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귀찮은 글쓰기(큰글자도서) (어쩌다 보니 17년차 마감노동자의 우당탕탕 쓰는 삶)

이토록 귀찮은 글쓰기(큰글자도서) (어쩌다 보니 17년차 마감노동자의 우당탕탕 쓰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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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럼에도 굳이 글을 쓰겠다는
그 마음에 대하여
글쓰기는 설거지와 다르다. 노동한 만큼 하나씩 쌓여가는 접시를 획득할 수 있는 설거지와는 달리, 얼마든지 허접하고 통찰력 없는 문장으로 종이와 바이트를 낭비하며 공백을 채워나갈 수 있는 게 글쓰기라는 점에서 그렇다. 게다가 잘 쓰겠다고 마음을 먹는다고 좋은 글을 쓴다는 보장은 없다. 써야 할 이유는 불확실하지만 시작하지 않을 이유는 선명하고도 다양하다. 그래서 “글을 쓰는 건 정말이지 너무나도 귀찮은 일이다”.
이 정도면 그냥 마음 편히 잘 읽으며 살아도 되겠건만(하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굳이 글을 쓰겠다는 그 마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딱히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은 적은 없었지만, 어찌어찌 하루를 살아가는 보통의 재능과 노력을 어쨌든 쌓아가다 돌아보니 칼럼니스트이자 마감노동자로 왕성하게 활동하게 된 작가 위근우가 지금까지의 자기 작업들을 돌아보며 ‘글쓰기에 관한 책’을 출간하였다. 논쟁적인 문화비평 글로만 구성된 10만 팔로워 인스타그램 계정 역시 운영 중인 그의 ‘글’과 ‘글쓰기’ 그리고 ‘글 쓰는 삶’에 관한 이야기를 여섯 개의 키워드(재능, 트레이닝, 실전, 논쟁, SNS, 멘탈)로 풀어냈다. 글쓰기 기술부터 멘탈 관리까지 재밌는 내용을 다뤘다. 무엇보다도 때론 미루고 회피하다 어느 순간 온 힘을 다해 마감하고 하루 정도 축배를 드는, 관성과 고단함과 잔꾀와 애정이 교차하는 우당탕탕 인생 속 작고 멋진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다.
세상을 지탱하는 건 대다수 게으른 사람들(우리들!)의 일말의 자부심, 향상심 그리고 책임감의 퇴고 같은 누적물이다. 글과 말로 공론장의 영역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사람들도 그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한 마감노동자의 글쓰기 이야기가 또한 보통의 삶에 관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니 누구도 이토록 귀찮은 글쓰기를 놓아버릴 수는 없다. “한 번 마음먹었던 거 두 번은 마음먹게, 망한 것 같아서 포기하고 싶을 때 그래도 완성은 해볼 수 있게.” 평범하고 흥미로운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는 이유다.
저자

위근우

2008년대중문화비평웹진《매거진t》에입사해대중문화전문기자로활동하기시작했다.이후웹매거진《아이즈》팀장으로재직하다현재는비정규마감노동자로활동중이다.쓴책으로《다른게아니라틀린겁니다》,《뾰족한마음》,《프로불편러일기》,《젊은만화가에게묻다》가있다.

목차

들어가며
1.고만고만한재능도재능이다-글쓰기와재능
2.기분만내지말고진짜연습을해봅시다-글쓰기트레이닝
3.마감,희노애락아니노애노애의드라마-글쓰기실전
4.남들은싸움박질이라부르고나는대화라말한다-논쟁으로서의글쓰기
5.‘관종’경제와공론장사이에서-SNS시대의글쓰기
6.우리가돈이없지가오도없지욕은먹지-글쓰기와멘탈관리
나가며

출판사 서평

매혹적인노애노애怒哀怒哀의드라마를향한열정과욕망
17년차마감노동자이자칼럼니스트의글쓰기는꿈을향해정진한자아실현의과정이자뛰어난발상을통해‘글빨’을휘날리는휘황찬란한과정일까.사람에따라다를수도있겠지만,최소한저자에게는그렇지않다.여전히마감을위한글감찾기,글쓰기,퇴고의과정은지난하고힘들다.아이디어를떠올리는것은단지시작일뿐이며,한정된지면내에서독자의눈길을끌면서도여론과분위기에편승하지않는직업적윤리를견지해야하고,각종즐거운삶의기제들과잠까지포기하며쓴글이공론장에별도움이되지않는무엇일가능성을염두에둬야한다.그럭저럭좋은글을쓰더라도일부의동의와그수배에달하는반론(타당할수도있고아닐수도있다)을접해야한다.게다가그것이비판적인글쓰기라면.과연글쓰기는희노애락보다는‘노애노애’의드라마가아닐수없다.
그럼에도왜글을쓰는가?저자는말한다.“글쓰기에대한매혹은언어를통해세계를나의관점으로재조립하는것에대한막연한동경”이면서“그작업을어느정도성공적으로해냈을때따라오는상징권력에대한욕망”이라고.거기엔“정치적이고공적인열망”과“불순물같은허영심”이분리하기어려울정도로뒤섞여있다고.중요한것은“스스로를기만”하지않으면서“공론장이글쓰기에선행한다”는사실을명심하고“자의식을줄이되큰책임감을가지”고나의글을쓰는것이라고.“왜독자들이나를사랑하지않느냐”는질문따위는버리고“최선을다해좋은글을타협없이쓸지”를고민하자고.나자신의명예욕을인정욕구로떨어뜨리지말고“공적인명예와사적인애정을개념적으로구분”하라고.사실은“우당탕탕여기까지온”삶이지만,“산만한일상속에서각각의삶의궤적을자원삼아어떻게든모순을줄여보기위해아등바등”하면서쓰고또써나가는것이결국글쓰기이고삶이아니겠느냐는것이다.저자는그렇게우당탕탕지난17년을직업적으로글쓰기를해오며살아왔다.

