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음엔 실패가 없지

좋아하는 마음엔 실패가 없지

$15.85
저자

장참미

창원에서남동생과‘오누이북앤샵’이라는작은책방을운영하고있다.국문과를나왔지만맞춤법을잘모르고클라이밍을좋아하지만잘하지못한다.유일한재능이있다면좋아하는것을무지막지하게좋아하기.빵과커피,좋아하는사람중하나만있어도쉽게행복해지는사람이다.
근력은없지만좋아하는마음의힘으로인생의어려운일들을헤쳐나가고있다.우연히만난클라이밍덕분에견디는삶이아닌즐기는삶이무엇인지배우게됐다.그렇게나아간곳에서만난장면들,좋아하는마음이주는기쁨에대해오래도록이야기하고싶다.

목차

추천의말
프롤로그_나를나아가게해준다정한실패들

초급:수직의세계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
고통의내성
문을열면보이는또다른세계
도망안가요
이기는게본체
묻지도따지지도말고가라
실력으로타인을구분짓지않는다
덕질다단계
안되는건없다,해보지않은사람만있을뿐
자신에게다정한사람
어른들의놀이터

중급:내인생의발자리찾기
프린세스메이커
괜찮아,내가여기줄잡고있어
다이어트운명공동체
정직함이통하는세계
냉혈한트레이닝코스
인생에도크럭스가있다면
두번째생일
휘파람불듯,콧노래하듯
한평짜리요세미티

고급:끝날때까진끝난게아니다
슬픔을나누면기쁨이되기도
다시제자리로
달빛아래두사람
이다리가네다리냐
목표가없는게목표
다정한조연
시작은미약하고끝은재미나리라
잘먹고잘살고잘하기

에필로그_헤어지지않을결심

출판사 서평

타고난재능도,죽도록열심히할자신도없지만
‘좋아하는마음’의힘으로일단한번가보겠다는
우리모두를향해외치는‘나이스!!’

장참미는어려서부터자주‘도망치는사람’이었다.초등수학학원첫날나눗셈을모른단이유로‘바보’소리를듣고그날로학원을그만두었고,체육시간에는있는힘껏달려도모자랄판에숫제달리는법을모르는사람처럼걸었다.어차피소질이없으니까.잘하지못하니좋아할수도없는거지.노력하고도재능없음을확인받는것보다,노력하지않고피하는쪽이안전하다고여겼다.실패의가능성이보일때면,그런식으로최선을다하지않았다는변명을남겨두고싶어했다.
적당히포기하고숨는태도,모험대신관성에기댄삶에변수가찾아온것은,좋아해마지않는책방주인으로서의일상에조차권태와무기력을느끼던때였다.어쩌다남동생의꼬임에넘어가클라이밍강습에등록한그는암장에들어서자마자얼어붙었다.아무래도잘못찾아온것같다는기분은벽에매달리자마자확신으로바뀌었다.홀드(암벽을오를때손으로잡거나발로디딜수있는곳)를딛고나아가기는커녕제자리에서버티는것조차고통스러웠다.안간힘을다해발을옮기려해봤지만가차없이떨어지고말았다.동생이“고통에내성이있는사람이라야”잘할수있는운동이라고말한이유를알것같았다.
역시나환불을받아야겠다고생각하던그때,강습을맡은센터장님이무심히한마디를던졌다.“홀드는도망안가요.오늘못하면내일하면됩니다.”그한마디에지금당장도망치고싶은마음뿐아니라여태껏도망쳐온시간들을모조리들킨것같았다.‘해보지않고포기하는쪽이체면을세우기에낫다고할수있을까?피하지않으면나아갈수있으려나?부족한나를마주하는일,그부끄러움을감당할용기가내게있을까?’어서답해보라며채근하는내안의질문들앞에서,이번만큼은도망치고싶지않았다.
첫수업이끝난뒤,후들거리는팔다리를주무르던저자의입에서는뜻밖에도“재밌다”라는말이흘러나왔다.그는묘한기분에휩싸였다.어쩐지이지하암장의자발적수감자가될것같은예감.알고보니그예감은사랑의시작이었다.클라이밍은그가잘하지못하지만좋아하게된첫번째대상이다.‘좋아하는마음’과그로부터생겨난낯선용기는그를이제껏한번도그려본적없는세계,만나본적없는자신에게로데려다주었다.

