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믿지않는사람,나
모임에서여러사람과이야기를나누는시간,나는먼저입을떼지않는다.다른사람들이이야기를하면그제야그의견에덧붙이거나변형해내의견을내놓는다.혹시내가영딴소리를하는거면어떡해.그런사람으로보이고싶지않아.
친구를만나러가는길.화장을안해도브래지어를안해도괜찮은데잠깐,눈썹은다듬었어야하나?친구가나를탈코르셋을실천하는여성으로보지않고그냥지저분한사람으로여기면어쩌지?
수치심은일상속에포진되어있다가문득교묘하게일어나자아를갉아먹는다.수치심을가진사람은못난사람이되는걸견디지못하며우월감과열등감을동시에갖는다.수치심이우리를데려가는곳은자괴와고립과평가의땅이다.타인의눈으로스스로를평가하는차가운내면의시선이다.
특별하고대단한,동시에별것아닌나라는존재
모르는걸아는척할때,모르는걸필사적으로숨길때,수치심은바로그럴때생겨난다고작가는말한다.완벽한모습을보여야한다는강박과함께부족함을드러내면내쳐지고말거라는불안이수치심을키운다.《수치심탐구생활》1장에서는자신을구성하는수치심의기원을탐구하였고,2장에서는수치심이어떻게스스로를괴롭게하는지그영향과증상을분석하였다.3장과4장에서는수치심을증폭시킨사회적요인들을고찰하고5장에서는마침내수치심이해소되거나수치심과공존하는삶에대해다룬다.
이책은내면의강렬한수치심을기록한연구서이자수치심탐구의내비게이션이다.작가의수치심탐구를차근차근따라가다보면어느새나의수치심도양지로나와따뜻한햇볕아래에서보송보송해질수있을거라는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