키워드:재능☞트레이닝☞실전☞논쟁☞SNS☞멘탈관리
저자는여섯개의키워드를바탕으로글,글쓰기,글쓰는삶에관한이야기를풀어냈다.거기에는글쓰기의기술도있고,글쓰는사람으로서의마음가짐도있으며,독자와의소통,세계와의관계맺음에대한진솔한고민도있다.1장(재능)에서는직업적글쓰기전선에뛰어들게된과정을담았다.사실은고만고만한재능으로,별다른특별한계기없이갖게된직업이지만,그지지부진함이야말로어쩌면일반적인보통사람들이겪는멋진성장과정일수도있을것이다.2장(트레이닝)에서는글쓰기실력을높일수있는방법들을안내한다.필사,구조모방,위트,인용,길티플레저,루틴등의세부적인내용을글쓰기와연결하여살필수있다.3장(실전)에서는칼럼을기준으로문단을구성하고마감까지진행하는과정과그안에서중요하게짚어야할사항들을살펴보았다.잠도안자며썼다해도시원찮은글이언제나나올수있는이세계에서,어떻게자신을지키고최대한좋은글을만들어낼수있는지진솔한이야기들을담았다.
4장(논쟁)에서는타인이본다는것그자체만으로사회적성격을획득하는‘나의글’을어떻게공론장속에서이해할것인지,논쟁하는글쓰기가왜궁극적으로는진정한대화와발전을향하는글쓰기인지설명했다.진정한겸손함은“상대의논리를굴복시키기위해최선을다할때”비로소말할수있는것이라는저자특유의관점을밝혔다.5장(SNS)에서는저자10만인스타그램팔로워계정의허와실,‘좋아요’의단맛에취하지않고최대한의공적인독자와의거리를지키기위한저자의노력등을담았다.특히나자기PR과브랜딩이주목경제라는이름으로작가-지식인-셀럽세계를흡수하는지금의상황에서(누군가에게는꼬장꼬장한꼰대로보일지몰라도)글의성격과직업적위상을지켜내기위해선택한방법을밝혔다.6장(멘탈관리)에서는기이한“명예욕”을지닌작가라는직업군의한사람으로서,논쟁적인글쓰기속수많은분쟁들에서어떻게작가적정체성과정신의건강을지켜왔는지밝혔다.저자는무엇보다도중요한것은자기스스로의글쓰기동력을직시하고솔직해지는것이며,불특정다수에게“사랑받지못하는것에대해의연”해지는것이라고말한다(바꿔서말하면“사랑받을수있을것같은방향으로기울어”지지않는것).이는또한작가에대한사랑을독자에게강요(또는갈구)하지말고,자신의더큰삶속에서소중하게가꾸라는말이기도하다.

공감그리고도움:망한것같아서포기하고싶을때그래도완성은해볼수있게
이책의존재가치는다른모든글들처럼미리존재할수없다.그럼에도저자가바라는것이있다면그건“작은공감과도움”이다.“이토록귀찮은글쓰기를그럼에도하겠다고마음먹은이들”에게,“한번마음먹었다포기할거두번은마음먹을수있게,쓰다가망한것같아서포기하고싶을때그래도완성은해볼수있게”.17년이나끊임없이일감을구해글을썼고작지도크지도않은명성을얻고여러논쟁속에서꽤자주회자된저자가“보통사람의글쓰기”를이야기하는것이어색해보일수도있지만,“어제와똑같아보이는오늘을사는재능과노력”으로“시시하지만만만치않은긴일상과짧은성취의순간이반복”되어모여그의지금이생겨난것은분명한사실이다.“인생이란대개그런모양새”고,“글쓰는삶도별다를”게없다.이책이글쓰기그리고삶에대한작은공감과도움을말할수있는이유도거기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