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 네안데르탈인에서 데니소바인까지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 네안데르탈인에서 데니소바인까지

$20.00
Description
유전학자 스반테 페보, 고대 DNA를 말하다!
왜 인간은 살아남은 반면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을까? 고생인류와 현생인류를 구분하는 결정적인 게놈은 무엇일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유전 인자는 어떤 것일까?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는 게놈 연구로 인류 역사를 다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반테 페보의 저서로, 고대 DNA를 연구해 인간의 본질과 인류의 기원을 파헤친다. 1980년대 초 이집트 미라의 DNA 해독부터 2010년 네안데르탈인 핵 게놈과 데비소바인의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까지 그의 고대 DNA 연구 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네안데르탈의 핵 게놈 해독은 왓슨의 DNA 이중 나선 구조 규명에 비견되는 과학계의 이정표다. 이 책은 이 위대한 과학적 발견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촘촘하게 그려 낸다. 실험실의 내밀한 풍경, 시료를 찾아 나서는 모습, 과학 하는 사람들의 딜레마, 연구 기금 확보, 협업과 경쟁, 공동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연구팀의 모습, 학술지 논문 출판 과정 등 과학계 외부의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구체적인 상황들이 생생하게 포착되어 있다. 또 과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개인적인 일화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어 한 권의 소설처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위대한 과학적 발견을 엿볼 수 있는 이 책의 다른 이면에는 저자의 ‘열정’ 그리고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자신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던 유명 과학자 수네 베리스트룀의 혼외 아들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으며, 과학자로서의 인생이 끝날 수도 있는 위험한 프로젝트의 도전 앞에 선 그의 진솔한 마음의 소리도 감동을 선사한다. 이 책이 우리를 사로잡는 이유는, 과학적 지식에 앞서 ‘스반테 페보’라는 한 인간을 마주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저자

스반테페보

저자:스반테페보
1955년스웨덴스톡홀름에서태어났다.열세살때어머니를따라이집트에다녀온후고대사에매료되어웁살라대학교에서이집트학을공부했다.이후분자생물학으로방향을바꿔바이러스관련연구를시작했는데,대학원생이던1981년부터지도교수몰래고대이집트미라연구에나서미라의DNA를추출하고염기서열을분석하여1985년『네이처』에발표했다.
이를계기로세계적인진화생물학자앨런윌슨의배려아래미국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캠퍼스에서박사후과정을밟으면서멸종한얼룩말의일종인콰가얼룩말과캥거루쥐등의DNA를당시신생기술이던중합효소연쇄반응(PCR)을통해연구했다.1990년에는독일뮌헨대학정교수로임용되어매머드,동굴곰,대형땅늘보등멸종된동물과5000년된얼음인간외치의DNA를해독하면서고대게놈연구의기반을닦았다.
이어본격적으로고생인류의DNA연구에뛰어들어독일네안더계곡에서발견된뼈를통해세계최초로네안데르탈인의미토콘드리아DNA염기서열을해독하는데성공했고,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로자리를옮긴이후로는네안데르탈인의핵게놈해독에몰두했다.
2006년네안데르탈인게놈프로젝트를시작한이래온갖난관을극복하고4년만인2010년드디어네안데르탈인의핵게놈해독에성공하여이를『사이언스』에발표했고,같은해시베리아남부의데니소바동굴에서발견된뼈의게놈을해독하여지금까지알려지지않은새로운고생인류임을확인하고이를『네이처』에발표했다.
고대DNA연구로여러과학상을받았는데특히2011년에는매년『사이언스』에발표된최고의논문저자들에게주는뉴컴클리블랜드상을수상했고,2007년에는「타임」으로부터‘세계에서가장영향력있는100명’에선정되었다.현재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유전학분과장으로있다.

