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아한 목기 시대: 목공에서 발견한 무르고 단단한 삶에 관하여

나의 우아한 목기 시대: 목공에서 발견한 무르고 단단한 삶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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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정환

저자:이정환
세상속으로들어가기위해발버둥쳤던20대,정신없이앞으로만달렸던30대,언제지나간지도모르게40대를보내고흰머리조금씩늘어나는50대가되어서야늘옆에말없이서있는'나무'가눈에들어왔다.세상은'나를봐달라고'외치는곳이다.하지만나무는한번도'나를봐달라'고하지않았다.늘그냥그자리에있었다.소란스러운돌-청동-철의시대를지나는동안에도늘그자리에있었다.어쩌면변하는것보다변하지않는것에더꽂히는50대가되어서야그들과주파수가맞았을까?세상은원래'지금은목기시대'라고늘말하고있었던게아닐까?
30년동안을교양다큐PD와편성정책PD로살아오면서으로시작해<걸어서세계속으로>와<명견만리>등여러프로그램을제작했다.프로그램정책프로듀서로또절반의방송국인생을보냈다.최근변하는미디어환경에서방송국이속수무책흔들리고있다.이제변하는것들보다변하지않는것이무엇인지돌아봐야하지않을까?'나무'처럼.
50대가되어서야'나무'가보인것은우연이아닌것같다.'변하지않는것'을알아보게되었고덜소란스러워졌고마음의여유는살짝늘었다.그때목공을시작했고'도시나무꾼'이되었다.나무를깎고자르며반세기무신론자가가톨릭신자도되어새이름'안톤'을얻었다.화려하지않지만누추하지않고,말하지만소란스럽지않게사는법을익히고있다.'나무'처럼.

목차

서문

이상한날_나무가물에뜨지않던날
·목공방에처음갔던날
·물에가라앉는나무가있다
·생명의나무
·이상한나무들과만나목공의세계로

상처받은날_나무도상처받는다
·나무가받아들이는상처
·상처,받아들임…성숙의조건

가구만드는날_가구용목재이야기
·가구로쓰이는나무는…
·목공의장점과의외의문제
·가구계의사외이사,티크

소낙비내리는날_녹슬지않는아이언우드
·잘난놈의저주,이페
·이페를공예품으로…

스피커를태운날_Soundperfecttonight
·원목으로?MDF?합판으로?
·자작나무는무슨나무?
·자작의가족나무들

신자가된날_십자가는무슨나무였을까?
·성경과지도를같이보면
·가톨릭과나무는비슷한시기에왔다
·예수님이못박힌십자가는무슨나무였을까?
·노아의방주를만든나무는?
·감람수는올리브나무로,종려나무는대추야자나무로

두근두근첫날_최초냐,최고냐,그것이문제로다
·‘최초’와‘최고’중에고르라면?
·물푸레男과느릅女
·한국의물푸레나무는

나무가부러운날_강함과약함에대하여
·하드우드와소프트우드
·50대가된테토남,눈물이많아졌다
·강함에대한이끌림,약함에대한두려움
·세계에서가장소프트한나무

너와나,선그은날_너도와나도그리고우리
·목공방의동물전쟁
·그런데어느날,나리가임신했다
·공방의골품제
·너와나,선을가르는기준

가로수를누빈날_들어라!가로수의아우성
·나무는서로소통한다
·나무가인간에게복수할수있다면
·도시속으로들어온자연,가로수
·지금가로수는무슨나무?
·우리나라에서가장많은가로수
·5월의크리스마스,이팝나무

삐딱선탄날_소나무찬양에이의를제기합니다
·권력자의질투는죽음이다
·나무도왕이있다
·태양왕루이14세와나무왕소나무
·소나무가한국의전통나무?
·궁궐의목재는고려시대에도소나무였을까?
·소나무의종류
·살아서는왕의나무,죽어서는평민의나무
·욕심부리는것은인간이다

