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 전봉준 평전

녹두 전봉준 평전

$22.00
Description
범부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민중혁명 지도자로 산화한 영혼에 바치는 서사시
역사책 속에 나오는 태생과 환경이 비범한 인물들 가운데서 전봉준은 하나의 혁명 같은 존재이다. 조선 후기 대부분의 농민들처럼 주목받지 못한 채 빈곤하고 고된 일생을 숙명으로 받아들일 평민으로 자랐으나 마침내 한국 근대 민중사의 절정인 동학농민전쟁의 지도자가 되고 세도정치의 폐해와 제국주의의 위협 아래 신음하던 조선 후기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체제를 주창한 진보적 사회정치가가 되었다는 점에서 전봉준은 민중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이번에 나온 《녹두 전봉준 평전》은 전봉준의 이와 같은 일생의 변모를 다룬 책으로, 조선 후기 평범한 농촌지식인이 한국 근대 민중사의 절정인 동학농민혁명을 진두지휘한 민중의 명장으로 우뚝 서는 과정을 우선 놀라운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전봉준의 일대 변신을 경이롭게 바라보고 다루기를 먼저 선택함으로써 사료와 기존의 연구 자료가 미처 다 풀어내지 못한 논란거리들(전봉준과 대원군과의 관계, 김개남 장군과의 관계 등)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관심사를 전개하는데, 특히 동시대의 대다수 농민들과 같은 삶을 이어가면서도 팍팍한 조선의 현실을 직시한 채 좋은 세상을 실현하고자 보국안민의 길을 궁리하던 전봉준이 동학에 입교하여 그 길을 찾고자 했으며, 나라를 구하고 백성을 위하는 길이 반봉건, 반외세의 투쟁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그에게 민본주의와 동양 사상의 주체성을 강조한 동학이 정신적 지주이자 농민을 기반으로 하는 집단적 활동의 원천으로 보였을 것이라는 부분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책은 1894년 고부에서 일어나 이듬해 3월 처형되기까지 전봉준이 진두지휘한 동학농민전쟁은 19세기 말 이 땅의 민중이 어떻게 역사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는지를 보여준다. 접전과 휴전 시기를 아울러 1년 4개월 남짓한 전쟁 내내 동학농민군의 최고지휘자 자격으로 전봉준이 고시한 격문과 통문들을 살펴보고 특히 전주화약이 체결된 이후 집강소 설치와 운영을 중심으로 그가 지휘한 농민군의 활약상을 주목하면 동학농민전쟁을 당시 지배계급과 외세에 대한 단순한 ‘저항’으로만 치부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독자들은 동학농민전쟁이 저항을 넘어서서 우리 근대사에 어떤 비전들을 가지고 있었는지, 농민들이 구체적으로 지향한 사회적, 경제적 방향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전국에 집강소가 설치되고 유능한 ‘공화주의자들’이 정사를 맡으면 농민군들은 생업(농업)에 복귀하여 그 본분에 충실하고자 한다”는 전봉준의 발언을 반추하며 그 답을 가늠해볼 일이다. 또한, 현존하는 사료와 기존의 학문적 연구 결과의 틀을 벗어나 여러 편의 시를 비롯한 문학 작품을 옮겨놓은 서정성이 강한 평전이어서 딱딱한 역사 속 인물서가 아니라 마치 한 권의 영웅시를 읽는 듯한 감흥도 얻을 수 있다.

오늘날 우리는 범부 전봉준이 동학농민군의 지도자로 변모하면서 봉기했던 때를 고질적으로 닮은 시대를 살고 있다. 분단과 외세의 극복은 여전히 우리 시대의 절박한 과제다. 무슨 영웅이나 대단한 애국자는 아닐지라도 이런 동시대의 현실을 직시한 채 우리 사회의 비전을 모색하고자 고민하는 분들에게 특히 일독을 권한다.

