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접근 방식 - 시작시인선 516

바람의 접근 방식 - 시작시인선 516

$11.00
Description
심옥남 시인의 시집 『바람의 접근 방식』이 시작시인선 0516번으로 출간되었다. 심옥남 시인은 1998년 《전주일보〉〉 신춘문예와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하였고 시집으로는 『세상, 너에게』 『나비돛』 『꽃의 고도』가 있으며, 동시집으로 『빗방울 체력장』 등이 있다.

저자

심옥남

저자:심옥남
전북특별자치도임실출생.
전주대학교국문학과졸업,동대학원석사수료.
1998년《전주일보》신춘문예,『자유문학』으로등단.
시집『세상,너에게』『나비돛』『꽃의고도』,
동시집『빗방울체력장』등이있음.
석정촛불시문학상,해양문학상,전북문학상,
전북시인상등수상.
현전북시인협회부회장.

목차

시인의말

그림일기11
저울12
나는울고당신은이제웃는다14
상큼한동거16
입추18
무게20
홀쭉한묵비권21
모자의날개22
무성영화24
한참26
미안해28
나만의방식30
무희들32
불편한그리움33
어떤감각34
여우와자두35
비의감정36
봄사용설명서37
몽글몽글38
파동40
사월41
무늬42
오후44
꽃을품은거니45
프릴46
두꺼비와호박꽃48
위대한보폭49
색색50
다문다문매화51
타자의시선52
낯선국면53
첫,54
고라니와산타클로스55
삶의척도56
미궁58
우울의단서60
은행나무전傳61
미혹62
그냥63
왕버드나무대장장이64
탁본65
맴돌다66
숨바꼭질67
꽃신68
처서69
북향70
오늘붉다72
바보여뀌73
고요히74
지독한건기75
네발나비76
오늘의분위기78
하늘바나나79
어떤구호80
꽃주먹82
조곤조곤84
그런하루하루86
그림자를지우고싶을때87
카톡88
자꾸만89
옥수수죽90
무럭무럭92
물끄러미93
분홍분홍94
놀러와96
사랑의자세97
한동아리98
소리의계보100
웃을까말까102
자분자분그런사랑104
후기106

해설
오민석거대한균형의풍경108

출판사 서평

추천사

잘익은모과의시간이다.시인은시방“우레삭히고천둥익히는동안/몰래숨어든벌레가기억을갉아먹는당신처럼/단단한옆구리가짓무르는데도/한결같은향기를피우는모과”의시간에이르렀다.막말도고운꽃말을들을줄아는시간이다.격정의순간들이발효되어시인의언어는모과향처럼숙성되었다.시어의귀가닳아둥글다.고요하다.고요가만조에이르렀다.아무래도“구름을싹갈아엎고공중을경작”하기시작한후같다.꽃과새와나비와길고양이와‘상큼한동거’를시작한이후일것이다.시인의빗방울처럼둥근시어에젖다보면타들어가던시간이촉촉이펼쳐지고나와개미와벌과꽃과바위가애인처럼엉키는경험을하게된다.내가가꾼자두를차지한물까치와애벌레를용서하고인도에서잃어버린모자를인도로날려주는화해와관용을터득하고사랑을새로이배운다.자존을회복한다.그것들과더불어지금‘내가포함되지않은세상’의행복과불행,다툼과화해를경계밖에서바라볼눈을얻었다.“기다리던일은일어나지않았고/바라는이는오지않”아도아무렇지않은지점에와있다.삶에일정한공식이없음을봐버린것도이즈음이다.“주변이라믿었던내가그중심에서있음을알게”된것도이시점이다.다자연속에서의일들이다.시인의시편들에는경전을펼쳐든것처럼발견과깨달음이가득하다.이제“붉은모란꽃한송이만피어도수천평꽃밭이다”.그럼에도여전히뉘우침과기다림의자세로가슴을쓸어내리며무릎을꿇는그서늘한염결성이소금처럼빛난다.그무엇보다도시편하나하나가가슴언저리까지차오른서정의샘물에서흘러넘쳤다는점이놀라울뿐이다.
―복효근(시인)

시인의말

마당넓은집으로이사와서
수백종의꽃과나무를모셨는데요
나비와벌과애벌레까지시끌벅적해요

그들섬기는일로하루가시작되고마무리되는데요
그러기위해태어난사람처럼살아요

기척없이아침이오고계절이가는동안
꽃씨여물고열매가익어요

하여,꽃이피면정답고지는것도여간괜찮아요
두꺼비가와도무던하고낯모를이가와도반갑지요

평화롭고한가롭게
나날을촘촘히엮어야들야들살고있습니다

모과나무와안개나무사이쳐놓은
거미줄에낚인시를여기옮겨적었습니다

책속에서

<저울>

당신은멀리있고여기눈빛다감한고요가있습니다
내용이다른고요가자세를자주바꾸는동안

오백살된상수리나무가열매를가득품고서있습니다
가지마다새들이지저귀어숲가장자리까지고요가증폭됩니다

처음과끝을헤아리기어려운덩굴의고요도있습니다
향기까지엉켜질량이큰박주가리입니다

고요의,
민들레씨앗은날개이고노랑나비알은연둣빛심장이며가뭄에새까맣게타죽은개미와지렁이는상처입니다

나의허물은
양팔저울에나누어얹어도한쪽으로기우는고요
수많은소란이발효되도록손잡아준당신덕분에
협소한곁을어루만져준사랑때문에
지평의끝까지평온합니다

오동꽃피면다시울컥울컥흔들리지만
추몇개더얹고뻐꾸기소쩍새소리얹으면수평입니다

고요가만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