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부족주의 : 집단 본능은 어떻게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가

정치적 부족주의 : 집단 본능은 어떻게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가

$20.00
Description
계급과 인종, 진보와 보수, 남성과 여성, 종교와 성소수자
그 대립의 본질에 대한 날카로운 고찰!
국제 분쟁 전문가이자 《불타는 세계》 《제국의 미래》 저자인 에이미 추아 예일대 로스쿨 교수의 신작『정치적 부족주의』. 오늘날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립'과 '혐오'의 원인을 기존의 좌우 구도가 아닌 '부족주의'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책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미국이 부족주의를 간과하고, 냉전 프레임으로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을 보는 바람에 전쟁에서 패배한 것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부족적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집단 본능’은 ‘소속 본능’인 동시에 ‘배제 본능’이다. 집단 본능으로 갈라진 부족과 기록적인 수준의 불평등이 결합하면서 세계에서는 ‘정치적 부족주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책에서 주로 설명하는 미국 내 ‘부족주의의 부상’과 ‘정체성 정치’의 갈등 상황은 한국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이 가능하다. 기존에 재산의 유무, 지역 갈등, 세대 차이에 따라 좌파와 우파가 거의 정확하게 갈렸던 한국 사회도 몇 년 전부터 해석이 되지 않는 ‘이상 수치’들이 발견되고 있다. '강남 좌파‘를 신호탄으로 이제 경제 및 교육 수준, 종교, 젠더 등 정체성의 대결이 좌우 대결을 압도한다. 오늘날 정치 구도는 이해관계가 아니라 '당신은 어떤 부족에 소속되어 있느냐'에 따라 갈라진다. 정확한 수치와 연구 자료, 수많은 논거들을 통해 저자가 알려주는 부족주의의 동학을 알고 나면, 한국 사회의 분열이 좀 더 명확하게 보일 것이다.

저자

에이미추아

저자:에이미추아
중국계미국인으로1962년일리노이주에서태어났다.하버드대학교와같은대학의로스쿨을졸업하고현재예일대학교로스쿨교수로재직하고있다.전문분야는법과경제성장,국제상거래,민족분쟁,국제화등이다.예일대학교로스쿨에서‘우수강의상’을받았고,2011년《타임》에서‘가장영향력있는100인’으로선정됐다.
대표저서로는《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이자《가디언》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된《불타는세계》와《제국의미래》《트리플패키지》《타이거마더》가있다.

역자:김승진
서울대학교경제학과를졸업하고《동아일보》경제부와국제부기자로일했으며,미국시카고대학교에서사회학박사학위를받았다.옮긴책으로《20VS80의사회》《벼랑끝에선민주주의》《권리를가질권리》《친절한파시즘》《기울어진교육》《메뚜기와꿀벌》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우리가놓치고있었던것들008

1장미국이라는‘슈퍼집단’의기원025
강력한집단정체성으로묶인나라033|미국은어떻게슈퍼집단이됐나?039|미국예외주의의함정047

2장베트남:‘별볼일없는작은나라’에패배를선언하다051
부족본능과민족성055|‘베트남정체성’059|개발도상국의시장지배적소수민족064|베트남의1%,화교066|미국의개입이낳은결과068|‘인종청소’라는거대한파도073

3장아프가니스탄:‘부족정치’를간과한대가를치르다077
아프가니스탄과파키스탄의미묘한관계081|아프간,‘소련의베트남’이되다084|미국,파키스탄의졸개노릇을하다085|탈레반이꺼낸부족카드088|미국의아프간침공093

4장이라크:민주주의의‘부작용’과ISIS의탄생099
이라크의지배적소수집단,수니파아랍인104|민주주의를이라크에도입하다107|2007년의대규모진압작전111|민주주의와이라크부족정치120|냉전이후의승리주의와인종민족주의124

5장‘테러부족’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127
집단심리학130|악의평범화137|빈곤의수수께끼143

6장베네수엘라:독재자와인종불평등사이에숨은그림들151
미인대회와베네수엘라의부족정치154|‘피부색지배정치’와인종적민주주의의신화157|안녕하세요,차베스대통령님?162|지배층의반격165

7장불평등이만든부족적간극이미국을갈라놓다175
‘점령하라’운동179|소버린시티즌185|갱단과마약의수호성인190|번영복음195|나스카의나라198|프로레슬링과트럼프현상201|미국에존재하는두개의백인부족205