목차


1부송아지간으로몰래시작한연구
―이집트미라DNA에서네안데르탈인의미토콘드리아DNA를알아내기까지

1기계장치에서나온네안데르탈인
2미라와분자
3과거를증폭하다
4실험실의공룡
5좌절

2부"나는인류의역사를밝히고싶다"
―새로운연구소마련과네안데르탈인게놈프로젝트추진까지

6크로아티아와인연을맺다
7새로운보금자리
8다지역기원설에대한논란
9핵DNA를얻을수있을까?
10핵DNA를얻을수있다!
11게놈프로젝트를시작하다

3부무모한도전에나서다
―프로젝트에쓸뼈확보에서염기서열해독,매핑까지

12무정한뼈
13세부적문제들에시달리다
14게놈을매핑하다
15뼈에서게놈으로

4부네안데르탈인은우리몸안에살아있다
―유전자이동과이종교배이야기

16유전자가흘러갔을까?
17머리를맞대다
18유전자가흘러갔다!
19대체집단

5부프로젝트의완성과또다른인류의발견
―게놈서열발표와그반향,데니소바인의DNA발견까지

20인간의본질?
21게놈서열을발표하다
22매우특별한손가락
23네안데르탈인의친척

후기|주|옮긴이의말|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1996년어느날이책의저자스반테페보는독일본에있는라인주립박물관에어떻게접근해야할지고민하고있었다.그가박물관에서얻고싶은것은바로네안데르탈인의뼈였다.하지만터무니없는일이었다.DNA연구를한답시고뼈를내달라고하면들어줄리만무했다.150여년전네안더계곡에서발견된네안데르탈인은독일의비공식국가보물이었다.
페보는그뼈를꼭얻고싶었다.네안데르탈인이누구인가?그들은진화적으로우리현대인과가장가까운친척이다.이들이유전적으로우리와얼마나다른지알아낼수있다면우리조상들이어디에서왔는지,우리가누구인지와같은근본적인문제를해결할수있을터였다.
그러던어느날기회가왔다.박물관의담당큐레이터가고맙게도페보에게전화를걸어서몇년전에자기와나눈대화를기억하느냐고물었다.그큐레이터는네안데르탈인의DNA를얻을가능성이얼마쯤인지물은적이있었고페보는5퍼센트쯤된다고솔직히답한적이있었다.그런데4년이지난후인지금그큐레이터가다시전화를걸어와정말로그귀한뼈를주겠다고하는게아닌가!나중에알고보니,여러연구팀이박물관에연락해서DNA를확실히얻을수있다며시료를요청한모양이었다.박물관측은신중을기하기위해다른연구실에의견을구하기로했는데페보의솔직한대답에깊은인상을받았던그큐레이터가옛일을잊지않고페보에게연락한것이다.
그큐레이터는네안데르탈인의위팔뼈에서3.5그램을잘라내페보에게전달했다.(124쪽그림)페보와연구팀은이를가지고세계최초로네안데르탈인의미토콘드리아DNA의염기서열을해독하여세계를깜짝놀라게했다.그의이연구에대해런던자연사박물관의인류학자크리스스트링거는"우주탐사역사의달착륙과같은사건"이라고선언했고,학계의'다른편'인다지역기원론의주창자이며고고학자인밀포드울포프조차도"만일누군가가이일을할수있다면그것은스반테페보일것이다."라고극찬을아끼지않았다.(43쪽)
페보의연구에대한칭찬은처음이아니다.그는이미서른살무렵이었던1985년세계최초로고대이집트미라의DNA를추출해해독했고,그결과를『네이처』에발표하여우리나라언론에도소개될정도로세계를깜짝놀라게했다.그의미라연구는고인류학또는DNA고고학이라는신흥학문이출발하는하나의계기를마련했다.더거슬러올라가보면그의연구인생은어쩌면열세살때어머니를따라이집트에갔을때이미싹텄는지모른다.그곳에다녀온뒤파라오,피라미드,미라등고대사에빠져지냈던것이다.

