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 (박민형 소설집)

별똥별 (박민형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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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과거로부터의 여행(박민형 첫 단편소설집)
박민형 작가의 1996년 등단 이후 발표된 단편들을 모은 첫 단편소설집이다. 작가는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소설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쓰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소설들을 써왔다고 한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수정 보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소설집은 작가에게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과거로부터의 여행일 수밖에 없다.

순전하고 자연한 소설은 연극 소리가 난다

박민형 소설집 ≪별똥별≫에 묶인 아홉 편의 작품은 허구의 진실에 깊이 빠져들게 한다.

“쓴다는 것, 소설 창작은 인연 벗어나기다. 산다는 인연, 죽는다는 인연까지 벗어나는 이야기. 그리하여 작가의 소설은 마침내 연기의 법칙에서 자유하는 슬프고도 선연한 아름다움이 되는 것이다.”(280쪽)

이 소설집 문장의 회화성은 연극의 장면을 연상시키게 한다. 즉, 희곡의 소설화를 읽게 만들어 준다. 아홉 편의 작품마다 일상의 평이함 속에 박민형 작가만의 순한 지혜의 눈뜸을 숨기고 있다.

“희곡 너하고 소설 나하고 의식의 옷을 벗자. 몸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보이는 의식을 치러야 우리는 비로소 너와 내가 바라는 문학의 순정한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 아무렴 너와 나의 공유는 공유이면서 공유가 아니다. 이 실존이면서 실존을 넘어서는 예술의 실존을 어떻게 구축하느냐는 궁극적으로 작가의 숙제를 지나 문학의 숙제이다.”(294쪽)

이 아홉 편의 단편 속에 박민형 작가는 백지의 마음을 펼치고 있다. 큰 기대를 해도 좋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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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민형

1996년≪월간문학≫에단편〈서있는사람들〉로소설부분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단편으로는〈황달수연구주임〉,〈금색종〉,〈뒤꿈치들기〉,〈부러진날개로날수만있다면〉,〈우회로〉,〈술마시는여자〉,〈화해〉,〈성주가는길〉,〈젓가락〉,〈참을수없는웃음〉,〈달의계곡〉등을발표했다.장편소설≪침묵과함성≫(2000)으로문예진흥원창작지원수상작에선정되었으며,장편소설≪4번출구는없다≫(2011)와≪어머니≫(2017),≪달의계곡≫(2018)을펴냈다.그밖에도2003년KBS악극〈빈대떡신사〉,2007년CPBC창사특집드라마〈강완숙〉,2010년〈동정부부요한루갈다〉대본집필,2013년뮤지컬〈롤리폴리〉각색,2019년CPBC〈김수환추기경선종10주년〉다큐3부작드라마대본집필,2019년연극〈깻잎전쟁〉의희곡을발표했다.

목차

작가의말

서있는사람들
황달수연구주임
금색종
뒤꿈치들기
화해
성주가는길
젓가락
참을수없는웃음
별똥별

[평설]순전하고자연한소설은연극소리가난다_황충상(소설가,문학나무편집주간)

출판사 서평

[작품별소개]
문학나무편집주간황충상소설가의평설로작품별소개를대신한다.

1.서있는사람들

이소설은부분희곡의문양을곁들인차별성의창작방법이돋보인다.연극과현실의식이넘나드는인생단면그리기가그것이다.누운사람들,앉은사람들,서있는사람들.사람의생은누구나이과정을산다.그렇게우리는인류사속을생을짊어지고지나간다.
박민형의등단작창작정신은부드러우면서힘이세다.실로문학의내재율을이만큼구축하기가드물다.어떻게무엇인가를보여주겠다는치열성이창작의구성방편이고주제의식인데,생의아픈이면을말하는시선이너무도담담하다.‘상납금을주고낸유리문햇빛이양심을살인하는현장에서있는나,아니우리에대한묘사는소설과연극이접목되는새로운가능성을보여주었다.’그런면에서등단작〈서있는사람들〉은박민형의사람마음그리기의수작으로문학의순도가높다.나는그문학의순도를곱씹으며단순자유한심경이된다.‘한국사회정황소설이세계인류의부조리한실존을아우르며아파한다.젠장의인류사다!나는너를,너는나를그리고우리를이렇게말할수있다.서있는사람은투명하다.저쪽이쪽어둠을지나가는투명이다.’