진짜가나타난날_참과거짓의나무가있다
·신문과방송이진짜라는믿음은무너지고있다
·진짜와가짜
·모든것이참좋은‘진짜’나무
·참나무는도토리나무
·화이트오크,레드오크
·참나무로무엇을만들까

진짜가나타난날2_미국대통령의책상은무슨나무?
·현재도미국대통령의책상
·술과오크
·‘떡갈’위스키,‘상수리’와인그리고‘신갈’소주
·가짜나무가있는진짜나무
·참죽으로무엇을만들까?
·가짜를위한변명

한자리에모인날_마을나무이야기
·마을나무
·팬데믹에희생된느릅나무
·한국의마을나무,느티나무와팽나무
·만능목재,느티나무

대량생산을꿈꾸던날_허장성세와곡학아세사이에서
·선비의나무
·현실이된대량‘노동’
·허장성세와곡학아세
·나무는죄가없다

화장을고친날_나무도화장품이있다
·투탕카멘,스스로불타다
·자연발화
·목재에올리브오일을바르면?
·린시드앞에붙은“Boiled”란단어는뭐지?
·들기름목공오일?
·사라진조선의오일을찾아서…
·국산화장품,명유의재탄생

알록달콤한날_나무가몸으로피우는꽃,단풍
·달콤한유혹
·K-메이플시럽?
·하드메이플과소프트메이플
·바이올린과방망이
·스트라디바리바이올린의비밀
·태운목재,탄화목
·같은목재,다른색깔

금단의날_금값이된금단의나무들
·내모습을보면안된다
·성스러운곳에서성행위하지말라
·절대뒤돌아보지말라
·“하지말라면더하고싶다”
·금단의나무,금값의나무
·로즈우드,넌누구냐

금단의날2_금지된욕망의값은얼마일까?
·한국신화의금단의열매는?
·오미의화
·아담의첫여자
·앞으로도써보지않을나무

하늘을올려다본날_나무를보면하늘이보인다
·나무를보면하늘이보인다
·봄하늘나무
·미국의벚꽃축제
·여의도의벚나무
·벚나무목재,체리목
·가을하늘나무
·나무가인내한무늬,먹감나무
·하늘과나무

출판사 서평

수많은대상이우리에게일깨우듯,어느한대상을애정을가지고관찰하면보지못하던것들을볼수있다.저자는먼저나무를물성物性으로이해한다.저자는목공방에서흑단을처음손에쥐고‘나무는물에뜬다’는상식이무너지는경험을한다.그리고세상에서가장무거운나무10종과가장단단한나무10종의순위를소개하며이집트파라오투탕카멘의의자에쓰인음핑고를불러내며,‘생명의나무’라불리는유창목이햇빛을받으면초록빛으로변하는신비로운현상등흥미로운지식을풀어낸다.
목재의경도를재는‘얀카경도’개념,하드우드(활엽수)와소프트우드(침엽수)의실제차이,가구시장을좌우하는목재의‘계급’까지,저자는목공방에서몸으로익힌지식을알기쉽게풀어낸다.특히중고거래시장에서월넛원목이라속여파는MDF필름지가구,러버우드라는세련된이름뒤에숨은고무나무의진실,판재를이어붙이는방식의차이등일반인이잘모르는목재의이면도짚는다.비바람과뙤약볕을25년간버텨낸‘아이언우드’이페로순례자용십자가를깎는이야기,알프스산가문비나무가명품바이올린의상판이되는브랜딩스토리,스스로향과기름기를머금은나무가화장품이되는이야기까지,저자는나무를재료가아닌‘살아있는물성’으로다룬다.
딱딱한과학지식이아니라직접톱질하고사포질하며손끝으로익힌생생한경험담이라는점은이책의가장큰미덕이다.목재하나하나의비중과경도,자생지를정리한표들은목공을시작하려는이들에게도실용적인참고자료가될것이다.

