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가라사대 : 청년 목수의 '건방 쩌는' 건설 현장 이야기

노가다 가라사대 : 청년 목수의 '건방 쩌는' 건설 현장 이야기

$16.00
Description
어엿한 5년 차 형틀목수가
시끄러운 세상에 울리는 행복의 망치질!
욕이나 먹으면서 잡부 생활하다가, 어느새 5년 차 형틀목수로 ‘성장’한 작가가 노가다판의 이야기와 노가다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이 책에 풀어놓았다. 하루에 수천 번 내리치는 망치가 닳을수록, 작가의 생각은 명료해졌고 문장은 벼려졌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이 ‘막장’이라고 말하는 곳에서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한마디로 이 책은 행복한 청년 목수가 전하는 노가다판 ‘복음’인 셈이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상황이 바닥이던 2018년 여름, 작가는 싸구려 여관방에서 ‘탈출’해 노가다판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곳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 부대꼈다. 어깨 빠질 듯 망치질을 하면서 마침내 스스로에 대한 혐오를 지우고 행복을 발견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또한 청년 목수의 ‘행복한 탈출기’이기도 하다.
책은 크게 세 챕터 〈희망을 버려 그리고 힘냅시다〉, 〈결국엔 사람〉, 〈노가다 가라사대〉로 나뉜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자신의 직업인 ‘노가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노가다꾼의 삶을 보여준다. 심지어는 월급통장까지 까면서. 두 번째 챕터에서는 작가의 밥벌이 현장인 노가다판 사람들의 풍경을 보여준다. 그들은 다름 아닌 우리 가족이자 이웃이고,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다. 세 번째 챕터는 노가다꾼 송주홍이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성이다. 노가다꾼이 되는 법, 자기 자신에게 하는 다짐, 현장에서 깨달은 삶의 이치 등을 전한다.
목수가 되기까지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담은 〈노가다 칸타빌레〉의 다음 이야기이기도 한 이 책은, 또한 자기 삶의 주인이고자 하는 작가가 세상 보란 듯 마음먹고 내리치는 ‘망치질’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2 우수 출판 콘텐츠 선정작
저자

송주홍

글쓰는노가다꾼.낮에는집을짓고,밤에는글을짓는다.대전과서울에서기자로일했다.그뒤로도글을써서먹고살았다.서른둘,모든걸정리하고노가다판에왔다.머리나식힐요량이었던노가다판에서일하면서삶을배우는중이다.지은책으로《노가다칸타빌레》,《우리가아는시간의풍경》(공저)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정신없이끌려간첫현장에서나는‘어이~’였다

희망을버려그리고힘냅시다
노가다가동네개이름입니까?
노가다3년차,월급통장공개
오뎅이면어떻고,어묵이면어떠랴
살아지는삶말고,살아가는삶
포도알스티커모으기
그래요,제가카푸어예요
항문수술과일용직그사이에서
그냥좀쉬면안되나요?
당신은집주인이신가요?
서른여섯,노가다,월세,이혼남
인생의아이러니를대처하는법
희망을버려,그리고힘냅시다

결국엔사람
한쪽눈을잃어도끼니는찾아온다
오줌으로만든아파트
왼손잡이목수
공부못하면반장도할수없다고요?
법보다무서운오야지
우리에겐메딕이없다
그저운이좋았을뿐
슈퍼마켓빵누가먹느냐고요?
최고의구경거리
노가다판배틀로얄
행복하다고말할수있는것만으로도
1955년생일영씨
결국엔사람

노가다가라사대
노가다꾼이되려면
기술은어디서배우지?
하마터면다시회사에갈뻔했다
멋없는어른되기
양아치선언
폭염에점퍼를입은남자
글쓰기가노가다만같았으면
‘대학따위’라고말할수있는세상
니가싼똥니가치워!
촉촉하게젖은사람들
‘딜리트’가아니라‘데나우시’

출판사 서평

우리는모두밥먹고살아가는사람,
하여노가다가이르노니!

노가다판,즉건설현장에는참으로많은이야기가있다.사람이있는곳에는사연이있을테니노가다판에이야기가있음은당연하다.그런데송주홍작가가노가다판에서만난이야기는사뭇흥미롭다.뻔한노가다아저씨들의뻔한이야기이지만,작가의시선이그이야기에닿는순간우리는삶을누르는‘중력’을보게된다.그리고뻔한이야기속에서슬프고,기쁘고,부끄럽고,화나고,사랑하는것들을만나게된다.
오랜만에참석한가족행사에서,뻔히노가다하는줄알면서도집안어른이이렇게말한다.취직은안하냐고.아직도월세사냐고.뭐라제대로대답하기도전에그러게이혼은왜했냐는말을듣는다.슬픈일임에틀림없다.
그런가하면,핸드폰으로김치를주문하는모습을보고,옆에있던노가다형님이자기집에들르라고한다.멋쩍어하다형님집에들렀더니집김치와반찬을내어준다.감동하고기뻐할일이다.
한편뜬금없이연락이온지인이자신이있는회사에와달라고한다.제법넉넉한보수를제안하면서스카웃하고싶다고한다.제안을받고는,행복한노가다판과자기삶이없었던콘텐츠회사를놓고계산기만두드리는자신을모습을발견한다.분명부끄러운일이다.
오래타고다닌중고차가숨을헐떡인다.차를바꾸겠다고직장인신용대출을알아본다.그런데월급을꼬박꼬박잘받음에도불구하고단지‘일용직’이라는이유로은행에서대출을거절당한다.은행문을들어서기까지꿈꾸듯새자동차를상상하던자신이떠오른다.화날수밖에없다.
그래도새벽에일어나현장으로가는건,그곳에서만나는사람들때문이다.고등학교다닐때는알지도못했던친구를어느날같은현장에서만나고,그가살아온이야기와살아갈이야기를들을수있기때문이다.망치질하다가튄못에맞아한쪽눈을잃었지만,눈물겨운노력으로누구보다베테랑목수가된선배노가다꾼이있기때문이다.
슈퍼마켓크림빵을참으로먹으면서도,소주를물처럼마시는노가다꾼들사이에서도,눈이내려도계절의풍요로움을즐기지못하는,어쩌면‘멋없는어른’이되기위해노가다꾼송주홍은현장에나간다.그곳에는사랑하는것들이있기때문이다.
그는철들기싫지만철드는자신을바라보면서말한다.인생은‘딜리트(삭제)’가아니라‘데나우시(재시공)’라고.뭔가마음에안드는게있더라도실제인생에서는딜리트키를누르듯쉽게지울수없다.다만부족하고불완전한것을조금씩고쳐나갈뿐이다.그래서그는그풍경을이책에남긴다.동료형님들의이야기이면서자신의이야기이기도한노가다판이야기를,진짜노동의역사를.

“함께일하는형님이일당1만2000원받으면서도시락들고집지으러다니던시절이야기를해줄때도나는기록해야한다고생각했다.적어도나는형님들얘길들으며‘한강의기적’으로포장된신화에서벗어날수있었다.이런이야기야말로성장신화의그늘에가려진진짜노동의역사가아닌가.”_<프롤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