2.황달수연구주임

모든연구는전문성을지닌다.교사가받는촌지에대한연구도그나름명리에따른명분론이있다.그러나선생,학생,학부모심리가삼각관계의이해타산으로어떤작용이생겨나면뒤틀리기마련이다.여기6학년10반황달수주임교사의우체국장상수상학생선정의경우촌지받는합리화명분론이그대로적용되고있다.교육자사회도물질의욕망앞에도덕적일수만은없다는것이다.한편김진만교사는딱할정도로어려운생활환경인데도학부형에게받은촌지를학생편에돌려보내며교사의도에대하여만리장성의편지를써보낸다.이두축의촌지교육환경이공존하는사회에서우리는살고있다.
작가는이작품에서무엇을말하고싶은걸까?불가(佛家)에서말하는불법승(佛法僧)삼보(三寶)처럼학교의선생,학생,학부형셋이하나요,하나가셋인산법을말하지않는다.오로지답은독자의몫으로돌릴뿐이다.
황주임은촌지만받을뿐자신의불양한양심을문제삼지않는다.그래서촌지받는엘리트교사로당당할수가있다.참으로알수없는허구의촌지에대한사실론이생겨난것이다.황주임은자신의품위를지키기위해서촌지가필요할뿐이다.그러니까내숭을떠는교사들에비해황주임자신이훨씬인간답다고외치게되는것이다.
사람의심사를이지경까지까뒤집어야하는작가의창작의도가신과사람을내통하게한다.

3.금색종

금색종이달린유리문서점에가면두여인이있다.한여인은서점주인정애,청소년상담교사이고,다른여인은그녀를돕는친구형자다.두사람이야기가의식의흐름을타고물흐르듯자연하다.
금색종소리를문장으로듣게할수있을까?작가의화두는답한다.무형의소리를시각화하는묘사의문장으로가능하다.바람이울리는종소리,사람이울리는종소리,생의단면을모자이크화로그려보이면거기두종소리가울려퍼진다.사회현상은선과악의교직으로사람마음을뒤흔든다.그인연의인과적실상을문장으로써냄으로써금색종소리는실어증형자의말문을열고있다.
문학을담보하는소설은허구속으로들어가는문에금색종을달아양심의소리를듣게한다.박민형은그종을달아소리를듣는소설을쓰는데까지이르렀다.

4.뒤꿈치들기

옹골차고기가센딸년,어머니가나를두고한말이다.서른을넘긴나는성깔에맞는월간≪만남≫의취재기자가되었다.1970년대산업화에밀려난노동자,1980년대민주화에앞장섰던사람,혹은희생된인물과그가족들을심층취재해나는기사를썼다.≪만남≫은개혁을자처했던투사들을포장해표지에내세운상업성으로성공한잡지였다.나는서서히잡지의상업성을높이는기사를쓰며양심의가책이없다.‘어차피세상일이란높은곳에서낮은곳으로흐르는것이순리가아니던가?’하면서도현실에안주하며타협에물들어있는나를정화시켜줄수있는남자의만남을바랐다.
세상만남은오염투성이지만정화의만남이있어신의형평성이이것인가한다.군사정권의삼청교육대피해자종수의선한눈빛의만남은눈먼양심의일깨움이자정화의만남으로그려지고있다.‘그려졌다’가아닌‘그려지고있다’의진행형인까닭은희망사항이될지도모른다는것이다.나는각성하려들지만잡지의속성에이끌려진흙밟기를꺼려뒤꿈치높이쳐들며걷는기사를계속쓸지도모른다.그러나소설마지막의암시가희망적이다.

“완전한어둠속에잠겨버린끝없는들판을바라보았다.멀리월악산끝자락이오도카니떠있었다.”(120쪽)

군사정권패악의후일담을감추듯드러내는박민형의소설쓰기가정일하다.선한거죽의삶이얼마나뻔뻔스런위선인가.속알맹이가투명하게그려짐에따라사실소설의진면목이돋보이게그려졌다.

5.화해

서른세살은수가위암으로죽어가며버리고떠난엄마와화해하는이야기다.박민형은이단순한이야기를소설의이름으로사람존명을명백하게그려내고있다.

나는두살위은수언니다.환청인가내귀를의심했다.‘엄마’내가은수의보호자이듯,은수또한내보호자였다.“뚜껑을열어보았자닫는일만있을겁니다.”은수에게남겨진전생애는고작삼개월이라고했다.엄마는은수곁에있기를간절히원했다.시간을달라고은수에게사죄할수있는시간을.은수의뼈마디마디에가시처럼걸려있을어머니라는존재.은수가저렇게된탓이어디어머니뿐이던가.“엄마가많이다녀가셨어.”“알아.”“어떻게.”“냄새로.”은수가후후웃었다.나도따라웃었다.(143쪽)

은수의시선이먼곳으로향하는것같았다.다시는돌아올수없는그아득한길을보고있는것처럼.
나는은수이마에내입술을포갠다.따뜻하다.편안히자고있는은수옆에나도눕고싶다.
소설〈화해〉의뒷부분에서발췌한짧은글이다.냄새로아는혈육,어머니의피와살은화해의정서를낳는가?그렇다.

