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주는 아빠를 위한 매뉴얼

딸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주는 아빠를 위한 매뉴얼

$14.00
Description
‘기울어진 세상’을 달려야 하는 딸에게
아빠가 알려주는 ‘자전거 타는 법’ 그리고 ‘7가지 인생의 기술’
아빠가 딸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면서, 이 땅에서 여자로 살아갈 때 필요한 ‘인생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남자형제만 있는 집에서 자라 남중남고를 나오는 등 평생 남자들 속에서 살아온 저자는 단 한 번도 ‘여자의 세상’을 고민해 본 적 없는 평범한 ‘한국남자’였다. 그런 저자는 ‘여중, 여고, 여대’를 나온 여자와 결혼해 딸 ‘율교’를 낳으면서 ‘여자로서의 세상살이’를 고민하게 된다. “왜 여전히 여자는 핑크색, 남자는 파란색인 걸까?” “한 번도 가르친 적이 없는데, 여덟 살이 된 딸아이는 어떻게 벌써 자전거를 남자만 타는 거라고 말할까?”
아빠는 ‘1-결심하기’ ‘2-자전거 구하기’ ‘3-연습장소 물색하기’ ‘4-안전장구 챙기기’ ‘5-실전! 페달 밟기’ ‘6-단독 주행 연습하기’ ‘7-일반도로 주행 실습하기’ 이렇게 7가지 매뉴얼을 통해 ‘자전거를 가르치는 노하우’를 공감 가는 에피소드와 함께 알려준다. 그 속에는 여성이 차별받아 온 역사적 사건, 영화 이야기, 실제 겪은 사례에서 뽑아낸 ‘인생의 기술’ 또한 들어 있다. 이 책은 아이에게 새로운 것을 가르쳐줄 때 부모가 겪는 고충들을 담은 ‘자녀교육 에세이’면서 아빠, 엄마가 딸, 아들과 함께 ‘젠더 감수성’을 키우는 것을 돕는 안내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국남자’ 예신형이 여자들의 세상을 목격하고, 그에 대해 공부하며, 딸아이가 누릴 세상을 고민하는 ‘아빠 성장 에세이’이기도 하다.
저자

예신형

형제만있는집에차남으로태어나형과투덕거리며자랐다.초등학교3학년이후로는단한번도여자짝꿍과앉지못했다.인생의‘전성기’라믿어의심치않았던대학교재학중에는사회체육동아리회장,응원단단원으로활약했다.
졸업후육군장교로3년간복무한뒤지금도재직중인대기업에관리직으로입사했고,좋아하는운동이럭비와미식축구인이시대의평범한‘한국남자’로살았다.
그러던어느날여중,여고,여대를나온여자와사랑에빠졌다.해장국보다비싼벤티사이즈‘모카프라푸치노’라는
커피가있다는사실을알게되었고,처음으로문명의세계를맛보았다.그리고마침내,남자아이들과‘맞짱’을뜨는딸과살게되면서매일같이문화적충격에빠져들고있다.지금은가끔글을쓰고,강연을하며,다알았다고생각했던세상을딸과함께배워나가는재미로산다.최근에는화초기르기를취미로삼는바람에아이와베란다에서한바탕전쟁중이다..

목차

프롤로그새로운무언가를시작하려는딸과아빠ㆍ8

매뉴얼1결심하기
집집마다하나씩은있는프로크루스테스의침대ㆍ014
지구에서여자가운동을한다는것ㆍ021
남자는왜,쉴새없이,누군가에게설명하려하는가ㆍㆍ030
그럼에도우리는당신들과함께자전거를타야한다ㆍ037

매뉴얼2자전거구하기
자전거고르기vs.청바지고르기ㆍ044
남자는구매를하고여자는소비를한다는논리ㆍ055
여자가무언가를산다는것,남자가무언가를산다는것ㆍ067

매뉴얼3연습장소물색하기
야!반포땅이다네거냐ㆍㆍ076
지도를못읽는여자와지도만잘읽는남자ㆍ086
줄을서는남자와손을잡는여자ㆍ099

매뉴얼4안전장구챙기기
아무거나주워먹는놈들을대하는법ㆍ112
남자에게기대지마시오ㆍ121
가장예쁘고튼튼한헬멧을찾아서ㆍ129

매뉴얼5실전!페달밟기
세상의모든거절장애자딸들을위해ㆍ140
싸움시작한놈따로있고,싸운다고욕먹는년따로있다ㆍ152
모르는남자와얼굴붉히지않고사우나를함께하는현명한방법ㆍ163

매뉴얼6단독주행연습하기
언제부터나의생일날이당신의놀이터가되었을까ㆍ178
‘여자’와‘어머니’분리대작전ㆍ189
가족이라는쓰리고아픈존재에대하여ㆍ197

매뉴얼7일반도로주행실습하기
짐승들만이질주하는세상의길위로나서는당신에게ㆍ208
세상가장쓸모없는표지판ㆍ217
그럼에도,딸!우리페달을밟자ㆍ228

이책과함께읽으면좋은책들ㆍ237
참고문헌ㆍ239

출판사 서평

“아빠가손을놓아도,넌너만의길을찾아낼거야.
너의속도대로,가고싶은방향으로가게될거야.”

