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원 기행 : 역사와 인물, 교유의 문화공간

한국 정원 기행 : 역사와 인물, 교유의 문화공간

$17.16
Description
조선의 3대 민간 정원부터 별서·주택·별당 정원까지,
인문학적 시각으로 쓴 한국 정원 기행서
세상의 아름다운 동천과 명승, 건축물 등을 글과 사진에 담아온 인문여행가 김종길이 한국의 옛 정원을 학술서가 아닌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인문학적 시각으로 새롭게 썼다.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중국, 일본만 가도 정원 관련 책들과 연구가 매우 활발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연구서도 많지 않지만 그마저도 일반인이 보기 어려운 학술서가 대부분이다. 특히 일부 학자들의 전통 정원에 대한 현학적인 태도로 인해 소수 관련자들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한 우리 정원에 대한 인문학적 기행서는 현재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그런 아쉬움들을 반영해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활용도가 높은 방법들을 제시한 점이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먼저, 동선을 따라 정원을 관람하면서 그 특징과 공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때문에 다수의 정원서가 우리 정원을 단순히 열거하여 소개하거나 조경이나 건축 혹은 상징물 등의 설명에만 그쳤다면, 이 책은 VR로 구성된 화면을 보듯이 진입로부터 함께 입장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 다음으로 정원을 만든 사람과 당시의 시대 상황이 어떻게 반영됐고, 정원가의 사상이 어떻게 구현됐으며, 후손들은 정원을 어떻게 유지했는지를 살펴봤다. 마치 한 편의 역사서나 다큐멘터리를 보듯 흥미롭게 기술된 당대의 역사적 배경을 읽다 보면 왜 이언적의 〈독락당〉이 그토록 폐쇄적인지, 흥선대원군은 어떻게 해서 김흥근의 별서를 빼앗아 〈석파정〉이라 이름 지었는지를 저절로 알 수 있게 한다.

또 우리 정원 보는 방법을 별도로 소개함으로써, 실제로 정원 현장을 답사할 때의 유용함뿐만 아니라 직접 가지 않더라도 사진과 글로 충분히 우리 정원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조선시대 3대 민간 정원부터 별서?주택?별당 정원까지 집중적으로 다룬 이 책은 옛 정원 40여 곳의 사계절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과 옛 그림들만 봐도 함께 답사를 다닌 듯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또 추가로 그밖의 정원들까지 30여 곳을 짧게 소개함으로써 우리나라에 있는 거의 모든 정원을 책 한 권에 총망라한 셈이다.

저자

김종길

저자:김종길
인문의공간을탐닉하는인문여행가이다.십수년동안한국의미(美)를사진에담아왔다.지은책으로는『남도여행법』,『지리산암자기행』이있으며,최석기교수가집필한책『조선선비들의답사일번지,원학동』,『한국인의이상향,지리산화개동』사진작업을함께했다.화개동과덕산동에이어지리산백무동의사계절을사진에담을계획이다.

목차

프롤로그4
서문―한국정원들여다보기12

1부조선의3대민간정원
섬속의낙원,윤선도의보길도부용동원림32
완벽한공간구성,양산보의담양소쇄원원림52
상서로운돌의정원,정영방의영양서석지66

2부별서정원
만년의휴식을위한정원,안동만휴정원림84
시냇가의별천지,예천초간정원림92
왕이찾은인물을위한정원,담양명옥헌원림100
독특한물의기법을보여주는정원,대전남간정사108
흥선대원군이기지로빼앗은한양제일의정원,서울석파정118
한양도성밖즐거움을누리는정원,서울성락원132
다산정약용이잊지못한별서,강진백운동별서144
유배지로만알려진조선의대표정원,강진다산초당162
은자의고요한물의정원,화순임대정원림180

3부주택.별당정원
세상의중심이된은둔의정원,경주독락당198
대학자가태어난고택의파격적인정원,아산건재고택(영암댁)226
반란군을진압하고만든별당정원,함안무기연당236
3대100년동안지은고택정원,달성삼가헌하엽정252
영남의빼어난경승지,봉화청암정262
하늘이내린명당의별당정원,강릉선교장활래정270