저자는나무를통해세계사와문화,종교를다시들여다본다.쉰살에가톨릭신자가된뒤저자는성경속에등장하는나무들에유독눈길이간다.예수님이못박힌십자가는과연무슨나무였을까?산딸나무설,사시나무설등근거없는속설들을하나씩반박하며지중해연안에흔했던사이프러스(측백나무)라는결론에이른다.노아의방주를만든나무를둘러싼가톨릭과개신교의번역차이,라틴어·영어·한글성경을구글위성지도와함께펼쳐놓고대조하는저자만의방구석순례방식도흥미롭다.
가로수이야기도빼놓을수없다.《삼국사기》와《조선왕조실록》까지거슬러올라가는우리나라가로수의역사,그리고여의도와진해에심긴왕벚나무가러일전쟁,가쓰라-태프트밀약,일제강점기와얽혀있다는불편한진실을담담하게풀어낸다.일본이감사의표시로워싱턴D.C.에3020그루의벚나무를선물하며시작된미국벚꽃축제의배경,북한이벚나무를일제의잔재로규정하고대신살구나무를심었다는이야기까지,나무한그루에얽힌국제정치사도흥미롭다.
백악관대통령집무실의레졸루트데스크(ResoluteDesk)가북극탐사선HMS레졸루트호의오크목재로만들어져빅토리아여왕이미국에선물한것이라는뒷이야기,영국의비극적전설이깃든모드의느릅나무와유럽인의요람에서무덤까지함께했던마을나무문화,우리나라마을어귀를지켜온느티나무·팽나무와의흥미로운비교,도요토미히데요시의벚꽃놀이에서비롯한일본의하나미문화,골프채우드의어원이된감나무이야기까지,저자는나무한그루마다숨어있는역사와신화,정치와종교의맥락을들춘다.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무심코지나쳤던거리의가로수와성당의십자가는물론대통령의책상에이르기까지전혀다른눈으로볼수있다.

저자는나무를거울삼아자신의삶을비춘다.상처입은나무가스폴티드우드(Spaltedwood)라는세상에하나뿐인무늬로다시태어나듯,깨진도자기를금으로이어붙이는일본의킨츠기나곰팡이핀포도로만든귀부와인처럼,상처를받아들인존재들이오히려더귀해진다는사실에서저자는심리학자스티븐조지프의외상후성장(PTG)개념을떠올린다.감나무의검은무늬,즉먹감은나무가상처를이겨낸흔적이자우리조상들이부모의인내에비유해온무늬라는점도흥미롭다.
나무마다다른유형기(외형성장을멈추고내적으로뿌리를다지는시간)를소개하며,소나무처럼빠른사람도너도밤나무처럼30~40년이걸리는사람도저마다의속도로성숙해간다는진리를이야기한다.평생단단한하드우드만편애하던저자가나이들수록부드럽고여린소프트우드에마음을열게된일화를통해,강함에대한이끌림과약함에대한혐오라는인류의심리를성찰한다.진정한강함은딱딱함이아니라유연함이라는저자의결론은목공경험에서자연스럽게우러나온통찰이다.
나와타인사이에저마다그어놓은선(경계)에관한사유,스마트폰에고개숙인채살아가다나무덕분에다시하늘을올려다보게된쉰살의고백까지,이책은목공지식과인문교양을오가면서도결국한인간의성장과성찰로수렴한다.지천명(知天命)의나이에이르러서야나무와계절,그리고자기자신을제대로들여다보게된저자의이기록은동시대독자에게깊은공감을준다.그리고조급해하지않아도괜찮다는위로의말을건넨다.

이책은목공에세이이자인문교양서이며,동시에쉰살넘은한사람의성찰록이다.나무를통해과학과역사,종교와신화를넘나들면서도결국저자가하고싶은말은하나다.“나무를보면하늘이보인다.”스무편의하루를따라가다보면독자들도자신만의나무하나를마음에품게될것이다.그누구든나무의결을읽는법을배운다면,조급해하지않고자신의계절을지나가는법도함께배우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