송아지간을사다가몰래시작한미라연구

1980년대초박사과정으로웁살라대학에서분자생물학을공부하던페보는문득"이집트미라를대상으로이러한연구를할수는없을까?"(49쪽)라는의문에휩싸였다.그게가능하다면파라오가통치하던시절의이집트인들과현대이집트인과의관계도밝힐수있을것이다.
일단사후조직에DNA가얼마동안남아있는지궁금했다.슈퍼마켓에서송아지간한덩이를사다가오븐에넣고가열하여미라를만들었고거기서DNA를추출하는데성공했다.그다음으로대학박물관에있는진짜이집트미라를가지고똑같이해보았는데이번에는실패했다.그는포기하지않고당시동독베를린국립미술관에머물면서더많은미라표본을수집하여그중2400년된미라에서DNA를추출하여염기서열을알아내는데성공했다.(57쪽그림)
논문을작성해『네이처』에보내기전에페보는지도교수에게먼저갔다.당시까지그는이연구를비밀리에진행했다.연구기금과귀중한시간을엉뚱한곳에썼다고꾸중을들을것이뻔했기때문이다.하지만교수는페보를혼내기는커녕놀라워하면서원고를읽어보겠다고했다.또페보가지도교수의자격으로논문의공동저자가되고싶은지묻자,자신이잘모르는연구의공동저자는될수없다고했다!
원고를학술지에보내고얼마뒤출판승낙과함께교정쇄가도착했을때페보는그중한부를아무런메모도없이세계적인진화생물학자앨런윌슨에게보냈다.향후윌슨이있는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캠퍼스에서박사후과정을밟을수있는지의사를타진하고싶었던페보는출판전에논문을보내주면고마워할것이라고생각한것이다.이내윌슨의답장이왔는데,거기에는예상치못한반응이있었다.윌슨이페보를'페보교수(?)'라고부르면서자신의연구실에서안식년을보낼수있는지묻는것이아닌가.페보는정식으로편지를써서자기는교수도박사도아니며연구실도없다고설명해야했다.그러고는실험실동료들에게"세계에서가장유명한분자진화학자인앨런윌슨을모셔다가일년동안나를위해배양접시를닦게만들뻔했다."라고농담했다.(65쪽)
이후페보는윌슨의배려로버클리에서고대DNA연구를위한새로운기술을빠르게습득해나갔다.그과정에서한번은현재살아있는캥거루쥐와50여년전의캥거루쥐의DNA를비교하는논문을발표하여진화생물학자재러드다이아몬드의극찬을받기도했다.다이아몬드는"이프로젝트가성공한이상,앞으로박물관표본들의과학적가치를이해하지못하는좁은시야의소유자들은연구를계속하기힘들어질것"이라고말했다.(77쪽)

실험실이공룡의DNA로오염되었다고?

버클리에서유대류인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의DNA를연구하여『네이처』에발표할무렵스승윌슨은마지막저자로페보의이름을올릴수있도록배려했다.마지막저자로등재된다는것은연구를실질적으로이끄는과학자라는의미였다.이러한연구공로로비교적젊은나이에뮌헨대학정교수에임용된페보는버클리를떠나독일에서새로운연구인생을시작했다.
1990년대초페보는진짜고대DNA를골라낼수있는'진품기준'을마련하는등이신흥학문에과학적체계를확립하고자노력했다.고대DNA를증폭하는중합효소연쇄반응(PCR)실험에서오염이자주발생했기때문이다.예컨대고대이집트사제의DNA를연구하려다자칫잘못하다가는큐레이터의DNA를연구할수도있었다.
그즈음유타소재한대학연구팀이8000만년전의뼛조각에서추출한DNA의서열을『사이언스』에발표하면서그뼈가공룡에서왔을가능성을제기했다.페보는이연구가사실인지파헤쳐보기로했다.유타연구팀이발표한서열을분석해보니,조류나파충류보다는인간의미토콘드리아DNA(mtDNA)와유사해보였다.그는그것이핵게놈에끼어들어돌연변이를축적한mtDNA일거라고추정하고실험해보았다.그래서정자의머리를분리한다음거기서DNA를정제하고유타연구팀이했던방식대로PCR를돌렸다.그랬더니정말로유타연구팀이찾아낸공룡의서열과비슷한것이있었다.즉유타연구팀이해독한것은공룡의DNA가아니라핵게놈으로자리를옮긴인간의mtDNA조각이었던것이다.
『사이언스』에'전문가논평'을쓰면서장난기가발동한페보는자신의연구실에서추출한DNA로유타연구팀이발견한것과비슷한서열을얻은이유를이렇게설명했다.1)우리실험실이공룡의DNA로오염되었다.2)공룡이멸종하기전에포유류와이종교배를했다.3)유타연구팀의실험이인간의DNA에오염되었다.(103쪽)

