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미래에서 너를 만나고 (허향숙 시집)

오랜 미래에서 너를 만나고 (허향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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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허향숙 시인의 시집 『오랜 미래에서 너를 만나고』가 시작시인선 0499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2018년 계간 『시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는 『그리움의 총량』이 있다.

추천사를 쓴 허연 시인의 말처럼 허향숙 시인의 “절묘한 서정은 절제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무너질 때를 알고 무너지는 미덕이 있다”. 어린 딸을 잃은 어미의 울부짖음이 시의 곳곳에 사무치는 서정으로 무늬를 이루고 있지만, 시인은 오로지 비통과 슬픔에 기대어서만 시를 쓰지 않는다.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거대한 상실 속에서도 그는 관찰하고 기억하고 다시 삶을 살아간다. 해설을 쓴 김재홍 시인의 말처럼 “허향숙이 바라보는 일상의 표정들 속에는 그가 도달한 고독의 존재론과 사랑의 윤리학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으며, 우리 모두가 “상실을 살면서도 동시에 생성을 품고 살아”가듯이, “허향숙의 사랑은 영원한 생성”으로 시와 삶에 의미를 더할 것이다.
저자

허향숙

충남 당진 출생.
2018년 계간 『시작』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그리움의 총량』, 전자 소시집 『슬픔은 늙지 않는다』가 있음.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비는 견자처럼 아래로 비상한다

무애를 살다 13
비의 비상 14
순간은 막 열린 영원 15
상실을 살다 16
숨바꼭질 18
그늘은 20
고도를 기다리며 21
슬픈 욕망 22
살아 있는 것들은 23
피고 지는 일 24
바코드 25
유예하다 26
알지 못하면 꿈꿀 수 없다 27
넘다 28
수평을 바란다 30
박명 31
없어도 있음이라 32

제2부 옷처럼 생을 벗고 입을 수 있다면

푸른 별 35
입춘 36
아무 곳에나 심장을 내려놓고 37
탈피하지 못한 뱀은 죽는다 39
내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40
나를 읽다 41
네게로 가는 꿈 42
봄밤의 일 43
몽돌 해변에서 44
밤길 46
천 일의 꿈 47
9분 48
나, 여기 있어요 50
거기 네가 있네 52
옷처럼 생을 벗고 입을 수 있다면 53
사랑 54
추석 55
몸을 갚다 56
옹기 57
찔레꽃 59
발톱을 깎다가 61

제3부 사랑은 그대를 입고

사랑은 그대를 입고 65
꽃, 아름다운 상실 66
처음, 그 사랑에서 67
쿠키 영상 68
인연 69
당신만의 별이 될래요 70
사랑 71
괄호의 시간 72
길 73
화이트 앤 블랙 75
향연香煙 77
압화 78
어떤 시인 80
백일홍 81
임종 83
문상 85
발인 86

제4부 소리를 지운 말꽃들

말꽃 89
아홉 살 일기 90
여름 방학 92
욕을 부르는 아이 94
분재 96
욕을 장전하다 97
부자 98
파꽃 99
애벌레 100
퇴근길 101
생업 102
꽃무릇(石蒜) 103
여고 동창 104
담쟁이 106
재래시장에 들어서면 107
겨울나무 108
겨울 계곡 109

해설
김재홍 온 세상을 품는 ‘1인칭’의 세계 110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파이를구울때마다
노을진강변을걸을때마다
애월바다를떠올릴때마다
이루마를들을때마다
윤동주를읽을때마다
고관절부러진뼈처럼
가슴속대못하나
더깊숙이파고든다

유난히국화향을좋아했던너

웃을때마다드러나는잇몸이밉다며입을가리고웃던너

잘잘못을떠나모두내탓이라며일기장가득반성문을써놓았던너

내게있어생이란
무애하는일
오랜미래에서만난너를
내안에심는일

책속에서

<사랑은그대를입고>

사랑은그대를입고나를
사는일인데
나는그대를입지못하여
나를살지못하네

사랑하는이여

나를입어주소서
나를입어그대를
살아주소서
그리하여내가그대를살게
하소서
그대를살며나를살게하소서
매순간새로이태어나
살게하소서

추천사

시인한명의시집을읽는다는것은천천히그가가리키고있는나침반의방향을따라가는일이다.허향숙시인이가리키는곳은어디일까.‘그늘’이다.그의말대로주장도차별도편애도없는그늘이시인이가리키는기착지다.그의그늘에서는밝을때는빛을내지못했던것들이웅성거리며말을걸어온다.그들은따뜻한위로다.때로는추억의이름으로때로는죽음의이름으로때로는가난하고유약한것들의이름으로시인은그늘을찾아들어간우리를위로한다.신기하고매력적이다.그늘에게서위로를받는기분이란.
시인의절묘한서정은절제되어있다.그러면서도동시에무너질때를알고무너지는미덕이있다.그가이제는하늘에서별이되었을어린딸의마지막을기록하면서썼듯그의시에는“달개비꽃처럼”떠는세상의모든가냘픈것들에게던지는위로가있다.
왜자꾸가슴이뭉클해질까.그가데려간그늘에서나는오늘도코끝이찡하다.그의그늘이좋다.
―허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