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의 야만인들

문 앞의 야만인들

$44.00
Description
금융의 ‘야만성’과 ‘한몫 챙기기’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나?
사상 최대 인수 전쟁에서 배우는 투자와 부의 비밀!
《월스트리트저널》의 두 기자가 기업 인수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1988년 말 RJR 나비스코의 LBO 거래 전 과정을 심층 탐사 보도한 대작이다. 당시 미국 최고 기업 중 하나였던 RJR 나비스코의 CEO 로스 존슨은 폭락한 주가가 회복되지 않자 LBO, 즉 ‘차입 매수’를 추진했다. 차입금을 동원해 회사를 인수한 다음 쪼개 팔아 주주, 경영진, 이사진, 투자자 및 투자은행, 로펌 등 관련 업체까지, 모두를 부자로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저자들은 LBO 업계 1위 사모펀드 KKR를 필두로 금융계와 기업계 거물들이 대거 참여해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였던 이 인수 전쟁의 전모를 낱낱이 복원해 내면서 월스트리트의 문화와 생리, 기업 경영과 금융 산업의 극적인 변모 과정을 추적해 간다. 회사 전통보다 거래를 중시하는 새로운 인종의 출현, 기업계와 금융권을 휩쓴 인수 합병 바람, 정크 본드를 동원한 LBO 전성시대로 대변되는 ‘호황의 80년대’에 정점을 찍은 사건이 바로 그 거래였다. 이 책은 로스 존슨 등 야만인들이 개척한 길을 따라 금융과 투자, 경영이 어떻게 ‘한몫 챙기기’와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는 역사적 전환점으로 접어들었는지를 보여 주는 생생한 증언이자 심오한 통찰이다.
저자

브라이언버로,존헬리어

전직「월스트리트저널」의기자이며현재는「배너티페어(VanityFair)」의특파원으로일하고있으며,저서로는『공공의적(PublicEnemies)』과『위대한부자(TheBigRich)』,『잠자리(Dragonfly)』,『벤데타(Vendeta)』등이있다.

목차

추천의말_홍춘욱
우리는어떻게이책을썼나
서문
주요등장인물

프롤로그:로스존슨,RJR나비스코의LBO를선언하다
1장회사보다거래가더좋은새로운인종의출현
2장오레오쿠키회사와카멜담배회사의기묘한합병
3장인수합병의황제헨리크래비스의등장
4장주가폭락이RJR나비스코수장을괴롭히다
5장사모펀드KKR의성장과LBO전성시대
6장모두가돈방석에올라앉는그날을꿈꾸며
7장RJR나비스코가일으킨거대한소용돌이
8장크래비스,시어슨의독주에제동을걸다
9장포스트먼,LBO전쟁에참전하다
10장협상테이블에마주앉은KKR와시어슨의동상이몽
11장진영내부암투는갈수록치열해지고
12장끝내결렬된200억달러짜리평화협정
13장이사회가전면에나서고언론은집중포화를퍼붓다
14장임박한마감시한과절정으로치닫는혼란과긴박감
15장퍼스트보스턴의입찰참여로전황은요동치고
16장크래비스의연막전술과퍼스트보스턴의악전고투
17장승패는갈렸지만승부는아직끝나지않았다
18장112달러대109달러,끝장승부의최종결과는?
에필로그:LBO의쇠퇴와함께한시대가저물고

후기:20년후야만인들과그들이만든세상

출판사 서평

이코노미스트홍춘욱,투자의거장찰리멍거강력추천
세계TopMBA에서30년넘게교재로쓰이는금융과투자,경영의바이블
《포브스》《포천》《파이낸셜타임스》선정‘역대최고의경제경영서’
〈비즈니스인사이더〉선정‘금융인필독고전22선’
《뉴욕타임스》《비즈니스위크》《포천》강력추천
HBO영화(1993),히스토리채널다큐멘터리(2003)의원작

