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결 - 시작시인선 567

붉은 결 - 시작시인선 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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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애나

저자:강애나
1983년호주시드니이민.1991년시드니맥쿼리대학교ESOL6년수료.2003년호주문인협회동인지『11월의낙엽』으로작품활동시작.2009년『창조문학』신문사신춘문예당선(「목련화를들여다보면」).2020~2021년『호주한국신문』‘書瑛강애나시와함께’연재.2025년서울시주최‘2025감사의정원헌시공모전’우수상.한국시인협회,한국문인협회(구연문화위원회위원)회원.뉴욕출판사:《RogueScholarsPress》2023,2024사화집에영역시2편씩게재,뉴욕문학지:「AndThen22」,「할머니꿈」(한영대비)권두시로게재.시집『시크릿가든』(2008),『어머니의향기』(2011),『오아시스는말라가다』(2014),『밤별마중』(2018),『범종과맥파이』(2022),『내마음속모차르트』(2024),『ABottleofRed』(2025,AndThenPress,NewYork,영문번역본)등.

목차

제1부팻할머니의이야기

냅둬라12
팻할머니의이야기14
시드니의詩든캣16
머나먼풀숲에잠든젊은병사들18
열개의달20
호주의날,1월26일23
곰과앵무새의서사시26
백설공주는깨어있다28
새벽달의맹세30
신덕왕후를향한봄날의대열33
반조패터슨을위한둔주곡36
장미의달빛반상회39
번디나(Bundeena)의여름,그충격41

제2부애보리지니의숨결

애보리지니의숨결46
만추49
나무의귀환50
포춘쿠키52
문워킹56
측백나무59
비온뒤62
빛과어둠의아다지오64
和寧草의속삭임167
이스라엘의대지와돌70
잃어버린신뢰의초상72
칼끝의불씨76
피쉬마켓78
보름날80

제3부핑크노을,사랑이있던벤치

붉은결84
주머니쥐별자리는어디에86
핑크노을,사랑이있던벤치89
동짓날두과부의달빛92
촛불을찢은파도96
타로의마지막장98
달빛창에서본세상100
공룡과부처와예수의발자취102
수색의가을105
하이젠베르크의묘사와본질108
엄마의속내110
개구리와두꺼비112
돌과칼과나비의인연115

제4부화령초사랑

탈피118
시의빛으로,시의미래로121
나무의절개122
신발의고뇌124
썬워킹1126
욕망의날개를주고남겨진마음128
다시올까132
숲이부른다134
화령초사랑2136
시간여행138
시와종교3140
외손녀는천재142

해설
유성호순수원형을회복하면서새로운존재론을지향하는언어

출판사 서평

추천사

이사람은세상어느먼곳에서오셨나보다.스위스같은곳,사우디아라비아같은곳,시드니같은곳,울루루같이멀고또신비로운세상에서오셨나보다.먼옛날로부터오셨나보다.공룡이어슬렁거리던때,부처님과예수님이살아계시던때,깨달음과사랑을펼쳐놓으시던때,태조이성계의후비신덕왕후가귀하게태어나온갖고초를겪던때로부터,반조패터슨이살던때로부터오셨나보다.아니,어쩌면아름다운저동화속나라에서나오셨나보다.측백나무와앵무새와애버리지니의삶이,어둠과달빛의신비로움이,칼끝의아슬아슬함이,한보의안쓰러운삶이함께하는이시집에서,나는남태평양의고운바닷물에씻어올린언어들을본다.깨끗하고,맑고,그리움과사랑가득한시들,상록의나무처럼늘거기푸르게서있을.깊고아름다운시인의언어다.
―방민호(서울대학교국문과교수)

강애나시인이등단한지23년이되었다.해외교민을통틀어이처럼부지런한시인이또있을까?한국과호주를오가면서부지런히쓰고고치면서,정리하고송고하면서살아온세월이23년이되었다.강시인은내강의를한학기들은제자다.중앙대문예창작전문가과정에등록해강의를들었을뿐아니라특별과외지도를요청,학교근처카페에서예닐곱번따로만나시를봐주기도했다.2011년에낸시집『어머니의향기』의해설을썼던것도그당시에그런인연이있었기때문이다.호주시드니에음력설무렵에네번이나가서보름동안박덕규교수가수필작법을,내가시작법을교민들에게지도하였다.제6시집이2024년11월에낸『내마음속모차르트』인데출간이후대단한몰입감으로써또다시60편의시가쌓였다.이번시집의가장큰특징을‘역사의식’과‘사회의식’과‘민중의식’으로꼽고싶다.물론본인과가족의소소한일상사가시의소재가되기도하지만시의진폭이아주넓어진것에가치를두고싶다.근년에들어미국에도여러차례간것으로아는데,호주대륙과북미대륙을보아서그런지호방한대륙의기질을보여준다.그러니까소박한‘서정’에서튼튼한‘서사’로나아간것이이번시집의가장큰특징이라고할수있다.
―이승하(시인·중앙대교수)

시인의말


어린시절나는
장미가든의향기를먹고살았다.
사랑이란그런것이라믿으며
가슴속에작은『시크릿가든』을품고자랐다.
그정원이나의첫번째시집이되었다.
사춘기에는
엄마의마음이삼촌과이모에게먼저가있던날들,
미움과그리움이뒤섞인감정들이
제2집『어머니의향기』로피어났다.
대학시절,
데모대에휘말려휘경동에서아현동까지걸어오던날들.
연세대의함성이아현동까지밀려오던혼란속에서
겨우버스를타고돌아오던밤,
세상의오아시스가말라가는듯한허무는
제3집『오아시스가말라가다』가되었다.
그후,
최동욱의‘한밤의음악편지’를들으며
밤별을마중하던고요한시간.
그리움과기다림의숨결속에서남편을만났고
남편은사우디로떠났다.
나는친정의은근한눈치속에서
또하나의기다림을건너며
제4집『밤별마중』으로이어졌다.
그리고호주에와서는
남편과함께절에다니기시작했고
새벽마다울리던범종소리와
어둠을가르던맥파이의울음은
제5집『범종과맥파이』가되었다.
낯선땅에서
다섯살첫딸의손을잡고살아내야했던날들.
언어도,아이학교도,
나의대학과직장도버거웠지만
힘겨운날마다
모차르트를떠올리며마음을다독였고
그시간은
제6집『내마음속모차르트』로남았다.
어머니의임종을지키지못한죄책감마저
시가되어내안에서길을찾았다.
이렇게나는
「붉은결」의시간을조용히어루만지며
일곱번째시집앞에다시선다.

2026년6월
호주시드니에서

책속에서

<붉은결>

남편어깨에서
스위스의찬공기,
사우디의모래바람,
2년간의먼지가
떨어졌다.

겨울창문엔
오션을스치고온
김이맺혔다.

시드니의바람이
세해를쌓는동안,
어디선가
울음이날아왔다.

비행기표한장과
늙은심장하나,
오지의문이
환하게열렸다.

늘어난시간은
저녁빛아래
말없이접혔다.

두개의대륙
허공에서느슨히풀린
붉은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