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미래에서 너를 만나고 - 시작시인선 499

오랜 미래에서 너를 만나고 - 시작시인선 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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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허향숙

저자:허향숙

충남당진출생.

2018년계간『시작』으로작품활동시작.

시집『그리움의총량』,전자소시집『슬픔은늙지않는다』가있음.

목차

시인의말

제1부비는견자처럼아래로비상한다

무애를살다13
비의비상14
순간은막열린영원15
상실을살다16
숨바꼭질18
그늘은20
고도를기다리며21
슬픈욕망22
살아있는것들은23
피고지는일24
바코드25
유예하다26
알지못하면꿈꿀수없다27
넘다28
수평을바란다30
박명31
없어도있음이라32

제2부옷처럼생을벗고입을수있다면

푸른별35
입춘36
아무곳에나심장을내려놓고37
탈피하지못한뱀은죽는다39
내일이들어오지못하도록40
나를읽다41
네게로가는꿈42
봄밤의일43
몽돌해변에서44
밤길46
천일의꿈47
9분48
나,여기있어요50
거기네가있네52
옷처럼생을벗고입을수있다면53
사랑54
추석55
몸을갚다56
옹기57
찔레꽃59
발톱을깎다가61

제3부사랑은그대를입고

사랑은그대를입고65
꽃,아름다운상실66
처음,그사랑에서67
쿠키영상68
인연69
당신만의별이될래요70
사랑71
괄호의시간72
길73
화이트앤블랙75
향연香煙77
압화78
어떤시인80
백일홍81
임종83
문상85
발인86

제4부소리를지운말꽃들

말꽃89
아홉살일기90
여름방학92
욕을부르는아이94
분재96
욕을장전하다97
부자98
파꽃99
애벌레100
퇴근길101
생업102
꽃무릇(石蒜)103
여고동창104
담쟁이106
재래시장에들어서면107
겨울나무108
겨울계곡109

해설
김재홍온세상을품는‘1인칭’의세계110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파이를구울때마다
노을진강변을걸을때마다
애월바다를떠올릴때마다
이루마를들을때마다
윤동주를읽을때마다
고관절부러진뼈처럼
가슴속대못하나
더깊숙이파고든다

유난히국화향을좋아했던너

웃을때마다드러나는잇몸이밉다며입을가리고웃던너

잘잘못을떠나모두내탓이라며일기장가득반성문을써놓았던너

내게있어생이란
무애하는일
오랜미래에서만난너를
내안에심는일

책속에서

<사랑은그대를입고>

사랑은그대를입고나를
사는일인데
나는그대를입지못하여
나를살지못하네

사랑하는이여

나를입어주소서
나를입어그대를
살아주소서
그리하여내가그대를살게
하소서
그대를살며나를살게하소서
매순간새로이태어나
살게하소서

추천사

시인한명의시집을읽는다는것은천천히그가가리키고있는나침반의방향을따라가는일이다.허향숙시인이가리키는곳은어디일까.‘그늘’이다.그의말대로주장도차별도편애도없는그늘이시인이가리키는기착지다.그의그늘에서는밝을때는빛을내지못했던것들이웅성거리며말을걸어온다.그들은따뜻한위로다.때로는추억의이름으로때로는죽음의이름으로때로는가난하고유약한것들의이름으로시인은그늘을찾아들어간우리를위로한다.신기하고매력적이다.그늘에게서위로를받는기분이란.
시인의절묘한서정은절제되어있다.그러면서도동시에무너질때를알고무너지는미덕이있다.그가이제는하늘에서별이되었을어린딸의마지막을기록하면서썼듯그의시에는“달개비꽃처럼”떠는세상의모든가냘픈것들에게던지는위로가있다.
왜자꾸가슴이뭉클해질까.그가데려간그늘에서나는오늘도코끝이찡하다.그의그늘이좋다.
―허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