저자예신형은어느주말오후,딸아이와레고를갖고놀다가아이가중얼거리는소리를듣게된다.“레고가잘못됐어.여자인데파란색바지를입었어.여자는핑크,남자는파랑인데!”이제유치원졸업반,막여덟살이된딸아이율교가어떻게이런생각을하게된걸까?벌써부터아이의머릿속에‘여자다움’‘남자다움’이라는고정관념이들어앉았다는사실에화들짝놀란저자는쇼핑센터로나가딱붙는핑크색바지를사입는다.(18쪽)
자신의상식과다른아빠의모습을보며여전히혼란스러워하는아이에게저자는어떻게해야‘자신다움’을찾게할수있을지,그것을가장‘쉽게’설명할방법에는무엇이있을지고심을시작한다.바로그때그의머릿속에떠오른건혼자서타고,스스로방향과속도를정해야하며,한번배우면절대잊히지않는‘자전거타기’.아빠는선언하듯딸에게“자전거를타자!”고외친다.

딸.자전거를타자.탈줄모르면어때?일단타보자.양손으로핸들을잡고안장에올라앉아한쪽발을페달에얹으렴.그리고나머지발로땅바닥을힘껏밀어서자전거를출발시킨뒤에,다른발을맞은편페달에얹고마구밟아주면돼.쉬울거같지?근데,미안.그게그리쉽지만은않을거야.
아,‘자전거타기’만을말하는것은아니야.아마도‘시작하는모든것’마다너에게가슴설레면서도고통스러운두려움들이다가올거야.그런데거기서끝이아니야.네가‘여자로서시작하는모든것’은너에게더큰고통과인내를강요할지도몰라.-<본문8~9쪽>.

저자는딸과함께자전거를고르는날부터아이가두발자전거를스스로타게되는날까지,7단계를거치는동안‘여성으로서의세상살이’에대해이야기해준다.때론역사속에서,뉴스속에서,자신이겪은에피소드속에서길어올린‘그릇된성역할에대한시선’을쉬운언어들로풀어놓는다.그과정에서아빠는자신의마음속에도여전히남아있는편견에놀라기도하고,오히려딸의‘촌철살인’에그것을바로잡기도하며새로운세상에대한가능성을발견한다.때문에이책은누군가에겐부녀의좌충우돌‘자전거분투기’로읽힐것이고,누군가에겐‘젠더교육첫걸음’으로읽힐것이며,또다른사람에겐평범한‘한국남자의성장일기’로읽힐것이다.

세상엔네가멀리해야할두부류의남자가있어
‘끊임없이설명하려는남자’와‘설명해도절대들어주지않는남자’

시중에나온수많은자녀교육서가증명하듯아이에게무언가를‘가르친다는것’은말처럼쉬운일이아니다.하지만그가자전거를가르치겠다고마음먹은뒤에첫번째로맞이한난관은“자전거는남자애들이나타는거야.싫어!”라고외치는딸을설득하는일이나,효과적으로가르칠방법을고민하는일이아닌‘훈수를두는남자들을’상대하는것이었다.

“율교한테자전거를가르쳐주기로했거든.그것도두발자전거.그러니까…”말이끝나기가무섭게엄청난양의‘설명문’들이쏟아져나왔다.“처음배울때는욕심내지말고네발자전거로시작하는것이좋을텐데.”
“아니야.배울때어렵더라도두발로배우는게빨라.”
“아니라니까.요즘은하이브리드자전거라고해서네발로조금타다가보조바퀴를올리고탈수있는게있어.”
“무슨소리.우리어릴때생각안나?초등학생정도면두발자전거로배우는게나아.”
이후로도세명의자전거선생님은‘레슨용자전거고르는법’‘자전거타기레슨법’에대한설명을계속이어갔고,그러한설명의향연은이후‘성인용고급자전거계보’로흘러갔다가‘내가타본가장비싼자전거’로연결되었다.-<본문31~32쪽>