금융은왜야만의무기가되었나
1988년10월,미국19위대기업RJR나비스코의최고경영자로스존슨은LBO(차입매수)를추진하겠다고선언했다.미국최대식품회사나비스코브랜즈와업계1위를다투던담배회사RJ레이놀즈가1985년합병해탄생한이회사의수익과매출액은견실했다.하지만폭락한주가가회복되지않고있는것이문제였다.한때70달러대까지갔던주가는40달러대로주저앉아꼼작하지않았다.존슨은LBO추진만이실적에비해터무니없이저평가된주가문제의유일한해결책이라면서,더높은가격을제시하는누구에게든회사를팔아주주가치를실현해야한다고주장했다.
《문앞의야만인들》은로스존슨이시작하고KKR,아메리칸익스프레스,모건스탠리,살로먼브라더스,골드만삭스등금융계큰손들이대거참여한사상최대LBO의전모를파헤치고그의의를추적해낸심층탐사보도의걸작이다.《월스트리트저널》기자인두저자는100건이넘는인터뷰를통해1988년10~11월여섯주에걸쳐벌어진드라마틱했던월스트리트전쟁의과정을샅샅이복원해낸다.
인수전쟁에동원된각종금융기법과전략전술,치열한입찰경쟁,관련인물들의커리어와내면심리,거래참여회사들의역사와성격은물론,사내권력투쟁,경영진과이사진의알력및이들이누리는특전과호화생활,언론과여론의향배,경제현황까지생생히재구성된다.아울러“호황의80년대”를기점으로어떤발전과변모과정을거쳤기에현대금융과투자시장,기업경영에서“야만성”과“한몫챙기기”풍조가만연하게되었는지를예리하게천착함으로써금융투자의본질과기업윤리의문제를정면으로제기한다.
저자들은단순한폭로,고발을넘어한시대의초상과현대금융과경영의역사적전환점을포착해낸다.이책이역대최고의경제경영서로찬사받으며,영화와다큐멘터리로제작되고,30년넘게주요비즈니스스쿨들에서교재로쓰이는이유가여기에있다.

사상최대인수전쟁,과연누구를위한거래인가
RJR나비스코인수거래의규모는역대LBO금액중최대인250억달러로,이기록은그후17년간깨지지않았다.당시로서는너무엄청난거래여서은행들이다른인수합병거래에서손을떼는바람에월스트리트전체가멈춰서고,현금흐름이워낙커서미국의통화공급통계가일시적으로왜곡되는일까지벌어졌다.
이인수전쟁은로스존슨의RJR나비스코경영진진영,LBO업계선두주자KKR진영,두회사가나선제3진영에이사회특별위원회가가세해치러졌다.거래규모에걸맞게참전업체의면면은화려했다.경영진쪽은금융계거물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자회사인시어슨리먼허턴,증권거래분야의거인살로먼브라더스가가담했다.“월스트리트의살아있는전설”헨리크래비스가이끌던KKR측은“정크본드의황제”마이클밀컨의드렉설버넘램버트,거물투자은행모건스탠리앤드컴퍼니,“최고인수합병전술가”브루스와서스타인의와서스타인퍼렐라앤드컴퍼니가참전했다.제3진영은인수합병업계의총아였던투자은행퍼스트보스턴그룹,유일하게정크본드를거부하고“진짜돈”으로승부하던LBO전문회사포스트먼리틀앤드컴퍼니와그파트너인월스트리트터줏대감골드만삭스가나섰다.여기에유수의법률회사변호사들과억만장자투자자가진영별로포진해측면지원했다.
최종승자인KKR쪽에줄을선회사들은그야말로돈벼락을맞았다.드렉설버넘은브리지론수수료로2억2700만달러,정크본드판매로그보다더많은돈을벌었다.메릴린치는1억900만달러,200개은행연합은3억2500만달러,모건스탠리와와서스타인퍼렐라는각각2500만달러를챙겼다.KKR도투자자들로부터수수료7500만달러를벌어들였다.또한RJR의주주들이가장많았던윈스턴살렘은주식판매대금으로무려20억달러가쏟아져들어와‘벼락부자의도시’가되었다.이토록막대한이익이걸렸던만큼입찰경쟁은합종연횡과음모,치열한머리싸움과자존심싸움이난무하고,입찰에재입찰또재입찰을거듭하는혈전의연속이었다.인수가격은최초주당75달러에서최종KKR측109달러대경영진측112달러까지널을뛰었으며,퍼스트보스턴은최고118달러까지제안했다.
한편로스존슨은전쟁에서패해회사를떠나며최고경영자로서누리던특권과호화생활등모든것을잃은듯보였다.하지만실상은그렇지않았다.존슨역시거액을벌었다.퇴직보상금인이른바‘황금낙하산’으로5300만달러라는엄청난돈을받았던것이다.
이렇듯사냥꾼들과사냥감회사경영진과이사진은LBO결과로모두이득을누렸다.반면에그회사채권소유자와직원들은희생당했다.회사가새빚을떠안으면서채권가격이떨어졌고,구조조정을하면서대량해고를당했다.하지만이익에눈먼월스트리트는거기에신경조차쓰지않았다.그러자빚더미에짓눌려회사가고사하고말거라고,“사기행위나마찬가지”“악마가지옥에서창안한아이디어”라며LBO를비난하는목소리가높아졌다.하지만옹호자들은LBO가회사군살을빼고경쟁력을갖추는데서중요한역할을한다고반박했다.

