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치열하지만 가난한,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사람들의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사람들의 이야기
한승태 작가의 데뷔작 ‘인간의 조건’이 《퀴닝》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전국을 떠돌며 온갖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던 무명의 작가는 2013년 1월 ‘인간의 조건’을 펴내며 주목을 받았다. 이전 르포 문학에서 볼 수 없었던 독보적인 문장에 아무나 할 수 없는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든 ‘한승태라는 장르’가 탄생했음을 알렸다. 11년이 지난 지금 새로 출간한 이 책은 제목을 작가가 의도한 ‘퀴닝’으로 고쳐 달았고 초판의 오류를 바로잡고 문장을 대폭 다듬었다.
‘퀴닝Queening’은 체스 게임에서 ‘졸(폰)’이 상대 진영 끝에 도달하면 잡힌 말 가운데 어떤 말로도 변신할 수 있는데, 이때 대부분 ‘여왕(퀸)’을 선택하는 것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일종의 계층 상승인 셈이다. 이 책은 ‘퀴닝’을 꿈꾸지만 늘 ‘졸’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진도의 꽃게잡이 배, 서울의 편의점과 주유소, 아산의 돼지농장, 춘천의 비닐하우스, 당진의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20대의 한 시절을 보낸 작가 한승태가 일하면서 기록한 메모를 토대로 펴낸 책이다.
한때 ‘워킹푸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저널리스트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쓴 《노동의 배신》이 주목을 받을 무렵이었다. 말하자면, 작가 한승태는 한국의 바버라 에런라이크다.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미국의 한승태다.)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밀린 사람들이 자본의 푸대접을 받으면서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퀴닝》이 지독히도 세밀하게 보여주는 까닭이다. 작가는 세상 곳곳에서 ‘졸’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곳에서 사는지, 여름엔 얼마나 덥고 겨울엔 얼마나 추운지,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음식을 먹고 얼마를 버는지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를 놀랍도록 정밀하게 묘사한다. 여기에 작가 특유의 ‘블랙 유머’가 가세한다. 기어이 ‘웃픈’ 이야기 속에서 세상의 냉혹함과 인간의 지독함이 뒤엉켜 일으키는 묘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할 수 있다.
작가는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신의 부조리함 또한 감추지 않는다. 타인의 부조리함을 방관하면서 동시에 비난하지만, 자신 또한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임을 눈치챈다. 과연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조건은 무엇일까. 작가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누구라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을 법한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꽃게잡이 배 선원이나 양돈장 똥꾼처럼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우리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쩌면 그 조건은 그들을 궁금해하는 데에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들의 안부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답장이다.
‘퀴닝Queening’은 체스 게임에서 ‘졸(폰)’이 상대 진영 끝에 도달하면 잡힌 말 가운데 어떤 말로도 변신할 수 있는데, 이때 대부분 ‘여왕(퀸)’을 선택하는 것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일종의 계층 상승인 셈이다. 이 책은 ‘퀴닝’을 꿈꾸지만 늘 ‘졸’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진도의 꽃게잡이 배, 서울의 편의점과 주유소, 아산의 돼지농장, 춘천의 비닐하우스, 당진의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20대의 한 시절을 보낸 작가 한승태가 일하면서 기록한 메모를 토대로 펴낸 책이다.
한때 ‘워킹푸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저널리스트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쓴 《노동의 배신》이 주목을 받을 무렵이었다. 말하자면, 작가 한승태는 한국의 바버라 에런라이크다.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미국의 한승태다.)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밀린 사람들이 자본의 푸대접을 받으면서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퀴닝》이 지독히도 세밀하게 보여주는 까닭이다. 작가는 세상 곳곳에서 ‘졸’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곳에서 사는지, 여름엔 얼마나 덥고 겨울엔 얼마나 추운지,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음식을 먹고 얼마를 버는지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를 놀랍도록 정밀하게 묘사한다. 여기에 작가 특유의 ‘블랙 유머’가 가세한다. 기어이 ‘웃픈’ 이야기 속에서 세상의 냉혹함과 인간의 지독함이 뒤엉켜 일으키는 묘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할 수 있다.
작가는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신의 부조리함 또한 감추지 않는다. 타인의 부조리함을 방관하면서 동시에 비난하지만, 자신 또한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임을 눈치챈다. 과연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조건은 무엇일까. 작가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누구라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을 법한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꽃게잡이 배 선원이나 양돈장 똥꾼처럼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우리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쩌면 그 조건은 그들을 궁금해하는 데에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들의 안부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답장이다.
퀴닝 : 꽃게잡이 선원에서 돼지농장 똥꾼까지, 잊힐게 뻔한 사소한 삶들의 기록 - 한승태 노동에세이 1
$18.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