아직자전거를사지도않았는데쏟아지는남자들의설명을들으며아빠는‘맨스플레인(Mansplain)’에대해생각한다.왜대체남자들은여자에게쉴새없이설명하려하는걸까?이아이는앞으로얼마나많은설명문들에둘러싸여살게될까?자전거를사러가는길,아빠는딸에게맨스플레인때문에9?11테러를막지못했다는콜린롤리(ColeenRowley)FBI요원의일화를들려주며(33쪽),그에대처하는방법을알려준다.“네가자전거를타겠다고말하면,수많은남자가네가‘원하지않을때’‘궁금하지않은것에대해’설명하려고들거야.그럴땐아주‘예의바르게’물컵같은걸확뒤집어버려”라고.딸을낳기전에는몰랐던‘가르치려드는남자들’에불편함을느끼고,어쩌면자신도늘어놓았을지모를그말들을되짚어보며저자는강력한항의를,진심어린자기반성을되뇐다.

맨스플레인은단순히‘잘난척하는일부남성들’의이야기가아니다.‘남성이여성보다지적능력이나업무능력에있어월등하다’는사실을인정하라는무형의명백한폭력이다.‘우리는대등한관계에서대화하는사이가아니니,너(여성)는잠자코들어라’는침묵의강요다.그리고불균형한남녀관계와양성간의지위를고착화하려는반사회적인노력이다.-<본문36쪽>
딸,타다가넘어질것같을때는
차라리자전거를길바닥에던져버려!

아이가자전거에취미를붙이면서본격적으로자전거타기가시작되자아빠는분주해진다.일단회사원으로서아이의스케줄에맞춰시간을내기란여간어려운일이아니었고,아이가안전하게연습할만한장소를찾는것도쉽지않았다.또성인과달리아이들은헬멧,무릎및팔꿈치보호대등챙겨야할게많았다.가장중요한것은이모든조건을갖추는게가능해서,율교와자전거를타러가기로한날에는‘반드시’그약속을지켜야한다는것.그런데일주일에몇번되지않는그‘빅데이’에‘디지털장의사’사업을하는선배가술을먹자는전화를걸어온다.그것도회사앞이라는쐐기를박는문장과함께.

리벤지포르노자료의디지털장의를요청한여성이괴로움에스스로목숨을끊으면,유가족들의요청에의해자살한여성이남긴글과사진을지우는작업까지맡게된다는것이다.
“그때간혹가다가의뢰인이스스로목숨을끊기전에남긴유서나지인들에게남긴메시지들을발견하게되는데,거기에가장많이씌어있는말이뭔줄아니?‘미안해’야.낳아준부모에게미안하고,함께자라온형제자매에게미안하고,현재의남편이나남자친구에게미안하고,본인스스로에게까지미안하다는…정작모두로부터미안하다는소리를들어야할사람이모두에게미안하다는말을남긴채스스로세상과이별하는이기막힌상황을어떻게이해해야할지모르겠단말이지.”-<본문135쪽>

선배가찾아온그날,신형은이땅의여자들이겪는슬픈현실과세상에대한분노로만취해버리고,다음날에서야숙취의몸으로자전거를타러딸과함께반포종합운동장을찾는다.그런데갖고나온헬멧,보호대등을채우는아이의폼이영이상했다.헬멧은얼굴이반이상가려지도록쓰고,팔꿈치보호대는손에,무릎보호대는종아리에끼운게아닌가?고쳐입으라고말하려다이유가문득궁금해진저자는딸에게이유를묻는다.

“아빠가그랬잖아.두개골은인체에서가장단단한뼈중에하나라고.그런뼈로보호받고있는데굳이헬멧을머리에쓸필요가없잖아.”
아이는본인이연예인을하려면얼굴이매우중요하기때문에얼굴을지키기위해서헬멧을내려서쓴거라고했다.
“그러면팔꿈치보호대랑무릎보호대는?”
“나한테제일중요한곳은손이랑발이니까거기를보호해야지.어제아빠가준쇼핑쿠폰으로더좋은장갑을사야겠어.네일아트랑미니어처방과후수업을받아야하니까나한테는손이제일중요해.”-<본문136쪽>

안전장구는가장중요한부위를보호하는게주된목적이다.그런데그목적을충족하려면,자신에게무엇이소중한지스스로깨닫는과정이선행되어야한다.그리고그걸지키면된다.아직딸이어려서,잘몰라서,스스로를지키지못하리란노파심에안전장구를착용시키고도늘더입힐게없나찾던아빠신형은이미자신에게무엇이소중한지를깨달은,어느새이만큼이나자란딸을바라본다.

