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못하는 자의 밤은 길고 - 시작시인선 554

잠들지 못하는 자의 밤은 길고 - 시작시인선 554

$11.00
저자

전인

저자:전인
1955년충남논산에서태어났다.1981년『삶의문학』동인으로작품활동을시작하여『오늘의책』『한반도의젊은시인들』『민중시』『사람의문학』『삶의문학시선집』『세종시마루』『녹색평론』『시와정신』등에작품을발표했으며,1986년농촌중학생들의삶과노동의글모음『생강캐는날』(서산팔봉중학교편)을엮었다.시집으로『지친자의길은멀다』(2020)가있다.
jbgram@hanmail.net

목차

제1부잠들지못하는자의밤은길고

봄길13
생명의힘14
푸성귀이파리하나15
절하고싶은날16
흙묻은손이마음을어루만진다17
오월봄산18
교감交感19
산밭20
욕으로지은집21
열무밭22
고구마밭에서23
걸레24
마타리꽃25
고독사26
가랑잎27
누군가는28
호강한날29
어디서무엇이되어다시만나랴30
강물편지31
그집32
연애고샅34

제2부잠들지못하는자의밤은길고

나를키운것37
주소38
계족산황톳길239
실버들가지40
새싹하나41
보살피다42
그릇43
역마살44
산을오르며45
딱따구리46
우리제자47
하루48
개심사49
제주돌담길걸으며50
사람人51
천등산天燈山52
늙은호박두통53
안부54
그런사흘55
유언56
금강57
마음하나툭터지면58
시인60

제3부지친자의길은멀다

지친자의길은멀다63
어깨64
아내65
밥66
저녁햇살67
눈물68
냉장고문앞에서길을잃다69
늦사과꽃70
못71
한짐72
벌새73
화두話頭74
가을강75
나는76
계족산황톳길77
전화번호78
첫눈오시는밤79
겨울눈80
봄날81
봄날은간다82

제4부지친자의길은멀다

엽서85
산다는것86
참선하는시계87
근심을풀다88
하나로묶인다89
황홀90
아저씨의틀니91
금마타리꽃92
봄비93
애장터에서94
고향95
낮술96
수복이아버지가시던날97
폭설暴雪98
소금창고99
임리의봄100
운태영감101
운태영감2102
저녁103
벽지僻地1104
벽지僻地2105
벽지僻地3107

해설
김종도살그래다가가기대고싶은저녁

출판사 서평

추천사

전인시인과는40년넘게함께했다.의기투합한게아니라1985년군사정권시절일어난『민중교육』지사건이우리를만나게했다.그후인생의최고시절3,40대를빈틈없이지내고지금은눈썹이희어지는70줄에앉았다.게다가최근에는우리가죽음에가까이가고있음을의식하여하루라도살아있을때열심히공부(수련)하자싶어‘5년제인생대학’까지같이다녔으니,그감회가깊고새롭다.그런그가40년만에첫시집『지친자의길은멀다』를상재하더니,이제곧마지막시집이라할이시집을지상에내보인다.
그를한마디로말한다면나는독[獨,篤]자를들고싶다.그는혼자다.개체로서혼자이기도하지만내적자율성이살아있는인간으로서도혼자이다.그런면에서그는자신의‘단독정부’운영자다.그는내면에서울려나오는‘홀로의외침’에따라길을간다.그런그는또한‘篤’한사람이기도하다.그는신실되고도탑다.같이교육운동을하고일상을치러봐서알지만그는일단책임감이강하다.말과행동에착오가없다.허황되거나쓸데없는세속의욕심에서거리가멀다.“죽을때남기는말이유언이라면/할만큼했다,이제그만쉬고싶다”(「유언」)라는말이그냥나온게아니다.
한때는사회변혁의길을,한때는진리탐구의길을걸은시인에게남은것은생을배경으로감싸고있는자연과,깨달음의말씀,그리고냄비에물끓듯변하는인정세태의일상인듯하다.시인은그런세계에서느끼고발견되는것들을지극히소박한어투의시로표현하고있다.아,잠들지못하는밤의뒤척임이여.젊어서는누우면곧장곯아떨어졌는데,이제갈수록잠은야위고,시는?시는다시시인을찾아올까.
-조재도시인

시인의말


살면서봄여름가을겨울다겪었다.
그러고드는생각은지금여기!
곧바로우리삶의일상日常이다.
젊은날에는때깔도안나는일상이지겨워
맨날같은밥만먹냐고투정도부리고
반짝거림에홀려한눈도팔고다녔다.
그러다나이들어몸이말을하기시작하면서
다시일상의의미를헤아려보게되었다.
꾸밀수없는,사람의뒷모습이진면목이듯
생활이든수행이든예술이든종교든결국,
일상에서의행行이그사람의모든것이다.

아아,부처님의탄식(偈頌)처럼
잠들지못하는자의밤은길고
지친자의길은멀구나.

2025년늦가을
계룡산을바라보며전인

책속에서

<천등산天燈山>

운주장터지나천등산가는길
먼옛날저아랫길로동학군이지나갔고
파르티잔도경찰도국군도지나갔던길
어린나도할머니운주장따라갔던길
거기산길에진달래산벚꽃조팝꽃제비꽃
화안하게산지사방피어있구나

힘든시대를건너왔다고,
할만큼했다고,
더는미련둘게없다고,

저마다피운등불하나씩들고나와
한데모여이렇게하늘에다가
커다란천등天燈하나내걸었구나!

네안의등불은언제켤거냐
그꽃들이손가락들어나를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