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장아님주의, 편의점 (ENFJ의 4년 5개월 편의점 알바 이야기)

#점장아님주의, 편의점 (ENFJ의 4년 5개월 편의점 알바 이야기)

$15.00
Description
‘슈퍼 주인이 로망이었지만, 현실은 편의점 알바’
계산대 구석에서 암모나이트가 되어간
그녀 혹은 당신의 이야기
어린 시절, 그녀는 슈퍼에 무수히 많이 진열된 과자를 보고는 슈퍼 주인이 되고 싶었다. 그 꿈은 어디로 가고 지금은 글을 쓰고 있다만, 글쓰기만으로는 도통 생계를 꾸릴 수 없었다. 결국 숱한 ‘알바’를 하며 먹고 살아야 했다.
길 가다 보면 빈번히 마주치는 편의점, 그녀는 그곳에서도 일했다. 오래 일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편의점 ‘고인물’ 알바가 되었다. 하지만 비정규 노동자에게는 내일이 보장되지 않았다. 무려 4년 5개월 동안 일한 곳에서 씁쓸한 기억과 애달픈 추억을 가지고 나와야 했다.
이 책은 작가 석류가 꿈을 지키기 위해 생계를 꾸려야 했던 4년 5개월 동안의 편의점 생활을 기록한 ‘일상 생존 에세이’다. 겪은 일에 비해 담담하기 그지없지만 동시에 내밀한 감성의 문장으로 기억을 차분하게 성찰했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읽을 수 있는 감정의 격랑에 공감하다 보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우리 현실이 아프게 도드라진다.
오늘도 편의점에 들른 당신은 어쩌면 그녀를 목격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당신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계산대 구석에서 암모나이트처럼 등을 둥글게 말아 끼니를 때워야 했던 작가. 그러나 담담하고 씩씩한 걸음으로 아무도 모를 내일을 향해 그녀는 편의점 문을 나섰다. 그 발걸음이 계속 울린다.
저자

석류

산책하기좋은도시,경상남도진주에서태어났다.세상에는읽어야할책,봐야할영화,떠나야할곳,써야할글이너무많다고느끼는삶의여행자다.2015년단편소설〈비눗방울속의너〉로데뷔했고,2017년그림에세이《찬란하고도쓸쓸한너라는계절》을출간했다.2017년부터공간프로젝트를진행해,책방에대한이야기《전국책방여행기》,영화관에대한이야기를담은《내가사랑한영화관》을냈다.‘작가와생계’라는딜레마가계속되는가운데2017년가을부터2022년초까지편의점에서일했다.이책에는그때의경험을담았다.현재,공간프로젝트의마지막이야기로오래된가게에대한이야기인‘나의오래된가게들’을쓰고있다.

목차

작가의말
[PULL]─편의점들어가기

#길끝에는편의점
빙글빙글돌아가는하루
가장많이하는말
그건강박증덕분
짧은머리와계산
내로망은슈퍼마켓주인
계산대에서독서하기
버스보다걷기
편리함과번거로움의경계,택배
편의점얼리어답터
마스크쓰기
고양이캔과컵라면
뜻밖의만남
편의점알바와군고구마기계
계산대구석에서밥먹기
환불은구입한곳에서
물품보관소가아닙니다
쓰레기는쓰레기통에
매일나는은행에간다
쇼카드교체일
대목과편의점의시간
겨울편의점
선풍기와온풍기
군고구마의계절

#편의점사람들
범이아저씨
우리가정들수없는이유
단골의온도
문화상품권과보이스피싱
미스터리한아이들
정중하지만예의없는사람들
반말,왜하세요?
20원때문에욕하는사람들
당당한미성년자들
가시나와담배손님
제이에스손님들
5시를알리는할머니
500원손님
초콜릿과가스라이팅
자기만의언어로말하기
막내할머니의심부름
구멍난포스기
체크카드도둑잡기
보루와라이터의상관관계

#편의점유감
오르지않는시급처럼
통화목록지우기
우리는스페어였다
당신은되고,나는왜안되는건가요
숫자를팝니다
손님은있지만,직원은없는편의점
불이꺼진편의점
오래일하시네요?
직업에는귀천이없지만
도시를밝히는불빛
오늘해고를통보받았습니다
여기보다더열악한곳은없을거야
1970년11월13일,그리고51년후
듣기가장무서운말
유달리추웠던하루
두개의이름

[PUSH]─편의점나가기

출판사 서평

숱하게마주치는인간군상과진상
편의점은일상의공간이다.문에달린방울이소리를낼때마다숱한사람이들고난다.시간대가다를뿐인동료들과잠시함께하는공간이기도하다.그런만큼편의점에서일한다는건수많은사람과만난다는의미이기도하다.작가석류는편의점에서부대낀숱한사람을이책에담았다.가깝게는편의점점주와동료알바생부터단골손님과‘진상’손님에얽힌이야기까지.
중국집배달오토바이를타고다니는범이아저씨는일머리는없지만성실함그자체였다.빈번히오고가는알바들은정을나누기에는동료로서의거리가너무멀었다.말그대로문자폭탄으로일을지시하는사장은알바와는위치가근본적으로달랐다.그런가하면손님들의모습은그야말로천태만상이다.계산할때돈을던지는손님,담배이름을끝내말하지않고손가락으로만가리키는손님,나이가어려보인다고반말에막말을일삼는손님,봉지값20원때문에욕을하는손님,진열대물건을떨어뜨려깨뜨리고서는알바탓을하는손님….인간에대한예의가사라진현장이있다면,그곳이편의점이아닐까생각될정도다.
물론그반대편에는힘들어보이는알바에게붕어빵을사다주는할머니,편의점단골이면서김밥을챙겨주시는분식집아주머니도있다.사람에게쌓인감정은사람을통해풀리는듯하다.작가석류는소위‘진상’손님들이난장판으로만들어놓은자신의감정을이들의따뜻한마음으로푼다.그래서,이책은작가가편의점이라는공간을통해우리에게전달하는따끈한‘붕어빵’이기도하다.

“내가그분들에게표할수있는고마움이라곤조금더친절하게대하는것뿐이었다.짱구(단골손님강아지)가나를보고꼬리를흔들듯이나도꼬리만있다면함께흔들었을것이다.”-〈단골의온도〉중에서

‘성실하고착해서잘될거라는말’을위해
일하는모든사람에게날벼락같은말은‘해고’일테다.작가는4년5개월을명절에도쉬지않고꼬박일한대가로해고를통지받았다.편의점운영이어려운나머지점주가본사에재계약을포기했기때문이었다.지방에있는편의점은실상최저시급을지급하지않는다.그래서4대보험에들고싶어도현실적으로손에쥘수있는돈이적어엄두를낼수도없다.결국해고당하면실업급여조차받을수없어당장생계걱정을해야한다.
“성실하고착하니까다잘될거”라는사장의말을떠올리며,작가는시급7000원으로편의점을승계받은점주밑에서야간에계속일을할동료범이아저씨를떠올린다.심란한저녁,불편한듯깜빡이는가로등밑을걷기도했지만,매일거미줄을치는거미와매일거미줄을걷어내는작가사이에승자가없듯,서로각자의일을할뿐이었다.
다만,작가석류는편의점을나온지금에도지금의자리에서‘성실하고착하게’살아간다.꿈을지키기위해,그리고‘성실하고착해서잘될거라는말’을증명하기위해,이책을세상에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