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이번시집은삶과세계를향한안정된시선과시적보법이인상적인데,삶과세계에대해서어느정도거리를확보한상태에서그것들을관조하고음미하면서이면에작동하고있는이법이라든가섭리등을천착하고자하는태도가두드러진다.시간이흘러간다는것,그리고늙어간다는것의의미라든가,돌이켜본인간관계의어려움,그리고명증하게정리되지않는삶의불가사의한국면들에대한시적사유가빛을발하고있다.
시인은시적주제에대해서구상과추상의다양한방법을활용하여접근하는데,이러한작시법의특징으로인해서시인의시편들은전위시적인성격을지니게된다.그러니까시인의시편들은구상과추상을넘나들면서이질적인성격의시적전략이서로혼종하기도하고,분리되기도하면서시적다양성과역동성을지니게되는것이다.
―해설중에서
-시인의말
함부로설레면안된다는걸알면서도
그대를향해걸었습니다
닿을것도같은
흔들리면서도계절을맨발로건넜습니다
찢긴발톱으로담벽에새겨둔글들
달이읊고꽃이젖기를
2023년풀냄새짙은날
임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