비독일출신만으로세워진새로운인류학연구소

1997년뮌헨대학에있으면서세계최초로네안데르탈인의mtDNA서열을발표할무렵페보는독일의기초과학연구를지원하는막스플랑크협회와새롭게설립할인류학연구소의장소를둘러싸고줄다리기를하고있었다.협회의입장은분명했다.발트해연안의작은항구도시로스토크였다.이도시가있는주는협회의연구소가하나도없는유일한곳이었기때문에충분히요구할자격이있었다.하지만페보는단호히반대했다.그냥뮌헨대학에서하던일을계속하고싶다고통보했다.그작은도시로는인재를유치하기어려울터였다.처음에는심각하게받아들이지않았던협회측에서도페보의분명한의사를깨닫고는결국방향을선회하여라이프니츠로결정했다.(143쪽)
당시페보가구상한새로운연구소는학제구분에따라조직되는것이아니라하나의질문에초점을맞춘곳이었다."인간을동물과는다른독특한존재로만드는것은무엇인가."고생물학자,언어학자,영장류학자,심리학자,유전학자들이이질문을함께연구하는다학제간연구소가되어야했고,이때사용해야하는개념적틀은진화였다.진화인류학연구소는그렇게탄생했다.
이새로운연구소에발달심리학자마이크토마셀로,영장류학자크리스토프보쉬,비교언어학자버나드캄리가합류해각분과를맡았다.페보를포함해모두가해외학자였다."장차400명이넘는인원을고용하게될거대한연구소를나라밖에서온사람들에게전적으로맡길정도로국수주의적편견에서자유로운나라는별로없을것이다."(141쪽)
이후이연구소는성공적인기관으로성장했는데페보는그비결로세가지를말한다.1)각분과장들이모두독일인이아니었기에시작할때부터서로잘해보자는공감대가있었다.2)서로비슷한문제에관심이있는데도전문분야가겹치지않아서직접적인경쟁이나라이벌의식이없었다.3)막스플랑크협회의아낌없는지원이있었다.

네안데르탈인게놈프로젝트:'마법의뼈'를찾아서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에자리를잡은후네안데르탈인핵게놈연구에몰두하던2006년5월어느날페보는난처한상황에빠지게된다.네안데르탈인의뼛조각을얻기위해크로아티아로가려던참이었는데방문하기며칠전시료채취가불가능하다는통보를받은것이다.누군가압력을넣지않고서야상황이이렇게급변할수없었다.
지난1997년페보는네안데르탈인의미토콘드리아DNA의염기서열을발표하면서현생인류는네안데르탈인과이종교배를하지않았다고주장했다.하지만모계로유전되는미토콘드리아DNA도한계가있었기에핵게놈을연구해봐야만분명한것을알수있는상황이었다.이를위해네안데르탈인게놈프로젝트가시작되었는데,프로젝트의성공을위해크로아티아빈디자동굴에서발견된양질의뼈가반드시필요했다.
페보는일단현지에가보기로했다.담당자는페보에게시료채취는고사하고표본도보지못하게했고,현지에서영향력이있는고고학자를찾아갔지만역시시료채취를꺼리는분위기였다."가장좋아하는사탕을못먹게된어린아이처럼발버둥치고싶었지만"(225쪽)페보는순리대로풀기로했다.자그레브대학에서고대DNA연구에대한강연을한다음그대학인류학교수인파바오루단을만났는데그에게서중요한조언을얻었다.게놈프로젝트를단지페보의연구진과빈디자수집물을소장하고있는연구소사이의협업으로추진할게아니라그보다큰단체사이의협업으로추진하라는조언이었다.
루단의조언대로새로운협업계획을세웠고거기서만족하지않고자그레브에있는모든관계자를이프로젝트에끌어들이는등할수있는일을모두시도했다.다행히루단의노력이빛을발하면서현지여론도서서히협업쪽으로기울기시작했고이런우여곡절끝에페보는빈디자동굴에서나온여덟점의뼈를멸균봉지에넣어가져올수있었다.(223쪽그림)
저자는이뼈를이용해2010년마침내게놈서열을발표했고네안데르탈인의유전자이동과현생인류와의이종교배를증명해보였다.이연구에대해울포프의제자로고생물학자인존호크스는"이과학자들은인류에게엄청난선물을주었다.(…)그들은인류학의모범을보여주었다."라고격찬했다.이때발표한논문으로페보는한해동안『사이언스』에발표된것중최고의논문에수여하는상인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뉴컴클리블랜드상을공동수상했다.

우리조상들은어디에서기원하여어떻게뻗어나갔는가

네안데르탈인의게놈이밝혀지면서우리현생인류가언제어느경로로이동했는지에대한실마리도얻었다.페보는네안데르탈인의핵게놈분석을통해네안데르탈인이현생인류와이종교배를했고비아프리카인들에게DNA의2퍼센트정도를전달했다는사실을발견했다.현대인에게네안데르탈인의피가흐른다는것이다.이것은페보의스승윌슨이주창했던엄격한아프리카기원설과도달랐고페보가1997년발표한미토콘드리아DNA연구결과와도달랐다.네안데르탈인은완전히멸종한것이아니고그들의DNA는오늘날사람들에게살아있기때문이다.페보의발견은또한다지역기원론과도달랐다.네안데르탈인의유전적기여가유럽뿐아니라중국과파푸아뉴기니에도비슷하게나타났기때문이다.
여기서페보는중동설을주장한다.아프리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