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지성사에분석철학의논의본격화하다
무어교수의≪철학에서중요한몇가지문제≫는20세기초신-관념론쪽으로치우친흐름을과감히경험주의전통위에서통합하고자‘정신의수반현상’(실제경험에따른부수현상)의관점아래,대응관계를통한진리확정방식및믿음의한계와역설등을논의하면서,현대지성사에서‘분석철학’의논의를처음본격적으로보여준중요한저작물이다.
귀납법이나연역법,또는경험주의나이성주의와같은개념은,일견물과기름마냥서로뒤섞일수없는배타적흐름처럼이해되기일쑤이다.그렇지만대립적으로보이는두흐름이서로양립하고긴밀히맞물릴수있는핵심은,현실세계속에서우리가매일겪는여러가지대상과대상관련사건들을놓고서우리머릿속에서붙들어두고,다시직접지각및간접지각을통해서거대한지식체계로서여러가지영역들에있는연쇄적사건들의다발들에통일성을부여하면서하나의전체적세계모형을만들어놓는일이다.우리는이를통해임의의대상과사건을새롭게겪을적마다해당모형을투영하면서미래사건들을미리예측하고,그결과들을평가하면서스스로해당모형을점차적으로재조정하고발전시켜나가게된다.
무어교수는이런측면을‘정신의수반현상’으로포착하고,현실세계에서일어나고겪게되는일련의사건들및우리의고정된믿음체계사이에정밀한‘대응관계’를잣대로하여양자사이에서진리의개념을정의해놓았다.이관점은지성사에서다뤄온중요한철학적물음들을전혀다른방식으로재구성할수있는토대를마련해준다.영미철학의고유한상표처럼알려진분석철학은,한낱중의적이고애매한낱말들에대한비판에만머물지않고,빈번한경험조각들과언어로표현할수없는개념들이우리의전체정신체계속에서어떻게맞물려작동하는지까지도다룬다.이런점에서,‘분석철학’을관통하는정신은언제나창의적인정신작업속에서칼을날카롭게하는숫돌뿐만아니라나무를팰때쓰는모탕의몫을맡고있으며,동시에간접지각으로수립된전반적지식체계를통해서우리가다룰수있는세계에대한거울로서의일도한다.
과학적합리성의토대위에서우리가새롭게깨닫게되는여러사실들을서슴없이받아들이는상식적태도및현재참되게믿어지는원리들도새롭게혁명적이론으로바뀔수있다는회의주의의열린마음을갖고서,이책에서는인류지성사에서거듭논의되어온중요한몇가지철학문제들을대한날카로운분석방식을모범적으로보여준다.영미철학에서‘분석철학’으로불리는논의를처음구현해놓은이책은,30대후반에형성된무어교수의가장창의적인생각들을담고있는것으로평가되며,80대초반에타계할때까지이방향의노선대로꾸준히철학적문제들을논의해나갔다.
장별목차를보면,이책에서논의의범위가인간의행위를규제하는‘윤리영역’의논의를제외하고서형이상학,인식론,진리확정방식등중요한지성사의물음들이포괄적으로다뤄지고있음을알수있다.특히,이책에서는경험주의와이성주의의두흐름에토대를마련한흄과칸트의업적들을깊이있게검토한뒤에,대립적인양서술되어온핵심논점들이우리정신의‘수반현상’으로서모두포섭될수있음을최초로보여주었다.이를구체적경험사건들을거쳐서머릿속에깃드는경험조각들,그리고직간접지식을통한일관된지식체계수립사이에필요한유기적상호관련성을다루면서분명하게논의해나간다.이과정에서우리가살고있고알수있는무대로서전체생태환경과지식체계를구축해나가기위한기본개념들을놓고서,여러가지필요한개념들을20장으로나누어서깊이있게천착하였다.
먼저물질적대상,시간과공간,시간과공간속의존재,무한의개념과실재한다는개념을분석하고나서,현실세계의대상과영원한세계속의대상들이개별성과보편성을구현하고있기때문에각각속성,관계적상태,관계의세가지층위로재구성될수있으며,이런개념들이사실,현존,존재상태라는층위들로분포되어있음을논의하였다.이것들에대한참값(참값들을모아놓은진리)을판정하고확립하는상위개념이처음으로실재와단언(명제)사이의‘대응관계’임을주장하였다.
대응관계의확정을가능하게만들어주는우리의정신작용은,기억과상상을통한추상화작업이며,추상화작업의결과는보편속성으로귀속되는데,여전히제3의보편속성들까지추구되고확정될수있음을논의하였다.우리가보편속성을깨닫는방식은오직추상화과정을통해서이뤄지며,앞으로도계속더많은보편속성들이발견될것이다.보편속성들과존재하는상태들과무한속성들이서로한데어울려가동됨으로써,아직조금도겪어보지않았지만여전히있을수있는전체세계를표상해준다는믿음이참되게성립될수있다.그럼에도불구하고,이런정신작업은오직우리가참되다고여기는믿음체계에의해서작동되지만,믿음체계그자체는어떤방식으로도진리의대응관계로확립될수없다는점에서,또다른차원에서새로운역설이생겨난다(무어의역설).그렇다면현대사조로서‘분석철학’의시작을타종한이책이언제나우리가마주하여해결해야할중요한문제들의범위와논의의깊이를보여주었다는점에서,현재시점에서변함없이고전의반열에든다고말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