4부한국의정원
양산어곡리우규동별서|서울부암동백석동천|서울부암동부암정(윤웅렬별장)|괴산화양구곡암서재|진도운림산방|담양식영정일원|진주용호정원|보성열화정|밀양어변당|밀양퇴로리서고정사|논산명재고택|영천연정고택|창녕석리성씨고가|구례운조루고택|해남녹우당일원|함양일두고택|경주교동최씨고택(최부자댁)|경주양동마을송첨종택(서백당)|남원몽심재고택|괴산김항묵고택|해남윤철하고택|의성소우당고택|안동봉정사영산암|남원광한루원|수원화성방화수류정|경주안압지(동궁과월지)|부여궁남지|경주포석정지|경복궁(아미산,경회루,향원정)|서울수성동|창덕궁후원|서울옥호정|성주쌍도정

주318
참고문헌320

출판사 서평

은일과합일의조선의정원

이책에서는동서양의정원의시초,명칭등과함께정원의의미도함께소개하고있다.즉우리나라최초의정원은언제부터였을까?정원庭園,정원庭院,원림,별서,별업등옛정원에관한여러명칭들은어떻게정리해야할까?학계에서는아직도여러의견이분분하다.그러한문제들은연구자와함께앞으로도계속고민해야할문제일것이다.다만연구된바에의하면동서양을막론하고정원은인간과자연,시대와문화의관계가시각적으로드러난곳이었다.자연과의관계를회복하여상처를치유하고,단지현실의도피가아닌자신을수양하여다시세상으로나아가고,우리삶의진정한목소리를들을수있는은신처이자미처예기치못한풍부한세계로정원은창조되었다.특히조선의정원은눈에띄지않고,화려하지않고,세속을거부하고,자연으로돌아가는의지가담긴은자隱者의정원이었다.양산보의<소쇄원>원림이그랬고,정영방의영양<서석지가>그랬다.물론격동의시대에왕과왕실사람들,세도가들이찾았던비밀의정원들도있었다.흥선대원군의<석파정>이그랬고,심상응의서울<성락원>이그랬다.
그러나대부분은송시열의대전<남간정사>나김계행의안동<만휴정>처럼학자들의심신수양과후진양성,자연과의합일이주목적이었다.당시전국의내로라하는시인묵객들의최고의풍류공간이었던강릉선교장은그런만큼규모도크고화려했지만,그곳에도은일한삶을사는공간은따로있었다.

한국정원관람법

“아는만큼보인다”라는유명한말처럼,정원을어떻게볼것인가는동서양을막론하고중요했던모양이다.프랑스의루이14세는정원을산책하는코스등을다룬<정원을관람하는방법>이라는글을썼고,중국원림에서는원림에설치된‘유랑’등의교묘한장치를통해넌지시‘암시’하고경치가있는곳으로‘인도’한다.일본식정원은‘순로順路’라는것을설정하여감상경로를둔다.저자는,한국정원은중국처럼의도된장면이나일본처럼관상순로를별도로두지않기에,정해진길이아니라여기저기옮겨다니며다양한위치와시점으로보아야한국정원을제대로이해할수있다고말한다.즉일본정원은정적으로관조하고,중국정원은동적으로관람하고,한국정원은관조와관람의정중동을함께한다는것이다.옛선비들은조용히시를읊조리며천천히정원을걸었다.그것을‘미음완보微吟緩步’라했다.느릿하게걸으며나직이읊조리는것에서정원관람은시작된다.

누군가물었다.우리옛정원보는법을…….다만,이렇게답했다.오감을열어젖힐것,풍경바깥을살필것,그속을거닐것,나직이읊조릴것,가만히응시할것,깊이침잠할것…….-프롤로그(4쪽)

세계무대에서연일쾌거를이루고있는영화와음악,음식못지않게우리건축물,특히한국의옛정원역시새로운한류가될수있는가능성이많다.다만그전에우리가먼저우리정원에대해잘알고그가치의우수성을인정하는게먼저이다.이책《한국정원기행》은시의적절하게우리에게찾아온선물같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