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엔 실직의 주름살이 강물처럼 흐르고 (김학주 시집)

이마엔 실직의 주름살이 강물처럼 흐르고 (김학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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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학주 시인의 『이마엔 실직의 주름살이 강물처럼 흐르고』는 문학의 근본 질문에 대한 진솔한 응답이다. 시인은 단순한 언어의 아름다움을 넘어, 자신의 삶과 사회적 고통의 ‘주름살’을 작품 속에 묵직하게 담아 현실을 예술이라는 증언의 자리로 승화시킨다. 이는 시가 단지 개인적 표현을 넘어서 사회와 인간 존재의 깊은 문제에 직면하는 ‘현실 참여적 서정성’임을 입증한다.
이번 시집의 특징 중 하나는 고통받는 이웃의 아픔을 자신과 동일시하며, 그 삶의 숭고함을 드러낸다. ‘고로쇠나무’나 ‘곡예사’의 이미지는 타인의 고통에 동참하는 ‘실존적 연대’를 보여주어, 소외된 존재들의 삶을 결코 하찮게 보지 않는다. 또한 ‘슬픔의 창조적 승화’다. 시인은 슬픔을 파괴적 감정에서 치유와 희망을 가능케 하는 연료로 전환한다. 아버지의 고통을 정신의 빛깔로 바꾸고, 추락하는 것들을 가슴에 태워 다시 일어서려는 시도의 시적 움직임은 절망을 역설적으로 생명력의 원천으로 바꾸는 힘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족사와 유년의 기억을 통한 실존의 뿌리 찾기’다. ‘소금꽃’과 ‘보리밥’은 개인의 고통을 넘어 한국 근현대사의 빈곤과 희생을 상징한다. 이는 고립된 현재 실존의 기원을 탐색하며, 아픈 역사를 보편적 위로와 연대의 서사로 승화시킨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모순된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멈추지 않는다. 폐광과 휴지통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무감각과 사회 구조의 냉혹함을 통렬히 지적한다. 산업화 이후 소외된 자들의 슬픔과 현대인의 이기심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어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도록 한다.
전체적으로 이 시집은 절망 속에서도 끈질긴 생명력과 인간 존엄을 꿈꾸는 강한 의지의 문학적 성과다. 김학주 시인은 고통의 ‘주름살’을 자부심과 각성의 증언으로 바꾸며, 고통받는 이들에게 따뜻한 공감과 사회에는 무관심을 깨우는 나팔 소리가 된다. 이 시집은 우리 시대 실존과 사회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문학적 발자취임에 틀림없다.
저자

김학주

2002년 문예지 『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빈손의 아침』, 『바다를 건너는 들풀』, 『새벽이 갈대숲을 적시듯』가 있다.
서포문학상, 강원문학 작가상, 한국불교문학 작가상, 강원문학상, 강원펜문학상, 이육사문학상, 김동명문학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관동문학회 회장, 김동명선양사업회 부회장, 강원문협 수석이사, 강릉작가 회장으로 있다.

목차

제1부 저울에 업의 질량을 달아 보고

모정의 탑 13
준비 없는, 혹은 준비된 이별 14
장칼국수의 기억 16
이름을 알 수 없는 자의 비가 17
불량한 언어들의 축제 18
어느 광부의 드라마 19
천년의 얼굴 20
12월의 장마전선 22
붉은 나비들의 외출 24
엘리베이터의 순찰 기록 26
흑장미 군단의 고뇌 27
하얀 축제의 반란 28
개꽃과 거나한 동행 30
설국열차는 떠나다 31
사월의 여인 32


제2부 늘어진 양말 모가지처럼 살아온 시간

누이의 기원 35
나는 날마다 태엽을 감는다 36
“메밀묵 사려”가 잊히지 않는 밤 38
겨울밤, 포르테를 보내며 40
토마토 개론 41
어느 사내의 등에 핀 소금꽃 42
별사탕 건빵의 기억 44
어느 노인의 저녁 기침 46
70년대의 나의 기억 48
램프가 요단강을 건너는 밤 50
보리밥의 전설 51
장편掌篇 농장 52
아직 소년은 54
기억 속의 이중주 기억 56


제3부 창가에 앉아 허물을 벗다

낡은 구두의 소묘 59
8월의 열대야 60
빙하의 도시 62
황금비 축제 64
폭우의 잔혹사 66
폐타이어의 근황 68
외줄 타는 오이꽃 70
여름, 다시 겨울 찾기 72
빈산이 빈산이 되다 74
멜론 수박 76
메밀꽃밭에 동이 78
108시간의 갈증 80
시간의 꽃 82
수선화를 위한 기도 83
카톡카톡카톡 84
춘래불사춘 85


제4부 충혈된 눈으로 인력시장을 걸어가던

달빛 소나타의 밤 89
고로쇠나무의 헌혈 90
대웅전 아래에서 92
핸드폰 도시  94
커피 자판기의 고뇌 96
인공사막의 도시 98
연꽃바위 100
저, 피에로의 눈빛을 보라 102
견유치원의 개원 소식 104
25시 마트의 표정 106
둥근 휴지통 1 107
둥근 휴지통 2 108
둥근 휴지통 3 109
둥근 휴지통 4 110
고로쇠의 수난기 111
긴 기억의 찔레꽃 112


해  설
심은섭 언어로 빚어낸 실존의 증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