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벙커들 각을 세우고 - 천년의 시 148

빛의 벙커들 각을 세우고 - 천년의 시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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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 모금주의 두 번째 시집 『빛의 벙커들 각을 세우고』가 천년의시 0148번으로 출간되었다. 모금주 시인은 2021년 『미래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금요일에 흔들리는 풍경』이 있다.

해설을 쓴 차성환 시인은 “험난한 생의 고통과 슬픔을 받아 적는” 모금주 시인의 모습을 통해 역설적으로 “생의 강렬한 의지”를 비추어 낸다. 모금주 시인은 “삶의 허무와 슬픔에 빠진 사람들에게 그 터널 같은 어둠의 끝에는 눈부신 빛이 있을 거라고 속삭”이는 듯, 고통의 이면에 담긴 사랑과 따뜻한 온기를, 끝내는 건넨다. 가장 어두운 심연에 가득 품고 있는 한 줄기 빛을 시인은 노래한다. “생의 허무와 슬픔을 넘어 위태롭지만 아슬아슬하게 핀 사랑의 꽃”이다.
저자

모금주

마산출생.
2021년『미래시학』으로등단.
시집으로『금요일에흔들리는풍경』이있음.
섬유공예가로활동중.

목차

시인의말

제1부빛의벙커들각을세우고

봄그리고4분의113
모히토14
명장면16
늙어가는게시판에초록으로바람이라쓰고18
붉은비20
ending22
바다독나무24
빈병같은마음이추락하는26
빛의벙커들각을세우고28
불안의날씨30
주름뒤에는가지런한그림자가있다31
게스트하우스창업기32
푸른라벨산토리니34
상처를길에서넘어져무릎까진정도로여기는것36
사비나38

제2부초록물방울이필요해

내비게이션43
백일홍세상이불량하다44
사실은난연체동물이야46
상승의관념들에게빨간줄을긋고48
불확실한모험49
초록물방울이필요해50
뮤즈는늘싱싱한물고기52
오늘은맑음54
심플한죽음56
어서말을해동그라미58
고집의뿔60
오진이오진을낳는날62
큰오브제가흰원피스를망쳐놓은날64
뜨겁거나얼음처럼66
스며듦은슬픈일이야68

제3부사랑을생필품처럼말하는

제비꽃다발과부재71
꽃한송이도그리지못하고72
4월이계절을거스르다74
내전부를소리쳐봐도76
가파른지형78
세상구경온마녀80
우리섬이되어82
사랑을생필품처럼말하는84
권태기엔무엇이든소비해야한다86
결핍의장을정독하다87
뜨겁게썩은우리88
외모로삶을논한다90
상공을비행하는중이다92
배짱도없이비겁하게94
moment96

제4부프리랜서

바닥에서수거한99
흩어진시간100
계량기의눈금102
밑줄긋는여자104
낙타의눈물106
불쾌한그림자108
정렬된것들에서돌아앉아110
샐러드처럼섞이면서112
홍보문구가없어도소문이날아다닌다114
프리랜서116
치사하다118
발칙한드로잉120
메마른낫을들고122
만료되는해124
소용돌이126

해설

차성환절벽에핀꽃127

출판사 서평

모금주시인은모두가“상품”과“허세”를쫓아달려가는자본주의의광풍속에서자기존재의원형을따라살아가는소박한삶이가진아름다움을노래하고있다.가짜욕망을쫓아달려나가는사람들을잠시“민들레꽃”앞으로데려간다.삶의허무와슬픔에빠진사람들에게그터널같은어둠의끝에는눈부신빛이있을거라고속삭인다.우리의마음깊숙한곳에아직사랑이움트고있다는사실을노래한다.그는“진심으로아름다운노래부르고싶은데”“내전부를소리쳐봐도/푸른날것의얼굴부활의노래가되지못한다”(「내전부를소리쳐봐도」)고자책한다.사랑의노래를부를수없는현실을아파한다.“신이시여튼튼한말뚝같은희망을죄없이꾸게하소서”(「꽃한송이도그리지못하고」)라고기도한다.“사람들은사랑한것들을기억하기때문에노래할수있”(「프리랜서」)다며불가능해보이는사랑의가능성을끝까지밀어붙인다.결국은“서로의눈빛으로교환되는사랑이꽃”(「백일홍세상이불량하다」)이라는진실에도달할때까지고통스럽게나아간다.그렇기에그의시詩는절벽끝에핀꽃을닮았다.생의허무와슬픔을넘어위태롭지만아슬아슬하게핀사랑의꽃이여기있다.
―해설중에서

시인의말

동굴같은잠언을수용할시간이필요해서
스스로외롭다

최선을다해방황도했었다
경쟁의축들빗금긋는파편속을걸어다녔다

각을세우고독기품어
흔들리는문은뜯어버리고
상처없는발들로걸어다니는바람의길에
삶의쉼표등불처럼달아두고
그곳에선가끔은외로워도좋겠다

책속에서

가까이곁을내어줄수없는맹독의잎사귀들
꽃조차도독인모진등이가엾다
사랑에게도죽음의골짜기만내어줄수밖에없는
저울에달면슬픈세월입김보다가벼운데
맹독품은독사의눈숙명같은저주

저주의고리들허물벗기듯바위의등에피가나도록긁어본다
입속의신음소리공해같아,맹독의숲엔평화가없다
숨기면숨길수록메두사의본성고개쳐들고
검은털로짠상복같은검은길
저주의숲에머물고있네

독해져야살아남을수있는전쟁터의화살처럼
화해할수없는삶억지로풀다억새풀이되듯
독의화덕구멍마다
맹독의줄기들푸른잎사귀들불같이쏟아지고있다
죄사함도거부한푸른죄인맹독
철창에스스로옭아매는죄는상속된다
대물림되는지병같은것
아무도거둘수없는
아무도열수없는알라딘감옥에갇혀
천형을견디고있는지도몰라

첫열매의달콤함도슬프지만외면해야하는
사랑했기에침노할수없는

열매에관한소식전해듣지못한아기바다새
뜨거운독약같은이파리물고바다에떠있다

전갈꼬리쏘는맹독의화살우리에게도있으니
---「바다독나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