8장정치적부족주의는어떻게국가의운명을좌우하는가209
갈색이되는미국212|‘화이트래시’216|지금미국에서는모든집단이위협받고있다221|좌파정체성정치와우파정체성정치225|좌파의새로운부족주의230|우파의새로운부족주의236|인종민족주의의아류가등장하다242

에필로그:새로운아메리칸드림을향하여248
감사의글265|참고문헌269|찾아보기340

출판사 서평

인간에게는‘부족본능’이있다.우리는집단에속해야한다.우리는유대감과애착을갈구한다.그래서클럽,팀,동아리,가족을사랑한다.완전히은둔자로사는사람은거의없다.수도사나수사도교단에속해있다.하지만부족본능은소속본능만의미하는것이아니다.부족본능은배제본능이기도하다.
어떤집단은자발적이고어떤것은그렇지않다.어떤부족은즐거움과구원의원천이고,어떤것은권력을잡으려는기회주의자들의증오선동이낳은기괴한산물이다.하지만어느집단이건일단속하고나면우리의정체성은희한하게도그집단에단단하게고착된다.개인적으로는얻는것이없다고해도소속된집단의이득을위해맹렬히나서고,별근거가없는데도외부인을징벌하려한다.또한집단을위해희생하며목숨을걸기도하고남의목숨을빼앗기도한다.
그런데세계의많은지역에서가장중요한부족적정체성은‘국가’가아니다.인종,민족,지역,종교,분파,부족에기반을둔것들이다.

인종은미국의‘빈민’을갈랐고
계급은미국의‘백인’을갈랐다
2012년5월1일미국월스트리트에서는‘점령하라’라는대규모시위가벌어졌다.‘경제적불평등해소’를기치로내걸은시위였다.그런데참여자들을조사한결과90.1%가고졸이상,81.2%가백인인것으로,또다른조사에서는참가자절반이상의소득이7만5000달러가넘는다고나타났다(179~180쪽).다시말해이운동참여자들은백인,고학력자에부유한사람이었으며,정치활동참여도도인구비례대비훨씬높았다.
‘점령하라’는빈자를돕기위한운동이었지만,사실상빈자를포함하지않는운동이었다.노동자계급미국인은이운동에참여만하지않은게아니라이런‘정치활동’자체를싫어한다.실제로는투쟁을경험해본적도없고노동자계급과아무런관련도없으면서,그저SNS에‘인증’하기위해자신들을‘밈(meme)’으로이용한다며혐오한다.(183쪽)
오늘날미국사회는두개의백인부족으로분열되어있다.첫번째는위와같이정치활동참여도가높고,코즈모폴리턴적가치를받아들인,자신을‘세계시민’이라고생각하는‘도시/연안지역’의백인이다.이미국엘리트계층은자신이‘부족적’인것과는정반대라고생각하지만,사실‘코즈모폴리턴주의’는고학력에세계여러나라를다녀볼수있었던엘리트계층의배타적인‘부족적표식’이다.이표식은부족바깥의외부인을매우분명하게가려낼수있게해주는데,여기에서외부인은USA를연호하는촌뜨기들이다.
두번째백인부족은교육수준이낮고,인종주의적이며,애국적인‘농촌/중서부/노동자계급’백인이다.이들의표식은‘버드와이저’‘성조기’‘미국을다시위대하게(MakeAmericaGreatAgain)’라는구호와애국심으로요약할수있다.이들은엘리트계급을‘진짜미국인’에대해서는관심도없으면서,저멀리서권력의지렛대를통제하는소수집단이라고생각하며경멸한다.그리고이경멸은노동자계급에강력한부족적정체성을형성했는데,바로트럼프당선에크게일조한‘반기득권정체성’이다.
트럼프의당선과단단한지지기반을‘좌우파의대결’이나‘인종주의’만으로해석한다면,전체그림에서너무많은것을지나치게된다.미국의지배층역시노동자계급의부족적정체성을무시하는바람에2016년대선에서판도를완전히잘못파악했다.이두부족,‘백인대백인’의적대와분노가미친영향을파악해야미국사회의분열이손에잡힌다.

