또한현장에있습니다.또세계각지에서온외국인노동자들이우리곁의현장에서우리들이살아갈공간을묵묵히짓고있습니다.그리고현장사람들의배를든든하게채워줄함바식당사람들이있습니다.
지은이는이들과함께일하면서,무거운벽돌을나르며몸을짓누르는‘중력’을이겨내고,시멘트가굳지않게물로시간을사기도하며,거푸집에들이붓는콘크리트의거대한‘압력’에맞서싸웁니다.그리고이들의이야기를,즉자신의이야기를고스란히이책에담아냈습니다.자신이만든공간이누군가에게는“공간그이상의의미”일거라고생각하면서,형틀목수인지은이는오늘도망치질을합니다.

“그어떤직업과견주어도뒤지지않을값진일을한다는생각이들어서말이다.‘그렇구나,내가그런일을하는사람이구나’하고자각하게되어미소가절로나오는것같다.내가형틀목수로살아가는이유다.” _<마음을선물하는일>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