6.성주가는길

순전한사랑의성을쌓았던고향성주.황순원의소설〈소나기〉가소년소녀의향기를뿜는사랑이야기라면,박민형의소설〈성주가는길〉은장년남녀의향기를뿜는사랑이야기다할것이다.
머슴의주인에대한죽기까지의충정은주인의사랑이만든것이다.업둥이로자란만석이자기를거둔할머니의손녀딸에게충정을바치는그렇고그런이야기가박민형의창작의식을거치면그야말로허구의진실이되어독자의심중을울린다.
손녀딸나는다섯살,어린머슴만석은열세살,자연한주종관계의정서가음과양의원초적사랑을낳았다.나는만석에게서어머니에대한이야기를들으며그리운아픔을달랬다.허리가버들강아지처럼낭창낭창한어머니는나를낳다가심한하혈끝에눈을감았다.목숨을담보로나를세상에내보낸어머니의모습을그릴수있게하는만석은나의모든것이었다.그리고그많은광음과싸우며건너온날들이있고,마침내나는그의손을두번다시놓지않겠다는듯꼭쥐고있다.이렇게시정저잣거리의이야기는소설을낳는다.

7.젓가락

젓가락을들여다보면젓가락이철학을젓가락질하는것이보인다.젓가락은짝을이루는두개의키가같다.그손가락지팡이가생명을위하여하나가되어일을한다.젓가락에생각을접목하면진리의말들이철학을낳는다.까닭은젓가락이선한사람이든악한사람이든구별없이평등하게먹이어키우기때문이다.젓가락철학만제대로깨우쳐도우리사회는더밝아질수있다.
박민형에게는그만의작가적특성이있다.놀라운글쟁이의시선이그것이다.젓가락에대한사소한이야기가이렇게소설이된다는것은그만의평범성이비범성을넘어서는글쓰기를보여준다.이처럼창작사유의경계가자유로울때소설은문학으로서유장하다.소설속문장을인용하여독자의사유를돕고자한다.

작가란?세상을따뜻하게바라보는시선없이는아예글을쓰지말라던늙은교수의얼굴이언뜻언뜻거리고만있었다.(208쪽)

그저내자신의배를채우기위한도구로만사용했던젓가락이었다.내자신과내가족만을위해나는수없는음식들을집어올렸을것이다.(209쪽)

나만의사용도구였던젓가락은나만의것이어야했다.그것으로어찌타인을배려할수있다는생각을해보지않았던가?
의좋은형제처럼어깨를겨루고있는젓가락이순간,현요(眩燿)스러워지는듯했고미처깨닫지못한내해망쩍음을해득시키는듯했다.(209쪽)

그렇다.젓가락이선을베풀어먹일때사물의경계를넘어선눈부신아름다움으로빛난다.그빛은어리석고아둔한사람의무명을밝힌다.

8.참을수없는웃음

사람의몸속,마음속감성을자극하면속수무책의웃음이솟아난다.그웃음보여주기의소설이〈참을수없는웃음〉이다.이이야기의웃음이향하는방향은어딘가?사람의부조리한실존이다.작가최고창작의경지는웃음을쏟아내는,울음을자아내는이야기를쓸줄아는것이다.시각미각의통시성으로남녀를묶는웃음의끈을만든박민형은그끈에묻어난웃음이야말로‘웃음뒤쪽의웃음까지웃게한다’를설파했다.
결혼은생의꿈이루기다.이룬꿈의무지개가지고결혼은이혼을낳기도한다.나의아버지는자식들의반대를무릅쓰고간병인여인과재혼을결행한다.그리고나의친구효순은사진가의꿈을이루고자어린자녀의양육권을남편에게넘기고이혼했다.그렇다면결혼은행복의산실,불행의산실이기도하다.효순의재혼은익살과해학의웃음으로배꼽이빠진다.생각할수없는불가능의가능이다.내항문을틀어막고있는똥을위생젓가락으로파낸남자여서,효순의재혼에대한변이다.이우스운해학의변으로나는아버지의불가해한재혼을이해하는눈을뜬다.사람의실용성,이것이문제다.웃음을죽이기도,살리기도하기에.

9.별똥별

‘천문우주센터관측팀장이물었다.여긴왜오셨어요?긴머리여자의입에서엉뚱한말이나왔다.별이된아이들을어떻게위로하지요?아이들이왜별이되었는데요.팽목항…….여자는뒷말을삼켰다.팀장남자의가슴이헉소리를냈다.남자의눈이하늘을바라보았다.오늘제가온것은아이들에게사과를하려고요.사과를요?네,저혼자살아있는것에대해서요.그날아이들과함께갔더라면이런죄책감은없었을것같아요.여자는아이들을잃은그날부터시간이정지되었다고했다.
남자는여자를망원경앞에세우고곧별이보일것이라고했다.그러면주저하지말고별이된아이들에게인사하세요.하지만별이된아이들에게함께별이되지못해서미안하다는사과는절대하지마세요.여자가외쳤다.얘들아!살아서……꼭끝까지살아남아서너희들이왜별이되었는지를이야기할게.여자의말이큰소리가되어우주를향해퍼져나가고있었다.그때였다.별똥별들이화답이라도하듯소리없이쏟아져내렸다.’

팽목바다울음을사람마음의노래,우주의노래가되게한소설〈별똥별〉의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