“실패가두려워단한발을내딛기가힘겨운이들에게,
비슷비슷한매일에틈을내어다르게살아보고싶은이들에게
눈부신해방감과단단한믿음을건넨다.”―김혼비작가

좋아서시작한일도성장과성취가뒤따르지않으면우리는금세불안과자기의심에빠지곤한다.암장에가는것은즐겁고신나는일이지만,동시에잘하지못하는나를번번이마주해야하는괴로운일이기도했다.모두가푼문제를혼자만못풀고집에오는날이면자괴감에잠을설쳤고,어서잘하고싶은마음에자꾸만애가탔다.무엇보다그를힘들게한건습관처럼빠져드는비교의늪이었다.함께운동하는사람들을하나둘자신과반대편저울에올려놓고,누구도시킨적없는혼자만의경쟁을했다.
하지만정작중요한자신과의싸움에서는습관처럼‘안될것같다’는말로뒷걸음질치곤했다.되고안되고를왜미리결정하냐며,일단가보라는스승의조언에도“제가저자신이랑싸우는거면,이기는것도제가하고지는것도제가하는건데.그럼이러나저러나똑같은거아닌가요?”라며응수했다.그러자옆에있던누군가가슬며시다가와말했다.“이기는자신이본체가되는거죠.파이팅!”
‘내안에있는수많은나.그중에서어떤나로살것인지정할수있다면,나는어떤사람이되고싶은걸까.’몇번이고포기하려는그를붙잡은건스스로에게그만부끄럽고싶다는마음이었다.내본체를내가정의할수있다면,안될것같아보이는일에도일단한번도전해보는사람,실패의가능성을예상하면서도기꺼이그것을선택해보는사람이고싶었다.
“매번망설이지만끝내는내마음가는쪽으로한번더움직여본다.늘포기를옆주머니에차고도최대한꺼내보지않으려애쓰는마음이오늘은아주조금앞섰다.”

묘한온도로읽는사람을사랑에빠뜨리는운동에세이

김혼비의추천사처럼,이책은여느운동에세이에비해온도가낮고차분하며,목표지점을향해성큼성큼나아가기보다는자주주저한다.삶과클라이밍을유비시키며‘부족한나’와‘삶의오래된문제’들을대면하고깊이고민한다.“이묘한온도와지극한주저함이오히려더없이미더워서”,그럼에도“무수한실패와고통을참아내며좋아하는일을지속하는그묵묵함이어쩐지뭉클해서”김혼비는이책을사랑하게되었다고했다.
내가가진것과들인노력보다타인의장점과재능에더관심을쏟는일,남들이세운기준에나를끼워맞추고,그것에도달하지못하면실패로여기는것은저자의오랜습관이었다.자기인생의주인공은자기자신이라는데,어쩐지그는주인공의역할을제대로해온것같지가않았다.스스로의선택으로클라이밍을시작해놓고,종종학교가기싫은아이의행색으로벽앞에섰다.먼저손내밀고등떠밀어준친구들이없었더라면진작그만뒀을지도몰랐다.같은문제를풀더라도사람마다편한움직임과맞는발자리가있다는데,남들이일러주는대로쫓아가기바빠서정작내발자리는찾지못했다.
부족한자신을정면으로마주하는일은상처로너덜너덜해진손으로또다시홀드를잡는일보다더쓰라리고아팠다.그럼에도그런순간들을외면하지않은건더이상그런나를미워하고싶지않았기때문이다.다행히열심은배반하는법이없다.상처에는어김없이새살이돋아나고,노력하고반복하다보면고통에무뎌지는굳은살이생긴다.느리지만방향만은분명한저자의발걸음을따라가다보면,어느새그를열렬히응원하며함께울고웃게된다.
실패모음집이라불러야할이책에는두어번드문성공담이나오는데,귀한만큼더욱뭉클하게다가온다.그중하나는익숙한실내암장을벗어나처음야외인공암벽에등반을나갔을때였다.지상10미터높이에서갈길을잃은저자는올라가지도내려가지도못하고벽에매달린채목놓아울기시작했다.그때빌레이(등반자의추락을막기위한로프조작기술)를맡은친구가외쳤다.“괜찮다.안떨어진다.내가줄잡고있다!”그말덕분인지,위기의순간에솟아난초인적인힘(?)덕분인지저자는두려움을이기고다음홀드를잡았고,완등까지해낼수있었다.삶에서힘든순간이찾아올때면꺼내어본다는친구의그때그말은사실저자가자기자신에게가장해주고싶던말이었다.“발을헛디뎌도,끝까지가지못해도괜찮다고.지켜봐주고붙잡아줄내가있으니믿고가보라는그말을나는오랫동안기다려왔던것같다.”