시대의프리즘이된야만인들의춤
LBO(leveragedbuyout),즉‘차입매수’란간단히말해사모펀드KKR와같은투자회사가대부분차입금으로기업을사들이는M&A기법으로,구조조정등을거친다음나중에되팔아이익을남기기위한것이다.이때발생하는부채는회사수익과일부사업단위를쪼개판돈으로갚는다.
1980년대10년동안미국기업계는기업사냥꾼,LBO전문가,정크본드전문가등인정사정없는‘야만인들’의손에말그대로미쳐돌아가고있었다.1982년한투자집단이8000만달러짜리회사를100만달러만직접투입해사들인다음18개월뒤2억9000만달러에되팔았다.이엄청난잭팟에눈이돌아간월스트리트사람들이물불가리지않고LBO에달려들었다.이런LBO열풍에날개를달아준것이고수익고위험채권인‘정크본드’였다.LBO에서는10퍼센트만직접투자금이고,60퍼센트는민간은행대출금이었다.나머지30퍼센트는보험회사자금인데,이돈은조달에시간이많이걸렸다.그래서대안으로정크본드를동원했다.이채권을팔아빠르게자금을조성한것이다.정크펀드,특히그변종인‘현물지급증권’은“새로운화폐제조기”나마찬가지였다.
LBO나브리지론을통한횡재는부진한거래수익을만회해줄뿐더러잘하면단한차례거래로막대한수수료를벌수있었다.일례로1987년모건스탠리의전체수익은2억3000만달러였는데,그중단한건으로번돈이1억2000만달러였다.이런엄청난수익을목격하자골드만삭스,살로먼브라더스같은거물들까지나서투자기회를찾아기업들을샅샅이훑고다녔다.특히1987년10월19일세계적주식시장대붕괴(‘검은월요일’)이후불황을겪고있던월스트리트에이는새로운구세주나다름없었다.
이런시장변화와더불어주식회사미국에예전과는전혀다른생각과가치를추구하는인물들이등장해실세로자리잡았다.기업계에는1970년대와1980년대에이른바‘비컴퍼니맨’이란새로운인종이출현했다.회시에모든것을다바치던이전의‘컴퍼니맨’들과달리,‘비컴퍼니맨’들은거래와결과를좇아움직이는유목민이었다.이들은자기네임무는회사에투자한사람에게복무하는것이지회사전통이아니라고천명했으며,그런한편으로자기이익도넉넉하게챙겼다.한편금융계에서는1970년대후반들어적대적인수합병붐이일면서새로운유형의투자은행가집단이형성되었다.거래수수료를좇아전장을누비던용병이자전사였던이들에게는모든인수합병이선하고옳았다.그리고무엇보다자기자신에게충성했다.그중핵심엘리트들을‘그룹’이라고불렀는데,미국기업의인수합병전투거의대부분이이들끼리벌이던일종의체스게임이었다.
LBO전성시대와신세대등장이란이역사적전환점의정점을찍은사건이바로RJR나비스코인수전쟁이었다.‘호황의80년대’는새로운황금시대,‘카지노사회’였고승자는어떤대가를치르든찬양받았다.도박판딜러인동시에연금술사였던투자은행가들은,황당한계획을세우고컴퓨터로복잡한계산결과를뽑아그럴듯하게포장한다음,회사중역들앞에서‘악마의춤’을추며유혹했다.회사를인수해키운다음5년이나7년뒤되팔아서수익을실현시키는사업방식은완전히사라졌다.중요한것은끊임없이거래를만들어냄으로써수수료를챙기는것이었다.경영진은회사를팔아넘김으로써수수료를챙기고,투자은행가들은자본수수료를챙기고,채권전문가들은정크본드수수료를챙겼다.LBO산업은이제빠르게한탕치고빠져버리는불로소득을노리는사기꾼기술자들이판치는곳이되고말았다.
미국의최고경영자들은야만인들을보고처음에는충격과공포에떨었지만이내그들못지않게변해적극적으로자기몫을챙겼다.이들은야만인들을끌어안았으며로스존슨을흉내내려고했다.그리하여마침내‘돈은먼저집는사람이임자’‘나도한몫챙겨야지’풍조가미국기업계와금융계전반에만연하게되었고,이는결국1990년대의‘도덕적해이’와2000년대의‘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로까지이어졌다.
1980년대월스트리트사람들에게RJR나비스코는대기업이라기보다꿈을생산하는거대한기계였고,사상최대LBO는자신들의영광을비추던거대한프리즘이었다.그러므로저자들이지적하듯로스존슨등야만인들이주도한이거래는,관점에따라그시대가도달한최고치라할수도있고최저치라할수도있었다.
그럼에도저자들은다시금되묻는다.“도대체이모든것이사업을하는것과무슨관련이있다는말일까?”“과연월스트리트사람들은RJR나비스코의거래를통해무언가소중한교훈을얻기나한것일까?”그러면서이렇게경고한다.RJR나비스코와비슷한“거품들”은여전히숱하게널려있다고.지금도야만인들은문밖에서기회를엿보며다시한번때가오기만을기다리고있다고.