‘백인쓰레기’들에게도
부족은있다
2014년에미국전역의경찰수백명을대상으로‘자신의공동체에서가장큰위협’을하나만꼽으라는설문조사가실시됐다.경찰대부분은이슬람극단주의자나폭력적인갱단이아니라‘소버린시티즌’이라고불리는,반정부적성향의희한한집단을꼽았다.2008년경기침체이후급증해현재30만명이넘는추종자가있는이운동은‘정교한음모론’과‘서류테러리즘’이란무기를내세우고,정부가계략으로자신들을하층민에서벗어나지못하게하고있다고주장한다(185~189쪽).
노동자계급백인들은정치적관여도가낮다.정치활동참여도,선출직공무원과의접촉도적으며,투표에도훨씬적게참여한다.이들은종교모임이나자원봉사에도거의나가지않는등사회적접촉기회도적어서겉으로보기에는‘개인주의’적인것처럼보이지만,사실강렬하게부족적이다.단지엘리트계층이그동안이들에게‘부족적정체성’을형성해주는집단들을반사회적이고불합리하다고여기며멸시했을뿐이다.
소버린시티즌운동과더불어최근노동자계급백인들이가장열광하는대표적인부족은‘번영복음(prosperitygospel)’이다.이는‘부자가되는것이신성한것’이며‘신이당신을부유하게만들어줄것’이라고가르치는기독교교단으로미국에서가장빠른성장세를보이는운동이기도하다(195~198쪽).

번영복음은그들에게더존엄하고위엄있는자아이미지를갖게해준다.번영복음의가르침은“신도들이고개를빳빳이들고어깨를쫙펼수있게해준다.”(…)번영복음신도들은자신을‘사회의억압받는사람’‘99%’‘가진것없는사람’이라고묘사하지않고,축복받았고희망이있고신이더사랑하시는사람이라고생각한다(198쪽).

목숨을대가로신분상승기회를만들어주는갱단에들어가고,마약밀매에도축복을내려주는‘산테무에르테’라는‘사이비’민속신앙을믿는것도(190~194쪽)비슷한맥락이다.더직접적으로프로레슬링(WWE)팬들은트럼프지지층과정확히일치한다.그들에게트럼프는위선적인엘리트계급에맞서성스러운전쟁을치르며,미국을다시위대하게만들겠다고약속하는,힘있는‘거인’처럼보인다(201~204쪽).
살아가는것자체가고투인사람들에게이런집단들은희망,방향성,비슷한처지의사람들과의공동체의식을제공한다.이집단에소속된사람들은미국에서가장불이익을받는계층으로,실업자에빚이있고,위로올라갈사다리자체가없는,‘점령하라’운동참여자들이돕고자하는바로그사람들이다.
이들은‘부’를싫어하지않는다.오히려내가가져야할부를엘리트백인계급이독차지하고있고,입으로는‘정치적올바름’을주장하지만,실제로는‘기회사재기’와‘유리바닥’을통해기득권을가로챘다면서경멸한다.2016년미대선은이두백인계급의부족주의대결속에서‘반기득권’으로집결한‘백인쓰레기(Whitetrash)’의‘화이트래시(Whitelash,백인들의집단반발)’였다.