사람들이너를‘김여사’라고불러대면,
그냥넘어가지말고,네이름이뭔지똑똑하게알려줘야해

넘어지고다시타기를반복하기를여러날,드디어신형은자전거뒤안장에서손을떼고,멀찍이들려오는“아빠,잘잡고있지?”라는외침을듣는다.마침내율교의단독주행이시작된것이다.매일같이드나들었던반포종합운동장을벗어나일반도로주행을나선부녀는서래마을골목길에서흥미로운사건현장을목격한다.

“감히,어디서……!”
조선시대를배경으로한사극에서나나올법한대사가21세기서울한복판,그것도외국인이많이살기로우리나라에서세손가락안에드는서래마을대로변에울려퍼졌다.소리나는방향으로고개를돌려보니차량두대가좁은골목길에서서로얼굴을맞댄채서있었다.골목안쪽으로가기위해대로에서바로그좁은도로로접어든검은색국산세단과대로로나가려고골목길을빠져나오던외제SUV가1미터도안되는간격을두고서로마주보고있었다.-<본문217~218쪽>

서로양보하면1분이면끝났을작은시비는‘젊은여자’가‘감히’‘외제SUV’를몰고있다는이유로경찰차까지출동하는커다란사건이되어버린다.그장면을보고갸우뚱거리는딸을보며,우리가뉴스기사속에서‘김여사’라는타이틀로쉽게마주하는이같은사건을어떻게아이에게설명해줘야하나신형은난감해진다.여전히여성이전문성을띤직업을갖거나,복잡한기술이필요한일을하거나,값비싼고급승용차를소유하거나,심지어차를운전하는일까지도쉽사리용납할수없는일로취급받고있다는이야기를어떻게해줘야하지?그런데사건의실마리는의외의곳에서풀린다.율교가표지판을보고이곳이‘일방통행’골목이라는사실을알아낸것이다.세단운전자에게딱지를떼는경찰앞에서아빠는통쾌함과함께몰려오는부끄러움을느끼며생각한다.

서래마을골목길에서한판사극연기를펼친검은색세단운전자가내뱉은,그리고비슷한상황에서흔하게들을수있는‘감히’라는말은한자‘감敢’자에‘?히’라는한글을덧붙여만든것이다.이‘감’자의형성과정이상당히재미있는데,맹렬하게달려오는멧돼지에맞서작은무기를들고있는모습을본떠쓴글자라고한다.즉,누구나두려움과공포를느낄만한상황에서도망치거나회피하지않고당당하게그에맞서는모습이바로‘감히’다.(...)이제여성들은남성들이‘감히’또는‘감히여자가’라고수식어를붙이는모든곳으로나아가야한다.더전문적인영역으로,더권력을행사할수있는자리로,그동안여성이드물었던곳으로계속해서나아가야한다.그리고남성들은여성들이하는일에대해‘감히’라는말을붙이는혹은그런비슷한생각을하는자기자신을부끄러워할줄알아야한다.-<본문226쪽>

신형은앞으로계속일반도로위에서사람들과함께달려야할딸아이에게당부몇가지를잊지않는다.“자전거를타는너를보면서,사람들은‘김여사’같은원치않는이름을붙여댈거야.그때절대로그냥넘어가지마.네이름이뭔지큰소리로알려줘.길을가다가‘여성금지’라는표지판이보이면말이지.보이는족족‘감히’뽑아내버려!”라고.

아빠는너에게서이세상이바뀌고있다는희망을봐
그러니계속해서페달을밟으렴

‘자전거를가르쳐주는7개의매뉴얼’속에서저자예신형이알려주는세상은너무나현실적이어서냉혹해보이기도하고,여전히아무것도변하지않아서절망적이다.그럼에도우리가희망을가질수있는것은자전거를타면서성장하는딸아이율교의모습,아이의시선덕분이다.
“자전거는남자애들이나타는거야!”라고소리지르며배우길거부했던딸,율교는아빠에게자전거를배우는과정에서‘여성다움’과‘남성다움’이라는이분법을서서히걷어내고‘자신다움’을찾기시작한다.연습주행을하러나선운동장에서남자아이들이공을던지며“여기는우리자리야.여자는나가!”라고외치자,율교는“야,반포종합운동장이다너네땅이냐!”하고그들을향해공을뻥차버린다(85쪽).알량한공간지각능력을앞세우는남자를비난하던저자본인도길을못찾고공원지도만보고있을때,율교는여성특유의‘공감능력’을발휘해길을물어즉시출입구를찾아낸다(98쪽).아빠가이사회에실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