저자

김삼웅

저자:김삼웅
독립운동사및친일반민족사연구가로,현재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공동대표를맡고있다.《대한매일신보》(지금의《서울신문》)주필을거쳐성균관대학교에서정치문화론을가르쳤으며,독립기념관장을지냈다.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위원,제주4·3사건희생자진상규명및명예회복위원회위원,백범학술원운영위원등을역임하고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위원,친일파재산환수위원회자문위원등을맡아바른역사찾기에부단히노력하고있다.역사·언론바로잡기와민주화·통일운동에큰관심을두고,독립운동가와민주화운동에헌신한인물의평전등이분야의많은저서를집필했다.
주요저서로는《백범김구평전》,《을사늑약1905그끝나지않은백년》,《단재신채호평전》,《만해한용운평전》,《안중근평전》,《이회영평전》,《노무현평전》,《김대중평전》,《안창호평전》,《빨치산대장홍범도평전》,《김근태평전》,《이승만평전》,《안두희,그죄를어찌할까》,《몽양여운형평전》,《우사김규식평전》,《위당정인보평전》,《김영삼평전》,《보재이상설평전》,《의암손병희평전》,《조소앙평전》,《백암박은식평전》,《박정희평전》,《신영복평전》,《현민유진오평전》,《리영희평전》,《송건호평전》,《외솔최현배평전》등이있다.

목차


일러두기/책머리에

제1장‘작은거인’태풍의눈이되다
세계열강,조선으로밀려와/실정과탐학으로민란속출/왜란·호란겪고도정신못차린지도층/동학농민혁명과정명사상

제2장한국민중저항사상의뿌리
민은누구인가/민중의실체/고려시대의민중운동/조선시대사민신분과민중세력/의적임꺽정의도전/
임지왜란에일어선농민의병/홍경래의서토민중저항/삼남을휩쓴민중의난/동학농민혁명의민중의지

제3장출생과성장
‘영웅’예비한내외의격랑/엇갈리는출생지/불우한가계,아버지와처의죽음/형형한안광,예리한관찰력

제4장불우한청년시절
아버지는지방의유지출신/아버지,매맞아죽어/부자가함께약업에종사/송씨와결혼그리고사별,재혼

제5장역사상걸출한농민봉기지도자들
혁명이론과농민봉기/중국의농민반란/유럽의농민반란/한국의농민반란/중국첫농민붕기일으킨진승과오광/아담이밭갈고이브가베짤때귀족은어디있었던가/성서에노예라는구절이있으면증명하라/왕후장상의씨가어찌따로있겠는가

제6장최제우,동학기치들고홀연히나타나
동학사상의본질/시천주/인내천/동학교조최제우의탄생설화/구도과정의신비체험/자아의식넘어서는초월적존재체험/신흥민족종교의후천개벽사상/개벽의철학·사상적의미/해월최시형,동학2대교주승계

제7장동학혁명사상에접하다
이데올로기는구름인가/동학에접하게된과정/그는동학교도이고접주였다/정약용의영향받은듯/‘학구로업’을삼은선비

제8장동학농민혁명기의청·일관계
조선을둘러싼청·일의대립/청국차병론/청국군이파병되기까지/일본의대한침략여론과파병/일본신문들조선침략부채질

제9장고부관아를점거하다
민중의두터운신망으로혁명의중심에/탐학에시달린농민들혁명군으로/동학·도참·비결이농민마음사로잡아/초시형,호남순회로교세확장/탐학한조병갑의죄상을밝히고/사발통문통해비밀조직·선전활동주력/안핵사이용태의탐학,농민봉기부채질

제10장제폭구민의횃불을들다
횐옷입은농민군2차봉기/무장에서타오른혁명의불길/혁명군5색기들고대오갖춰/사발통문으로거사통고/동학농민혁명군지도자로부상하다/홍계훈을양호초토사로임명

제11장피로물든황토현전투
혈전의대명사가된황토현싸움/누가먼저공격했는가/동학혁명전쟁중가장혁혁한전과

제12장호남의심장부전주성을접수하다
정읍공격은전주점령전단계/황룡촌전투에서도승리/마침내전주성에입성하다/죄수풀어주고빈민구휼/봉기한달만에전주성점령

제13장전주화약,청군·왜군밀려오고
청국에파병청원서보내/고심끝에철군결정/청군에이어불청객일군도파병

제14장농민자치,53개군현에집강소설치
‘전주화약’뒤집강소설치에진력/관민합작의폐정개혁기관으로/농민군의행패도심해져/남원에서집강소설치단합대회/비무장으로나주성에들어가담판/호남의통치자로나서활동/농민군통치에지도력발휘

제15장제2차봉기,일본군을박멸하라
삼례에서남북접재봉기합의/폐정개혁에서반외세투쟁으로/10만대군,출전의깃발들고/일본군,도처에서동학농민군학살/일본군의거미줄같은정보망

