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잠실에 있어요

나는 아직 잠실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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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원기자 시인의 시집 『나는 아직 잠실에 있어요』는 고전적 미학 개념인 완당의 '궁이공(窮而工)'을 계승하고 현대적 맥락에서 심화하는 비평적 가치를 지닌다. 본 비평은 세상의 끊임없는 운동성에서 발현하는 시간적 연속성과 공간적 무한성이 예술의 본질임을 전제하며, 원기자 시집이 이러한 연속성을 '지나감의 영원성'으로 포착하고 있음을 역설한다.
특히, 시집은 죽음을 성찰하는 「달빛 수묵」 등에서 '수묵'의 정신성을 통해 번다함을 벗어나 진실에 이르는 의고적 지향을 보이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달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 존재의 순환적 역사를 감각적인 언어로 구현한다. 나아가 「트랜스휴먼」 등의 시편에서는 문명사적 성찰을 통해 트랜스휴먼 시대와 태고의 시간을 넘나들며 영원회귀적 사유를 펼치는데, 이는 시인이 시간적 연속성 안에서 자아를 확장하고 공간적 무한성 속에서 절대적 주체를 경험하는 경지로 평가된다.
시집의 표제이기도 한 '잠실'은 단순한 지명이 아닌, 욕망과 혼란이 들끓는 현대 사회의 보편적 공간을 상징한다. 시인은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그 안에서 '새순처럼 반짝이며'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그림으로써, 비루한 현실 속에서도 끈질기게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이는 구양수의 '궁이공'이 보여주었던 꾸밈없이 실체를 표현하는 문학 운동의 정신과 닿아있다.
「차강티메」는 유목민에게 낙타가 갖는 다층적인 의미를 선명하게 드러내며 삶의 애처로움과 비장미를 포착함으로써, 완당이 추구했던 실질을 중시하는 '궁(窮)'의 미학을 탁월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시적 성취를 통해 원기자 시인은 예술이 결코 고고한 곳에 있지 않고, 비루한 삶의 현장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수평적이고 확장된 울림임을 입증한다. 『나는 아직 잠실에 있어요』는 완당의 '궁이공'이 현대를 거쳐 무한히 연속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놀라운 시적 결실이라 하겠다.
저자

원기자

강원도횡성군둔내면에서출생.
중앙대학교예술대학원문예창작전문가과정수료.
동서문학상금상을수상하며『월간문학』으로등단.『영주일보』신춘문예시부문당선.
상춘곡문학상대상,이효석백일장최우수상,김유정기억하기등다수의문학상을수상하였다.
한국문인협회동서문학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제1부

짝사랑13
달빛수묵14
점자익히기16
기도18
슬픔의온도는꽃잎한장의두께20
춤22
뮤지션으로친구이해하기24
실격과실종사이26
죽은물고기는어떤자세였을까28
가장이라는상수리나무30
엄마의경전32
바다가운다34
슬픈이야기36


제2부

금동의미소를어루만지다41
당신의그림자로남아42
자화상44
검은레이스가달린새장46
폐선48
너에게브레이크를선물하고싶어50
나는아직잠실에있어요52
겨울의징검다리54
여자도汝自島여자들56
소금꽃58
귀와잎사귀에관한사유60
우리가휘어져서로닿을때62
하구언64


제3부

고우니생태길67
압화68
도마70
트랜스휴먼72
자주달개비74
놀이공원에는이정표가없어76
초간정사78
자녀요리백과80
기억은조각하는게아닌가봐82
굽다리접시84
그루밍86
노루발사이로감자가자랐다88
로봇90


제4부

풍경을매만지면오월이온다고93
영동대장군백제사마왕94
세한도를기리다95
차강티메96
중랑천98
연도앞바다100
백률사흰꽃102
오래된의자가있는풍경104
물이든다는건106
태인양조장108
라인110
밥112
그랬으면좋겠네114


해  설
김재홍 ‘궁이공’(窮而工)의연속성과무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