‘잘하는사람’말고그냥‘하는사람’

진짜고수는힘을뺄줄안다고했던가.포기와도망에익숙해진자신을이겨내기위해서매달리고또매달리던저자는,책의말미에이르러목표를정하거나힘주지않고도현재를즐기며계속하는법을조금씩배워간다.“어떤일을잘해내는것보다어려운일이있다면바로지속하는일이아닐까.재능있는일조차꾸준히하기는쉽지않다.그러니못하는일을계속하겠다고마음먹기란곱절로어려운일이다.”좋아하는마음의힘으로,이것저것재지않고그냥계속가보는것,그어려운일을해내는사람이바로장참미자신이다.
성장은반드시‘더잘함’으로올라서야만쓸수있는말은아니다.그리고모든장면에서모두가주인공일수는없다.빛나는주인공말고다정한조연으로,잘하지않아도무대에오르는사람으로살아도행복할수있다는걸깨닫는순간,그는오랫동안마음속에지고있던짐을내려놓고훌쩍자란다.
“도망칠것인지계속남을것인지의선택앞에서나는더이상망설이지않는다.(...)앞으로도‘잘하는’사람이아니라그냥‘하는’사람으로,‘계속하는’사람으로홀드와오래오래나란히함께이고싶다.”

추천사

오직글만으로사람의무거운몸을일으켜움직이게만드는것은굉장히어려운일이다.그어려운일을장참미가해낸다.실패가두려워단한발을내딛기가힘겨운이들에게,비슷비슷한매일사이에조그만틈을내어다르게살아보고싶은이들에게이책을권하고싶다.‘잘하는사람’에서‘잘’이라는글자를떼어내고그냥‘하는사람’으로계속살아가도괜찮다는눈부신해방감과,한발한발문제를풀다보면언젠가는문제의꼭대기에닿으리라는단단한믿음을얻을테니까.
―김혼비_에세이스트,《최선을다하면죽는다》

이책은자신에게한껏다정했던한시절을담은이야기다.시도는잘하기위해서가아니라그저겪어보기위해서이고,그시도앞에나의부족함을먼저앞세울필요가없다는저자의경험담이정제된응원으로닿는다.
―임진아_삽화가&에세이스트,《읽는생활》

어릴때는잘하는사람을동경했지만시간이지날수록꾸준히하는사람을눈으로좇게된다.게을러지는몸뚱이를어떻게든어르고달래오늘도같은곳을향하는사람을보면,내마음어딘가도열이오르고단단해지는기분이든다.
―소영_만화가,《모퉁이뜨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