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잠 (수피아 시집)

은유의 잠 (수피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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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수피아 시인의 첫 시집 『은유의 잠』이 시작시인선 0427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2007년 『시안』 봄호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은유의 잠』은 “은유로부터 나아가는 말하기”를 통해 “일상의 질서 속에서 포착할 수 없는 사태들” 즉 “은유가 잠든 공간”(「해설」)으로 우리를 이끈다. 해설을 쓴 방승호(문학평론가)는 “수피아의 은유는 언어를 구속하는 원리가 아닌 언어에 자유를 주기 위한 방법론”으로 “‘사람의 길’이 사라진 자리를 대체하는”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 다시 말해 타자가 만들어 가는 길”을 상상하는 방법론임을 지적한다. 이처럼 “타자가 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주체가 자신의 밖에 섬을 감수함으로써, 자신의 생각 안에 머무르지 않고 ‘내 생각 밖의’ 것들을 사유하게” 하는데, 이를 통해 “수피아 시인은 이렇게 “생각”과 “생각 밖”의 차이를 인식하고 이를 언어화하기 위해 더 작은 존재가 되어 세상을 바라본다”. “이 과정에서 수피아의 화자는 모든 비인간 물질에 대한 은유적 존재로 대체”되며, 이들 “식물과 동물, 사물을 포함한 비인간의 타자들은 대상을 넘어서 주체의 자리에 섬으로써, 인간과 비인간이라는 대립 항의 경계를 허문다”. 이처럼 수피아 시인은 “은유와 함께 움직이는 말하기로, 은유가 되는 삶으로, 인간이 만들어 낸 경계를 허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자신을 ‘썩어 가는 나뭇잎처럼’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그 나뭇잎이 가진 작은 가능성을 깨우기 위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저자

수피아

2007년『시안』봄호신인상으로등단.
동국대학교문화예술대학원재학중.
한국시인협회회원.〈빈터〉동인.

목차

시인의말

제1부

날개가돋아서 13
거북이 14
겔라다개코원숭이와거미처럼 16
조용한창문 18
캥거루가죽모자 20
그리운mc 22
여우속눈썹 24
송정동산책길에서 25
고양이한마리가 26
첫사랑,나비 27
비밀의방 28
쪽방에사는젠투펭귄 30
프레스코사랑법 32
코리의아르바이트일기2 34

제2부

가난한눈으로내린다는것 37
은유의잠 38
가을에는 39
수련꽃출사出寫 40
이삭 41
파리지옥 42
레이니레인 43
나무의지도 44
사과의방 46
성형된솔숲향 48
졸음의각도 50
시청앞가을풍경 52
뒤뜰이아름다운집1 54

제3부

눈처럼살아보기 57
마취된겨울 58
물의침묵 60
시월의안개 61
쇼윈도에진열된겨울 62
서울라사장씨 64
시詩 65
당겨돋는봄 66
눈먼햇살일레라 68
라스코동굴벽화를떠올리며 70
표선해비치해안을걸으며 71
남미의땅처럼누워 72
목판에서꺼낸자화상 74

제4부

탁자에둘러앉은빛 77
카메라옵스큐라 78
숨은고양이찾기 80
도서관에간다 82
달구비 83
그때,열아홉이었지 84
조화꽃이피었네 86
돌아라,팽이 87
시간을습작하다 88
매미 90
무의미한경계 91
강과길을위한주례사 92
시력잃은돌 94
권태1 96

해설
방승호먼저은유가되어가는사람 97

출판사 서평

[추천사]

타자가되어세상을바라보는일은주체가자신의밖에섬을감수함으로써,자신의생각안에머무르지않고“내생각밖의”것들을사유하게한다.고정된생각에머물러있지않고“다시생각해보”는행위로우리는자신이미처생각하지못했던사태들을내면으로받아들일수있다.“너무어두웠어”라는화자의말처럼그동안몰랐던사실을우리가감각으로느끼게되는것이다.수피아시인은이렇게“생각”과“생각밖”의차이를인식하고이를언어화하기위해더작은존재가되어세상을바라본다.
제인베넷은『생동하는물질』(현실문화,2020)에서비인간물질에서비롯되는능동적인활력을하나의행위소로인정한다.인간중심적인세계관에서벗어난이러한입장은생태학적이고물질적으로지속가능한미래를우리앞에펼쳐놓는다.수피아의시가나아가려는방향도이와비슷하다.행위주체성을인간의소관에서이동시켜비인간의시각에서세상을바라보려는것이다.이과정에서수피아의화자는모든비인간물질에대한은유적존재로대체된다.이번시집에서출몰하는식물과동물,사물을포함한비인간의타자들은대상을넘어서주체의자리에섬으로써,인간과비인간이라는대립항의경계를허문다.
-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