제16장일본군,동학군30만을학살하다
신식무기로무장한일본군만행/스나이더소총과무라타소총으로무장/일본군의동학군학살과정/동족상잔벌인친일관군의만행

제17장농민군의시산혈해·우금치전투
세계사의흐름을바꾼전투/2만군사가500명으로줄어/목천세성산전투/동학농민군,전투에서밀려

제18장길이끝나는곳에서도길이되는사람
개혁가들의좌절과그밀고자들/동지의밀고로순창에서붙잡혀/거액의현상금에눈이먼농민들/사형선고에도의연한모습/종로네거리에서내목을베라

제19장대원군과밀약관계있었던가
대원군과밀약또는협력여부/대원군측에서손내밀었을수도/대원군을이용하려했을수도/유림세력의동학반대운동

제20장동학혁명기의민요와참요
전봉준에대한기대와좌절담아/‘가보세’에담긴뜻은/<새타령>과<농부가>에담긴의미

부록
전봉준공초/전봉준판결문/동학농민혁명일지/전봉준연보/전봉준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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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범부의자리를박차고나와
민중혁명지도자로산화한영혼에바치는서사시

역사책속에나오는태생과환경이비범한인물들가운데서전봉준은하나의혁명같은존재이다.조선후기대부분의농민들처럼주목받지못한채빈곤하고고된일생을숙명으로받아들일평민으로자랐으나마침내한국근대민중사의절정인동학농민전쟁의지도자가되고세도정치의폐해와제국주의의위협아래신음하던조선후기민중의이익을대변하는정치체제를주창한진보적사회정치가가되었다는점에서전봉준은민중의힘을새삼느낄수있는매력을지닌인물이다.이번에나온《녹두전봉준평전》은전봉준의이와같은일생의변모를다룬책으로,조선후기평범한농촌지식인이한국근대민중사의절정인동학농민혁명을진두지휘한민중의명장으로우뚝서는과정을우선놀라운시선으로그려내고있다.이책의저자는전봉준의일대변신을경이롭게바라보고다루기를먼저선택함으로써사료와기존의연구자료가미처다풀어내지못한논란거리들(전봉준과대원군과의관계,김개남장군과의관계등)에크게구애받지않고관심사를전개하는데,특히동시대의대다수농민들과같은삶을이어가면서도팍팍한조선의현실을직시한채좋은세상을실현하고자보국안민의길을궁리하던전봉준이동학에입교하여그길을찾고자했으며,나라를구하고백성을위하는길이반봉건,반외세의투쟁일수밖에없다고판단한그에게민본주의와동양사상의주체성을강조한동학이정신적지주이자농민을기반으로하는집단적활동의원천으로보였을것이라는부분을예로들수있다.

이책은1894년고부에서일어나이듬해3월처형되기까지전봉준이진두지휘한동학농민전쟁은19세기말이땅의민중이어떻게역사의구심점으로떠올랐는지를보여준다.접전과휴전시기를아울러1년4개월남짓한전쟁내내동학농민군의최고지휘자자격으로전봉준이고시한격문과통문들을살펴보고특히전주화약이체결된이후집강소설치와운영을중심으로그가지휘한농민군의활약상을주목하면동학농민전쟁을당시지배계급과외세에대한단순한‘저항’으로만치부할수없음을알수있다.독자들은동학농민전쟁이저항을넘어서서우리근대사에어떤비전들을가지고있었는지,농민들이구체적으로지향한사회적,경제적방향은무엇이었는지에대해“전국에집강소가설치되고유능한‘공화주의자들’이정사를맡으면농민군들은생업(농업)에복귀하여그본분에충실하고자한다”는전봉준의발언을반추하며그답을가늠해볼일이다.또한,현존하는사료와기존의학문적연구결과의틀을벗어나여러편의시를비롯한문학작품을옮겨놓은서정성이강한평전이어서딱딱한역사속인물서가아니라마치한권의영웅시를읽는듯한감흥도얻을수있다.

오늘날우리는범부전봉준이동학농민군의지도자로변모하면서봉기했던때를고질적으로닮은시대를살고있다.분단과외세의극복은여전히우리시대의절박한과제다.무슨영웅이나대단한애국자는아닐지라도이런동시대의현실을직시한채우리사회의비전을모색하고자고민하는분들에게특히일독을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