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꽃 피는 마을 - 천년의 시 175

도화꽃 피는 마을 - 천년의 시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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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연순

저자:김연순
경기도여주출생.
2018년『문학청춘』시부문신인상등단.
유튜브《한자끝장김쌤》,《서위》크리에이터.
《문학TV-SilkRoad》편집장.
이메일:freshkys@naver.com

목차


제1부

살아보니13
아무튼지그렇다14
발톱16
고스톱18
꿈꾸는남자20
동박새22
사과꽃24
엄마26
무너진바다28
멸치볶는아내30
그집132
동백꽃34
해당화강의실36
노란팬지38
원미동이환해요40

제2부

봄45
귀를줍다46
물의뼈48
꽃잎의눈50
눈오는날52
도화꽃피는마을54
바람55
명자꽃그녀56
모과꽃에는바람이산다58
물든여자60
붉은강61
등이굽은바다62
메타세쿼이아64
시에게66
새벽68

제3부

말들의집73
빈집74
폐교76
오후3시78
토너가떨어졌다고깜박깜박신호를보내는프린터80
보일러가터졌어요82
부흥시장84
꽃잎을수놓다86
조팝나무꽃과춤을88
들꽃으로흔들리기89
가을90
입춘의밤91
페르시안고양이92
고드름94
꽈리95

제4부

붉은벽돌의잠99
갸우뚱100
길위에서102
사랑의시선104
차마하지못한말106
소문108
바람110
바람의집1112
바람의집2114
많이더우시죠?1117
많이더우시죠?2120
거미줄123
돼지껍데기124
우화등선羽化登仙126
약국앞에서128

해설
주병율-생활서정과청각의윤리

출판사 서평

추천사

김연순의시편들은투명하다.투명하다는것은비어있다는것이아니라무수한사색의결들이겹쳐져촘촘하고도유머러스한시적언술로나타나있다는말이다.그의시들은화려한수사를보여주지않으며,복잡한알레고리로엮여있지않으면서도일상의숨겨져있는빛의무늬를재치있게포착하고있다.무심코지나쳤던하루가,스쳐지났던자연이,내곁의사람들이사실은얼마나따뜻했는지,얼마나많은의미를품고있었는지우리에게조용히들려준다.가장가까운곳에있었기에오히려보지못했던것들을시적통찰로발굴해낸김연순의시편들은,오랜문학수련을통해절차탁마한언어들의결정이기에그반짝거림은남다르다.때로는때묻지않은처녀처럼수줍어하는색깔이었다가,때로는당돌하게덤비는청소년처럼낯선체험을독자에게전해준다.크게눈길을끄는것도아닌데빛나는시들이있다는것을우리는익히알고있기에,언어의상흔이깊은울림으로확정되지않은채세상의가장자리에아직머물러있는그의시들은,삶을대하는정직한마음과깊은눈으로자신이발딛고선자리를차분히돌아보게만드는힘이있다.
―권영준시인

김연순의시는사라져가는것들에대한기록이자삶의결을따라흐르는감각의언어이다.무심히스쳐지나갔던일상의소소한풍경들을비추며삶의순간들에머물던감정들을다시떠오르게한다.시인은구체적인생활의결을통해인간의온기와균열을동시에드러내고,삶의있는그대로의무게를견디며그속에서희미한빛을찾아내고있다.삶의순간들이미세한감각으로살아나고기억은현재속에서하나의풍경으로남는다.섬세하게환기되는감각의층위가시간의흐름을넘어지금,여기에펼쳐지고있다.이시집은삶의경험을감각과인식이교차하며의미를생성하는장으로사유한다.또한이시집의언어는절제된밀도를유지하면서도여백과간극을통해사유의깊이를확장시키고있다.이시집은절제된언어로삶의풍경을그려냄으로써살아가는존재의의미를다시생각하게한다.
―권경아평론가(관동대교수)

시인의말

도화꽃피는봄이다.
꽃을보면웅크린마음이풀어지듯
시는나에게진통제와같다.

오늘을건너가며우리는늘흔들린다.
그흔들림속에서다시바로서기위해
나는시를부른다.

호명한문장을다듬는동안
엉킨매듭이조금씩풀리고
아픔의모서리는둥글어지며
잠시숨을고를여백이생긴다.

어둠속에서서성이는시간을견디게하는불빛
창문밖긴밤을건너게해주는
진통제다.

도화꽃이바람에날리듯
그시간도가볍게지나가리라.
2026년5월,원미산아래에서

책속에서

<도화꽃피는마을>

도화꽃이파리뒷장이붉어졌어요
아침마다바람이지나가는언덕길낡은집이보여요

나는도화꽃뒷장에숨어바람의거친발자국소리를들어요
바람은사막의모래처럼뜨거운입김으로나를흔들어요
한발로도서있을수가없어요
영문도모르는밤나무들,
훅훅아랫도리가뜨거워져요

꽃의입술과3월의발뒤꿈치는
바람의내력을닮았어요

입술과바람이붉게꽃잎으로포개지며밤이익어가요
꿈속인듯낡은집들이
기운어깨를들썩이며햇살을품어요

바람의목덜미에도화꽃이떨어지는정오
한마리붉은뱀이햇살로물이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