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70고개를 살아가던 어느 날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척추골절로 움직이지 못하는 고통과 심한 아픔에 끝없이 신음했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마주한 현실을 바라보면서 피할 수 없음과 함께하려고 마음을 돌렸습니다. 병실에 있는 또 다른 환자들을 소리로 만났습니다. 그들이 하는 모든 것을 소리와 느낌으로 식별하면서 끝없이 기억 속에 각인시켰습니다. 할 일이 있는 하루는 아픔이 조금씩 덜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건강의 중요성, 이웃의 고마움, 신의 존재를 알게 된 시간도 되었습니다. 이제는 감사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기억 속에 각인되었던 것들을 세상 속으로 가져왔습니다.
지난해 9월 20일 딸과 함께 병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이곳이 다소 떨어진 곳이라 교통편이 불편해서 근처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바삐 서둘렀지요. 출발 시간이 있는 버스라서 버스가 떠나면 30분 정도 기다리거나 좀 더 떨어진 정거장까지 걸어가야 하는 수고가 있기에 놓치지 않으려 급히 갔습니다.
조금 남은 출발 시간을 채우는 동안 기사님은 버스에서 내려 인도에 계셨습니다. 얼른 버스를 타고 보니 몇 분 승객이 앉아 계시고 출발 2분 정도 남았더군요. 난 2인승 요금을 내야 하기에 기사님께 다인승을 주문하니 잠깐 기다리라 하십니다. 잠시라도 대지의 기운을 받으시려는지 바깥에서 머뭇거리시기에 나도 하는 수 없이 기다렸지요.
그때 또 다른 버스가 들어왔습니다. 그 차는 머무르지 않고 승객만 내려 주고 되돌아 나가는 버스라서 방향을 바꿔서 나가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넓은 주차장을 회전하다가 하필 내가 탄 버스를 들이박았습니다. 그 바람에 버스가 앞으로 몰렸다가 제자리로 덜컹 내려앉으며 나를 바닥에 내동댕이쳤습니다.
으악, 비명을 지르며 일어서려는데 몸이 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 시간 나는 이제까지 살아온 이전의 세계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로 순간 이동한 것입니다.
이 책은 “나를 초대한 그 세상”에서 있었던 일을 모아본 것입니다.
- 본문 〈들어가는 말〉 중에서
당신은 부러운 사람 (병상 스케치, 나를 초대한 그 세상)
$1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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