부족주의에눈감은대가로
그곳에서는어떤일이벌어졌나
부족주의는그저집단의결집에영향을미치고,그들에게소속감과위안을주는데서끝나는것이아니다.이것의위력을알기위해서는,부족주의를간과한대가로미국안과밖에서어떤일이벌어졌는지부터살펴볼필요가있다.
2016년11월,진보의아이콘버니샌더스가지지자들에게“누군가가후보로나와서‘나는라티노니까나를찍으라’고말하는것은충분하지않다”고말하자,힐러리클린턴의흑인유권자담당자는샌더스의발언이“어쩌면그또한백인우월주의자일지도모른다는것을보여준다”고말했다(231쪽).
그동안부족주의의위험성을인지하지못하고방치한결과,미국정치권의좌우파도이에포획되어새로운정치부족이생겨나고있다.우선좌파는기존의‘집단을불문’하고‘포용’한다는기조에서멀어져정체성정치에사로잡히고말았다.날이갈수록인종,민족,젠더,성적지향에따라집단정체성은더욱더세분화되고,각각이스스로를인정하라고요구한다.서로에대한검열도심각해져서가령‘이성애자백인남성이라틴계동성애자가나오는소설’을읽기만해도억압에일조한다며비난받는다.마치‘억압당하기선수올림픽’이라도하는듯누가특권을가장덜가지고있는지겨루는제로섬경쟁을하는수준이다.
결국오늘날좌파는모두를존중하면서모두에게비난받지않으려면,무엇도논의할수없고,어떤합의에도이를수없는지경이되어버렸다.(230~236쪽)
우파역시‘백인정체성정치’에매몰됐다.백인이위험에처해있고,백인이차별당하는집단이라는개념을중심으로새로운정치부족이만들어지고있다.그런데오래된백인우월주의와는조금‘결’이다르다.이들은좌파가끊임없이우파의집단성을비난하고,창피를주고,백인들이갖고있지도않은‘특권’을가졌다고몰아붙이는바람에부족을만들었다고말한다.예컨대흑인들이노예제에대해백인을비난하며배상을요구하면많은백인은과거세대의잘못에대해자신이부당하게공격받는다고느끼는식이다(238~239쪽).만약여기서기시감을느낀다면,그것은한국의태극기부대와20대청년보수층에서이같은말을하는사람들을목격했기때문일것이다.
사실미국의현재는,부족주의를간과한탓에뼈아픈수모를받아들여야했던과거의유산이기도하다.미국은세계를상호배타적인영토를가진국가들이‘자본주의대공산주의’‘민주주의대권위주의’‘자유세계대악의축’과같은거대이데올로기에따라대립하는장으로보는경향이있다.문제는이데올로기를덧씌운렌즈로세상을보면,정치적격동의주요인인‘집단정체성’들이보이지않을뿐더러그때문에벌어지는현상도쉽게해석되지않는다는것이다.
대표적인사례는60년전,베트남에서벌어진‘불명예스러운’전쟁이다.미국은냉전렌즈때문에베트남사람들이맹렬하게증오했던화교가인구비중은1%밖에안되면서도경제적부의70~80%를장악해왔다는사실을보지못했다.그탓에미국이친자본주의적조치를취할때마다베트남대중의분노를샀고,린든존슨이‘별볼일없고하찮은작은나라’라고부른나라에,아니그나라의절반에패배하고말았다(2장).
미국이가진또다른렌즈는민주주의를‘통합을불러오는요인’으로보는관점이다.하지만어떤상황에서는,가령인종,민족,분파간분열을따라불평등이존재하는상황에서는민주주의가집단간분쟁과갈등을일으킬수있다(16쪽).이라크를침공했을때미국은‘민주주의’가‘자유를사랑하는이라크사람들에게영구적인평화를가져올것’이라고낙관했지만,그런일은일어나지않았다.당시대통령이었던사담후세인과집권당이었던바트당은수니파였고,인구의60%는수니파에매우적대적이던시아파였다.이런상황에서민주적선거는통합된이라크를가져오기는커녕수니파를배척하는시아파정부가들어서서수니파에보복을가하는상황을초래할수있었다.불행히도그곳에서정확히그일이일어났다.그리고아프간에‘탈레반’이탄생한것처럼,이라크에서는자유시장민주주의의빛나는모델이아니라‘ISIS’가생겨났다(3장).


페미니스트를혐오한김군이
ISIS로간까닭은?
‘부족본능’의가장어두운측면은,부족별결집이일어나고집단에대한유대감이강력해지면서‘테러리즘’으로이어질수있다는것이다.테러집단의일원들은어느날갑자기살인자가되어다른사람을살해하는것이아니다.오히려주변사람들은그가‘친절하고’‘좋은사람’이었다고증언하고,실제로도평범한사람인경우가대부분이다.그런데부족은사회에서부침을겪는이들에게‘당신이중요한인물이며,막중한임무를수행한다’는집단정체성을제공해준다.그러면서친교를맺고,이념을주입하는점진적인과정을통해그들을끌어들인다.(131~138쪽)
일단집단에소속되고나면집단정체성이새로운프레임을씌어준다.예컨대,부족외사람에대한탈인간화가이루어져서타인에대한공감과감수성이마비되는식이다.또자기집단이헌신하는목표에유리한방식으로세상을보게만들어서현실을대대적으로왜곡시키기도한다.그렇다면지능이나교육수준이높은사람은어떨까?그들은집단의왜곡을극복할수있지않을까?또경제적조건이좋은사람들은부족에소속될필요가없지않을까?
안타깝게도그반대가더맞다.예일대학교로스쿨의연구결과를보면‘수리능력’이뛰어난사람일수록자신의정치적성향에따라사실을왜곡하는경향이더컸다(131쪽).또한1951년에이루어진솔로몬애시의실험에서도알수있듯이집단에의소속은‘순응압력’을만들어우리의판단과행동에영향을미친다(133쪽).빈라덴은2500만달러를상속받은부자였고,ISIS지도자알바그다디는박사학위를받은고학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